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쮸 대신 이번주 레터로 말을 건네보아요 😳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저번 주 에디터 흥선은 더 잘 써보고 싶은 마음에 뉴스레터 워크숍에 다녀왔는데요.
뉴스레터를 기획하고 있거나 실제로 발행하고 있는 분들이 모인 자리였어요.
참여자들끼리 계속 구독하고 싶은 콘텐츠의 특징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불편하지 않고, 다음이 기대되고, 새로운 사람이 등장하고…
이런저런 의견을 얘기 하다 보니,
구독자님에게 ‘시소레터’가 이런 콘텐츠일까 궁금해지더라고요!
만약 맞다면 머리 위로 동그라미를 그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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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고 아는 사이에선 ‘친구’가 되는 건 운이 좋아야 가능한 일 같습니다.
그렇지만 잘 모르는 사람인데 왜인지 좋은 사람이 있잖아요.
정해진 역할 놀이는 내려두고 사적으로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요.
그 이유가 느낌적인 느낌일 수도 있고,
말과 행동에서 은은하게 향기를 풍겨서일 수도 있겠어요.
딱 한 지점에서 친해지지 않고선 못 배길 마음이 팍 하고 튀어 오르게 되죠.
우리는 그런 사람을 현실이 아니라 이야기 속에서도 종종 만나는데요.
이번 주는 우린 잘 모르지만 더 친해지고 싶은 콘텐츠를 모아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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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김혜진
항상 모든 면에서 씩씩하고 똑 부러져 보이는 친구가 자취방에 돌아가면 참 쓸쓸하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스무 살 남짓한 나이에 처음으로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란 걸 느낀 순간이었는데요. 지금은 머리가 더 크긴 했지만, 누구라도 그런 모습이 슬쩍 보이면 마음이 쏠리게 됩니다.
지방에서 올라와 대학 생활을 시작한 ‘김혜진’을 주제로 한 이 페이크 다큐는 각자 떠오르는 얼굴이 있을 만큼 단조롭고 평범한 일상을 담고 있습니다. 사회가 MZ 세대로 부르는 그것과는 꽤 거리가 있지만, 알고 보면 우리가 잘 아는 일상이요. 수업이 끝나면 과제와 팀플로 바쁘고, 그 사이사이마다 알바도 놓치지 않는 폼이 참 야무집니다. 하지만 친구와 실컷 놀다 헤어질 때 얼굴에 비치는 아쉬움은 그 나이대인 걸 숨기지 못하는데요.
이럴 땐 ‘이렇게 사는 너는 잘될 거야’라는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가도, 그냥 살갑게 다가가서 같이 떡볶이나 먹고 싶어요. 일주일 내내 긴장 했을 혜진이가 잠깐이라도 한숨 돌릴 수 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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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 선더 러브
👉 책 : 소설 보다 여름 2023
👉 작가 : 김기태
*본문에 대한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들은 나와는 차원이 다른 세계에 산다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전국의 사람들이 다 나를 쳐다보고,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이야기 할 텐데 거기서 울고 웃고 사랑할 수가 있나 싶잖아요. 그렇게 평생 이해할 수도 없는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게, 알 수 없는 인생의 매력이기도 한 것 같아요.
<롤링 선더 러브>의 맹희는 여러 사랑의 가능성을 점쳐 보다, 그 돌파구로 ‘솔로 농장’에 출연합니다. 흙 맛 예능을 노리는 이 프로그램은 <나는 솔로>를 떠오르게 하는데요. 거름 밭에 굴러도 씩씩하게 털고 일어나고, 자신을 전담하는 PD인 우영에게 나는 출연자들보다 당신에게 마음이 있다고 전하기도 합니다.
시간과 마음을 저울질하느라 늘 조심스러운 저와 맹희는 정반대 선상에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참 당돌하고 솔직해서 좋았어요. 내 평생 하지 못하는 일들을 시원케 해내주는 데서 카타르시스가 돈달까요?
프로그램 촬영은 순식간에 끝이 나고, 맹희는 어떤 결과물도 얻지 못하지만 소설은 그래도 물 흐르듯 흘러 갑니다. 인생의 모든 지점이 ‘연애’로 채워져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사랑을 하는 맹희도, 사랑을 하지 않는 맹희도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어느 순간에도 자기 감정에 솔직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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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도 잘 부탁해
👉 연출 : 이나정
👉 출연 : 신혜선, 안보현, 하윤경, 안동구
스타퀸 만능소녀, 카이스트 조기 입학과 졸업을 거쳐 무려 23살에 MI 모비티 최연소 선임연구원이 된 한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야말로 앞만 보고 달리는 코뿔소 같은 지음(신혜선)의 모습은 다소 인간미 없어 보이지만 그 이면엔 정반대의 모습이 있어요.
지음은 자신의 바운더리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다정하고, 아낌없이 사랑을 주는 사람이거든요. 이번 생의 목표라고 되뇌었던 서하(안보현 분)는 물론이고, 전생의 여동생 초원(하윤경 분)과 전전생의 조카 애경이(차정화 분)까지.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그들에게만큼은 날을 세우지 않습니다.
무려 19회 차 환생을 겪은, 산전수전 다 겪은 어른이라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이겠어요. 서하의 눈물도, 초원의 투정도 다 받아주며 애정 어린 조언과 응원을 건네는 지음의 친구가 되고 싶은 건 아마 저뿐만이 아닐 거예요. 그리고 그런 그를 따라 어떤 힘든 일이든 다 이겨내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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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사
👉 연출 : 표민수, 서수민
👉 출연 :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이지은 외
어떤 일로 만난 사람이든 간에,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은 결국 인간미를 느꼈을 때 나오더라고요. 업무로 만난 공적인 자리에서 프로답게 함께 일하는 것 역시 호감이지만 그 이상의 호기심은 생기지 않잖아요. 어딘가 빈틈이 보일 때, 상대가 궁금해지고 다음이 기다려지곤 합니다.
백승찬(김수현 분)은 KBS 신입 PD로, 제법 유능합니다. 들어오자마자 좋은 아이디어로 새 포맷을 만들어내고, 섭외가 어려운 연예인을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는 데 성공하거든요. 거기다 잔재주도 많아서, 노래도 잘 부르고 넉살 좋게 아주머니들과도 잘 어울리니 예능 프로그램에서 딱 필요한 인재죠. 하지만 1박 2일 팀에 합류하자마자 말실수를 해 하차를 앞둔 출연자와 제작진 간의 오해를 만들기도 하고, 또 다른 출연자는 융통성 없게 대해 선배로부터 핀잔을 듣기도 합니다.
승찬이가 실수를 하는 모습을 보면, 어쩐지 자꾸 궁금해집니다. 이 사람은 왜 이렇게 행동했는지, 원래 어떤 사람인지…. 그렇게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완벽하지 않아 더 매력적인 셈이죠. 하, 어쩐지 완벽한 것보단 좀 빈틈이 보이는 게 더 좋은 것 같더라고요. 저도 사실 일부러 그런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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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셀러브리티>
구매처 : 넷플릭스
가격 : ₩ 6,500
#평범해서_더_빛나는_세계
요즘 연예인보다 인플루언서가 더 핫하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드라마를 만들 정도라니. 과연 어떻게 이 직업을 그려냈을지 궁금했는데요. 정주행을 완료한 제 소감은, '역시 평범한 게 최고'라는 겁니다.
우연한 계기로 이 세계에 입성하게 된 이 드라마의 주인공 아리(박규영 분)는 최단 시간만에 M, 그러니까 백만 단위의 팔로워를 끌어모으며 최고의 인플루언서로 등극하는데요. '가빈회'라고 불리는 인플루언서 모임의 멤버들이나 다른 사람들과 그가 달랐던 점은 딱 하나였습니다. 평범하다는 것. 화장품방판원으로 매일같이 출퇴근을 하며 돈을 벌고, 동대문 택이 달린 옷들만 사 입으며 평범하기 그지없는 삶을 살던 그가 그렇게 화려한 사람들 사이에 껴있으니 얼마나 특별해 보이던지. 아마 사람들이 아리에게 열광한 건, 그것 때문이었을 것 같더라고요.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유대감 같은 것을 느꼈겠죠.
아마 상상이 많이 가미되었겠지만, 그래도 이런 화려한 세계가 있다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인기로 밥 벌어먹고 사는 세상이라니, 꼬박꼬박 월급 주는 회사가 있어 참 다행이더라고요. 아리야, 이제 와서 말하지만 화장품 방판이 나은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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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구매처 : 네이버 예약 외
가격 : 성인 ₩ 18,000
#거장의_시선_사람을_향하다
해외 갤러리의 국내 전시회는 많았어도 이번 전시는 그 주최가 ‘국립중앙박물관’이라 더 기대가 컸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그 경험은 실망스럽지 않았습니다. ‘거장이 왜 사람을 그리게 되었는지’를 주제로 한 이 전시는 르네상스부터 인상주의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는데요. 평소에 보기 힘든 여러 작품들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점은 당연히 좋았습니다.
하지만 전시가 더 좋았던 건 어려운 주제를 간결하게 설명한 기획력 때문이었어요. 단순히 제작 연도에 따라 배치하는 것 이상으로, 관람객들이 어떻게 흐름을 이해할까를 고민한 구석이 보였거든요. 예를 들어, 예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요소를 곳곳에 배치한 점이 눈에 띄었는데요. 배경 음악과 전시장 내 구조물을 통해 작품 속으로 빠져드는 경험도 주면서, 한 편으로는 비디오 아트처럼 아예 별개의 작품도 배치해 분위기를 환기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전체를 다 훑어보는데 약 두 시간 정도 걸렸지만, 이런 요소들 덕분에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이 그동안 인스타그래머블 전시에 지쳐있던 피로감을 싹 씻겨 주는 기분이었어요. 물론, 보는 동안 관람객이 적지는 않았지만요 😂 오랜만에 즐긴 수준 높은 전시에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 이번 주말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드셨나요? (네이버 예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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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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