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레터에 구독자님의 진로가 있을지도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얼마전 다음주에 벌써 벚꽃이 핀다는 뉴스를 봤어요.
지구온난화 때문에 개화 시기가 빨라진 건 알았지만 마음에 준비도 안했는데 벌써 봄이라니.
그동안 꽁꽁 언 맘을 좀 녹이라는 신호로 여겨도 되겠죠? (F형 해석)
날이 따뜻해지고 꽃이 피는 봄에도 구독자님과 쭉 함께하고 싶어요 🌸
|
|
|
피아노학원을 다니던 5살 때는 피아니스트가 꿈이었고,
학생 때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꼭 직업으로 삼고 싶었어요.
그런데 취업을 해보니 알겠더라고요.
직업은 내가 정하는 게 아니라 회사님이 정해주시는 거란걸요.
지금 하고 있는 거나 잘해야지 싶기도 하고,
젊은 나이니까 새로운 도전의식이 불끈 솟기도 하구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구독자님을 위해,
성인용 키자니아는 준비하지 못했어도
새로운 직업의 세계를 소개해줄 콘텐츠들을 모아봤어요.
|
|
|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 ‘외곽주의자’ 검사가 바라본 진실 너머의 풍경들
👉 작가 : 정명원
어렸을 때 직업의 종류를 쓰라고 숙제를 받으면, 꼭 쓰게 되었던 게 바로 법조인이었던 것 같아요. 판사, 검사, 변호사요. 사실 그런 법조인이 되기가 얼마나 힘든지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하며 점점 내 삶과는 먼, 미디어 속 직업이 되었지만요.
이 에세이는 ‘세상의 가장 가까운 곳에 서 있고 싶어서’ 검사가 되었다던 작가가, 어떻게 풍경의 외곽, 조금은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서 존재하는 이끼라고 본인을 칭하게 되었는지, 검찰청에서 16년간 검사로 근무하며 겪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누군가의 삶의 극히 일부만을 보고 유죄인지, 무죄인지, 그 사람의 아주 중요한 무언가를 잃을 수도 있게 되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직업이라는 건 참 힘들더라고요. 저녁 메뉴로 삼겹살을 먹는 대신 곱창을 선택했다는 걸 보면, (곱창은 분명히 안주이기 때문에) 음주를 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것까지도 생각해야 한다는 게 다소 웃프기도 했지만요. 여성 검사로서 ‘새파랗게 젊은 년’이라는 말을 듣고 나서 분노하다가도, 이젠 자신을 ‘딥 블루 레이디’라 불러달라는 말을 한다는 부분에선 정말로 민원을 받는 공무원으로서의 애환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매번 드라마 속에서 그려진 검사는 웃지도 않고, 냉철하고 단호한 모습이었는데 한층 더 직업인으로서의 애틋함이 느껴졌달까요? 언젠가 만나게 되면 그래도 마냥 무섭게만은 보이지 않을 것 같아요. 물론 평생 뵐 일이 없는 게... 가장 좋겠죠?😅
- Good : 법정 드라마에 푹 빠져 로스쿨 진학을 꿈꿨던 적이 있는 분🎓
- Bad : 초등학생때도 장래희망 칸에 '사짜 직업'은 안 썼던 분 😈
|
|
|
일은 배신하지 않는다
👉 작가 : 김종민
혹시 구독자님은 유튜브에서 ‘ 구글에서 입사 제의받은 포트폴리오’라는 영상, 보신 적 있으신가요? 어제자 기준으로 벌써 조회수 545만 회를 기록했더라고요. 2012년 작품인데 지금 봐도 정말 세련되고 멋지죠?
이 포트폴리오의 주인공, 인터랙티브 디벨로퍼 김종민 씨는 고졸 출신, 비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흔히들 얘기하는 꿈의 직장 구글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저 역시 그런 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호기심에 그의 책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한국인 디자이너가 이런 곳에 가려면 대체 얼마나 감각 있는 멋진 사람일까 궁금하기도 했어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건, 갑과 을의 관계에서 병, 정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 역시 밤을 지새우고, 몸을 혹사시킨 것은 똑같았지만 직업관이 좀 남달랐던 것 같아요. 인간은 활을 쏘는 궁수, 칼을 쓰는 전사 등 게임 캐릭터처럼 꼭 내 직업이 디자이너라고 해서 꼭 디자이너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셨다고 해요. 개발도 좋고, 디자인도 좋으니 둘 다 하겠다고 생각했던 게 결국 이렇게 '인터랙티브 디자이너'라는, 그 당시에는 정말 드문 직업으로 본인의 커리어를 만들어나가게 된 거죠.
사실 요즘 사람들이 흔히 ‘부캐’라고 부르는 수많은 부업들도 사실은 이것과 같은 결에 있는 것 같아요. 사람 한 명당 직업 하나라고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니까요. 내가 가진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직업들을 이분처럼 나만의 방식으로 결합시킨다면, 이렇게 꿈의 직장에까지 입사하는 멋진 직업인으로 성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 Good : 투잡, 쓰리잡을 병행하며, 커리어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분 🌀
- Bad : 직업은 확실한 하나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분 👌
|
|
|
미대 나온 내가 청소 일을 하는 이유
👉 요즘 것들의 사생활
저도 부끄럽지만 처음에 이렇게 생각했어요. ‘헉, 젊은 분인데 청소 일을 한다고?’ 이 질문에 김예지 작가는 이렇게 대답해요. ‘청소 일로 나를 책임지는 안정감을 처음 느꼈어요.’라고요.
먹고사는 일과 좋아하는 일을 분리하는 삶이 늘 궁금했어요. 꿈을 물으면 직업으로 대답해야 하는 것처럼, 잘하고 싶고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아야 한다고만 생각했거든요. 어쩌면 삶에 대해 너무 작은 케이스만 보면서 자란 것 같아요. 모든 사람이 회사를 다니거나, 사회적으로 잘나가는 직업을 가져야 할 필요는 없을 텐데 말이죠.
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동아리를 즐기는 감각과 비슷한건가 싶어서 궁금했는데, 이 동영상이 그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갈시켜줬어요. 먹고 사는 일로 나를 먹여 살리고, 다시 그 힘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 된다는 걸요. 그리고 일에 모든 것을 투입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단 걸요.
- Good : 직업에 귀천은 없다고 생각했던 분 🧗♀️
- Bad : 다른 직업 말고 지금 하고 있는 직업을 더 잘하고 싶어요! 🙋♀️
|
|
|
4. 남들에겐 플랜Z라고 보이는 걸 선택할 수도 있죠 |
|
|
직업이 대표하는 건 참 많은 것 같아요. 내 자아실현이기도 하고, 명예면서 돈이 되기도 하죠. 특히 우리나라에서 ‘O사’로 끝나는 직업이 가진 힘은 대단한 것 같아요. 근데 공중보건의’사’라니.. 이건 무슨 의사일까 싶은데 지역 보건소에서 일하는 의사라네요.
보통 대학 병원에서 수련 과정을 밟거나 개인병원 개업을 하는데 작가님은 특이하게 공중보건의를 선택하셨대요. 의사라는 자격이 주는 안정감이 있어서, 그런 시도도 해볼 수 있던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모두가 밟는 왕도가 있을 때 그걸 택하지 않는 용기도 저는 대단하다고 봐요. 그리고 그 용기는 나에겐 중요한 동기가 작용한다면 발휘되기도 하죠. 작가님의 동기는 “새로운 곳을 가보고 싶어서” 였다는데요. 그리고 현장에 출근하자마자 코로나를 맞고 후회하셨대요. (ㅋ)
보건의로 근무하는 동안 김경중 작가가 몸과 마음은 시달렸어도 그 누구도 쉽게 하지 못할 경험을 한 건 확실한 것 같아요. 의사로 자리 잡고 나서는 쉽게 가보지 못할 지역에서 살아보기도 하고, 하루에 99명의 환자를 만나보는 것도 보통의 일은 아닐 테니까요. 평범해 보일 수 있는 길만 걸으려다간, 결국 나의 플랜 A를 놓칠 지도 몰라요. 그 너머엔 남들의 시선보다 훨씬 값진 가치가 있을 수도 있는데 말이죠.
- Good : 내 선택이 가져다 줄 멋진 미래를 믿는 분 🧙♂️
- Bad : 그래도 남들이 가는 길에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
|
|
|
🥨 리코'S PICK 닷페이스 영상
<인공지능으로 분석한 한국 영화, 성별에 따라 등장 시간도, 장소도 다르다?!>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슬픈현실 #콘텐츠제작자라면_필수시청
요즘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거나, 유명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보면 다양성을 추구했다는 점이 눈에 띄더라고요. 여성, 흑인, 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들이 많은 이목을 받고 있고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들이 많아졌어요.
마침 최근 닷페이스가 유튜브에 공개한 이 영상은 카이스트에서 발표한 한 논문을 바탕으로, 한국 영화계의 성별에 대한 편향적인 관점을 데이터로 보여줬어요. AI가 영화 속 인물들을 분석해 수치화된 통계를 볼 수 있었는데요, 영화 한 편의 분량 중 남녀 인물의 시간 점유율이나, 화면 속 비중 등 시청자의 입장에서 무의식적으로 느꼈을 수 있는 차이점을 숫자로 보니 더욱 충격적이더라고요. 흔히 '천만 영화'라고 부르는 라인업 대부분이 남성 주연이라는 것, 최근에서야 국내에서도 사회적 소수자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것도 머릿속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그걸 지표로 확인하는 건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니까요. 우리가 그런 식의 구성과 편집 방식에만 늘 노출이 된다면, 그게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여기게 되잖아요. 애초에 문제의식을 갖기가 더 어려운 현실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대한 많은 제작자들이 이 영상을 봤으면 좋겠어요. 한국이 전 세계적인 콘텐츠 트렌드에 역행하는 국가가 되지 않기만을 바라봅니다.😖
|
|
|
👴 흥선'S PICK <스펜서>
구매처 : 영화관
가격 : ₩ 13,000
#다이애나_아닌_스펜서의_이야기
다이애나라는 이름은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사실 저는 매우 단편적인 정보로만 그를 기억하고 있었어요. 비극적인 죽음, 영국 왕실👑, 신데렐라* 같은 단어들만으로요. (*사실 스펜서 가문은 대대로 명문가라 서민 집안도 아니었다고 해요. 결혼 전 살던 저택🏰에는 방이 90개였대요... -N룸 집에서 흥선이)
그래서 이 시점에서 영화로 제작하게 된 이유가 뭘까라는 궁금함에 예매했어요.
영화는 사랑의 시작이 아닌, 결혼 후 10년을 기점으로 이야기를 시작해요. 크리스마스를 맞아 왕실 별장으로 향하는 다이애나는 시작부터 길을 잃고 마는데요. 연회 시작부터 제시간에 늦은 덕에, 크리스마스 내내 다이애나는 더 구석으로 몰리게 됩니다. 숨 쉴 구멍을 찾는 그와 아름답고 회화적인 연출이 대비되면서 스릴러를 보는 듯 했어요. 넓은 별장과 풍경에서 다이애나가 편하게 있을 공간은 아무도 지켜보지 않은 화장실 뿐이었거든요.
보수적이다 못해, 사람을 억누르는 왕실 분위기를 보자니 ‘과연 신데렐라는 결혼 후에도 행복했을까’란 의문이 들더라고요. 내가 원하는 대로 입고 먹을 자유도 거세당한 채, 행복을 위해선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고 강요당하는 삶. 로맨스와 결혼으로 가려진 진실일지도 모르겠어요.
처음부터 그의 죽음을 알고 영화를 보게 되지만, 그를 어떻게 기억하냐에 따라서 다이애나의 결말은 달라질 수 있을 거라 믿어요. 그리고 저는 다이애나가 아니라 스펜서라고 기억하고 싶네요.
|
|
|
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
|
|
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
|
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