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박자박자박... 앗, 은행은 조심하세요 ⚠️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갑작스레 기온이 뚝 떨어지며, 슬금슬금 겨울이 오고 있음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아직 10월이지만, 연말 콘서트 소식들도 하나둘씩 들리기 시작했는데요.
다비치, 지오디(god) 등 가족,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수들은 물론이고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가수 이소라도 오랜만에 콘서트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처럼 연휴 후유증을 앓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다음 연휴인 크리스마스(...)까지 버틸 이유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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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툭툭 떨어진 은행 열매를 발견하면, 혹시 나쁜 냄새가 옮겨붙진 않을까 눈살부터 찌푸려졌었는데요.
그래도 바뀐 계절을 이만큼 생생히 알려주는 존재가 또 있나 싶습니다. 이거라도 없었으면 벌써 10월인 걸 깜빡했을테니까요.
더이상 반팔은 못입을 날씨에 뭘 입어야 하나 고민도 되지만 더 추워지기 전에 정처 없이 걸어 보고 싶어집니다.
이번 주말에 걷는 시간이라도 내볼까 생각이 드신다면, 낙엽을 자박자박 밟고 싶을 때 보기 좋은 콘텐츠도 함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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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Night On Earth (원곡: Green Day)
👉 노래 : 하현상
무더위가 지나가고, 점점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추위를 느껴서일까요. 가을이 되면 어쩐지 외로워져, 내 안의 감성들이 불쑥 튀어나와 감정이 요동치는 일이 잦다고 느껴집니다.
제 감성을 200% 충전해 주는 음악은 바로 이 곡인데요, Green Day의 원곡도 좋지만 소년미 가득한 보컬 하현상이 부른 이 버전을 참 좋아합니다. 기타 반주에 노래만 부르는 것이 어쩐지 이 곡이 가진 공허함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것만 같더라고요.
'나의 모든 사랑을 당신에게 보낼 거예요'라고 나지막이 이야기하는 것이 참 매력적이라, 이 세레나데의 주인공은 과연 그 마음이 담긴 엽서를 잘 받았을지 궁금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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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시인의 사회
👉 감독 : 피터 위어
👉 출연 : 로빈 윌리엄스, 에단 호크 외
가을은 바로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있죠. 어렸을 땐 책을 무슨 계절까지 따져가며 읽는가 싶었는데 크면서 보니 그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이 덥지도 춥지도 않은 선선한 날씨, 높은 가을 하늘 아래 앉아 소설이나 시 한 편 읽으며 사색에 잠기기 딱이잖아요.
책상 위에 올라가 "Oh, Captain, My Captain!" 하며 선생님을 부르는 장면으로 유명한 이 영화 역시 가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가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바스락거리는 노란 낙엽을 밟으며 즐겁게 수업을 듣는 모습을 보면 학창 시절 가을을 떠올리기도 참 좋습니다. 당시엔 환경미화라며 등하굣길에 가득 쌓인 낙엽을 쓸어야 해 불평불만을 했지만요.
입시에만 열중하던 학생들이 동굴 안에 모여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낭송하며 즐기는 장면에선,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분명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시를 수십 편은 읽었을 텐데 시험문제에 나올 수미상관이나 대구법 같은 요소들만 찾으며 보니 기억에 남는 '좋아하는 시'라는 게 딱히 없더라고요. 아무래도 이번 가을엔 시를 좀 즐겨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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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인사이드
👉 감독 : 백종열
👉 출연 : 한효주, 김대명, 박신혜 외
디즈니 플러스의 <무빙>이 요즘 화제인데요. ‘초능력자’와 ‘한효주’, 제게 이 두 키워드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작품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매일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변하는 남자 ‘우진’과 그와 사랑에 빠진 ‘이수(한효주 분)’이 등장하는 <뷰티 인사이드>입니다.
우진의 독특한 설정 덕분에 영화엔 수십 명의 배우가 나와 그를 연기합니다. 수려한 배우들이 코트를 입고 줄지어 등장하는 덕에, 그 자체만으로도 가을 홍보 영상 같은데요. (그래서 <뷰티인사이드>가 과연 외모지상주의를 말하는 게 맞냐는 말도 있었죠. 😳)
그럼에도 상대가 어떤 모습이라도 영원을 약속한다는 주제가 이 계절과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이 듭니다. 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가시고 선선한 기운이 돌면, 내 주변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되니까요.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구이길래 나는 이 시간을 함께 보내려는 걸까요? 그럴 때면 우진의 곁을 지킨, 이수의 마음을 눈치채게 됩니다. 그냥 별다른 게 아니고, 상대가 상대이고 가을이 가을이어서 같이 걷고 싶은 거란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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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read
👉 노래 : Kings Of Convenience
계절을 느끼려면 노이즈 캔슬링은 잠깐 꺼두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바깥세상을 차단하는 묵직한 사운드 대신, 발이 낙엽을 밟는 질감과 바람이 흐르는 소리를 해치지 않을 정도가 필요하죠. 자연히 저는 Kings Of Convenience의 노래가 떠오릅니다. 이름처럼 큰 자극 없이 편안한 음악을 하는 노르웨이의 듀오입니다.
그들의 음악 중에서도 <Misread>는 가을 언저리가 되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가사 사이사이 자리 잡은 잔잔한 건반과 기타가 매력적인 곡인데요. 냉소적인 가삿말과 달리 정작 멜로디는 미지근하게 느껴집니다. 차가운 것도, 따뜻한 것도 아닌 이 계절을 닮아있는 듯 해요. 까딱하면 겨울이 되기 전에, 적당한 이 온도를 느껴야죠. 음악으로, 그리고 산책으로도요.
🍋 Misread를 다 들으셨다면, 다음은 이 곡 어때요? (추천곡 들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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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킴스비디오>
구매처 : 영화관
가격 : ₩ 15,000
#그야말로_광기_그잡채
구독자님은 비디오로 영화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두툼한 케이스에 담긴, 플라스틱으로 된 네모난 VHS(Video Home System) 비디오테이프요. OTT서비스를 구독하며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보는 지금과 비교하면 정말 옛날이야기지만,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희미하게나마 그 시절이 떠오르긴 하더라고요.
킴스비디오는 1980년대 뉴욕 이스트빌리지에 있었던 한 비디오 대여점으로, 마틴 스콜세지, 쿠엔틴 타란티노 등 유명한 감독들의 단골 가게였다는데요. 이 대여점의 회원이었던 두 감독이 이 가게의 행방을 뒤쫓아 잃어버린 55,000여 편의 비디오테이프를 찾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이 30초짜리 짧은 예고편만 보고 흥미가 생겨 보러 간 거였는데, 보는 내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였어요. 처음엔 분명 영화를 사랑하는 씨네필이 어렸을 적 추억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귀여운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점점 스케일이 커지더니 걷잡을 수 없는 광기가 되어버린 느낌이 들긴 했지만요.
종래엔 그들의 집착과도 같은 애정이 김용만 대표도 포기하려 했던 상황을 뒤집고, 킴스비디오의 부활과 다큐멘터리 개봉까지 이뤄낸 것에 대단한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것에 이렇게까지 진심일 수가 있다니! 시소레터의 씨네필 여러분, 이 영화는 꼭 봐야 합니다. 강력 추천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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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그리고 베를린에서>
구매처 : 넷플릭스
가격 : ₩ 5,500
#뜻하지_않게_시의성_있는_추천 #공동체_탈출
호수에 몸을 담근 주인공이 머리를 쓰다듬자, 가발 속 민머리가 드러납니다. 그리고 풍경을 눈에 담으며 감정에 벅차오르는데요. 그의 이름은 에스티, 정통파 유대교 공동체를 탈출해 베를린으로 온 소녀입니다.
대도시 뉴욕에서 나고 자란 게 믿기지 않게, 에스티는 베를린의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합니다. 그가 살아온 곳에선 종교적인 이유로 스마트폰은커녕, 여자는 교육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심지어 결혼을 하면 삭발을 하고 머리를 가려야 하죠. 가발을 벗은 에스티가 눈물을 흘린 건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그는 이제 아무런 지식도 배경도 없이, 이 도시에서 삶을 시작해야 합니다.
총 4편의 짧은 에피소드가 모든 걸 설명해 주진 못하겠지만, 낯선 유대교에 관심을 갖게 하기엔 충분했습니다. 덕분에 처음으로 하레디(정통파 유대인)의 존재를 알게 되었거든요. 믿음과 집단은 무엇이길래, 개인의 삶에 이토록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걸까요? 면도 칼에 베여 나가는 건, 에스티의 머리카락만은 아니었기에 아직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 에스티, 그래서 베를린에서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시다면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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