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X 불교X 신천지X 화가 많은 직장인O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본인의 책에서,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사람들은 이런 기회가 무한하다고 믿는다’고 했습니다.
지금 쓰는 이 원고도 제 인생을 통틀어 본다면 몇 번째의 글로 정의할 수 있겠죠?
저만해도 순간을 영원처럼 쓰고, 영원을 순간처럼 여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간이 인간이겠지만,
보름달처럼 아름다운 것을 놓치고 있진 않을까 조바심이 듭니다.
부디 이번 목요일은 빠짐없이 누리는 하루가 되길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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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며 만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전엔 겪어보지 못한 상황들을 마주하니
매일같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요.
정신적 긴장감과 압박감이 켜켜이 쌓이니
나중엔 별 거 아닌 것 같은 작은 자극에도
감정이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 내리락 하더라고요.
이번주엔 이렇게 요동치는 감정을 잠재우는,
'이너피스'가 필요할 때를 위한 콘텐츠를 준비했어요.
마음 속의 평화를 지켜보려 애쓰는 모든 분들께 바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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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 작가 : 김금희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할 사람과 잘 맞지 않아 불편할 때, 갑자기 일어난 사고를 수습하느라 야근이 늘어날 때... 아무리 하고 싶은 것만 하고는 살 수 없는 세상이라지만 내가 해야만 하는 일들에 어려움은 왜 이렇게 많은 건지. 가만히 있다가도 화가 나고, 답답해서 한숨이 푹푹 나오기도 합니다.
얼마 전 회사 일로 화가 잔뜩 난 상태에서 '그래, 책이라도 보면 좀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들른 서점에서 이 소설집을 발견했어요. 평화로운 풍경을 그려낸 표지부터, 왼쪽 한편에 쓰인 '마음산책'이라는 출판사 이름까지 왠지 너무 읽고 싶어 지더라고요. 이 책엔 총 19편의 아주 짧은 소설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10페이지 남짓 되는 각각의 소설들은 우리네 일상과 아주 멀지 않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요. 어떤 소설은 잊고 있던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도, 어떤 소설은 주인공의 다음을 상상하게 만들기도 해서 실제로 글을 읽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길었는데요. 그렇게 천천히 곱씹으며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마음이 차분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를 진정시키는 건 결국 내 마음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외롭기도 하네요. 아무튼 이렇게 응급처치가 필요할 때라면 부정적인 상황에 대한 생각은 잠시 멈추고,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짧은 호흡의 글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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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의 집 | 카르투시오 봉쇄수도원
아무리 세상만사에 살갗을 대고 있는 게 나 자신이라지만, 어떤 때는 그 예민함에 피곤해질 때가 있습니다. 동요하고 싶지 않아도 어찌나 바깥 일들은 쓰라린지요. 세상이 뜨거우면 뜨거운 대로, 차가우면 차가운 대로 감각해 버릴 때 저는 가장 먼 곳으로 도피해 버립니다. 고전 시가의 문인들이 세상이 어지러이 떠나는 마음처럼요.
아시아 유일의 봉쇄 수도원라는 카르투시오 수도원. 삶과 삶을 나란히 비교하자면, 지금의 나와 정반대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발적으로 고독과 가난을 선택한 11명의 수사들이 카르투시오에 살고 있습니다. 대화마저도 드문 덕분에 다큐멘터리는 그 흔한 배경음악도 없이 고요합니다. 계절이 바뀌고 세상이 바뀌어 가는 동안에도 수사들은 기도를 이어 가는데요.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꼭 그들의 삶이 평화롭기만 한 것은 아니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정갈한 생활은 양식일 뿐이고, 그 안에는 영적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세속의 문제와 그것이 어떻게 다른지는 알 방법이 없지만, 우리는 각자가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단 걸 깨달았습니다. 평화가 숙제처럼 느껴지던 차에, 이게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사람이라면 필연적으로 마음이 분주할 수밖에 없다면, 그 숙제를 좀 내려놓아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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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정전
👉 감독 : 왕가위
👉 출연 : 장국영, 장만옥, 유덕화 외
나 혼자만 노력하는 것 같을 때 마음에는 비상등이 켜집니다. 🏮 상대가 사람이든 세상이든,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피어나죠. 그럼에도 초중고를 거쳐 착실하게 사회화 교육을 받은 덕분일까요? 우리는 속마음을 티 내지 않고 젠틀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웠습니다. 덕분에 속에선 부글 거려도 겉으론 웃으며 살아가는데요. (I’m fine…) 몸이 무간에 있는데 마음만은 도원에 있는 게 가능한지 의심이 들 때,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한다면 오히려 지금보다 낫지 않았을까 상상하게 됩니다.
<아비정전>의 주인공 ‘아비’는 딱 우리가 상상한 대로 행동하는 인물입니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본인이 느끼고 괴로운 걸 세상에 표출하는 인물이죠. 영화의 영문 제목이 ‘days of being wild’ 일 정도니까요. 감정적이고 충동적이라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습니다. 물론 주변 사람들은 이런 아비의 행동 때문에 상처받지만, 그의 마음을 아주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세상이 내게 한 만큼 그대로 나도 세상에 돌려주는 거죠. 그렇다면 그렇게 해서 아비의 마음은 좀 나아졌냐고요? 글쎄요.. 그건 영화에서 확인해보셔야 할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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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대로
👉 노래 : 권진아
내 걸음걸음 따라 불이 켜진다면 참 좋겠지만 삶은 완전한 내 편은 아니니까 어쩔 수 없잖아 살아내는 수밖에
좀 웃긴 말일 수도 있지만, 체념하는 것만큼 마음의 평화를 주는 게 또 없더라고요.
자꾸만 더 좋은 사람, 더 나은 상황이 있을 거란 희망을 품고 있는 것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세상의 중심에 내가 있는 것도, 내 삶이지만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라는 걸 우린 자꾸 잊는 거죠. 셀프 희망고문 같은 느낌이랄까요?
일어나지 않을 일을 기대하기보단 그저 내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며, 언젠간 해결되기를, 혹은 이 힘든 것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겠죠. 그렇게 마구 오르내리는 감정에 특약을 처방하고 나면, 혹시 알아요? 뜻밖의 좋은 일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지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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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밀수>
구매처 : 영화관
가격 : ₩ 15,000
#뻔하지만_재밌어_짜릿해
김혜수, 염정아 투 톱 주연에 수중 액션이라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던 작품이 개봉해 바로 보고 왔어요. 류승완 감독의 전작, 예를 들면 <베테랑>이나 최신작인 <모가디슈>에서의 여성 캐릭터가 활용되었던 방식이나 그 존재감을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뜻밖의 작품 그 자체라 궁금하기도 했고요.
이제 막 닻을 올리고 상영하고 있는 영화라 스포일러는 어렵지만, 저는 뻔한 듯 새로워서 좋았습니다. 진숙(염정아 분)과 춘자(김혜수 분)를 필두로 한 여성 연대를 다뤘다는 점에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떠올리기도 했는데, 그들이 진정한 한 팀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남자들의 그것 같기도 해서 재미있었어요. 전반적으로 국내 영화에서 많이 보았던 서사지만 이전에 본 적 없던 수중 액션씬이 더해지니 신선하기도 했고요. 또 보는 내내 음악이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음악감독이 장기하더라고요. 만화같이 톡톡 튀는 연출과 잘 맞아떨어져서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만큼 레트로한 감성이 이곳저곳 묻어있고, 드넓은 바다를 러닝타임 내내 볼 수 있으니 지금 보기에 적절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봉 1주 차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데, 이대로 과연 천만영화까지 갈 수 있을지...? 전 열심히 응원하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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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바비>
구매처 : 극장
가격 : ₩ 15,000
#바비월드에선_무엇이든_될_수_있어 #현실은?
미국 전역의 핑크색 페인트를 동낸 덕분이었을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화려한 ‘바비월드’의 비주얼의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 선망했던 플라스틱 세상이 스크린에 가득 펼쳐졌습니다. 그곳에선 아무런 걱정과 근심 없이 행복할 일만 가득해 보였어요. 보는 사람도 그렇게 느낄 정도이니, 실제로 사는 바비도 마찬가지였겠죠?
하지만 바비는 불연듯 본인이 사는 세상에 의심을 품게 됩니다. ‘정말 완벽한 것 맞아?’ 한 번 품은 생각은 침대 밑 완두콩처럼 마음을 편히 두게 하지 않습니다. 본인의 감각을 숨기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인지 혹은 그 이유를 탐구해 볼 것인지. 두 개의 선택지에서 바비는 용감하게 후자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바비월드’를 떠나 ‘리얼 월드’로 모험을 떠나죠!
친숙하기는 해도 어쩐지 용기와 현실과는 멀어 보였던 바비. ‘어딘가 모르게 불편한 감각’을 온전히 몰아붙일 수 없는 우리에게 바비가 카타르시스를 준다는 게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비주얼이 감각적인 영화로 치부하기엔 속에 담긴 이야기는 묵직한 영화였어요. 현실이 침대 밑 완두콩처럼 배기기 시작한 분이라면, 바비는 어떤 선택을 했는지 같이 지켜봐 주셔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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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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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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