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땐 왜 몰랐을까 이 재밌는 걸!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
구독자님은 틱톡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포인트 안무를 따라 추는 ‘챌린지’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데요.
최근 미국에서는 ‘Salary Transparent Street’ 라는 채널이 인기래요.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이 본인의 직업과 연봉을 밝히는 인터뷰가 업로드 돼요.
그동안 업계 사람들만 알음알음 알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게 목적인 거죠.
이거야말로 MZ 다운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규에 따름’이 아니라, 중요한 건 좀 말 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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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정조대왕 능행차>에 다녀오신 분, 혹시 계신가요?
무려 서울 창덕궁에서부터 출발해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융릉까지 행진하는
'을묘년 화성원행'을 완벽히 재현하는 장관을 볼 수 있는 행사예요.
어렸을 땐 이런 게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갔는데,
어른이 되고 나니 이런 역사, 문화 행사들이 참 재밌고 좋더라고요.
이제 더 이상 교과서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되는 나이라 그런건지, 큼큼.
이번주 레터에서는 이렇게 어렸을 땐 관심도 없었는데,
되려 크고 나니 좋아진 것들을 가져와 봤어요.
P.S. 열심히 구경하고 집에 오니 엄마 왈, "그렇게 가보자고 할 땐 콧방귀도 안 뀌더니만..." 😅
* 초록색 굵은글씨를 누르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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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른 귀신을 불러오나니
👉 작가 : 김이삭 외 9인
어른이 되고 나서 가장 크게 바뀐 건, 좋든 싫든 나 혼자 무얼 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거예요. 하나의 교실에서 몇십 명이 되는 친구들이 복작거리는 맛은 없지만, 철저히 나 위주로 문화생활을 해나갈 수 있단 것도 장점이죠. 예전엔 책을 고르는 것도 “OO 필독도서” 같은 권장 도서를 주로 읽었다면, 지금은 누적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내게 큰 재미를 줄 장르를 고릅니다. 제게 그런 장르 중 하나는 ‘공포’인데요. 청소년기에 맞이하는 공포는 시험 기간이 끝나고, 교실에서 다 같이 '꺄꺄’ 거리며 영화를 감상했던 게 다인 것 같아요. 그런 시간이 아니라면 혼자 즐기지도 못하고, 괴로워하는 게 아니면 감상이 될 수 없는 줄 알았죠.
<우리가 다른 귀신을 불러오나니>는 총 10명의 작가진이 각자 방식 대로 괴담을 풀어나가는 단편집입니다.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부터 현대까지, 그 배경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넓은 스펙트럼을 느낄 수 있어요. ‘공포가 주는 대상’ 만큼 노골적으로 사회상이 드러나는 게 없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흰 소복을 입고 한을 품은 ‘처녀 귀신’이 무섭다면, 젊은 여성이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사회일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공포를 느끼는 지점이 사실은 내 이면을 비추고 있을지도 몰라요. 오늘 밤 내가 꿈에서 마주하기 싫은 존재는 어떤 모습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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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가스펠
👉 제작 : 덩컨 트러슬, 펜들턴 워드
제가 MBTI가 N이라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 요새 철학적인 질문들을 탐구하는 게 참 재밌어요. 삶과 죽음이나 사랑 같은 무형의 무언가에 대해서 끝없이 파고들어 생각하는 것에 흥미가 생겼달까요. 예전엔 그런 걸 뭣하러 생각하나, 싶었는데 이젠 그런 것도 한 번쯤은 생각해볼 만하다고 느껴집니다. 어렸을 땐 이런 질문들에 1차원적으로, 혹은 장난식으로 대답하기 일쑤였는데 말이에요.
미드나잇 가스펠은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성인용 애니메이션으로 포스터 속 주인공 클랜시가 자신의 팟캐스트 방송 <미드나잇 가스펠>을 위해 시뮬레이션 우주 속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고정 출연자는 클랜시 뿐이고, 매 회마다 서로 다른 인물들이 나와 인터뷰를 합니다. 인터뷰는 철학과 종교를 넘나들며 여러 가지 심오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하지만 모두 살면서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법한 내용들이니 어렵지는 않습니다. 한 개의 질문에서 끝없이 많은 이야깃거리를 끌어내며 정말 어디까지 가는 건지 모를 만큼 길게, 깊게 이어지더라고요. 성인용인 만큼 애니메이션이지만 그로테스크한 묘사가 많고 여러 장면들이 기괴하고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을 보셨다면 익숙한 그림체일 수도 있습니다. 같은 제작자가 만든 애니메이션이거든요. 아무튼 한 마디로 엄청나게 호불호가 갈리는 콘텐츠인데, 구독자 분들 중에 한 분쯤은 좋아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동지를 찾습니다.
🍋 예고편을 보셔도 감은 잘 안 오시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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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분명 동그라미에 색칠하는 것만 재밌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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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이 저와 동년배라면 어렸을 때 악기 하나쯤은 배워보셨겠죠...? 전 피아노 학원도 꽤 오래 다니고, 방과 후 학교에서 바이올린도 잠시 배웠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연주하는 방법도 잊어버렸고, 무엇을 배웠는지 정확히 기억도 나지 않네요. 친구들 따라서 등록했던 피아노 학원에선 연습 한 번 하고 동그라미 3개씩 칠하던 것만 기억납니다.💦 분명 어렸을 땐 이런 클래식 악기들은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했는데, 세투아의 영상을 보고 나니 그렇게 생각하고 설렁설렁했던 어린 날의 나를 혼쭐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세투아는 바이올린, 클라리넷, 첼로 등 클래식 악기 연주자와 기타 연주자가 모여 만든 세미 앙상블 팀인데요. 우리가 조금은 고루하고 때로는 어렵다고 생각한 악기들로 클래식을 넘어 재즈, 영화/드라마 OST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선보이고 있어요. 특히나 제가 좋아하는 건 애니메이션 OST를 연주한 영상들인데요, 너무나 익숙한 멜로디인데 어딘가 모르게 웅장하고 화려하니 이색적이고 좋더라고요. 첼로 같은 묵직한 음색도 이렇게 발랄하게(?)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의상부터 카메라 구도, 편집까지 곡의 분위기에 맞춰 연출하고 제작하고 있어 듣는 재미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도 있는 건 덤입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악기 하나 배워볼까 봐요. 아, 근데 이젠 학원비를 내가 내야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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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 직장탐구 팀 <삶을 짓는 사람들, 건축설계사무소>
사실 학교에서 직장으로 바뀌었을 뿐 하루의 대다수를 특정 장소에서 보낸다는 점은 동일한데, 지금 제게 공간이 주는 의미는 더 커졌어요. 이왕 친구들이랑 밥 한 끼를 먹더라도, 잠깐 국내 여행을 가더라도 좋은 곳에서 머무르고 싶더라고요. 성냥갑 같은 도시의 마천루를 떠나, 자유롭게 뻗은 직선이나 곡선을 보니 원초적으로 시각이 즐거워서 좋아하는 걸 수도 있겠지만요. 공간 안에서 사람이 움직이는 방식까지 고려해 건물을 짓는다는 걸 알았을 땐, 직접 집까지 짓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꺼비집도 아니고 진짜 사람이 살아야 하는 건물을 짓는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죠. <직장탐구 팀>은 건축 사무소의 한 프로젝트를 따라가는 다큐멘터리입니다. 건축가의 생애와 철학을 우아하게 설명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터지는 갖가지 문제에 머리를 싸맨 현실 직장인들이 나옵니다. 한 분은 영상에서 “(건축가의 이미지를) 미디어가 망쳐 놓았다”라는 너스레를 떨지만, 척척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프로다운 모습이 안 멋있을 수가 있나요. 오늘 내가 발을 디딘 이 건물도 누군가의 노고로 지어졌겠죠? 숨쉬듯이 누리는 안전함과 편안함에 감사를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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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아카펠라와 미미의 색다른 만남(ღ•͈ᴗ•͈ღ) 〈비가 오면 생각이 나〉♬>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미미_솔로데뷔_언제하죠
tvN <뿅뿅 지구오락실>을 통해 예능인으로 급부상한 오마이걸 미미가 요즘 본업으로 아주 바쁘더라고요. 바로 미미가 출연 중인 JTBC <두번째 세계> 때문입니다. 걸그룹 메인 래퍼들이 나와 '보컬' 경쟁을 하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인데, 경연인 만큼 매 회차 미션에 맞는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내야 하거든요. 미미는 처음 출연할 때부터 인터뷰에서 '다양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며, 경연보다는 무대 자체에 집중하겠다고 이야기했었고, 실제로 첫 무대부터 지금까지 매 번 모두 다른 느낌의 무대를 선보였어요. 디제잉을 배워서 Y2K 느낌을 물씬 내기도 하고, 다른 출연자와 함께 현대무용을 접목한 안무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번주 공개된 무대는 바로 아카펠라를 곁들인 힙합! 초반에 미미의 음색이 돋보이는 보컬 구간과 리드미컬한 랩 파트를 들을 때까지만 해도,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가 떠오르는 완전한 힙합 곡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곡 후반부에 반전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봐야겠다는 말마따나, 정말 도전적인 무대가 아니었나 싶어요. 그러나 단순히 도전이라 하기엔 노래가 너무 좋습니다. 😻 솔로 데뷔 기원한 지 오백 년... 아직도 안 나오고 있다는 게 원통하네요.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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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사건>
구매처 : 서점
가격 : ₩10,800
#2022_노벨문학상_아니에르노 #레벤느망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가 올해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지적 허영심이겠지만, 놓치기 싫어서 바로 그의 작품을 읽어 보았어요. ‘경험하지 않으면 쓰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는 솔직하게 본인의 일을 글로 쓰는 작가였습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린다고 해요.
이번에 영수증에서 소개하는 소설 <사건>은 원치 않는 작가가 임신 중절을 하는 과정을 다룬 책입니다. ‘프랑스’하면 자유연애나 비혼모에 대한 복지로 알려진 국가라, 막연히 아시아권보다는 더 수월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있었는데요. 철저하게 외롭고 고통스럽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삶에서 마주하는 무수한 사건들을 이기는 방법으로 아니 에르노는 문학을 선택했습니다. 디테일하게 그려내 때론 지독한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결국 그는 인정과 찬사를 얻게 되었죠. 작가의 전 생애가 하나의 문학으로 거듭난 것 같아, 동시대를 사는 여성으로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
🍋 동명의 작품이 영화화되어서 극장에서 보셨을 수도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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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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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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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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