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씨엔 사랑에 빠져도 죄가 아니거든요ㅋ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가끔 친구들과 모여 어렸을 때 보았던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하면, 그땐 몰랐지만 크고 나니 고길동 아저씨가 더 이해가 된다는 이야기를 종종 하곤 했는데요.
1983년 서울 쌍문동에서 아기 공룡 둘리와 그 친구들의 든든한 보호자가 되어주었던 바로 그 길동아저씨가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제 더 이상 풀 오해가 없을 만큼' 어른이 되어버린, 그 시절 어린이들 모두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말들에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더라고요. 아저씨의 말처럼 지금 역시 언젠가 추억할 순간이 올 거라는 걸 잊지 말아야지, 하며 힘이 나기도 하고요.
음... 시소레터도 구독자님께 언젠간 좋은 추억이 되겠죠? 💚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개봉 전일 공개된 편지에요. 영화는 지금 극장에서 보실 수 있답니다!
|
|
|
(뜬금 없어서 놀라셨나요?
어제 날이 더워서 냉면을 먹으러 다녀왔습니다.
어디 평냉인지 맞히시면 소정의 상품을..)
냉면 가게에 다시 줄이 길어지고,
슬슬 미뤄왔던 썬크림을 찾게 되는 동시에
아직까진 밤공기가 꽤 쌀쌀하단 생각이 들어요.
이번 주는 봄과 여름 사이,
지금 이 계절을 떠오르게 하는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
|
|
베이비 드라이버
👉 감독 : 에드가 라이트
👉 출연: 안셀 엘고트, 릴리 제임스, 케빈 스페이시 외
이맘때의 날씨가 좋은 이유는 아무래도 봄과 여름 사이, 그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꽃샘추위는 사라진 따사로운 햇살과 열대야는 아직 오지 않은 시원한 밤바람이 공존할 수 있는 건 이때뿐이니까요.
마치 요즘 날씨처럼, 이 영화도 아슬아슬하게 경계를 넘나듭니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서로를 구원하는 로맨스 그 사이 어딘가에 있거든요. 아주 시원하지도, 아주 슬프지도 않아 오히려 더 좋은 그런 영화라고나 할까요. 게다가 액션도 드라마도 모두 음악에 의해 연출되도록 표현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신나는 리듬에 이게 뭔 장르인가 싶다가도 종래엔 '재밌었다!'만 남게 되더라고요.
오, 그러고 보니 '이도 저도 아닌' 것들인데 다 좋네요. 아무렴요, 뭐든 좋으면 된 거죠! 😉
|
|
|
KNOCK (With 박문치)
👉 노래 : 권진아
거리가 완연한 초록으로 변하면, 저는 괜히 심장박동이 빨라집니다. 그리고 아무런 약속도 없대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습니다. 남들이 들으면 비웃을 지도 모르겠지만 저만의 계절병인데요. 매번 지나고 나면 아무런 결실도 없어서 황당하지만(?) 나름 즐겁답니다.
이 감정과 비슷한 걸 찾자면, 시작하는 마음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열기를 예고하는 날씨처럼, 두 사람의 미묘한 관계도 알 수 없고 초조하니까요. 그 감각을 담은 <KNOCK>는 짙은 감정에 가려졌던 권진아의 음색을 발견할 수 있는 곡이에요. 작곡의 박문치가 레트로 한 방울을 더해, 의외의 조합인데도 기분 좋게 다가옵니다.
특히 잇츠 라이브에서는 밴드 반주에 맞춰, 권진아가 무대를 자유롭게 누비며 노래하는데요. 그 모습 덕분에 노래가 배로 좋아져요. 발매한 계절도 딱 지금에 맞춰 나온 이 노래, 저 말고도 구독자님의 주파수에도 딱 맞을지도요. 📡
|
|
|
엑스오, 키티
👉 제작 : 제니 한 외
👉 출연 : 애나 캐스카트, 최민영 외
소신발언 하자면, 아직까지 제 입맛엔 슴슴한 평양냉면보다는 레X보우 샤베트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입안에 닿자 마자 짜릿하게 자극제가 되어줄 무언가가, 지금 날씨에 제격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엑스오, 키티>처럼요.
몇 년 동안 펜팔로만 만난 남자친구를 찾아온 한국. 그곳에서 주인공 키티는 믿을 수 없는 관계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됩니다. 부모님의 눈길도 닿지 않은 기숙학교에서 십대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요. 덕분에 키티의 마음은 한 에피소드에서도 자꾸 뒤집히고 번복됩니다.
<엑스오, 키티>는 유치하고 어설픈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십 대의 마음이란 게 그럴 수밖에 없죠. 당사자도 자기 마음이 어디로 튈 줄 모르는걸요. 인물 들은 입안 가득 부은 팝핑 캔디처럼 계속 터져 나오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합니다. 이게 딱 제가 이 계절에 붓고 싶은 감정이에요. 나머지 계절도 낭만도 없이 뜨뜻미지근하게 보낼 순 없으니까요. ❤️🔥
🍋 넷플릭스 판 상속자들 같은데 자꾸 보게 되네.. (예고편 보러가기)
|
|
|
사랑의 온도
👉 극본/원작 : 하명희
👉 출연 : 서현진, 양세종, 김재욱, 조보아 외
선선한 밤 러닝동호회에 친구를 따라왔다가, 혼자 길을 잃어버린 현수(서현진 분)는 그를 찾으러 온 정선(양세종 분)에게 초면이지만 반가운 마음에 투정을 부리고 그렇게 둘은 대화를 트기 시작합니다. 다시 돌아가는 길, 같은 곳을 향해 달리며 둘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눠요. 따뜻하지도 다정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대화가 끊기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비에 잠시 처마 밑으로 피하는데, 정선이 말합니다.
"사귈래요?"
나이도, 직업도 모르지만 그저 그 순간 사랑에 빠져버린 그를 어느 누가 탓할 수가 있겠나요. 물론, 듣는 상대는 당연히 황당하지만 아주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닙니다. 그게 꼭 절대적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니니까요.
아무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이 아주 위험하다는 거예요. 정선이처럼, 만난 지 5시간, 대화한 지 30분 만에 사랑을 고백할 만큼이요. 그리고 현수처럼, 저항 없이 그에게 매력을 느껴버릴 만큼이요! 💘💘
🍋 아니 그냥 불쑥 사귀자는 말이 나올 일이냐고요 (드라마 클립)
|
|
|
🥨 리코'S PICK <2023 백예린 단독공연 <Square>>
구매처 : 인터파크
가격 : ₩ 132,000
#Do_Not_Square_Me #이런_공연이라면_하나도_안아깝죠
3년 만에 단독 콘서트, 치열한 티켓팅 전쟁에서 당당히 승리를 거머쥐고 다녀왔습니다. 후후. 처음 입장할 때부터 스태프분이 손에 쥐어주신 하얀 장미 한 송이는 너무나 '백예린'다워서 웃음이 났는데요.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 그리고 공연을 보는 내내는 이게 바로 '백예린'? 하며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저는 라이브 공연 보는 걸 정말 좋아해서 인디부터 아이돌 가수까지 꽤나 많은 사람들의 콘서트를 다녀왔는데요, 보통 무대, 조명, 연출 같은 요소들은 거의 크게 예상을 벗어나지 않아요. 아이돌 가수는 춤을 추니까 퍼포먼스를 위한 장치가 추가되는 정도? 곡의 분위기, 가수의 이미지에 맞게 구성이 되기 때문에 큰 기대 없이 정말로 '라이브를 듣는다'만 생각하고 가거든요.
그런데 이 공연은 좀 달라서 놀랐습니다. 무대 연출부터 달랐어요. 공중에 달린 네모난 박스 안에서 시작해서, 무대 위 밴드와 호흡하며, 때로는 관객들에게 더 가까이 이동해서, 혹은 위로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곡마다 다른 조명과 LED 영상을 활용했는데요. 제가 가본 공연 중 가장 다양하고 다채로웠습니다. 정말 ‘백예린의 무대’를 잘 봤다는 느낌이었어요.
<Square>이라는 곡이 엄청나게 큰 성공을 거뒀지만, 반대로 그를 옥죄는 하나의 프레임이 되어버린 것을 팬으로서 모를 수가 없는 터라 공연 말미에 나온 ‘Do not Square Me’라는 문구를 보니 찡했습니다. 그리고 이걸 이 공연의 타이틀로 내세운 동시에 이만큼이나 멋진 공연을 선물해 준 그에게 너무나 고마웠고요. 👏
|
|
|
👴 흥선'S PICK <문별 ILJIDO>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휴가_언제와 #지금_내상태_일지도
이번 주 너무 길지 않았나요? (직장인 모두 공감하는 문장)
올해도 반년이나 흘렀다는 생각이 요 며칠 머리를 떠나지 않아서 괴로웠어요. 시간은 시간 대로 보내고, 마음에 드는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았죠. 이 정도로 감정적인 상태가 되니, 일과 인간관계에 모두 과부하가 걸리더라고요.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일 즈음에, 몇 년 전 잘 들었던 문별의 <ILJIDO>를 다시 찾아 듣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내 상태를 딱 빼다 닮은, ‘아무것도 하기 싫지만 그런 나 자신도 싫은 상태’를 담겨 있어서요. 문별이 이 노래를 써준 덕분에, 나 같은 사람이 지구도 아닌 한국에 한 명 더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렇게 생각하니 괴로움이 좀 덜어지는 것 같습니다. 꼭 나만 이렇게 사는 것 아닐지도?
내가 나에게 눈치를 주네
마음이 복잡해
지금 배부른 고민일지도
혼자 키우는 걱정일지도
|
|
|
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
|
|
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
|
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