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할까 말까 애꿏은 나뭇잎은 괴롭히지 말고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인디 뮤지션을 소개해 온 <네이버 온스테이지>가 13년 간의 행보를 마무리한다고 밝혔습니다.
경계 없이 다양한 음악을 경험하게 해준 채널이기에, 마지막 인사가 아쉽게 느껴지는데요.
그중에서도 시소레터 에디터 픽을 꼽아 보자면,
흥선은 민수의 <민수는 혼란스럽다> 그리고 리코는 다섯(Dasutt)의 <Camel>를 소개하고 싶어요.
이제 온스테이지는 채널 운영을 중단하지만,
제 플레이리스트에서는 두고두고 잊지 않고 재생할 것 같아요 🎵
언젠가 깜짝 놀래키며 돌아와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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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게 매력이고,
당당한 것이 트렌드라는데
어쩐지 '진심'은 계속해서 감춰지는 것만 같습니다.
칭찬은 오글거리니까,
고백은 부담스러워서,
사과는 지는 기분이 들어서,
입 밖으로 잘 꺼내지 못하고 다시 삼키곤 하죠.
이번 레터에서는 이렇게 여러가지 이유들로
말하지 못하는 진심을 다루는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이렇게 자꾸 담아두고 살다가는 병 나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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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 CODA
👉 감독 : 션 헤이더
👉 주연 : 에밀리아 존스, 퍼디아 월시 필로 외
가까운 사이일수록 우리는 다 통한다는 오만함이 샘솟습니다. 밖에 나갈 때를 제외하고 집에 꼬박 같이 붙어 있는 가족, 교복 입던 시절부터 이어져 온 친구 등등이요. 말하지 않아도 ‘너는 나 나는 너’라고 생각하게 되죠. 서로를 안 시간이 길면 길수록 그런 착각이 더 크게 듭니다. 그리고 그 믿음이 잔뜩 커져 있는 상황에서 위기의 순간이 찾아오고요.
엄마, 아빠, 오빠 모두 농인인 가정에서 태어난 ‘루비’는 코다*입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가족들의 통역사 역할을 해왔죠. 그는 우연히 들어간 교내 합창단에서 본인의 재능을 발견합니다. 심지어 음악 선생님이 버클리를 추천할 정도로요! 하지만 본인은 단 한 번도 대학에 가는 것을 상상해 본 적이 없습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가족과 함께였으니까 당연히 미래에도 함께일 거라 생각한 거죠.
루비는 음악을 시작한 이후로 점점 가족들을 미루게 됩니다. 가족들은 갑자기 그가 변했다고 느끼죠. 루비가 노래를 하고 싶다고 털어놓지만, 가족들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노래가 무엇인지, 그리고 루비가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지 전혀 모르니까요. 아무리 함께 한 시간이 길다 하더라도, 결국 우리는 각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단단한 착각이 위기를 만나면 더 쉽게 부러지는 법이죠. 해법은 결국 ‘너는 너 나는 나’라고 계속 표현하는 수밖에요. 당연한 말이지만, 진심은 침묵보다 대화에 더 가까우니까요. 서로 감정 상하기 딱 좋은 이 상황에서, 주인공이 가업을 계속 돕게 될지 아니면 버클리 오디션을 보게 될지는 영화에서 확인해 보세요!
*CODA(Children Of Deaf Adults) 농인 부모의 자녀
🍋 코다 소년의 청춘 드라마가 방영 중이기도 하죠! (반짝이는 워터멜론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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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영상으로 연결됩니다.)
얼어죽을 연애따위
👉 연출 : 최규식
👉 출연 : 이다희, 최시원, 조수향 외
출연자가 난동을 부리는 것을 막으려던 여름(이다희 분)은 뜻밖의 사고를 당하고, 그 덕에 촬영은 문제없이 잘 마치게 된 메인 PD 채리(조수향 분)는 회복 후 돌아온 여름에게 사과와 감사를 전합니다. 채리는 당시의 사고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에둘러 표현하고, 가만히 그의 말을 경청하던 여름은 '너 무슨 외교 협상하니?'라는 말을 던지는데요.
극 중 채리와 여름이 '톰과 제리'같은 사이라는 설정이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진심을 표현하는 것에 서투른 모습이 웃기면서도 답답하게 느껴졌어요. '미안하고 고맙다'는 한 마디를 못해 결국엔 '땡큐 앤 쏘리'라고 작게 읊조리는 것까지요.
사과하면 왠지 지는 기분이 들고, 자존심이 상해서 쉽게 뱉어내지 못한 진심일 테지만 그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바로 쉬운 길을 두고 돌아 돌아가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이 장면을 보니,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라면서 정반대로 행동하는 스스로가 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던 조상님 말씀 틀린 것 하나 없음을 이렇게 또 새삼스레 다시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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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
👉 노래 : 김동률
지난 주말 김동률 콘서트를 보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예전에 발매된 곡들엔 '사랑해'라는 가사가 참 많이 들어갔다는 거였습니다. 집에 오면서 들은 최신곡들엔 오히려 그런 직접적인 표현이 없더라고요. 그보다 좀 약한(?) 좋아한다는 말도요. ‘나는 점점 너로 잠 못 들게 돼(그라데이션,10cm)’나 ‘다 퍼주고 될게 빈털터리(Love Lee, AKMU)’ 같은 비유적인 표현들로 그 표현을 대체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변하게 된 건, 물론 가사의 트렌드라는 것도 있겠지만, 이 ‘사랑’이라는 게 정말로 진심 그 자체라 그런 게 아닐까 싶었어요. 농담처럼 흘리고, 친구의 얘기처럼 돌려서 가볍게 이야기했다가도, 반대로 아끼고 아껴서 소중하게 전달하고픈 마음이기도 하니까요.
그렇지만 이것만큼은, 그 어떤 마음보다 분명하게 전해져야 않을까 싶습니다. 방법이 무엇이 되었든, 속으로 삼키지만 말고 꼭 표현했으면 좋겠어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그때가, 바로 상대를 가장 ‘사랑’하고 있을 순간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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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러쉬 업 라이프
👉 각본 : 바카리즈무
👉 출연 : 안도 사쿠라, 카호, 키나미 하루카 외
인생 아무도 모른다지만, 이 드라마의 주인공 아사미는 아주 우연히 죽음을 맞이합니다. 속된 말로 개죽음. 친구들과 헤어지는 길에 휴지를 줍다가 죽거든요. 그렇게 끌려 가듯이 도착한 저승에서 가까스로 다시 살 기회를 얻게 된 아사미. 인생을 아는 방식 대로 살 것인지, 혹은 180도 다르게 바꿔볼 것인지는 이제 그의 몫입니다.
아사미는 이미 다 아는 상황에서 아는 사람들을 겪게 됩니다. 그럼에도 그때나 지금이나 솔직하게 얘기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진심은 자꾸 뒷걸음질 치고, 마음속 말들을 다시 가슴에 묻어 두게 되죠. 소심한 사람들은 밤에 자기 전에, ‘이 상황에서 이렇게 말했어야 하는데’하고 리플레이를 하지만요. 막상 돌아간다 해도 쉽지 않은 건 아사미를 보면 알겠죠?
하지만 인생 2회차에서 꼭 덕을 쌓아야만 그는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사미는 더 고민에 빠집니다. 어떤 말을 해야 상대에게 도움이 되어, 덕을 쌓게 되는 것일지를요. (안타깝게 덕이 얼마나 쌓여 가는지를 전혀 알 수가 없어서 아사미는 느낌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진심은 무게가 가벼워서 자꾸 도망가지만, 아사미를 보고 느낀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인생은 정말 어떻게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거죠. 꼭 오늘 말을 삼킨다고, 내일 원하는 대로 풀리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렇다면 인생의 길이와 상대방의 반응 중 조금이라도 덜 불확실한 것에 진심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제 결론은 그래서 솔직하게 뱉는 쪽에 베팅하기입니다. 🎯
P.S 일본 드라마 팬 분들이 올해의 드라마로 많이들 꼽으시던데, 저도 그 의견에 동감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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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구매처 : TVING
가격 : ₩ 7,900
#나피디예능이_맞긴한데_어쩐지_당황스럽다
연예계의 유명한 절친 넷이, 나영석 PD와 함께한다는 소식에 떠들썩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첫 방송을 시작했더라고요. 워낙 비슷한 포맷의 예능을 많이 만들었던지라, 이번에도 전작들과 같은 결이 아닐까 싶었는데 포스터부터 예고편까지, 어느 하나 예상치 못한 것들 투성이라 호기심 가득 안고 챙겨보았는데요.
똑같이 농촌을 배경으로 하지만 <삼시세끼>와 달리 아무것도 없는 밭에 농작물을 심고 키우는 것이 미션으로 주어지고, 이미 찐친인 네 사람이 노는 방법을 그대로 따라가니 <지구오락실>보다는 제작진의 개입이 없더라고요. 무엇보다도 촬영 방식이 그동안의 프로그램들과는 전혀 달랐는데, 스태프 및 촬영 장비를 최소화해서 마치 홈비디오를 찍은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네 친구의 우당탕탕 농사짓기’를 캠코더로 찍은 프로그램이라 예상했던 나영석 PD의 색깔이 많이 묻어나지 않아 새로웠습니다. 물론 1화의 웃음 포인트들이 과연 앞으로의 회차에서도 유효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출연진 네 사람의 역량이, 그리고 농사의 과정이 좌우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조리사 자격증이 있다는 도경수의 요리가 좀 기대되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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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 - 독립출판 페어>
구매처 : 무신사
가격 : ₩ 5,000
#무신사는_옷만_파는_줄 #독립출판_이름아래_230팀
지난 주말 무신사 테라스에서 개최한 퍼블리셔스 테이블에 다녀왔습니다. 줄을 서서 엘리베이터를 타야 할 정도로 북적여서, ‘이렇게 사람이 많은 페어였나’ 당황스러웠는데요. (사람 많은 실내에 들어가는 게 너무 오랜만이었어요..) 찾아보니 올해는 무려 230여 팀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출판사는 물론, 굿즈와 디자인 제품도 곳곳에 눈에 띄어 구경하는 즐거움이 쏠쏠했어요. 그중에서도 인상 깊은 부스는 에세이 공동체인 <스테디에세이클럽> , 손으로 한 권씩 만들었다는 말코 작가의 <작업실 물건들>, 직접 해외 로컬을 조사하여 제작한 <마블로켓 매거진> 등이 있었어요.
흐르는 생각을 글로 담아내고, 다시 글을 책으로 만들어 내는 작업 자체가 쉽지 않을 텐데요. 그 안에 담겨 있는 생각마저도 범상치 않고, 톡톡 튀는 게 느껴져 구경 만으로도 싱그럽고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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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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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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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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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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