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회식 어떠냐는 질문에 속으로만 삼키는 말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이번 주는 다들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3년 가까이 버텨오며 '나 혹시 슈퍼 면역자인가?' 상상했던 걸 비웃기라도 한 듯, 갑작스레 코로나 확진 통보를 받고 자가격리를 했답니다.😂 코로나에 걸리면 단번에 바로 알 수가 있다던데 (feat.오마이걸) 정말이더라고요. 다행히 제일 두려웠던 미각과 후각은 잃지 않고 지켜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돼지런한 생활을 했습니다. 후후.
다만, 저 혼자 살고 있는 게 아니라서 가족들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 마음 한편이 불편했어요. 개인적인 계획이 좀 틀어지기도 했고요. 구독자님에게는 이런 불운이 오지 않길 바랄게요. 바이러스가 종식될 때까지, 건강하게 굳건히 버텨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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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머 밈을 보다 보면,
E(외향형)-I(내향형), 인싸-아싸를 왜 이렇게 구분 짓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말하면 아싸의 항변 같을까봐 걱정이 또 되네요)
예로부터 공동체 문화였던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일까요?
혼자면 따분하고 불쌍하다는 세상에게,
무료할지라도 소중한 나만의 시간을 다룬 콘텐츠들을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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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 팀의 OO도, 누구의 여자친구도 아닌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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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의 휴식 (2011)
👉 극본 : 오오시마 사토미
👉 출연 : 쿠로키 하루, 타카하시 잇세이 등
이번 여름에 에어컨 없이 구옥 아파트에서 보내라고 하시면 아마 구독자님은 진저리를 치시겠죠? 불편한 자리에 있다 돌아오면 진이 다 빠지잖아요. 집에 와서도 내일이면 다시 눈치 챙겨야 한다는 생각에 맘도 편치 않고요. 주인공 나기는 그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아무것도 없는 곳으로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나 봐요.
“공기는 읽는 게* 아니라, 뱉고 마시는 거다”
눈치가 없는 사람이든, 눈치가 너무 빠른 사람이든 둘 다 타인 때문에 피곤한 경험 다들 한 번쯤 해보셨을 거예요. 사회생활에서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눈치’를 보다 보면 누구도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고, 결국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꼴이 되잖아요. 나기의 낡은 방이 오히려 맑고 상쾌하게 느껴지는 건, 누구도 신경 쓸 필요 없는 장소가 모두에게 판타지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물론 <나기의 휴식>에서도 나기의 인생에 끼어들고 싶은 구남친과 옆집 남자가 등장하지만, 혼자로 살기로 결정한 그를 말리기는 어려워 보여요.
어차피 40년 뒤에는 지구가 망한다는데, 그중에 며칠 정도는 내 눈치를 보면 안 되는 걸까요? 뭐.. 현생 살아야 하니까 쉽지 않겠지만 숨쉬는 공기마저 답답하다면 우리 나기의 아파트로 떠나봐요.
- Good : 드라마가 주인공 괴롭히지 말고 좀 내버려뒀으면 하는 분 🤫
- Bad : 남을 배려하는게 뭐가 나빠? 라고 생각하시는 꼰..대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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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그램
👉 소그노
그동안 혼자 사는 예능을 보면 왜 그렇게 할 일도 많고 부지런한지. 내 시간을 예능으로 만든다면, 바로 채널이 돌아가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홀로그램>을 보니까 ‘혼자 보내는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홀로그램>은 여성 미디어 크루 소그노의 새 예능 시리즈로, 우나와 휘수 두 멤버가 혼자 사는 모습을 관찰하는 유튜브 예능이에요. 똑같은 환경에서 하는 일, 짐을 푸는 방식, 일어나는 시간 마저 다른 두 사람이 한 크루로 일한다는게 참 신기했어요. 물론 제가 지금 사는 집보다는 좋기는 하지만, 한강뷰 아파트나 외곽의 거대 주택도 아닌 곳에서 해야 할 일을 해나가는 모습이 훨씬 자연스럽고 진솔하게 와닿았고요.
서로 다른 모습으로 하루를 보내는 두 멤버 보니까, 내가 혼자라면 무얼 해야 하고 무얼 하고 싶은지 돌이켜보게 되더라고요. 덕분에 혼자인 시간은 쓸쓸하고 지루하게 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란 걸 깨달았어요. 타인과 함께할 때는 묻히는 내 색깔이 온전히 드러나는 시간, 그 선명한 시간을 왜 그렇게 과소평가하고 있었을까요.
- Good : 꿀노잼 예능 보면서 맥주 한잔 할 때 힐링 느끼는 분 🍺
- Bad : 사운드 겹치고 빵빵 터지는 예능에서 BIG 재미를 느끼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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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만 아는 그 순간에 즐길 수 있다는 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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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술
👉 작가 : 김혼비
좋아하는 것이 명확하다면, 혼자서도 할 게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흔히 술을 좋아한다 하면, 부어라 마셔라 하는 소란스러운 분위기의 술자리를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둘은 전혀 같지 않거든요. 술은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기호식품입니다. 술 한 잔을 기울이는 데에 두 사람이 필요한 건 아니잖아요? 🤷♀️
저는 술을 좋아합니다. 어떤 날은 우동에 하이볼 한 잔이, 어떤 날은 피자 한 조각에 맥주가 좋은데 그 ‘어떤 날’은 저만 알아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딱 그 술이 필요한 순간을 짚어낼 수 있는 건 저 자신뿐입니다. 그 순간에 함께해 줄 사람이 없다고 해서 그걸 포기한다면 아쉽잖아요. 이 책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결국 마시고야 마는(!) 김혼비 작가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꼭 술이 아니더라도, 내가 지금 당장 무언갈 하고 싶은 그 순간에 그걸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 Good : 술을 좋아하거나, 좋아하고 싶은 분 🍺
- Bad : 술 한 모금도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강경술싫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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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si 홍시
혼자 있으면 무료하고 지루할 거야 - 라는 말에 반기를 들어줄 가장 좋은 예시가 여기 있습니다. 바로 ‘일상을 (살짝) 곁들인 먹부림’ 브이로그 유튜버 홍시입니다. 일상 유튜버라기엔 감성이 부족하고, 요리 유튜버라기엔 전문적이지 않은, 그저 먹고 싶은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기를 즐기는 자취생입니다.
때로는 꽁꽁 얼어버린 치즈 덩어리에 한숨이 나오고, 파스타 양 조절에 실패해 결국 프라이팬을 바꾸며 설거지를 늘렸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리를 멈추지 않습니다. 자취생이 하기엔 쉽지 않을 것 같은 갈비찜이나 매실청 담그기 같은 것도 ‘내가 먹고 싶으니까’ 도전하고, 혹여나 실패하더라도 너무 좌절하지 않아요. 이번엔 뭐가 잘못된 것 같긴 한데, 아무튼 뭐 입에 들어가면 다 먹을 수 있습니다! 라면서요.
그 모습을 보면서 직접 뭔가를 만들고 그걸로 식사를 하는 것 자체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음을 느꼈어요. 물론 누군가와 함께한다면 실패의 확률이 더 줄어들 수도 있겠지만, 과정에서의 즐거움이라는 게 있잖아요? 혼자서도 충분히 즐기고 재미있을 수 있다고요😋
- Good : 어이없지만 웃긴, 일상 속 잔잔한 개그를 좋아하는 분 😹
- Bad : 브이로그의 재미는 대리만족에 있다고 생각하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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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여자)아이들 - <말리지 마>
구매처 : 유튜브프리미엄
가격 : ₩ 10,450
#오랜만에_락부심
3월 14일, 드디어 아이들이 컴백했습니다. 긴 시간 재정비 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는 아이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기대 반 불안 반으로 기다렸는데, 그건 다 기우였네요. 다시 돌아온 Y2K 감성에 진취적인 여성상을 한껏 버무려 아이들만의 색깔을 만들어버렸습니다. 후렴구 가사에 삐 처리를 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 타이틀곡 <TOMBOY>도 너무 좋지만 이번 앨범 제 원픽은 바로 2번 트랙, <말리지 마>입니다.
도입부 민니의 나른한 보컬이 일단 두 귀를 사로잡았어요. 사전에 공개되었던 트랙 비디오에서 이 부분만 들었을 땐 곡 전체가 좀 재즈스럽게 진행될 줄 알았는데, 그 뒤로 빠르게 리듬이 전환되면서 후렴구에선 기타 리프와 함께 미연의 허스키하지만 딴딴한 보컬이 팡 터집니다. 아이들은 5명 다 개성이 뚜렷한 목소리를 가진, 몇 안되는 여자아이돌 중 하나인데, 이 밴드 반주에선 특히나 각자의 스타일이 더 분명하게 잘 들려서 좋았어요.
요즘 국내외로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런 신나는 락밴드 스타일, 일명 팝 펑크가 다시 뜨는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 꾸준한 ‘에이브릴 라빈’ 파였던 제게 너무나 희소식인 부분... 이 곡도 어디서든 라이브로 불러주었으면 하고 살며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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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최애>
구매처 : 왓챠
가격 : ₩ 7,900
#언내추럴_제작진은_못참지
일본 추리물을 좋아하신다면 싫어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언내추럴>, <N을 위하여> 제작진이 만든 걸 몰랐다 해도 연출과 분위기가 지문처럼 묻어나거든요.
<최애>는 크게 15년 전 기후와 현재의 도쿄를 오가며, 과거의 비밀이 양파 껍질처럼 한 겹씩 드러나는 구조로 흘러가요. 제목에서 느꼈겠지만, 주인공 리오와 첫사랑 다이키의 관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러브 서스펜스 물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사랑과 전쟁(..) 같은 치정물은 아니고, 두 사람을 두고 벌어진 사건들과 그 사건 너머의 진실을 다룬 드라마예요.
순진하고 정 많던 고등학생 때 모습과, 진실을 알고 있는건지 아닌건지 모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에요. 주인공 리오 역의 요시타카 유리코는 건조하고 마른 얼굴도 잘 표현하는 배우라, 일본 드라마 특유의 연극적인 연기에 지쳐 있던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요.
마땅히 마음 하나 기댈 곳 없는 주인공, 그리고 그의 인생을 관통하고 있는 미스터리. 여러 작품과 비슷한 것 같지만, 또다른 장르적인 변주를 느낄 수 있는 <최애>에 흥미가 가신다면 바로 왓챠를 켜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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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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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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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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