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들이 나를 미치게 해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
구독자 님은 평소에 라디오 자주 들으시나요?
얼마 전 MBC와 SBS가 라디오 AM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어요.
라디오는 주파수에 따라 FM과 AM으로 나눠 송출하는데,
청취율 감소에 따라 상대적으로 사용성이 낮은 AM을 중단하게 되었다고 해요.
유튜브부터 팟캐스트까지 대체 가능한 오디오 콘텐츠가 많아진 요즘이지만,
괜히 한 시대가 저무는 것 같아서 섭섭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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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연애는 종영했지만 아직 과몰입에서 못 벗어난 분들 있나요?
(해은X현규 영원해 ♥️)
인물들의 상황이 미친듯이 공감가서,
거대한 세계관에 빠져 들어서,
아니면 그냥 설명은 못하겠고 덕통사고 당해서 등등.
꼭 연애 예능이 아니더라도
콘텐츠와 과몰입은 뗄레야 뗼 수 없는 단어 같아요.
그래서 이번 주는 시소레터 에디터 픽! 과몰입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 초록색 굵은글씨를 누르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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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무사히
👉 크리스피 스튜디오(Krispy Studio)
구독자님 혹시 소개팅해보신 적 있으세요? '너 소개팅할래?'라는 물음으로 시작되는 새로운 만남은 언제나 두렵기도, 설레기도 해요. 아직 소개팅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때 봤던 이 웹드라마 속 소개팅 씬은 제가 마치 예행연습을 하는 것처럼, 주인공들에게 과몰입하며 봤던 영상이에요.
가기 전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하다 몇 번을 갈아입는 준호의 모습에 같이 긴장하고, 만나서 상대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이 사람을 알아보려 노력하는 하루의 모습에 같이 설렘을 느꼈습니다. 소개팅 직후 친구들에게 썰(?)을 푸는 장면에선 친구들과 같이 박수를 치며 깔깔거리게 되더라고요. 특히나 친구들과 헤어져 집에 들어간 후 메신저 채팅방에서 상대의 답장을 기다리다가 1이 없어지자마자 후다닥 채팅방을 나가는 장면에선 덩달아 손에 땀을 쥐고 답장을 기다렸습니다.
아주 특별한 스토리도 아니고, 개성 있는 캐릭터도 아닌데 이렇게나 몰입하며 봤던 건 아무래도 작은 디테일이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마치 내가 하루가 되어 실제로 소개팅을 하는 것처럼, 나도 모르게 준호는 어떤 사람일지 가늠해보고 있었거든요. 이건 공감이라기보단 아무래도 현실에선 일어나기 힘든 환상적인 첫 만남이라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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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
👉 작가 : 백덕수
투디(2D)를 좋아하는 건 제 인생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일이 현실로 일어났습니다.
4년 차 공시생 류건우가 어느 날 눈을 떠보니 낯선 천장의 모텔에서 깨어납니다. 무려 3년 전의 오늘, '박문대'라는 이름의 청년의 몸을 갖고요. 그리고 갑자기 '데뷔가 아니면 죽음을'이라는 경고가 뜬 상태창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자신, 아니 이 청년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몇 년 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프로듀스' 시리즈와 흡사한) 아이돌 서바이벌, '아이돌 주식회사(일명 아주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 소설은 시작합니다.
웹 소설계에서는 흔하디 흔한 판타지 회귀물이라지만 이 작품은 그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세계관이 현실적이고(?) 디테일합니다. 정말로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만 같은 캐릭터들은 물론이고, 그들이 아이돌 서바이벌 출연자로서 경험했을 법한 일들은 정말로 그럴듯하거든요. 실제로 우리가 3D(?) 아이돌들을 덕질하며 보는 콘텐츠들이 거의 다 등장하고, 거기에 방송 전후로 겪을 법한 일들까지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으니... 작가는 대체 뭐하는 사람인가 궁금해집니다. 그야말로 이 세계관, 일명 '데한민국'이 평행세계에 존재하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거든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이렇게나 과몰입을 유발하는 건 웹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 덕분인 것 같기도 합니다. 글로만 캐릭터와 상황이 묘사되어 있으니, 스스로의 상상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아, 그렇게 생각하면 과몰입이라는 건 인간의 상상력엔 끝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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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님이 보고계셔
👉 작/작사 : 한정석
👉 작곡 : 이선영
제목 보고 백스텝 하는 분 과거의 저 말고도 더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 뮤지컬, 올해로 벌써 10주년을 맞이한 대학로에서 나름 잔뼈 굵은 작품입니다. 이름만 보곤 판타지라고 생각하셨을 수 있겠지만, 의외로 장르는 전쟁물입니다. 주인공 영범은 포로를 수송하던 도중, 우연치 않게 섬에 표류하게 됩니다. 유일하게 배를 고칠 수 있는 순호도 정신을 못 차리고, 설상가상으로 포로들은 폭동을 일으키는데요. 영범은 순호를 꼬셔 섬을 탈출하기 위해, ‘여신 이야기’를 꾸며내기 시작합니다.
기껏해야 미디어나 교과서에서 만나는 전쟁은 번번이 남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사상자 수나 지역명으로 요약된 걸 보면 아무 느낌도 주지 못했거든요. 그래선지 무대지만 내 코 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더 무섭게 와 닿았습니다. 내가 몇 줄로 훑고 지나간 일들이, 얼마나 많은 인생을 빼앗아 갔을지 상상도 가지 않아서요. 처음엔 가짜로 지어낸 ‘여신’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영범과 포로들도 그 이야기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저도 간절하게 그 이름을 찾게 되었어요. 신이 있다면 이 땅에 있는 사람들을 저버릴 순 없을테니까요.
이성과 객관이 지배한 세상이라지만, 그럼에도 ‘과몰입’할 수 있단 건 어떤 희망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영범이 마치 ‘여신’을 꾸며내 관객들을 초대했듯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전혀 다른 삶을 만나게 되겠죠. 그럼 무대 밖 여신님은 우리에게서 어떤 모습을 보고 싶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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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사랑 (Childhood)
꼭 비슷한 시기에 나온 게 아니더라도, 어떤 기억을 닮은 노래가 있죠. 차마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 같아서, 누구한테 추천도 못하겠더라고요. 차분한 어조와 정 반대로 모든 가사에 후회와 가정이 뚝뚝 묻어 나오는 이 노래처럼요.
훌라춤 챌린지를 보여주던 < 열이 올라요>와 같은 앨범에 수록된 곡이라 온도 차가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앨범마다 강렬한 컨셉을 보여주던 선미라서, 이런 노래도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거든요. 아차 < Why So Lonely>를 제가 깜빡하고 있었네요. 알고 보니 두 곡 모두 선미가 직접 작사, 작곡했다고 해요.
남들에게 말해봤자 찌질해 보일 것 같고, 일기를 쓰는 재주는 더더욱 없어도 다행이에요. 세상에 정말 많은 노래가 있으니까요. 그중에 하나는 분명 내 마음을 알아주고 있잖아요. 운이 좋아서 그 노래 가사가 한국어라면 더더욱 마음이 나아지더라고요. 나랑 비슷한 사람이 이 세상에 있구나 싶어서요. 어차피 이별하고 전하지 못할 마음이라면 반복 재생이라도 하렵니다. 그러다 보면 3분 후엔 끝나는 노래처럼, 언젠가 내 마음도 마무리가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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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외계+인 1부>
구매처 : 티빙
가격 : ₩ 9,500
#뭘_본건지_모르겠는데요 #이럴거면_시리즈물이_나을_듯
화려한 출연진에다 <전우치> 최동훈 감독이 만든 신작이라는 말에 영화관에서 볼까 말까 한참을 고민했던 영화, <외계+인 1부>가 티빙에 공개되었길래 보고 왔어요. 워낙 홍보를 크게 해서 대강 줄거리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실제로 본편을 보니 그건 정말 빙산의 일각이더라고요.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일 수 있어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제가 흥미롭게 느꼈던 포인트들을 공유해보려고 해요.
우선 줄거리 소개에서 늘 등장했던, '인간의 뇌에 외계인 죄수를 가둔다'는 전제조건이 참 괴상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짱짱한 연기 경력을 가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서 그런지 이상하게 그게 자연스럽게 이해가 됐습니다. 말도 안 되는데 그걸 말이 되게 만드는 연기력이었거든요. <전우치>는 영화를 보는 동안 은은하게 여기저기서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방대한 세계관에 정신이 혼미해지니 표면적으로 보이는 요소들이 더 눈에 띄어서, '오, 이거 전우치랑 진짜 비슷하네.'라고 생각하며 보는 불상사가 일어나더라고요.
아무튼 그렇게 어설프게나마 조금씩 이야기에 몰입할 때쯤, 영화가... 끝이 났습니다?! 밥 잘 먹다가 숟가락 뺏긴 기분이었습니다. 630년을 넘나드는 만큼 과거와 현재에 등장하는 캐릭터도 너무 많고, 각각의 관계성이나 서사도 복잡해서 영화 한 편이 인트로만 하다가 끝나버린 것 같아요. 그래서 차라리 <보건교사 안은영>처럼 시리즈물로 공개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세계관 자체는 흥미로운데, 그걸 풀면서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일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2부가 바로 내년에 개봉된다고 하니, 이런 장르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속편 개봉 전에 연이어 보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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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구매처 : 서점
가격 : ₩16,000
#인생_노잼시기라면 #진짜_이건_책제목이_사기
엊그제 200년 만에 나타났다던 개기월식 현상 다들 보셨나요? 퇴근길 갑자기 뜬 유튜브 알고리즘 덕분에 놓치지 않고 봤습니다. 그중 한 썸네일이 눈길을 사로잡았어요. ‘이번 생에 마지막 개기월식’. 안 그래도 인생 노잼시기를 맞이했는데 그 말까지 들으니 더 축 처지게 됐어요. 쳇바퀴같은 일상만 반복하다, 끝이 난다는 게 허무해서요.
살다가 한 번쯤 겪는 고민이지만 이 어려운 질문을 제목으로 하다니. 철학 책인 줄 알고 아무도 안 사가진 않을까 출판사는 걱정하지 않았나 봐요. 물론 티저 사기에 버금갈 정도로 본문은 유머러스하고 산뜻합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도 텁텁하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을 정도로요. 김영민 작가가 어떤 글을 쓰는지 궁금하신다면, 그의 명절맞이 오지랖 퇴치법을 읽어 보세요.
다시 책 이야기로 넘어가서, 작가는 청춘 영화부터 전공인 동양 고전까지 톺아가며 ‘인생의 허무’를 풀어 갑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살아가는 한 어쩔 수 없는 게 이 허무라네요. 단숨에 책장을 넘기다 보니, 또 너무 당연한 문제에 맘을 쓰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넘어져서 우는 아이를 담담하게 달래주는 것처럼, 김영민 작가는 서른 마흔 다섯 가지 허무한 이유를 들어 우리를 위로합니다. 그동안 호들갑 떠는 감성 에세이에 피로감을 느끼셨다면, 오늘은 MBTI T형 위로로 마음을 다잡아 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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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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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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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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