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표 할인은 없지만 레터는 준비했어요 💝 *평소보다 조금 늦게 레터를 드리게 된 점 양해 말씀 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
세계 인구가 80억을 돌파했다는 소식 들으셨나요? 🌎
도무지 이 숫자가 감이 안와서 계산을 해보았는데요.
하루에 만 명씩 사람을 만나도 전부 만나려면 2천 년이 넘게 걸리더라고요.
이 많은 사람들 중에 그것도 같은 나라에서,
구독자님을 구독자로 만난 것도 제법 7럭키 인연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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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엔 표시도 안 되어 있는데
전 국민이 직감적으로 알아차리는 그 날,
오늘은 바로 수능날입니다!
시험을 치루는 날이라는 건,
오늘 저녁이면 드디어 "해방!"을 외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래서 이번주 레터는,
수능이 끝난 날 보기 좋은 콘텐츠를 모았습니다.
수험생도, 수험생과 함께 이 날만을 기다렸던 분들도
모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
* 초록색 굵은글씨를 누르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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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영멘
👉 작가 : 나카무라 히카루
정해진 일을 마치고 갑자기 찾아오는 공백. 오래간만에 맛보는 여유가 낯설 때 무얼하면 좋을까요? 괜히 운전면허 따기, 그동안 미뤄왔던 영어 공부를 계획하고 있다면 제발 다 제끼세요. 일단 푹 쉬는 게 정답입니다. 세계를 창조한 신들도 가끔은 휴가를 떠나거든요.
<세인트 영멘>은 종교계 파장이 우려되는 발칙한 상상력의 만화입니다. 수험생 만큼이나 바쁘게 지냈을 예수와 부처는 무사히 세기말을 보낸 기념으로 첫 휴가를 보내기로 합니다. 그것도 자기들이 만든 인간 세상으로요. 하지만 신들이 쉰다고 천상계도 쉴 순 없죠. 둘을 보살핀다는 명목으로 자꾸만 제자와 천사들이 찾아오는 바람에 오히려 휴가엔 방해가 됩니다. 그 뿐인가요. 수상하게 보는 인간 이웃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거짓말도 필요합니다. 어쩜 쉬는 것도 쉬운 게 아닌 것 같지만, 이 둘을 보면 휴가 때 뭐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지 몰라요.
둘은 미뤄왔던 일들을 더 이상 참지 않습니다. 부처는 없는 생활비를 쪼개 좋아하는 만화책을 소장하기도 하고요. 예수는 드라마 공개 당일에(!) 리뷰를 올리는 파워 블로거가 됩니다. 자신만의 쉬는 방식을 찾아, 지상 생활을 잔뜩 즐기는 모습은 신이라고 하기엔 매우 깜찍합니다. 전지전능한 신들도 본업은 뒤로하고 휴가를 보내는데, 하물며 인간인 우리는요. 이번 기회에 푹 쉬어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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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사기동대
👉 극본 : 한정훈
👉 출연 : 마동석, 서인국, 최수영 외
제가 수능을 보고 나왔을 때 든 생각은, ‘이게... 끝인건가?’라는 물음이었어요. 뭔가 엄청난 걸 끝낸 게 맞는데, 그게 엄청나게 시원하고 짜릿하진 않았거든요. 이 하나를 위해 12년이나 학교를 다닌 건가 (물론 아닙니다) 싶으면서 좀 허무했습니다.
사기꾼 양정도(서인국 분)의 지휘 하에 인생 처음으로 사기를 치기 시작한(?) 백성일(마동석 분)의 마음도 이랬을까요. 통장에 500만 원도 겨우 모으는 세금징수과 공무원이, 악덕 고액체납자로부터 무려 60억에 달하는 세금을 한 방에 받아내거든요. 사기 치는 거랑 수능 끝난 걸 빗대다니 좀 어딘가 께름칙하지만, 국민의 의무를 다 할 수 있도록 한 공익사업 같은 거니까 넘어가 주세요. 아무튼 이런 허무한 마음, 통쾌한 복수를 해내는 드라마 보면서 달래보는 건 어떤가 합니다. 처음엔 어리둥절해도 나중엔 아마 이 '끝'을 즐기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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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in’t Worried
👉 노래 : OneRepublic
올해 여름 오랜만에 극장가를 달군 <탑건: 매버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이 씬입니다. 해변가의 육체미 소동✨ 특히 이 씬을 빛낸 건 배경에 깔리는 음악 덕분인 것 같아요. 뜨겁게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도 온몸을 내던지는 모습이 정말 아무런 걱정도 없어 보이잖아요. 심지어 영화에서 탑건들이 훈련 도중 교육장을 비우고 노는 장면이라 더더욱 가사랑 찰떡 그 자체입니다.
<I Ain’t Worried>는 첫 인상과 다르게 플렉스(flex)나 욜로(YOLO)를 노래하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현실은 머리 아프고 문제는 자꾸 생긴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대신 충분히 노력했다면 더 이상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해주죠. 춤도 추고 어린 시절의 꿈을 기억하면 인생은 그걸로도 괜찮다고요.
수능처럼 중요한 일을 마친 후엔 자의로든 타의로든 반드시 결과를 알아차리게 됩니다. 하지만 결과를 책임지는 것과는 별개로 내 삶은 쭈욱 계속 이어지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것만큼 중요한 과정이 그 다음에 찾아 옵니다. 끝난 일을 두고 맘을 괴롭힐지 혹은 해방감을 받아들일지를 고르는 거죠. 어떤 선택을 하든 시간은 똑같이 흐릅니다. 그럼 <I Ain’t Worried>의 가사를 따라가는 게 좀 이득일 것 같지 않나요? 잴 필요도 없을 만큼 우리에겐 주어진 시간이 얼마 안 남았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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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 감독 : 레니 에이브러햄슨
👉 출연 : 도널 글리슨, 매기 질렌할, 마이클 패스벤더 외
우리나라에서 수능은 마치 종점 같이 느껴집니다. 그게 때로는 억압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냥 통과만 하면 끝인 문일 뿐인 것 같기도 해요. 집에 있는 방문보다 좀 더 무겁고 큰 철문 같은 거랄까요.
영화 <프랭크>는 커다란 탈을 쓴 인물, 프랭크 얼굴이 크게 박힌 포스터로 굉장히 유명합니다. 마치 <19곰 테드>처럼, 어떤 상징적인 캐릭터 같이요. 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사실 프랭크가 아니라, 그를 동경하는 음악가 존입니다. 존은 유명한 음악가를 꿈꾸지만 재능은 없고, 어느 날 우연한 기회로 프랭크가 속한 밴드, 소론프르프브스에서 키보드 연주자가 됩니다. 프랭크는 괴짜지만 재능이 뛰어납니다. 존은 프랭크의 재능이 부러워 갖은 애를 쓰지만 실패하고, 생각을 바꿔 프랭크의 음악으로 이 밴드를 유명하게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는 멤버들의 반발을 사고, 그는 결국 밴드를 떠나는 선택을 하게 되죠.
길게 풀어 설명해봤지만 사실 이 영화를 얘기하고 싶었던 건 이 존의 떠나는 뒷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뚜렷한 꿈이 있었고 나름대로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기에,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밴드와의 이별을 택하고 미련 없이 돌아서거든요. 수능이라는 큰 철문을 밀어서 열었고, 어떻게든 그 문턱을 넘었다면 이제 뒤돌아볼 필요는 없잖아요. 그저 후련하게, 앞을 향해 전진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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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마인크래프트 레전트 건축을 본 진짜 건축가의 반응>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건축으로_하나되는_모임 #덕후들의_만남같은_느낌이기도
혹시 마인크래프트 하는 분 계신가요? 전 PC로 제대로 플레이를 해 본 적은 없지만, 모바일로 잠깐 동안 푹 빠져있던 적이 있었어요. 정해진 목적도, 스토리도 없는 게임이라 전 금방 흥미를 잃긴 했지만, 드넓은 공간에서 무한하게 창의성을 발휘해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겠죠? 바로 이 점을 생각한다면, 현실에서 많은 한계에 부딪히는 건축가들에게는 마인크래프트가 무궁무진한 꿈을 펼칠 수 있는 최적의 게임일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건축가 유현준 교수님과 마인크래프트로 건축을 하는 유튜버 휘용이 만났습니다. 현실에서 건축을 하는 자와 게임 속 가상공간에서 건축을 하는 자의 대화는 어떤지 궁금해서 보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이 첫 화에서는 휘용의 작품들을 함께 보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휘용은 '평가'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그보다는 토크쇼 같은 느낌이었어요. 서로 존중하는 자세로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대해, 건축에 대해 가진 생각을 공유하는 모습이 참 좋더라고요.
이 다음으로는 교수님의 설계를 마인크래프트로 구현해보는 작업을 함께 해봤는데, 그 영상도 꽤나 재미있습니다. 교수님 입장에선 공모전 수상을 하지 못해 아쉬웠을 작품인데 그게 가상으로나마 구현되는 모습을 보는 게 정말 신나 보이시더라고요! 새삼스럽지만 가상공간이라는 게 참 유용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 한계들로 실제로는 지을 수가 없는, 초현실적인 건축물들을 자유자재로 구현해내는 건 어쩌면 모든 건축가들의 꿈같은 것일 수도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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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LIM KIM - VEIL>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음악으로_만나는_현대미술관_느낌
슈퍼스타K 투개월로 활동했던 김예림을 기억하세요? 몇 년 전부터 활동명을 ‘Lim Kim’으로 변경하고, 싱어송라이터로 앨범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어요. 풋풋함과 부끄러움을 노래하던 과거가 감히 생각나지도 않을 정도로 확 바뀐 음악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VEIL>은 특유의 깨질 듯이 몽환적인 보이스가 잘 드러나는 곡이에요. 하지만 Lim Kim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 이상으로 감상자에게 조금 더 생각해 볼 여지를 줍니다. 상처를 준다는 의미와 얼굴을 가리는 천이라는 동음이의어 '베일'을 주제로 삼은 이번 곡처럼요. 뮤직비디오 속 실루엣과 유리 상자 속 모습으로 미루어 보아, 타인에게 전시되며 결코 공감되지 못하는 삶과 그로 인한 상처를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감각적인 뮤직비디오와 보이스에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생각해 보게 하는 Lim Kim의 음악. 마치, 귀로 즐기는 현대 미술 전시회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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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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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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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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