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들...도 내 가족이겠죠 🙄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저번 주말에는 커피 대신 차를 마시러 카페에 가보았습니다. ☕
저는 하루에 한 두잔은 커피를 꼭 마시는 카페인 중독이지만,
연휴를 앞두고는 왠지 건강에도 좋고 산뜻할 것 같은 생각에 커피를 멀리해보았어요.
물론 녹차와 홍차에도 카페인이 있으니 평소 섭취하던 카페인 총량으로는 비슷할 지도 모르겠지만요.
정갈하게 준비된 다기에 따끈하게 끓인 차 맛이 지금 생각해도 개운한 느낌이 들어요.
아직 한 번의 연휴가 더 남았으니, 구독자님도 주말에 커피 대신 다른 음료를 마셔보는 건 어떠세요?
아, 제가 들렀던 곳은 서울 연남동에 위치한 차차티클럽인데 개인적으로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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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이 몇 십년 동안 운영했던 사슴슈퍼가
목포의 관광지가 되었답니다. 그곳에서 찍어온 사진이에요!)
요새 같이 느슨한 관계가 주류인 사회에서
가족을 말하는 게 너무 무겁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요즘은 가족은 꼭 결혼과 출생으로 엮어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럼 결국 가족의 요소는 무엇일까요?
가정의 달을 맞이해서,
이번 주는 가족은 무엇으로 만들어 지는지 생각하게 되는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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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감성100퍼센트
👉 노래 : 우효 OOHYO
네 살 때 시작 한 농구 훈련 그 땐 발레가 더 좋았지만
오빠는 말했지 "날 키우겠다고" 날 선수로 키워 보겠다고
우효의 노래는 친오빠의 말 한마디로 시작합니다. 날 대뜸 농구선수로 키우겠다고요. 난 발레가 더 좋았지만, 이젠 오빠의 말처럼 농구로는 어디서 지지 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런 말이 각자 하나씩 있잖아요. 별로 신경 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결국 우리 삶을 바꿨던 말들이요.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와서 결국엔 발아되는 게 가족의 말 한마디 같습니다.
가끔씩 엄마의 잔소리를 그대로 학습한 나를 발견하곤 합니다. 더 섬뜩한 건, 그 말투 그대로 누군가에게 잔소리 하는 날 발견할 때인데요. 이렇게 대대손손 구전된 말들이 내 몸 어딘가에 흐르고 있다고 생각하면, DNA 어딘가는 잔소리로 구성되어 있을지도요.
누군가를 설득하는 건 어렵다는데 그래도 가족 간의 주고 받는 말을 참 신기합니다. 어느 한 구석은 비슷하게 맞춰지니까요. 다시 우효의 노래로 돌아가면, 나는 농구 선수는 되지 못했습니다. 대신 농구를 할 줄 아는 여고생이 되었죠. 오빠가 원하는 대로는 되지 않았지만, 또 아주 안 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저도 지지 않고 요즘은 부모님에게 잔소리를 해야겠습니다. 도통 스쿼시처럼 받아 들여지지 않지만, 그래도 계속 치다보면 한 방은 먹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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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딸 서우를 품에 안아보지도 못한 채 죽어 귀신이 된 유리(김태희 분)는 딸과 남편 강화(이규형 분), 그리고 그와 재혼한 아내 민정(고보결 분) 세 사람 곁을 5년간 맴돌며 지냅니다. 그러던 중, 갑작스레 그에게 49일간의 이승에서의 삶이 주어집니다. 49일 안에 자신이 원래 있던 자리, 바로 남편 강화의 아내이자 서우의 엄마 자리를 찾으면 다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누가 들어도 유리의 입장이라면 반드시 그 자리를 되찾아 환생에 성공해야 할 것 같은데, 유리는 그게 참 쉽지 않습니다. 바로 자신이 죽은 후 슬픔과 허탈함에 빠져있던 남편 강화의 곁을 지켜주고, 자신이 낳지도 않은 딸 서우를 예쁘게 잘 키워주고 있는 민정 때문입니다. 어린이집의 다른 엄마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는 차가운 사람이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의 아내이자 엄마로 살아준 그의 자리를 뺏는다는 게 어떻게 마음이 편하겠어요.
5년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 동안, 아마 유리는 자신이 더 이상 이 가족의 일원이 아니라고 느꼈을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잖아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더라도 그동안 함께한 시간이 견고한 큰 울타리가 되어 세 사람을 한 가족으로 만들어주었을 테니까요.
🍋 차라리 못돼 처먹기라도 했으면… (드라마 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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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수신지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나 가족이 되는 일은 어떻게 보면 정말 간단합니다. '앞으로 가족이 되자'는 뜻을 담아 약속만 하면 되거든요. 결혼식이나 혼인신고는 그 약속을 유형의 무언가로 만든 것일 뿐이죠. 사실 어려운 건 그다음입니다. 가족이 '되는' 것은 쉽지만, '인정받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니까요.
이 웹툰 속 주인공, 사린이는 구영이와 많은 이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하며 새로운 가족이 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며느리라는 새로운 역할을 얻게 되죠. 처음엔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사린이는 '예쁨 받는 며느리'가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남편의 가족, 즉 시댁에 인정받는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되고 싶었던 거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잘 티는 나지 않지만 미세한 차별들을 하나둘씩 겪기 시작합니다.
분명 차별이 맞는데, 웃어른에 대한 공경, 예의와 같은 것들을 핑계로 현실에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넘어가고 있었던 게 참 많더라고요. 인정(認定)이라는 단어에 위와 아래가 있는 게 아닌데도요. 서로의 존재를 알고, 받아들이는 그 과정에 왜 그렇게 많은 선을 그어두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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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 출연 : 마에다 코키, 마에다 오시로 외
이혼한 부모의 재결합을 위해, 형제가 기적의 장소로 떠난다는 이야기. 시놉시스만 읽으면 ‘어린아이라면 그럴 수 있겠다’고 고개를 끄덕이지만, 나로 대입하자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주인공들은 어떤 마음으로 채 알지도 못하는 곳으로 모험을 떠난 걸까요? 구성원들끼리 멀리 살수록 사이는 좋아진다는 지론이 납득이 갈 나이가 되어선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나옵니다. 매번 들을 때마다 집집마다 사는 방식은 다르단 걸 느끼는데요. 사이가 좋아 대가족이 뭉쳐 여행을 간 사람도 있고, 연휴에 모이면 불화가(?) 도진다는 집도 있습니다. 그래도 일말의 애정이 있으니 대화거리가 되는 거겠죠. 가장 가깝지만 어려운 이 관계를 평생 고민하는 것도, 혹은 너무 즐거워 자랑하고 싶은 것도 가족이 우릴 끌고 가는 중력이라 그렇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이치-류노스케 형제처럼 부모님을 맹목적으로 좋아해 본 적이 이제는 너무 옛날인데요. 하지만 세상에 태어나면서 주어지는 관계를 쫓아가게 되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숨차게 버거울 때도 있고, 그래서 더 애틋한 이 관계. 5월이니까 잘 쓰다듬어서 표현해 보자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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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영수증은 <2023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소개로 대신합니다.
올해 작품집 중 흥선과 리코의 PICK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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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소레터가 뽑은 대상 <too much love will kill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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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_진짜_아니야? #안녕해요
한국인들이 SF 장르를 좋아하진 않는 건 핍진성 때문이란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장르를 딱히 가리는 건 아니지만, 저도 좀비물이라도 우리 세상의 온도가 느껴져야 마음이 가는 편입니다. 좀비가 팬데믹처럼 세상을 덮친 시대에 똑같이 반복되는 혐오와 폭력이, 코로나 때 보던 그것과 그리 다르지 않아서 아주 익숙했습니다. 그런 세상에서도 낯선 이웃에게 말 한마디 걸 수 있는 주인공이 좀 대단해 보였달까요. 물론 그는 자신을 ‘업장이 있다’고 자조했지만요. 소설 속 주인공처럼 내일의 안녕을 바랄 수 없다면, 오늘의 안녕을 말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너는_나의_구원이었어
감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는 걸 코로나를 통해 경험해선지 바이러스는 더욱 와닿는 소재였습니다. 삶과 죽음 사이에 있는 존재들의 이야기는 언제 봐도 섬뜩하지만, 자꾸만 읽고 싶게 되는 건 역시나 그 틈에도 인간다움이 존재하기 때문이겠죠. 서로를 구원하는 사랑의 힘은 참으로 강력합니다. 행성을 잃어버린 위성은 어떤 결말을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위성을 잃은 행성은 계속해서 자전을 할 거에요. 그를 영원히 추억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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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_사랑 #로봇이_아니라_도현이니까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보고 가슴 찡하게 만들었던 건, ‘결국은 사랑’이란 메시지가 너무 다정하고 제게 필요했었기 때문인데요. 비슷한 감정을 <인간다운 여름>에서도 느꼈습니다. 휴머노이드와 사랑에 빠진 유리의 그 맹목적임이 참 안쓰럽지만 귀하게 느껴졌어요. 사랑이 어플이 되고, 연애가 방송 프로그램이 되는 세상이지만 오히려 마음 가는 대로 표현하기란 어렵잖아요. 소설 속 상대가 로봇이든, 남자든 상관없던 유리의 그 사랑. 제가 딱 읽고 싶던 스토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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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야구규칙서 8장 '심판원에 대한 일반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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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_위해서_혹은_인간_때문에
AI와 로봇으로 점철된 미래를 그려보던 이들도, 어쨌든 사회는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야 하는 곳임을 느낄 순간이 있지 않을까요. 문서에 잘 정리된 규정과 눈 한 번 깜빡하지 않는 초고화질 카메라로 판단하는 심판 로봇의 뒤에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게 참 아이러니합니다. 앞으로 자꾸만 나아가고 싶어하는 인류에게,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것들이 왜 이리 인기인 건지. 한편으로는 이 모든 사실을 깨닫게 된 계기가 인간의 끝없는 욕심 때문이라는 게 씁쓸할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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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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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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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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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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