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게 인간이라지만 ...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침착맨 라이브 방송 보신 분 혹시 계신가요? 이날 게스트로 나영석PD(이하 나피디)가 소위 '요즘 콘텐츠'를 경험해보고 조언을 듣고자 출연했는데, 참 흥미롭더라고요.
같은 콘텐츠 제작자지만 나피디는 신서유기, 삼시세끼를 성공시킨 스타 PD로 방송국 출신이자, 기성세대라는 점에서 침착맨과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라 맞는 듯 전혀 다른 느낌이었는데요. 그가 침착맨의 조언들 - '모든 것을 걸고 외줄타기를 해봐라', '설거지 하면서도 볼 수 있어야 한다' 등 - 에 충격을 받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말마따나, 세상과 싱크로가 더 이상 맞지 않게 된 거겠죠. 치열한 유튜브 세계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전수받은(?) 나피디가, 과연 <채널 십오야>를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궁금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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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밤늦게 돈가스를 시켜 먹고 심하게 체한 적이 있었습니다.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하는 판에, 새벽 내내 한숨도 못자고 말았죠.
야식으로 느끼한 배달 음식을 먹은 것도,
이왕 먹는 거 천천히 꼭꼭 씹어 먹지 않은 것도
모두 스스로 자처한 일이지만 그 과거의 나를 이해할 순 없습니다.
다 경험해봤음에도 결과가 뻔한 문제를 반복하는 때가 있습니다.
소화가 안 될 걸 알면서 배달 어플을 킨 저처럼요.
이번 주는 우리 삶에 반복되는 후회를 다룬 콘텐츠를 모아봤습니다.
진짜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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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중독
👉 작가 : 마이클 모스
‘이번주의 시소’에서부터 언급이 되었지만, 삶에서 가장 일상적으로 하는 후회는 먹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체할 수도, 살이 찔 수도 있다는 걸 아는데도 매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니까요. 너무 늦은 시간에 먹지 말고, 많이 씹고 삼키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걸 머릿속으로는 알겠는데 그게 실천은 참 어렵습니다.
우리가 왜 이렇게 된 건가 하면, 바로 ‘음식 중독’ 때문이라고 합니다. 음식을 먹었을 때, 그게 우리의 감각을 자극해 뇌에 신호를 보내면 도파민이 분비되고 결국 도파민은 우리가 음식을 보면 먹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거죠. 흔히 도파민 중독이라는 건 흡연, 음주 같은 통상적으로 유해하다고 하는 것에만 쓰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음식도 마찬가지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이 중독은, 단순 섭취를 넘어서서 속도나 양 같이 더 높은 수위를 유발하는 출발점이 되는 거죠.
이런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과 더불어, 어렸을 때의 기억과 정서, 식품 업계의 부조리 등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이 현상을 설명하는 것을 읽다 보면 무조건적인 자책은 자연스럽게 멈추고, 정돈된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분명한 이유를 아는 건, 나도 모르는 새 돌고있을 악순환 속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데엔 도움이 될 거에요. 그리고 더 나아가 그걸 끊어낼 좋은 무기가 되어줄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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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 연출 : 유종선, 정원희
👉 출연 : 김서형, 유선, 서영희 외
*본문에 <종이달>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종영한 <종이달>은 은행원 ‘이화’가 VIP 고객의 돈을 횡령하며 점차 파멸하는 이야기입니다. 모바일 뱅킹이 이토록 발달된 나라에서 스토리 장치가 어설픈 점이 아쉬웠는데요. 메마른 인형같이 살던 이화가 점차 욕망에 눈을 뜨는 과정만큼은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종이달> 을 마지막까지 보게 만든 또 하나의 포인트는, 바로 이화의 감정선 때문이었어요. 평생 ‘돈’에 목매지 않던 주인공이 내연남 민재를 위해 변해갔거든요. 가난한 영화 지망생이던 민재는 이화의 돈으로 발돋움하고, 이화는 계속 고객들 돈에 손 대게 되죠. 앞이 불 보듯 뻔하지만 바보 같은 건 이화뿐만이 아닙니다. 방법은 잘못되었어도 본인을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을 민재는 저버리니까요.
이만큼 욕 나오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각자의 소중한 인연에 후회할 짓을 하곤 합니다. 떨어진 성적은 다시 공부를 하면 되고, 고장 난 전자기기는 수리를 맡기면 되지만 … 당연하게도 끝난 인연은 되돌리기가 쉽지 않죠. 순간에 휩쓸려 소중한 사람을 후순위로 둘 때가 있습니다. 성공한 취한 민재가 자신에게 헌신한 이화를 배신한 것처럼요. 로또보다 더 귀한 인연을 민재가 저버렸다고 생각하겠지만, 생각해보면 우리도 종종 상황에 사람을 미룬 적 많지 않나요? 저나 구독자님도 우리의 이화를 놓치면서 살고 있는 걸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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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면
👉 노래 : 김동률
어떤 후회는 희미하지만 강렬합니다. 분명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내 인생을 관통하고 있죠. 나는 무엇을 후회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감각적으로 그것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김동률은 그 감각을 ‘황금가면’이라 부릅니다. 유치한 두 단어의 나열은, 유년기의 만화영화를 떠오르게 합니다. 제목만큼이나 뮤직 비디오 속 조우진 배우도 우스꽝스럽고 작위적으로 비칩니다. 반복된 상황에 지친 직장인이 빨라지는 리듬에 맞춰 춤을 추고 달려 갑니다.
우리는 한때는 반짝였을 히어로를 묻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릴 때 내가 그렸던 히어로의 이름이 ‘황금가면’은 아니었을텐데 뭐였을까요? 기억이 잘 나질 않습니다. 높고 반듯한 이상을 꿈꿨지만, 어른은 제 자리 하나 버텨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노래는 점차 영웅의 자리를 찾아가지만, 나의 자리는 아직도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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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 제작 : 케빈 파이기 외
👉 출연 : 톰 히들스턴, 오언 윌슨
“모든 버전의 우리는 다 엉망진창이야. 영원히 그러겠지.”
극 중 모종의 이유로 서로 다른 타임라인에 있던 어린이, 여자, 노인, 심지어 악어가 된 여러 로키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데요. 위기 상황에 처해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로가 서로를 배신하고 도망칠 계획을 세우고 있었음을 알게 된 로키가 이렇게 말합니다. (참고로, 로키는 마블 세계관 속 천둥의 신 토르의 동생으로, 언제나 왕위를 탐내며 사람들을 배신하고, 도망치는 ‘장난의 신’입니다.) 어떤 세상에서든 그는 똑같이 행동해 왔고, 또 그렇게 계속 지낼 것을 알고 있는 거죠. 그게 바로 로키니까요.
인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결과를 알면서도 반복해서 똑같은 선택을 하는 건 그냥 한결같은 거죠. 매번 다른 선택을 한다면 그게 더 이상할지도…? 매번 스스로를 꾸짖고 과거의 나를 원망하기보단, 가끔은 그럴 수밖에 없을 때가 있으니 다른 방법을 고민해 봅시다. 과거의 자신이 저지른 일들을 수습하려 애쓰는 '로키'처럼요 👍
🍋 마블 좋아하는데 아직도 안 봤다고요? (디즈니플러스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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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Colde (콜드) - 넌 쉽게 말했지만 Even Though You Said So Easily>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리메이크_앨범발매기원_정권찌르기_1일차
얼마 전에 Colde(콜드)가 약 4년 만에 [Love] Part.2 앨범을 발매했는데, 그중 제가 음원 출시를 너무나 기다렸던 곡이 포함되어 있더라고요. 바로 윤상의 <넌 쉽게 말했지만>을 리메이크한 곡인데, 유튜브에 올려준 이 커버영상으로 정말 닳고 닳도록 들었거든요.
원곡은 애절하고 애틋한 느낌이 있다면, 이 버전은 리드미컬한 보사노바 사운드 위에 나른하게 속삭이는 듯한 콜드의 보컬로 덤덤한 슬픔이 느껴집니다. 영상처럼 어두운 밤에 한적한 거리를 옅은 빛에 의지해 걸으며 노래하는 느낌이랄까요.
Part.1이 핑크빛 사랑을 표현했다면, Part.2는 그 사랑 이면의 위기, 슬픔, 파괴, 공허, 아련함, 그리움 등을 표현했다고 하는데요.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이미 공개된 곡들도 있지만, BTS RM이 참여한 <다시는 사랑한다 말하지 마> 등의 신곡들도 있어서 앨범 전체로 들으니 또 새로웠습니다. 그래서... 리메이크 앨범은 언제 나온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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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3>
구매처 : 인터파크 티켓
가격 : 일일권 ₩ 110,000
#물가는_올랐지만_축제는_역시_즐거워
몇 년 만에 찾은 페스티벌은 즐거웠습니다. 그 사이 내 체력은 떨어져 돗자리 석을 벗어나질 못했고, 푸드존 물가도 하늘 높은지 모르고 높아졌지만 … 푸른 하늘 아래서 듣는 밴드 라이브라니 엔데믹이 오긴 왔구나라고 느껴졌습니다. 물론 가장 좋았던 건 노래를 들으며 마시는 생맥주였고요. 🍻 (12잔 마신 건 PT쌤에게 비밀입니다.)
제가 찾은 일요일의 라인업은 익숙하게 떠오르는 얼굴들과 인디신에서 이름을 알린 아티스트들이 섞여 있었습니다. 실리카겔 , 허회경, 터치드가 여기서 왜 나와…? 민트 페이퍼(주최) 다운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동안 뷰민라에서 느끼지 못했던 음악색까지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8만 원 대에 갔던 십 년 전 생각이 나 티겟 가격이 얼얼하지만요. 이런 신선한 시도가 계속된다면 10월에 열리는 형제 축제인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도 가게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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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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