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을리가 없으실텐데요? 일단 레터로 들어와 보세요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취미에 대한 질문은 어딜 가나 나오는 스몰 톡 중 하나죠. 하지만, 막상 이 질문을 받으면 저는 대답이 어렵더라고요. 마음속에는 이것저것 떠올라도, 왠지 남들에게 떳떳하게 말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상대는 정작 아무 생각 없이 던지는 질문일 테지만요. (이건 제가 사소한 것에 갑자기 진지해지는 성격이라 그럴지도요.)
그래서 요즘은 오히려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더 자주 얘기하려고 노력중입니다. ‘취미 소개’부터 남들을 의식하지 않기 프로젝트죠. 저는 2년 차에도 여전히 PT 선생님 없이 아무것도 못하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을 좋아하고요. 그리고 매주 목요일에 발행되는 시소레터를 쓰고 있는 에디터라고 모두에게 당당히 밝힐 거예요. 그럼, 구독자님의 취미도 ‘시소레터 읽기’로 소개될 수 있도록 오늘도 한 글자 한 글자 열심히 담아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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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관계가 있는가 하면,
말과 말 사이 틈에 담긴 뜻을 내내 고민하게 하는 관계도 있습니다.
같은 마음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전혀 다른데도 같은 마음이라고 착각하게 되기도 하고요.
이번주는 이렇게
감정이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라고 느낄 때
보면 좋을 콘텐츠를 준비했어요.
수많은 관계들을 고민해보셨을 구독자님을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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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181
👉 노래 : 실리카겔
제목부터 언급된 kyo는 누구일까요? 나는 그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를 시작된 문장은 점차 다양하게 퍼져갑니다. 노래를 하는 실리카겔도 그가 누군지는 밝힌 적은 없지만, 각자의 마음속에 kyo는 살고 있습니다. 내가 궁금한 점들을 물을 수도 없고, 설령 그렇다고 해도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있을지 모르는 사람. 이런 사람은 우리의 가족이기도 하고, 때론 아주 먼 남남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엔 그는 내가 아니기에 어떤 답도 들을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죠.
구독자님은 kyo에게 묻고 싶은 말을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당당하게 마음을 표현하시는 분이라면 다행입니다. 살면서 마음 앓이 할 일이 적으실 테니까요. 저는 아닌 사람에 속해서 어떤 질문이 몇 년 동안 묵혀 있기도 합니다. 누구는 띄어쓰기 사이에 마음을 숨기기도 하고, 타로카드 점에서 상대의 마음을 읽어보기도 합니다. 어떤 유형에 속하시든 구독자님과 kyo 사이는 벌여져 있을 수밖에 없는 게 마음을 항상 쓸쓸하게 합니다. 이럴 때만이라도, 잠깐 상대가 내 마음을 엿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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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
👉 연출 : 박신우, 권혁찬
👉 출연 : 송혜교, 박보검 외
이 드라마엔 재벌집 며느리로 살며 웃음을 잃어버린 아내를 탈출시키기 위해 가짜로 바람을 피워 이혼사유를 만든 남자가 있습니다. 반대로 세상 해맑은 표정으로 온갖 금기들은 다 어겨가며 그를 웃게 해 주는 남자도 있죠. 두 사람이 그렇게 행동한 이유는, 결국 사랑입니다.
주인공 수현(송혜교 분)은 이 두 사람의 표현에 서로 다르게 반응합니다. 전 남편 우석(장승조 분)에겐 미안함과 원망으로, 진혁(박보검 분)에겐 사랑으로요. 우석의 표현은 틀렸고, 진혁의 표현은 맞다는 게 아닙니다. 그 표현을 상대가 어떻게 느낄진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사랑만큼 분명한 감정이 없다고 생각하다가도, 이런 콘텐츠를 보고 나면 나는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다시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특히 주변사람들에겐 왠지 낯부끄럽다는 이유로 쉽게 하지 못하고 있는 편이라서요. 상대가 바라는 것을 똑같이 해주진 못하더라도, 그와 비슷하게는 좀 해보려 노력해야겠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오래오래 함께하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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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 감독 : 스티븐 크보스키
👉 출연 : 제이콥 트렘블레이, 줄리아 로버츠, 오웬 윌슨 외
얼마 전 SNS에서 이런 글을 봤습니다. ‘친구는 서로가 1순위가 아니고, 연인은 서로가 1순위이기를 약속하고 만나는 관계다.’ 여러 콘텐츠에서 사랑보다 우정을 그려내는 방식이 훨씬 다양하게 느껴지는 건 이 점 때문인 것 같아요. 나에게는 1순위였던 친구가, 나를 1순위로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좋아하는 영화 <원더> 속에도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안면기형장애로 남들과 다른 얼굴을 가진 어기가 학교에서 첫번째로 사귄 친구인 잭에게 상처받는 장면인데요. 할로윈데이에 교실에서 어기의 외모를 험담하며 그와 왜 어울리냐는 친구들의 질문에 '교장선생님이 시켜서'라고 대답하는 잭을 보고, 가면을 쓴 어기가 그대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언제 봐도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자신에게는 1순위였던, 유일무이한 친구 잭이 자신을 친구로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었으니까요.
이렇게 '서로 1순위를 약속하지 않은 사람'이라고만 친구를 표현하자니 조금 섭섭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노력한 만큼 돌아오지 않을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장 마음을 쓰기로 선택한 사람이라고요. 친구가 처음이었을 어기에겐 좀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살면서 많은 관계를 맺다보니 그만큼 좋은 게 또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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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세상에서 제일 안 되는 게 역시 사람 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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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메이킹 인디아: 중매를 부탁해
👉 제작 : 넷플릭스
진부하지만 연애 예능이 재밌는 이유는 ‘모든 사랑의 작대기가 성립하진 않기 때문’이죠. 내 인생에 대입하면 참 맘 아픈 문장이긴 하지만요. 살면서 인도 문화계 사람들이 연애하고 결혼하는 걸 지켜보게 될 것이라 상상도 못했습니다. 넷플릭스가 저번 주말 동안 그 편견을 산산이 부서주기 전까지는요.
중매 계의 대모 ‘시마’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의뢰를 해결합니다. 뭄바이에서 뉴욕으로, 다시 런던까지 이어지는 중매 의뢰가 매 에피소드마다 펼쳐집니다. 의뢰인의 이상형에 맞는 동시에, 그가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상대를 찾는 것은 의외로 어렵지 않습니다. 시마만의 노하우가 있으니까요. 문제는 그다음부터입니다. 서류에선 완벽해 보이는 상대가 막상 별로일 때도 있고, 몇 번 만나 봐도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아무런 진전이 없을 수 있습니다. 만남 이후부터는 ‘시마’는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오로지 의뢰인과 파트너의 몫이죠. 중매라는 고리타분한 단어 뒤에도, 사람 간의 감정만은 어쩔 수 없다는 점은 진리처럼 작용하더라고요.
<매치메이킹 인디아>를 보면서 다른 연애 프로그램처럼 감상할 때도 있었습니다. 특정 커플을 응원한다거나, 빌런 아닌 빌런 같은 출연자에게 훈수(?)를 두는 거죠.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흥미로운 이유는 의뢰인의 선택이 끝까지 보여진다는 점인데요. 상대와 나의 감정이 다르다고 느낄 때, 많은 출연자들이 상대에게 우리 여기까지라고 쿨하게 고합니다. 이때 나였으면 어땠을까 대입해볼 수 있는 게 이 프로그램만의 매력이죠. 더이상 감정의 핑퐁이 안될 때, 구독자님은 어떻게 행동하실 것 같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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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그냥 하지 말라>
구매처 : 서점
가격 : ₩ 17,000
#기록을_하는_나 #기록이_만든_나
막 출시되었을 때 여기저기에서 좋다고 많이 추천했던 책인데, 드디어 읽어보았습니다. 이상한 홍대병이 있는지, 그렇게 유명할 땐 별로 읽고 싶지 않았는데 이제야 흥미가 생겼거든요.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이 지은 이 책은 분류는 경영학인데, 그보단 인사이트 모음집 같았습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보고 분석하고, 연구하며 그(와 그의 회사)가 발견한 사실에 그의 생각을 한 스푼씩 얹어두었거든요. 꽤 오래전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 보니, 그 당시에 예측했던 미래가 실제로 그렇게 되었는지 확인까지 할 수 있었던 덕분입니다.
제목인 '그냥 하지 말라'가 대체 어떤 뜻인가 읽는 내내 궁금했는데, 책의 말미에 가서야 이해가 됐습니다. 나의 말, 행동, 심지어 생각까지 기록하는 이 시대에 딱 필요한 말이더라고요. 기록, 즉 데이터라는 건 때로는 나의 능력을 알리는 힘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모든 것을 증명해야 할 이유가 됩니다. 결국 이건 다시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 - 진정성 - 로 돌아가게 되는 거죠. 제가 요즘 가지고 있던 여러 의문들에 좋은 답이 되긴 했는데, 조금... 아니 사실 많이 피곤해지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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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북저널리즘 강연 : 머물고 싶은 도시는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구매처 : 네이버 예약
가격 : ₩ 25,000
#우리나라도_가능할까요? #이게_되네?
구독형 지식 플랫폼으로 유명한 ‘북저널리즘’에서 강연도 개최하고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저는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두고, 마음에 드는 주제는가 뜨면 종종 들으러 가는 편입니다. 바로 어제 따끈따끈하게 ‘공공 디자인’을 주제로 한 강연이 있길래 듣고 왔어요.
도시 생활자라면 미관을 해치는 조형물에 눈쌀 찌푸려 본 적 한 번쯤 있으실 텐데요. (한강에 있는 어떤 조각상이라든지요.) 또, 한국인들이 누군가를 만날 때 꼭 식당 아니면 카페에서 약속을 잡게 되는 것도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공공 디자인의 부재가 원인이었죠. 연사인 김주연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시민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공 장소가 부족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세계 곳곳의 사례를 주체와 성격에 따라 7가지로 분류해 소개했는데요.* 오래된 가스 저장소를 통째로 미술관으로 만든 사례를 봤을 땐, 부럽기도 하고 솔직히 한국에선 어렵겠다는 아쉬움도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다른 도시엔 시민 스스로 주체적으로 만들어낸 장소들도 많았습니다. 연사도 시민들이 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무엇을, 왜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부터가 공공디자인을 위한 시작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우리에게 이런 곳들이 멀지 않은 미래가 되려면, 저와 구독자님이 함께 더 심미적인 시각으로 도시를 바라보는 것도 좋겠네요. 👀
*강연과 동일한 내용과 사례는 동명의 북저널리즘 서적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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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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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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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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