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해요. 레터 보여 드리려고 어그로 끌었어요.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바야흐로 북클럽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북클럽은 일정 기간 동안 한 출판사에서 굿즈와 책 여러 권을 묶어 판매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문학동네가 첫 스타트를 끊었고, 이어서 민음사는 오픈 후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습니다.
각박한 출판계에서 보기 드문 경사라 다들 기뻐했다는 후문도 들려오는데요.
합리적인 가격에 여러 책을 소장할 수 있다는 것도 좋지만,
한 편으로는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굿즈를 얻는다는 게 지구에 죄책감도 들어요.
물론 구매의 큰 이유가 굿즈가 되기도 하지만요.
그래서 올해도 북클럽을 살까 말까 고민에 빠졌습니다.
제가 결국 구매를 할지는 .. 다음 시소레터에서 공개될 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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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콘텐츠는 한 가지 장르로 딱 떨어지는 것이 잘 없더라고요.
3D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드라마, 클래식을 믹싱한 K팝 등
전혀 다른 것이라고 생각했던 장르들이
한 데 섞여 이전과는 또다른 신선한 재미를 주고 있거든요.
이번주엔 이런 이색적인 조합의 묘미를 담은,
'선 넘는 콘텐츠'들을 모아봤어요.
전... 뭐든 재미있으면 다 환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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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로맨스
👉 감독 : 이원석
👉 출연 : 이하늬, 이선균, 공명 외
관람평은 극과 극으로 갈릴지라도 <킬링 로맨스>의 장르는 뭐라 딱 잘라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우리가 살면서 본 모든 장르가 이 영화에 담겨 있거든요.
배우 생활에 지친 여래(이하늬 분)는 리프레시를 찾아 떠난 섬에서 ‘로맨스’를 맞이합니다. 위기에서 구해준 조나단(이선균 분)에게 첫눈에 반해 버린 건데요. 극적인 순간, 조나단의 입에서는 H.O.T의 행복이 흘러나오는데… 영화 <기생충>에서 차가운 CEO를 연기하던 이선균 배우가 맞는지 제 눈을 의심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영화를 제대로 고른 건지도요. 잠시만요, 링크를 보고 시소레터까지 뒤로 가기 누르지는 말아 주세요.
뜬금없이 쏟아지는 BGM과 어디로 갈지 모르는 스토리. 영화에 휩쓸려가다 보면 문득 연출과 미감이 퀄리티가 좋다는 생각이 드실 텐데요. 그 순간부터 점점 <킬링 로맨스>에 스며 들게 됩니다. 그리고 왜 웃긴 건지 납득이 안 가지만 실실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어요. 이 영화, 구독자님의 마음에 꼬옥 들지는 몰라도 이런 영화는 인생에 또 없을 겁니다. 확신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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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콜링
👉 작가 : 이소호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여성을 향해 추근거리는 행동을 일컫는 ‘캣콜링’. 이 단어에서 차용한 이소호의 시집은 일상적이지만 폭력적인 소재를 주제로 엮여 있습니다.
<캣콜링> 속 시들은 네모 반듯한 연에만 갇혀 있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지극한 효심의 노래’에서는 같은 단어가 반복되며 텍스트가 빽빽하게 차있습니다. 동시에 같은 글자가 페이지에 비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는 화자의 압박감을 순식간에 체험할 수 있습니다.
시인만의 독특한 표현 양식을 통해, 우리는 너무도 잘 아는 폭력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됩니다. 그동안 가슴으로만 느끼던 서정시들과는 사뭇 다르게 와닿았습니다. 그동안 교과서에서만 보던 네모 반듯한 시들과는 형식도 내용도 다르니까요. 구독자님은 어디까지가 시로 정의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익숙한 형식이 아닐 때 주는 반전, 이런 게 오히려 다시 장르에게 힘을 실어주는 건 아닐까란 생각으로 글을 마무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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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파정 서울미술관
코로나 시국, 멀리 여행을 가기가 어려운 대신 전시를 참 많이 보러 다녔는데요. 미술 전공자도, 애호가도 아닌 일반인이다 보니 아무래도 큐레이션에 많이 의존하게 되더라고요. 작품 옆의 설명을 꼼꼼히 읽고, 오디오 가이드도 듣고 하면서요.
그런데 3,650일, 10년 동안 석파정 서울미술관을 통해 소개되었던 작가들 중 48명의 이야기를 담아낸 이 전시는 좀 달랐습니다. 작품 설명 대신, 몇 가지 질문으로 구성된 작가와의 인터뷰가 함께 전시되어 있었거든요. 그중 작품 자체에 대한 질문은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작가의 삶과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질문들이었는데요.
어떻게 보면 다른 전시들처럼 작품 하나하나에 큐레이션이 달려있지는 않아서 불친절하다고 보일 수도 있겠지만, 매번 제 3자의 설명에만 의존해 왔던 것과 다르게 창작자의 이야기를 바로 접하는 경험이 새로웠습니다. 자기소개부터 영감은 어디에서 받는지, 예술가로 사는 삶은 어떤지 등 어찌 보면 뻔한 질문들에도 제각각으로 답변한 내용을 보며 작품과 작가와 친밀해진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인터뷰의 맨 마지막 질문이, 예술가를 꿈꾸는 후배 예술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것이었는데 ‘파이팅’과 ‘아직 늦지 않았다. 도망쳐라!’가 공존하는 것만 봐도 예술이 우리네 삶과 아주 멀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지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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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래퍼가 만든 12분짜리 뮤비, 아니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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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NOISE 단편영화 - Sleep Exhibition (OFFICIAL)
👉 Mommy Son
무려 12분이 넘는 이 뮤직비디오는, 뮤직비디오지만 디스토피아를 그린 SF 단편 영화이기도 합니다. 2110년, 약 90년 뒤 잠이라는 행위를 더 이상 하지 않는 미래 사회에 사람들이 '잠 전시회'를 방문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요. 사람들이 하품을 하는 모습, 조는 모습, 침대 매트리스 등을 감상하며 사라진 잠에 대한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주인공 남자는 한 쪽지를 줍고 그 안에 적힌 'SECRET SLEEP CLUB'에 찾아가게 되는데요. 방 안에 가득한 잠에 빠진 사람들 틈 사이에 앉은 마미손은 마치 엄마가 아이에게 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듯, 자신의 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뒤이어 찬주 등 뷰티풀 노이즈의 여러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장르, 자신만의 주제(Theme)로 이 노래와 뮤직비디오, 아니 영화를 채워나갑니다.
최근 뮤직비디오들이 안무, 비주얼 등 단편적인 이미지에 치중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정말 신선하고 재미있지 않나요? 저는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드라마타이즈 형식의 뮤직비디오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처럼 음악을 돋보이게 만드는 수단으로 영화라는 장르를 가져온 것이 아니라 두 가지를 아주 섬세하게 엮어서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로 만든 것이라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로 잠이 없어지고 24시간을 다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인류이 발전에 도움이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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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환승연애 현규 | 쇼킹라이어 EP1>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창과_방패의_대결이란 #저기서_구경만_해도_재밌을듯
'50대 카톡방에 숨은 20대 찾기' 등 흥미로운 소재로 영상을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채널 PIXID에서 새로운 시리즈 예능 <쇼킹라이어> 1화를 공개했어요. <쇼킹라이어>는 라이어 헌터 50인이 10개의 질문에 대한 라이어 1안의 답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맞히는 심리 게임 예능인데요. 첫 번째 라이어로는 <환승연애 2>의 현규가 출연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최근 이 채널에 연예인들이 홍보차 많이 출연하고 있고, 첫 출연자도 요즘 인기있는 화제의 인물이라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보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라이어 1인, 현규보다도 그를 추리하는 50인의 라이어헌터들에게 눈이 갔거든요. 매 단계마다 라이어헌터들은 정답 추리를 위해 라이어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데요. 라이어 헌터들이 이 기회를 활용하는 방식이 정말 다양합니다. 직접 나와서 질문을 하기도 하고, 질문을 직접 하진 않지만 그 시간 내내 라이어를 관찰하기도 하고... 어떤 라이어헌터는 이 과정을 자신의 추리에서 완전히 배제시켜버리기도 하더라고요.
50명이라는 적지도, 많지도 않은 인원으로 구성해서 각 개인의 말과 행동이 화면에 잘 담길 수 있게 하고, 라이어는 사전에 준비해 온 대답 외에 현장에서 라이어헌터들의 즉흥적인 질문에도 대응해야 하게끔 만든 것이 이 좋았습니다. 1대 다수의 경쟁 구도지만 균형이 잡힌 느낌이라 좋았거든요. 요즘 일반인이 출연하는 유튜브 콘텐츠들의 소재가 다 비슷해진 것 같아 아쉬웠는데, 앞으로 이 시리즈 잘 챙겨보게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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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식스 더 뮤지컬>
구매처 : 인터파크 티켓
가격 : (A석 기준) ₩ 60,000
#헨리_8세는_왜_부인을_여섯이나_두었대?
오랜만에 뮤지컬을 보고 왔습니다. 한때는 꼬박 꼬박 보던 때가 있었는데, 물가 상승의 영향이 문화/콘텐츠 업계라고 예외는 아닌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뮤지컬 넘버가 좋아서 음원으로만 듣던 작품이, 한국에서 초연을 한다고 하니 안 보러 갈 수가 있나요.
<식스 더 뮤지컬>은 헨리 8세와 결혼했던 6명의 왕비들이 ‘전국 박복한 인생 자랑’을 펼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혼’, ‘참수’, ‘자연사’ 등 사연 많은 주인공들은 억울한 만큼 성량을 뽐내는데요. 유로댄스부터 락까지 인물마다 색이 확실한 넘버가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고음으로 뻗어가는 라이브가 주는 감동이 있잖아요. 익숙지도 않은 영국 역사에 감정 이입할 수 있었던 것도, 배우들의 실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마지막 넘버까지 끝나면, 관객들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게 될까요? 극을 보다가 눈물이 찔끔 났는데 어떤 인물 때문인지는 비밀로 하겠습니다. 공연은 6월 25일까지 코엑스 아티움에서 진행된다고 하니, 정신 없이 노래에 몸을 맡기고 싶으시다면 이 여섯명의 이야기를 들으러 가보세요 6️⃣
🍋 헨리가 누구야 하시는 분은 이 영상부터 보시는 걸 추천해요 (역사 해설 영상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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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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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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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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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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