인생이 끝나면 엔딩 크레딧의 어디쯤에 있을까요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는 역시 수능을 날짜가 아닌 날씨로 알아챌 때인 것 같습니다.
아침에 패딩을 챙기다 기시감이 들어 뉴스를 찾아보았는데요.
딱 오늘이 수능이더군요.
지금 레터를 보고 계신 구독자님도 수험생이신가요?
그렇다면 진심으로 잘 보시길 응원합니다. ✌
괜히 이러쿵저러쿵 말을 얹는 것보다 저희가 미리 준비한 편지로 대신할게요.
(수험생이 아니셔도 편지는 열어 보아도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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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은 일상을 살다 보면
오늘과 내일의 경계도 흐릿하고
인생에서 며칠 순서를 바꾸어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항상 삶을 드라마처럼 살 순 없겠지만
전 세계 사람들을 한줄로 세우면
나는 주인공과 엑스트라 중 어디에 가까울까요?
둘 사이에 나를 자꾸 가늠하게 될 때 보기 좋은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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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그대를 바라지 않는 (샤덴프로이데)
👉 노래 : 알레프 ALEPH
주인공의 삶이라는 게 무엇일까요? 현대 사회에서 그 조건을 따져보자면, 외모, 재산, 명예… 챙겨야 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남들과 비교하다 보면 끝이 없죠.
그래서 우리는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를 만나게 됩니다. 독일어로 남의 불행에서 얻는 기쁨을 의미하는데요. 한국말로 하면 사촌이 땅을 팔아서 배가 낫는다 정도가 되겠네요. 노력과 성취는 쉽지 않으니, 타인의 고통을 보고 내가 조금 더 낫다고 느끼는 거죠.
알레프는 왜 이 단어를 노래의 부제로 붙였을까 생각해 보았는데요. 흘려 들으면 사랑 노래인가 싶으니까요. 듣다보니 샤덴프로이데를 노래하는 게 아니라, 샤덴프로이데가 우리에게 노래하는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슬픔을 아름답게 보는 게 문제라고
습관처럼 말하던 그대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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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이미지를 누르면 인터뷰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나영석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바꾸지 않으면 답이 없으니까”
👉 인터뷰어 : 강명석
처음부터 끝까지 세상의 주인공일 수는 없어도, 가끔, 어느 순간만큼은 그와 비슷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흔히들 인생의 황금기라고 칭하는 시기처럼요. 어쩐지 하는 일마다 잘 되고, 행복은 바로 이런 건가, 싶은 그럴 때요.
나영석 PD 역시 그런 시기를 겪은 사람입니다. 그는 순간보다는 좀 더 긴 시간을 황금기로 보냈고, 이름 세 글자를 전 국민이 알게 됐죠. 연차가 쌓이고, 직급이 올라가면서 그는 이제 임원급의 인물이 되었지만 여전히 제작활동에 활발히 참여합니다. 후배들처럼 신선하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주인공은 아니지만, 엑스트라도 아닌 셈이죠.
인터뷰 내내 솔직하게 자신의 욕심을 인정하고, 주변의 조언과 후배들의 불편에 귀를 기울이는 태도에 눈길이 갔습니다. 트렌드의 중심도 아니고, 그렇다고 뒷방으로 물러나지도 않은, 주인공도 엑스트라도 아닌 사람이 가져야 할 태도란 이런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를 잘 알고, 나를 향한 이야기들을 잘 들을 줄 아는 것. 아, 참 어려운 일이긴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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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옥이
👉 감독 : 박정환
👉 출연 : 이태경, 전국향 외
보통 사람이라면 인생의 황금기를 꼽는 것보다, 오히려 아닌 시기를 말하는 게 더 빠를 수도 있겠어요. 그 중 하나가 무언가를 준비하는 ‘지망생’일 때가 아닌가 싶은데요. 기회가 일년에 몇 없다면, 더욱 마음은 급해지고 초조해지게 되는 것 같아요.
<혜옥이>는 오랫동안 목표한 사람의 애매한 마음을 절실하게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고시생인 라엘은 엄마의 부추김에 ‘혜옥’으로 이름까지 개명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부는 쉽지 않습니다. 몇 년 동안 인생의 우선순위를 '준비'에 두다보니, 점점 자기 자신까지 흐려짐을 느끼게 되죠.
영화는 단순히 삶은 노력해야 한다 아닌다를 말해주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는 무얼 하든 척척 잘 풀리는 주인공도, 그렇다고 모든 걸 놓아 두어도 잘 흘러가는 엑스트라도 아니라는 걸 보여주죠. 인생이 참 얄궂어도 어쩌겠어요. 결국 삶은 우리가 그 중간 어디쯤의 사람이란 걸 인정하는 과정일지도 모르겠어요. 혜옥이는 시험이 끝나면 다시 라엘이로 돌아가게 될까요? 아니면 또 혜옥이로 남은 인생을 보내야 할까요?
🍋 영화 보면 그냥 잘 됐으면 좋겠음 혜옥아 힘내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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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네모바지 스펀지밥> 다들 보셨었나요? 스펀지밥과 집게리아 사장, 징징이와 서로 투닥거리는 모습을 보며 깔깔거렸던 분이시라면 아마 당연히 뚱이도 좋아하셨을 테지요. 주인공도, 악당도, 엑스트라도 아닌 친구1의 역할로 시리즈 내내 웃음을 주었던 뚱이도 주인공인 프로그램이 여기 있습니다.
이건 정말 제목 그대로, 뚱이가 만들고 뚱이가 주인공인 쇼입니다. 스펀지밥도, 징징이도 뚱이가 찾아가서 촬영을 해줘야만 뚱이쇼에 등장할 수 있어요. 늘 그랬듯이 이상하고 별난 말과 행동을 하는 뚱이지만,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쇼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나름대로 멋진 쇼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아마 우리는 뚱이보다 더 눈에 띄지 않을, 마을 주민35 정도의 인물일지도 모르지만 모두 각자의 <뚱이쇼>를 잘 찍고 있잖아요. 큰 목소리 내기 어려운 현실에선 힘들고 지쳐도, 나만의 쇼에선 맘껏 행복하자고요. 뚱이처럼요!
🍋 뚱이쇼 바로 보러가기(TVING 1화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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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슬롬서울도심1시간걷기플레이리스트>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서울_도심을_뚜벅뚜벅
유튜브 플레이리스트가 한참 유행일 땐, 특정 무드에 맞는 음악을 모아둔 영상을 찾아 듣는 게 소소한 재미였는데요. 지난주에 우연히 좋은 플레이스트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쇼미더머니'에서 프로듀서로 출연했던 슬롬이 직접 녹화까지 한 이 플레이리스트는 그가 실제로 산책할 때 듣는 노래들을 재생목록으로 만들고, 산책하는 길을 영상으로 촬영해 담은 건데요. 이제 걷기 좋은 계절이라고 하기엔 좀 어폐가 있기는 하지만, 이 영상이 요즘 제 출퇴근 메이트가 되었습니다. 특히 하루종일 고단한 업무에 지쳐버린 직장인 1이 되었을 때 들으면, 힘든 퇴근길이 아닌 늦은 저녁 산책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장르도, 가수도 다 다른, 어떻게 보면 통일되지 않았지만 누군가의 산책할 때 듣는 음악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인지. 입김이 절로 나는 추운 날씨가 되었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게 걸어 다니는 요즘입니다. 요즘 출퇴근 길이 지루하셨다면, 1시간 분량의 이 플레이리스트 함께 들어보시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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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고백공격(드라마 스페셜 2023)>
구매처 : 웨이브
가격 : ₩ 7,900
#자강두천 #속고_속이는_로맨스 #보면_자기들_빼고_서로_좋아하는지_모름
구독자님은 꼭 이기고 싶은 상대가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그리고 상대는 항상 1등이고 나만 2등이라 하면요. 괴담에서는 옥상에서 2등이 1등을 밀어버리지만 .. 이름마저 차석인 차석진(김도훈 분)은 라이벌 강경주(채원빈 분)의 멘탈을 흔들어 놓기 위해, 일명 고백 공격을 하기로 맘먹습니다. 하지만 고단수인 경주도 이걸 모르지 않는데요. 서로를 속고 속이기 위한 연애가 시작합니다.
클리셰 그 자체 아니야 싶으시겠지만, 그래도 로맨스 코미디는 아는 맛이 더 무서운 법 아니겠어요? 물과 기름 같던 두 사람이 서로 익숙해지는 이야기는 언제 봐도 흥미로우니까요. 게다가 배경이 캠퍼스다보니 코끝을 닦으며 주인공들을 응원하게 되더군요. ‘후후 좋을 때구만'
한 편, <고백공격>은 매년 다양한 단편작들을 선보이는 KBS 드라마 스페셜 시리즈이기도 한데요. 올해는 웨이브에 사전 공개 되어, TV 방영 전에 조금 더 일찍 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작품들도 소개만 읽어도 도파민이 돌아서 워치리스트에 담아두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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