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은 없지만 정성은 빌게이츠 가보자고 ☝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
우리나라 영화제 하면 가장 처음 떠오르는 '부산국제영화제'가 3년 만에 재개되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잠정 중단되었다가, 어제 드디어 개막식이 열렸는데요.
쟁쟁한 배우들이 직접 대표작을 소개하는 '액터스 하우스'부터
양조위와 함께 <무간도>를 감상할 수 있는 '화양연화'까지
도파민 결핍에 시달리던 영화 러버 분들 안 달려가곤 못 배기겠더라고요 🤩
구독자님도 만약 부국제 가시면 꼭 후기 알려주세요! 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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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자립을 돕는 어떤 전시회에 갔다가, 노인분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발견했어요.
투박하지만 꾹꾹 눌러 쓴 필압에서 정성이 느껴지지 않나요?
얼마 전 MBC <나 혼자 산다>를 보니,
한 출연자가 일식 셰프인 친구에게 초밥 만드는 법을 배워서
다른 출연자들을 초대해 직접 만들어주는 모습이 나오더라고요.
양 조절에 실패해서 밥은 질고, 회의 모양도 엉성하지만
이른 새벽 좋은 생선을 고르기 위해 시장에 다녀오고
단 한 번일지라도 친구들에게 제대로 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보는 제가 다 감동했던 것 같아요.
이번주 레터에선 이렇게 정성이 주는 감동을 담은 콘텐츠들을 모아 봤어요.
저희 시소레터도 매주 정성을 담아 만들고 있는데, 혹시 느껴지셨을까요? 😚
* 초록색 굵은글씨를 누르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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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장 길게 기다려 본 적이 얼마나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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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도시 직장인의 눈가를 촉촉이 적시는 건 인공 눈물만은 아니었네요.
간만에 천연 눈물을 흘리게 된 건, 유기견을 입양한 유튜버 조돌월드님의 영상이었어요. 그동안 유튜브에서는 쿵짝이 잘 맞거나 오히려 으르렁되거나 하는 극과 극의 동물 친구들만 봐서, 이런 날 것의 관계를 다룬 영상이 참 생소했어요. 보호소에서 집으로 온 강아지 칸초는 낯선 환경에 좀처럼 맘을 열지 못하는데요. 칸초를 맞이한 가족들은 조급해하지 않고 그를 기다려줘요. 결국 하루, 이틀, 그리고 세 달이 지나서야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은 통한다는 게 진짜더라고요. 😢
빠른 결과를 추구하는 시대정신 덕분에, 누군가와의 관계도 당연히 ‘인스턴트’를 추구하게 돼요. 적당한 인풋과 그만큼 혹은 조금 더의 아웃풋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거죠. 기대에 못미치더라도 조금 더 기다려 보는 미덕을 그동안 잊고 지냈던 것 같아요. 칸초와 그의 가족들처럼, 시간이 아무리 걸려도 아깝지 않은 관계를 우리도 만들어 갈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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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커
👉 출연 : 백종원, 안보현 외
보이는 게 다는 아니지만, 누군가를 위한 음식 한 그릇만큼 정성이 드러나는 게 또 어디 있을까요?
이미 방송계에 얼굴 알릴 만큼 알린 백종원 씨가 출연한다는 말만 듣고, 그저 흔하디흔한 요리 예능 중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왠걸요. <백패커>는 출장 요리가 필요한 사연을 받아 배낭 하나 매고 떠난다는 컨셉인데요. 직접 해당 장소로 가서 현지에서 식기와 재료를 조달해 요리하는 점이 좀 신선했어요. 그리고 비연예인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는 포맷 덕에 예전 <유 퀴즈 온 더 블럭>도 연상케 했고요.
<백패커>를 보다 보면 엉성하지만 힘을 모아 노력하는 출연진들을 응원하고 싶어지는데요. 재료 하나, 과정 하나마다 사연자의 마음을 담으려고 하는 정성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에요. 특히 할머님들께 요리를 대접하는 에피소드는 보기만 해도 맘이 흐뭇해집니다. 평소에 그분들이 접하기 어려운 양식 코스를 선물하고, 다행히도 당신의 입에 맞아, ‘한 그릇 더’를 요청하시기도 해요.
워낙 배달이나 밀키트도 잘 되어 있어, 사실 한 끼의 의미를 쉽게 지나칠 때도 있어요. 그래서 정성을 담아 누군가에게 요리한 적도 까마득한 것 같아요. 하지만 기회만 있다면, 맛은 몰라도 진심은 한번 보장하고 만들어 보고 싶네요. <백패커>들처럼요!
🍋 그거 아시나요? <시소레터>의 첫번째 레터도 요리 편이었단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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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 작가 : 정세랑
최근 들어 에세이를 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이상하게 그 분야엔 잘 손이 안 가더라고요. 처음엔 전문 작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글을 쓰니 정말 세상 곳곳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양상과 그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 같아 재미있었는데 말이에요. 은연중에 ‘누구나’ 쓸 수 있다는 건, 다르게 표현하면 ‘아무나’ 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게 된 정세랑 작가의 에세이는, 그 생각을 좀 반성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일단 한 번의 여행, 아니 한 도시에서 하루를 보내더라도 이렇게나 수많은 생각들이 흘러나올 줄이야. 마치 한 걸음에 한 문단을 쓰는 듯한 느낌이더라고요. 이 모든 것을 압축된 한 편의 글,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글 중간중간 등장하는, <시선으로부터>를 비롯해 그의 유명 소설에 소재가 된 에피소드들을 읽으며, 에세이는 삶이 녹아진 글이라는 걸 다시금 느꼈습니다. 소설이 작가의 삶 20에 상상력이 80이라면, 에세이는 삶 그 자체를 압축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내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는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책으로 세상을 배운다는 말마따나, 이 시대에 태어나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의 세상을 경험해본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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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소장품 교류기획전 <우리가 마주한 찰나>
👉 수원시립미술관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순간을 포착해 하나의 이미지로 발견해 내는 작가의 감각은
마치 수많은 점들 중에서 빛나는 별을 찾아내는 망원경과도 같다."
감각적인 포스터와 제목에 이끌려 방문한 전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수많은 작가들의 '정성'이었어요. 전시 제목인 <우리가 마주한 찰나>처럼, 작가는 수많은 순간들 중 빛나는 찰나를 포착해 자신의 사유를 더해 해석하고 표현해내는 사람이잖아요.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무언가를 보는 이가 마찬가지로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게 하는 건 정말로 어려운 일이겠죠.
강 운 작가가 이름처럼 구름을 표현하는 방식은, 얇은 한지를 아주 작게 잘라 덧대는 거예요. 더 많이 겹칠수록 더 짙은 하늘이, 더 하얀 구름이 나타나 멀리서 보면 아주 멋진 하늘이 되는 거죠. 정정엽 작가는 검은콩을 한 알 한 알 그려 촛불시위가 열린 광장의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콩, 즉 곡물은 사람을 먹여 살리는 생명의 씨앗이라고 하잖아요. 이를 광장에 모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촛불, 민주주의의 씨앗으로 표현한 거죠. 이 외에도 김아타 작가는 천안문 광장을 8시간이 넘는 노출 작업으로 촬영하며, 시간 앞에서는 부질없는 존재의 본질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찰나를 표현하기 위해 수 백, 수 천 시간을 공들이는 작업을 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쉽사리 발걸음을 뗄 수가 없더라고요. 작품 하나하나 오래 감상하며 작가의 생각과 의도가 더 와닿는 부분이 많아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11월 6일까지 관람이 가능하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은 꼭 가보시길 추천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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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레이니 데이 인 뉴욕>
구매처 : 티빙
가격 : ₩ 7,900
#핫한_배우_다모인_영화 #미드나잇_인_파리를_좋아하신다면
이번 연휴, 갑작스레 비가 주르륵 내리는 모습을 보니 이 영화를 봐줘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포스터에 있는 장면부터 비 오는 날의 뉴욕이 물씬 느껴지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았거든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기대한 만큼 엄청나게 좋지는 않았어요.😂 이 작품의 감독 우디 앨런의 대표작 중 하나인 <미드나잇 인 파리>과 너무 유사하더라고요. 시대적 배경만 아니었다면 정말 자가 복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어요. 하지만 좋은 것이 있었다면 역시나 배우들의 비주얼이겠죠. 할리우드에서 핫한 20대 배우는 다 모아둔 것 같거든요. 티모시 샬라메, 엘르 패닝, 셀레나 고메즈를 한 영화에서 만나볼 기회가 흔치는 않잖아요. 특히나 저는 티모시 샬라메가 왜 이렇게나 인기가 많은지, 이 영화에서 다시금 실감했습니다. '정통 로맨스를 꿈꾸는, 도박판을 드나드는 부잣집 양아치'라는 말도 안 되는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챈(셀레나 고메즈 분)의 집에서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장면에선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이 장면 하나만으로 비 오는 날 이 영화를 볼 이유가 충분하다고 느껴질 만큼이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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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영화평론가 이동진 초대석>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0
#영수증에_침튜브_추천할_날도_다있고 #3시간이_즐거워요
흥선 자체 선정 대학 시절 교수님으로 모시고 싶은 분 1위. 바로 이동진 평론가. 그분이 어느날 블로그에 '침튜브'에 출연한다고 올리셨더라고요. 눈을 비비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뻔뻔하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침펄 듀오 사이에 낄 그림이 도저히 상상이 안 갔는거든요.
그런데 오늘 영수증에 들고 온 걸 보면, 제가 재밌게 봤단 건 너무 뻔한 사실이겠죠? 시청자가 궁금해할 만한 부분을 샥 던져주는 침착맨과 영화에 대해 깊은 애정을 드러내는 주호민 작가,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때론 유머 있게 때론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이동진 평론가 덕분에 세 시간을 정말 유쾌하게 감상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영화와 책'을 비교하는 지점이었는데요. 문학과 어휘가 폄하되는 시대에, 우리는 책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짧은 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했어요.
"영화는 술 같고, 책은 물 같은 겁니다. 책은 우리를 차갑게 만들고, 영화는 우리를 뜨겁게 만듭니다. 이성은 기본적으로 차가운 겁니다. 교양에 관한 한 영화는 책을 영원히 따라가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성의 속성 자체가 물에 가까워요."
🍋재생 시간 3시간은 좀 오바였나요 그럼 요약본으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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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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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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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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