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사 아니고 시소레터 맞습니다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레터가 발송되는 목요일 바로 전 날이죠.
저는 살면서 처음으로 전 국민 티켓팅,
KTX 명절 승차권 예매에 처음으로 도전해 보았는데요.
늘 이용하던 어플이 아니라 별도 홈페이지에서 하는 것도 몰라서 헤맸답니다.
원래 구매하려던 날짜에 표가 없어서 내려가는 일정도 바꾸었는데요.
어찌 됐든 결과적으로는 기차표 티켓팅은 성공했답니다 ✌
그제서야 매 명절 때마다 묵묵하게 표를 구했을 주변 사람들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구독자님은 이번 추석에 고향에 내려가시나요?
아니시라면 무얼 하며 보내실 예정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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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 혹시 다들 보셨나요?
두 에디터는 놀란 감독의 신작이라는 소식에
부리나케 달려가 개봉 당일 보고 왔는데요,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익히 알려진 오펜하이머
일생의 발자취를 좇는 이 영화를 보니
역시 한 마디로 정리될 수 있는 삶이라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주는 이렇게 한 사람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콘텐츠들을 모아봤어요.
나와 다를 수도, 비슷할 수도 있는 누군가의 삶에서
우린 어떤 것들을 느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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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며느리
👉 감독 : 선호빈
👉 출연 : 김진영, 조경숙 외
동물의 보호색처럼 조직에 잘 융화되기. 사회인이 된 제가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인데요. 그래서인지 선명하게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보면 좀 신기하긴 합니다. MZ 세대 담론이 무색할 만큼,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질문을 던지긴커녕 질문에 답할 때도 눈치를 보게 되니까요. 가뭄에 콩 나듯 이런 인물들을 만나면 인터뷰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어떻게 아직까지 목소리를 유지하고 계시죠?’
<B급 며느리>는 주인공 진영이 남편에게 부탁해 시작한 영화입니다. 시어머니와의 대화를 촬영해, 증거로 삼아달라는 게 그 이유였는데요. 며느리로서 ‘평범’치 않은 요구는 명절에 가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이어집니다. 감독은 4년 동안 고부 갈등은 카메라에 담아 다큐멘터리로 펼쳐 냈는데요. 우리가 명절 마다 지켜본 그 익숙한 상황에서, 진영은 치열하게 반기를 듭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더니, 당사자에겐 죄송스럽지만 보는 이로선 마치 올림픽 경기를 응원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디 진영의 경기가 참가에 의의를 두는 것으로 끝나지만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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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신
👉 수록 : 소설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 작가 : 최은영
최은영 작가의 글은 너무 맑아 깨질 것 같은 수정구슬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섬세하게 묘사된 인물을 읽다 보면, 그 인물 뒤편에 내가 비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이번 소설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도 기대처럼 그러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답신>은 제목처럼 편지글 형식으로 펼쳐집니다. 감옥에 수감된 나는 한참 동안 보지 못한 조카에게 편지를 써 내려갑니다. 너의 어머니이자 나의 언니는 어떠했고, 우리는 어떤 자매였는지를요.
상대와의 관계를 ‘가족’이란 단어로만 뭉뚱그리지 않는 건 고된 노력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겹겹이 쌓인 의무감과 감정을 걷어내야 그 속을 알아볼 수 있으니까요. 편지를 쓰기 전까지 ‘나’가 얼만큼 삶을 복기했을지 어림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조카를 사랑해야 그걸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지도요.
편지가 조카가 아닌 우리에게 잘못 도착한 덕분에, 전하지 못해도 꺼내 드는 사랑이 어떤 모습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린 감히 ‘나’만큼 솔직할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P.S 같은 책을 읽은 지인이 맘에 드는 책 구절을 쪽지로 전해 주었는데, 요 근래 받은 선물 중에 가장 근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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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전
나와 너무나 다른 삶을 살고 있어 눈길이 가는 그런 삶들이 있습니다. 특히나 현실에선 일어날 수 없는, 판타지 장르 속 인물의 삶은 더욱이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참으로 멋진 능력을 가진 듯한 국자의 삶 역시 그랬습니다.
국자가 살고 있는 세계에선 세 부류의 인간이 있습니다. 영웅으로 떠받들어지는 기능력직 공무원과 기능력직 부적합 판정을 받은 반동이라 불리는 자들, 그리고 비능력자 일반인들. 국자는 평생을 일반인으로 살다가 스무 살, 갑작스레 능력검사를 하고 기능력직 공무원이 됩니다.
국자의 능력은 음식으로 생각을 비트는 것입니다. 입에 들어가서 소화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요. 하늘을 나는 것도, 힘이 센 것도 아닌 이 작은 능력 하나는 국자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립니다. 국가에 얼마나 보탬이 되느냐를 따져 묻는 괴이한 세상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의 무게와 가치를 잘 아는 이의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최고도, 최악도 아닌 그 사이에 있는 미지근함이 꽤나 좋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왜인지 안심이 되기도 했고요. 현실에 국자가 있었다면, 제 인생 롤모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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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재화
👉 극본 : 김성준
👉 출연 : 곽선영, 최대훈, 김나연 외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건, 어떻게 보면 나의 삶을 재단해보고 싶은 마음이 표출된 것 같기도 합니다. 나는 그보다 더 잘 살고 있는지, 혹은 못 살고 있는지 자꾸만 비교해보고 싶은 것이 어쩔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이랄까요.
텔레마케터 재화의 삶을 들여다보며, 저는 제가 재화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요. 누군가의 불평불만을 하루종일 듣고 있는 직업이 아니니 그만큼 힘든 감정노동을 하고 있지도 않고, 가끔 행운권 당첨도 되니 그만큼 운이 나쁘거나 재수가 없지도 않다고 생각하면서요. 게다가 재화가 공황장애 진단까지 받으니, 저런 상황에 처하지 않은 것에 안도하기도 했습니다. 근데 보면 볼수록 재화가 저와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누구에게든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최선을 다해 조심하는 것도, 그렇게 자꾸만 제 감정을 억누르다 보니 어느 날엔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것도요.
삭막한 현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배려, 신뢰, 인내 같은 당연히 지쳐야 할 가치들을 지키려다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는 재화. 그의 삶을 통해 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잘 살고 있다고 이야기하려면 내가 지향해야 하는 삶은 어떤 것인가, 하는 것들이요.
🍋 이리저리 치이는 재화, 아니 우리에게도 볕 들 날이 있을 거에요 (예고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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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Young K - let it be summer>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여름이었다...
8월 마지막주, 간간이 비도 오고 바람도 부니 정말로 여름이 끝나기라도 한 것 같은 요즘입니다. 얼마 전 데이식스의 멤버 영케이(Young K)가 솔로곡을 발매했는데, 딱 지금 이때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평생
Let it be summer 눈물마저 얼어 버릴 날이 와도 잊지 않게 녹여 버릴 수 있게 계속 간직할게
오늘의 여름을
한 여름 무더위에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뜨겁고 시원할 수 있는 계절이 또 없잖아요. 인생을 계절에 빗대어, 한평생 여름처럼 뜨겁게 살고 싶다 외치는 곡이라니. 지금 이 여름을 간직하겠다는 가사가 영케이의 시원한 보컬과 경쾌한 기타 멜로디와 참 잘 어울려서 듣기 좋았습니다. 여름의 끝이 아쉬운 분들께 추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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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원지의하루 | 한국어는 넘치는데 말은 안통하는 나라>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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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여행을 간다고 하면, 익숙한 지역들이 있죠? 방콕, 도쿄, 파리 .. 뭐 이런 곳들이요. 여행 유튜버들이야 직업 때문에 새로운 곳을 찾는다지만, 유튜브 피드에 뜬 지명을 보고 눈을 비빌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변?’ 이름은 많이 들은 그곳이지만 누가 거길 여행으로 간다는 건 평생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내리자마자 공항에서부터 곳곳에 한글이 써져 있는데요. 그렇다고 안심은 금물. 역시 중국은 중국(?)이라, 원지 일행은 말이 통하질 않아 고생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좌충우돌은 보는 이에게는 즐거움이죠. 이국적이면서도 약간은 익숙한 그곳에서, 프로 유튜버 원지가 어떤 여행을 할 지 앞으로가 너무 기대되었습니다. ✈️
🍋 원지가 연변에 가서 무얼 하냐면요 (다음 에피소드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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