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만남이 덜 중요해진 세상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서교동에 있는 한 찻집에 다녀왔습니다. 번화가를 지나 한적한 공간에서 녹차, 호지 차 같은 여러 종류를 고르고 맛보는 경험은 새삼 새로웠는데요. 비록 다년간의 비염으로 인해 차 종류의 섬세한 구분은 불가했지만, 맛과 향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집중했답니다.
오랜만에 자극적이고 강렬한 것들에서 멀어져 차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한 편, 우리가 오감을 골고루 활용하는 시간도 별로 없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김영하 작가는 오감을 생생히 느껴야, 견고한 내면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주로 쓰는 감각은 힘을 풀고, 둔감했던 감각에 힘을 주면서 이것저것 구체적으로 느껴보는 하루는 어떨까요?
|
|
|
(고 이건희 전에서 인상 깊던 한마디를 가져와봤어요.
다만, 시소레터는 S 사와는 무관합니다!)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점점 만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더라고요.
모든 만남이 연인이나 절친한 친구처럼
오래 갈 인연이 되진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되도록이면 나와의 만남이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라게 되는 것이 사람 마음 아니겠어요?
이번주는 만남에 관한 콘텐츠를 모아봤습니다.
시소레터와 구독자님의 만남도 오래오래 지속되길 바라면서요!😉
* 초록색 굵은글씨를 누르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
|
|
우리 만남이
👉 노래 : 폴킴
우리 만남이 특별하진 않았지 우리 만남에 뭐 있겠어 그래도 우리 좀 친해지긴 했지만 서로 눈물 보일 것까진
그리울 거야
인생엔 정말 수많은 만남이 있습니다. 어느 모임에서 대화 한 번 나눈 것이 그 만남일 수도, 직장에서 커피 한 잔 함께 마신 것이 그 만남일 수도 있죠.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사랑하는 연인이나 절친에 비하면 가슴 찢기도록 아플 것도 없고, 즐거웠다 다음에 또 보자 해도 한동안 연락 안 할 수도 있는 그런 사이일 겁니다. 그 사람이 없어도 그런대로 잘 살겠지만, 그 인연이 내 인생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을 거예요.
이 곡은 폴킴의 정규 2집에 수록된 곡인데, 곡 소개엔 이렇게 쓰여 있어요. "아르바이트에서 만난 직장 동료에게 선물했던 곡입니다. 가슴 찢기도록 아픈 이별은 아니었지만 솔직하게 아쉬운 마음을 담았습니다."
나이가 들어 만남과 헤어짐에 무뎌질 순 있겠죠. 하지만 인생의 한 장면을 함께해 준 이에게 고마움과 아쉬움을 표현하는 것은 꼭 잊지 말아야겠다 생각이 듭니다.
|
|
|
엄마아빠의 과거 사진을 본 아이들
점이 모여서 선이 된다는 건 꼭 수학에서만 통용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태어날 때부터 함께한 가족도, 시간을 과거로 돌리면 결국 하나의 점에서 시작합니다. 두 사람이 만나 쌍을 이루고, 다시 그 사람을 중심으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니까요.
당연하지만 잊고 지내는 이 시작점을 유튜브에서 발견했어요. 어린이의 시각에서 다양한 주제를 포착하는 채널 odg의 한 영상인데요. 가족들이 스튜디오에 모여, 부모님의 연애시절을 하나씩 돌이켜봅니다. 지금보다 앳되고 덜(?) 친해 보이는 엄마 아빠의 모습에 아이들은 어색해 합니다. 연인이 시간이 흐를수록 부모의 얼굴로 변해가는 게 인상 깊었어요.
아이들의 천진난만하고 솔직한 반응에 기분이 좋아지는 건 물론이고, 우리 부모님의 첫 만남은 어땠을지 궁금해지더라고요. 이번 주말에 본가에 가서 사진첩을 좀 뒤져봐야겠어요. 📷
|
|
|
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
👉 작가 : 남형도
극한 직업을 넘어, 그의 기사를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기자라도 이 정도까지 해야 하나”. 언제부터 ‘언론’과 ‘취재’라는 단어가 우아해졌기 때문이겠죠.
남형도 기자는 ‘체헐리즘(체험+저널리즘)’ 이란 타이틀 아래 본인이 직접 경험한 바를 토대로 취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100 킬로그램이 넘는 폐지를 직접 주워 생활비를 벌어보기, 남성이지만 여성 속옷을 입고 하루 종일 지내보기처럼 보통 기사에서는 찾기 힘든 경험들이 펼쳐집니다.
덕분에 평소라면 스쳐 지나갔을 사람들에 대해 다시금 떠올랐습니다. 내 시선으로만 힐끗 바라보고 넘긴 만남이 얼마나 많던가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만드는 게 사회라지만, 저는 아주 작은 동그라미 속 사람들만 알아가며 살았던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의 삶을 대신 살아볼 순 없겠지만, 내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의 만남이 좀 달라지지 않을까요? 체헐리즘을 만나고 세상이 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 것처럼요.
🍋 최근까지 그는 계속 체헐리즘을 이어가고 있어요 (기사 보러가기)
|
|
|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아
👉 연출 : 홍문표, 이윤정
👉 출연 : 김설현, 임시완 외
낙오되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텨내고 있던 직장인 여름(김설현 분)은 어느 날 갑작스레 퇴사를 합니다. '나를 가장 심하게 욕했던 사람은, 바로 나였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그렇게 서울을 탈출해 온 안곡마을에서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합니다. 당연히 낯선 곳에서의 적응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폐업한 당구장에서 생활하는 것도, 할 일 없이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도 다른 이들이 보기엔 너무나 이상하니까요.
그런 그에게도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은 있습니다. 낯을 많이 가리지만 친절한 도서관 사서 대범(임시완 분)을 시작으로 혼자였던 여름은 안곡 마을에서 점점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합니다. 분명 서울에선 안곡마을보다 몇 배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을 텐데, 그곳에선 한없이 외로웠던 여름이 이곳 안곡마을에선 몇 안 되는 사람들과 만나면서도 진심으로 행복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 만남의 한계는 없어서 끝도 없이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수많은 관계들이 정말로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에 대해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힘을 주어야 할 것과 아닌 것을 잘 구분하며, 그렇게 나를 잘 지켜내자고요!
|
|
|
🥨 리코'S PICK <감정어휘>
구매처 : 서점
가격 : ₩ 16,000
#복잡해도_필요한_어휘들
친구들과 톡을 하다가, 갑자기 내가 '헐', '대박'만 계속 보내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순간 드는 그 자괴감을 아시나요...? 단 몇 개의 단어로 제가 느끼는 모든 감정을 대체하고 있다는 건 그 단어들이 정말로 편리하구나 싶다가도 한 편으론 씁쓸합니다. 한글엔 정말 다양한 수십, 아니 수백 개의 '감정 어휘'들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이 책을 쓴 유선경 작가는 내가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된 어휘로 표현할 수 있을 때 진짜 내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순간의 감정이지만 알맞은 어휘를 붙여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고, 그걸 잘 해석하거나 해결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좋다'는 표현에도 그 상황과 정도에 따라 다른 어휘가 많습니다. 마음이 부담 없이 가볍고 편안해 좋다고 이야기할 땐 '산뜻하다', 걱정이나 탈이 없이 무사히 잘 있어 좋다고 말할 땐 '평안하다, 안녕하다'로 표현할 수 있어요. 분명 아는 단어들인데, 평소엔 잘 쓴 적이 없지 않나요? 평소 문자로, 글로만 소통하는 경우 내가 말하는 말의 뉘앙스를 잘 전달하기 어렵다 여긴 적이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런 어휘 사용의 문제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명랑하고', '근사한' 레터로 찾아뵐게요!
|
|
|
👴 흥선'S PICK <I AM>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나_자신의_이야기가_궁금해지는_곡
데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는 아이브의 정점을 찍는 곡이 공개되었어요. 뛰어난 곡 퀄리티와 스케일을 자랑하는 뮤직비디오도 좋지만, 결국 가사를 빼고 그들을 이야기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자기애’라는 신선한 컨셉으로 등장해, 그룹색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번 곡은 무려 제목부터가 ‘I AM’입니다.
물론 좀 섬세한 구독자님이시라면 이번 곡에서 뭔가 좀 달라진 인상을 받으셨을 수도 있겠는데요. 전작*은 비유를 통해 세계관을 짓는 서지음 작사가가 맡았지만, 이번 곡은 일상어로 의미를 만들어 내는 김이나 작사가 맡았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직관적이고 뚜렷한 메시지가 와닿았어요. 예를 들어, “I’m on my way 넌 그냥 믿으면 돼 (중략) 너는 누군가의 Dreams come true”처럼요.
하지만 그 모든 가사들이 모두 마음에 들어요. 사람들이 노래나 영화를 찾는 건, 결국 본인이 원하는 메시지를 듣고 싶어서라고 생각하는데요. 아이브의 신곡이 반가운 건, 이런 이유에서 인 것 같아요. 터질 듯이 강렬한 비트와 퍼포먼스가 사랑도 외양도 아닌, 우리 자신을 향해 있으니까요. 오늘 저는 <I AM> 덕분에 출근길에서라도 좀 더 당당해지고 어깨 필 수 있는 하루가 될 것 같네요.
*<ELEVEN>, <LOVE DIVE>, <AFTER LIKE> 로 이어지는 아이브의 대표곡들을 모두 서지음 작사가가 썼답니다.
|
|
|
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
|
|
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
|
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