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배정 하나에도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는데..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어제 대선이었는데 투표 다들 하셨겠죠? 🙌
민주 시민이라면 투표는 필수, 시소레터 구독도 필수입니다. (농담)
지금 레터가 발송될 때 쯤에는 차기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텐데,
누가 되더라도 슬픔과 분노는 콘텐츠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네요.
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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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중 이런 장면이 있어요.
IMF로 집안이 몰락해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백이진(남주혁 분)이,
확신에 차서 꿈을 이야기하는 나희도(김태리 분)를 보며
(18살로) 돌아가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뭐가 제일 그립냐는 질문에,
'그 때의 걱정들이 그립다'는 답변은
생각지 못했지만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 땐 그 고민이 세상에서 제일 무겁고 힘든 건 줄 알았잖아요.
이번 주 시소레터는 내가 겪는 게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던
그 때 그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콘텐츠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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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 👉 작가: 순끼
아는 친구 하나 없는 학원에 혼자 가게 된 것이, 영어 숙제를 다 못 끝낸 것이, 혹은 체육대회에서 선보일 포크댄스에 소질이 없는 것이 제일 큰 고민이었던 시절, 다들 기억하시나요?
백제중학교에 다니는 16살 황미애도 마찬가지예요. 어렸을 때 같이 논 기억이 있지만 서먹서먹한 아. 친. 아(아빠 친구 아들) 김철 때문에 ‘철이와 미애’로 놀림받기 시작했거든요. 더군다나 김철은 키도 어른처럼 커서 미애의 작은 키가 더 돋보이는 것 같아 싫은데 짝꿍까지 하게 됐어요. 이왕 이렇게 된 거 김철이랑 좀 친해져보려 했는데 자길 싫어하는 건지 자꾸 피하기만 해요. 거기다 미애가 좋아하는 아이돌 파이어 보이즈 멤버를 닮은 남자애, 모진섭의 귀걸이도 잃어버려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고요.
지금 보면 사소한 고민들이지만 그땐 그게 제일 큰 고민이었잖아요. 그 고민들에 나름의 해결책을 찾고, 성장하는 미애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지금 내가 하는 고민도, 10년 후에 보면 사소해 보이려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좀 웃음이 나오더라고요.
- Good : <치즈인더트랩>은 리얼한 캠퍼스 로맨스! 일상 연애물을 좋아하는 분 😍
- Bad : <치즈인더트랩>은 로맨스릴러! 미스테리 스릴러를 선호하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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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 BUDDY
👉 노래: 세븐틴
이 곡은 세븐틴 내 97년생 동갑내기, 민규, 디에잇, 도겸이 부른 유닛곡이에요. 세븐틴이라는 팀이 주는 청량한 에너지에, 그중에서도 동갑내기 친구끼리만 낼 수 있는 마냥 신나고 즐겁고, 가끔은 무모하기도 한 바이브가 더해져서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요. 가사(기울임체로 쓴 부분들)가 꼭 우리 모두의 학창 시절 같아서요.
학창 시절에 제일 좋았던 건 아무래도,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골목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보이는 곳에 친구들이 살고 있었다는 것 같아요. 학교를 안 가는 날이면, 제일 좋아하는 티셔츠를 입고, 스니커즈 신고서 달려가 초인종 누르고 “00이 친구인데요!” 하고 친구를 불러낼 수 있었어요. 꼭 뭘 하자고 계획하고 만나는 게 아니라, 그냥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했죠. 일주일에 3번은 가는 분식집에서 또 떡볶이를 먹어도, 게임방에서 별 소득 없이 그날 용돈을 다 날려버려도 즐거웠어요. 하루 종일 슬러시 하나 들고 수다도 떨 수 있었어요. 서로가 해결사였거든요. 어떤 고민이든 이야기하다 보면 해결이 되는 것만 같았어요.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친구만큼 내 고민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또 없는 것 같긴 하네요.☘️
- Good : 청량, 댄스, 케이팝...이 조합 안 듣고 넘길 수 없는 분 🌊
- Bad : 아이돌 음악은 좋아하지 않거나, 잘 듣지 않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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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1)
👉 감독 : 강형철
👉 출연 : 유호정, 심은경, 강소라 등
왠지 모르겠는데 학생 때는 꼭 무리로 다녔잖아요. 그 안에서 싸우고 다시 화해하고. 한 식구처럼 끈끈하게 다닐 수 있던 그때가 참 신기해요. 이제는 집단으로 다니는 게 제 성격에 맞지 않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그리고 지금은 꼭 방역 수칙을 지키며 사적 모임을 가져야 하니 쉽지도 않고요.)
7명의 써니 멤버가 하나로 뭉치는 이야기가 와닿는 건 그런 누군가가 그립기 때문인 것 같아요. 십수 시간을 붙어서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고, 같은 생각과 같은 감정을 나누던 때가 있었거든요. 하루종일 공적인 관계로 씨름하다 보면, 직업이나 배경 없이도 마냥 나를 좋아해 주던 친구들이 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써니>가 좋은 건 우리 한편엔 그때 그 관계들을 떠올리게 해서인 것 같아요. 무모할 만큼 순수했던 써니였던 시절을요.
그래서 나미(유호정 분)도 성인이 되어서 친구들을 다시 찾아갔나 봐요. 나미는 연락처를 몰라서 흥신소를 찾아갔지만, 그래도 저는 좀 다행인 것 같아요. 적어도 SNS 아이디나 카카오톡은 아니깐요.
- Good : 행복은 나눠야 더 커지고⬆️ 우정은 많아야 즐거운 분 🤼♀️
- Bad : 학창시절부터 독고다이 솔로 지향했던 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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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미 좋아서 하는 채널
시간이 많이 흘렀나 봐요. 이 영상을 보고 나서야 그 숨 막히고 답답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게 떠오르는 걸 보면요. 특히 구독자님이 입시 미술을 해보셨다면 소스라치게 놀라실 거예요. 디테일 장인 강유미 답게 대사 하나 하나 현실감 100%거든요.
친구들에 비해 모자란 것 같아서 좌절하고,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절대적인 것 같고. 가진 것보다 해내야 하는 게 더 많은 때였는데, 인 서울, 어느 대학, 어느 학과 등등 내 미래와 목표를 위해 순수하게 시간을 보냈어요. 세상이 아무리 상처를 줘도 내 길을 가야 한다는 걸 배운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죠. 자습실에서, 학원에서 지난한 시간을 보냈던 어린 내가 지금 보니 참 기특해요.
지금은 이런저런 핑계 대면서 꿈을 멀리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때는 목표에 올인했었는지 몰라요. 노력하면 된다는 문장을 열렬히 믿었던 내가 불안해도 좋았어요. 그때만큼은 꿈과 나 단둘이 등장했던 드라마였으니깐요!
- Good : R=VD가 무슨 뜻인지 알고, 순공시간 스톱워치로 재봤던 분 🕰️
- Bad : 입시 미술에 피땀눈물 흘려봤던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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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멍멍이 우주탐사대>
구매처 : 넷플릭스
가격 : ₩ 9,500
#인간이_제일_나빠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발견한 애니메이션이에요. 이쯤 되면 애니메이션만 보는 거 아니냐, 하실 수도 있는데 진짜 요즘 저도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 작품, 포스터만 보면 의인화된 강아지들의 우당탕탕 모험기를 그린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같지만, 실상은 전혀 아니에요.
인간들이 망가진 지구를 대신할 새로운 행성을 찾아달라고, 개들을 유전자 조작을 해서 사람처럼 만들어 우주로 보냈습니다. 예전엔 원숭이만 덜렁 태워서 우주선에 보내더니, 이젠 인간이 해야 할 미션까지 맡긴거죠. 이 스토리 설명부터 벌써 인간 혐오증이 생길 것만 같으신가요? 휴, 그런데 강아지 우주 대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더 분노가 차오릅니다. 정작 강아지들이 우주에 간 후로, 주인들과는 연락이 안 된다네요. 캡틴 가비지는 미션을 하는 중에 늘 우주선에서 주인에게 영상 메시지를 보내지만 답변을 받지 못하고, 외딴 행성에 떨어져 조난당한 키라는 오랜 시간 홀로 지내며 주인을 포함한 인간, 인류에 대한 불신이 가득해졌어요. 시즌1에서는 이렇게 인류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개와 그래도 여전히 인류에 대한 충성심을 가진 개와의 갈등을 그렸더라고요.
전체적으로 마냥 허무맹랑하게만은 들리지 않는 않죠? 매일같이 지구를 더럽히고, 동물을 학대하는 사건들이 일어나는 사회에 살고 있으니까요. 이 작품 속에 그려진 미래가 오지 않길 바라며 오늘도 텀블러를 챙겨 나가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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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사내맞선>
구매처 : 웨이브, 넷플릭스
가격 : ₩ 7,900 (*웨이브 기준)
#아는_클리셰맛이_더_무섭다
첫방 5%로 시작해서 지금 월화극 1위까지. 시청률 고공행진이라는 이 드라마, 뒤처질 수 없으니 저도 시작했어요.
<사내맞선>은 친구를 대신해서 나간 선 자리에서 만난 회사 대표님과 만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인데요. 하리(김세정 분)가 태무(안효섭 분)를 온갖 깨는 행동으로 떼어내려 할수록 점점 서로는 얽히게 돼요. 한 마디로, 그동안 본 로맨스 드라마 클리셰 총집합인 느낌!
조금 많이 오글.. 거리는 스토리에도, 눈에 띄는 포인트들이 있었어요. 태무의 아버지가 막장 드라마를 보면서 “무슨 재벌이 저래”라고 하거나, 빻은 발언을 하는 남자 팀원에게 부장이 사이다를 먹이는 장면처럼 말이에요. 알고 보니 작가 두 분 모두 <막돼먹은 영애씨>를 쓰신 분들이더라고요. 어쩐지 대사가~.
남은 스토리에서 우리가 아는 ‘그’ 신데렐라 스토리처럼 흘러갈지, 아니면 <사내맞선>만의 각색이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일 것 같아요. 월요일 저녁에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보기 좋은 드라마를 찾는 분들이라면 추천입니다.
🍋 맞선 장면을 견딜 수 있다면, 이 드라마 가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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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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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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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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