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유없이 예민해지는 그런 날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문학인의 빅 이벤트, 노벨 문학상 발표가 바로 오늘 있을 예정인데요.
무라카미 하루키부터 마거릿 애트우드,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
거장들이 후보로 한껏 언급되며 과연 그 주인공이 누구일지 모두가 기대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한강 작가의 사례처럼 예상치 못한 이름이 거론될지도 모르겠고요.
저는 아직 작년에 사둔 <사탄 탱고>를 읽지 않은 건 비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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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평소와 같은 날을 보내다가도,
어떤 날은 한없이 예민해지는 날이 있습니다.
작은 손짓 하나, 말투 하나도 거슬리는 그런 날이요.
스스로가 그런 상황이라는 걸 알아차리고 나면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피곤해서' 라는 말로 에둘러
다른 사람들과의 마찰을 피하려고 노력하지만,
어쩔 수 없이 부딪히게 될 때면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이번주는 이렇게 예민하게 굴게 될 때 볼 콘텐츠를 가져와봤어요.
한숨 푹푹 내쉬게 되는 날 도움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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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윅스 노티스
👉감독 : 마크 로렌스
👉출연 : 산드라 블록, 휴 그랜트 외
어떤 날에 도대체 왜 이렇게 내가 예민하게 굴게 되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다다른 결론은 꼭 잘해보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더라고요. 내가 생각한 대로, 계획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풀렸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은 날, 뭔가 하나 나사가 빠진 것처럼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 어긋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걷잡을 수 없이 온 신경이 곤두서게 되는 거죠.
변호사 루시는 늘 잘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언제나 단순한 질문 하나 허투루 넘기지 않고, 모든 것을 다 꼼꼼히 챙겨 답변을 하는 완벽주의거든요. 법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뉴욕의 부동산 재벌가 출신의 사장 조지가 '오늘은 어떤 타이를 맬까?'라며 정말 사소한 것부터 이것저것 질문을 쏟아내도 다 하나하나 대답해 주고 가르쳐주면서도, 자신의 일을 완벽히 해냅니다. 하지만 루시를 대신할 후임이 들어오고, 조지가 그 후임에게 관심을 쏟기 시작하자 그 꼼꼼함이 역으로 예민함이 되고, 한껏 신경이 곤두선 상태가 되어 그를 난감하게 만드는데요. 그러나 조지는 그런 루시에게 화를 내거나, 이유를 묻지 않고 그저 들어줍니다. 민망하지 않게, 창밖 풍경 얘기를 하며 시선을 돌리기도 하고 이야기를 지루해하면 바로 눈치채고 정리하기도 하고요.
잘해보고 싶은 날, 한없이 예민해진 제게 아무 말도 않고 챙겨준 제 주변의 조지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사실 그런 날엔 뭘 해도 거슬리잖아요. 열심히 노력해 준 조지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하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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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테이블 DAWNTABLE :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때, 고던램지 쿠킹 플레이리스트 healing playlist
👉 던워리비햇님
내 안에 뭔가 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면, 사실 혼자만의 시간이 가장 필요합니다. 스스로를 진정시킬 시간이요. 그럴 땐 저를 차분하게 만들어줄만한 음악을 찾아 듣고 있는데요. 이 플레이리스트가 꽤 괜찮아서 종종 듣곤 합니다.
바로 가수 던(DAWN)이 유튜브 채널에 올린 플레이리스트인데, 정말 제목처럼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딱 듣기 좋은 곡들이거든요. 들으면 날 서있던 기분이 조금은 가라앉고, 마음이 차분해지곤 합니다.
그렇게 마음이 좀 진정되고 나면 아마 제목 끝에 붙은 '고던램지'가 눈에 들어올텐데요. 더보기란을 읽어보면 이번엔 슬며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며 기분이 산뜻하게 좋아질 거에요. 😉
'요리사인 저에게 작은 취미였던 음악을 처음으로 여러분께 공개하는 날입니다. 사실 만오천 분 정도가 저만 보면 아직도 브로콜리랑 당근만 먹냐고 물어보는게 지쳐서 내가 그런사람이 아니란걸 증명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요리 컨텐츠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꽤 많은 분들이 저의 요리 콘텐츠에 배경음악이 좋다고 해주셔서, 용기를 내어 믹스테이프를 만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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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의 한 표
👉 출연 : 쿠로키 하루, 노로 카요 외
주인공 마츠리는 거물급 정치인인 아버지를 보좌하는 비서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언젠가 본인이 후계자가 될 날을 떠올리며, ‘정치’는 태어날 때부터 마시고 뱉은 공기처럼 여기며 살아가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를 폭로하는 비밀 편지가 배송되고 평소 같았음 넘기지 못할 찝찝함을 느낍니다. 한 뼘 손만 뻗으면 진실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만 마츠리는 아버지로부터 모든 걸 들키고 절연 당합니다. 맨몸으로 쫓겨나게 된 그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길을 잃어버렸는지 반추합니다.
돌아가신 마츠리의 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길을 잃었으면 밝은 곳으로 걸어가라”곤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간절히 그 말을 떠올려봐도, 이젠 어디가 밝고 어두운지 분간도 가지 않는데요. 그때 마츠리가 지금까지 살아 온 기억들이 예민하게 스치기 시작합니다. 정치인이라기보단 여성으로서 보여져야 했던 저녁 접대 자리나 국민들은 단순하다는 말 따위에서요. 애써 무시했던 그 감각이 이제 전구처럼 빛나고, 주인공의 정치 인생 2 막을 넌지시 가리키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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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
👉 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 기간 : 2026년 5월 19일 ~ 2026년 10월 25일
한국 추상을 대표하는 유영국 작가의 회고전이 한창 진행 중인데요. 미술관이 가을을 만끽하기 좋은 서울 정동에 위치해 있어, 오고 가는 길까지도 그의 그림을 닮은 듯합니다. 동양 문화권에서 “산”은 거대하다 못해 감히 이길 수 없는 것에 빗대어 지곤 하잖아요. 어리석은 노인이야말로 그걸 상대한다는 ‘우공이산’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요. 산이 내 안에 있다는 말이 좀 떨떠름하게 들리긴 하더라고요. 뾰족한 점에서 닮긴 했는데 무게감은 전혀 아니거든요. 저라는 사람은요.
예민한 나의 마음도 산이 될 수 있을까요? 외부로부터 받은 자극에 아무 기운도 남지 않은 날들이 지속되면 ‘나’ 자신은 무엇인지 흐려집니다. 타고난 것보다 점점 더 날카로워지는 것 같아 고민되는 사이, 유영국의 산도 갖갖이 색으로 변해갑니다. 불그스름하다가도 노랑과 초록으로 형형해지는 와중에 보는 이는 그걸 당연히 ‘산’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바뀌는 계절을 날씨와 나무에 그대로 담아내는데도 변덕스럽다거나 부자연스럽다고 보지 않고요.
유영국의 산은 무감하고 불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색은 바뀌더라도 형태는 그대로입니다. 달라지는 와중에도 지켜지고 남아 있습니다. 우리의 예민함이 다 앗아가버릴 것 같아도, 그리고 설령 그 자극에 휩쓸린다 해도 우리 안에는 산이 있습니다. 산은 산인 것처럼 우리는 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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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유나바머 : 비밀 실험>
구매처 : 넷플릭스
가격 : ₩ 7,000
#진짜_이유는_뭐였을까
넷플릭스에 들어가니 제 취향에 맞을 신작 영화라고 알고리즘의 안내를 받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요. 영화를 다 보고 나선 관련 콘텐츠에 있는 다큐멘터리에 더 흥미가 생겨버렸습니다. 그만큼 실화라는 걸 믿기 힘든 이야기였거든요.
열여섯, 어린 나이에 하버드에 입학한 천재 테드 카진스키가 어떻게 폭탄 테러범 유나바머가 되는지, 현재와 과거를 교차해서 보여주는 작품인데요. 사실 교수님이 스쳐 지나가듯 언급한 토론 실험에 대해 흥미를 갖고, 토론상대를 이기기 위해 열정적으로 연습하고 또 참여하는 모습만 보면 테드는 그저 좋은 성적을 내어 선생님께 잘 보이고 싶었던 어린 학생일 뿐인데, 그를 이용하려고 한 어른들의 잘못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한편으로는 그 과정이 합리적이고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음이 너무나 확실하게 보여서, 그것에 집착하는 테드가 원래부터 그릇된 성향이 있었나 싶기도 했습니다. 무엇이 그 이유였든지 간에, 끔찍한 연쇄살인을 저지른 테러범이라는 결과에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 슬프기도 했고요.
이 작품의 제목이 비밀실험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는 그 실험이 테드가 폭탄 테러범으로 변하게 된 주요 계기인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데요. 다큐멘터리나 실제 이야기를 찾아보면 이 실험은 그가 경험한 일부에 지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천재를 흉악한 범죄자로 만든 건 뭐였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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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열두 통의 편지>
구매처 : 티빙, 왓챠 등
가격 : ₩ 5,500
#2026년과_1991년 #편지로_연결된_시간
중국 드라마를 보다 보면 ‘시간’을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요. 시간을 초월하는 판타지를 담고 있거나 혹은 긴 시간을 지나서도 사랑을 약속한다거나요. 한번 그 문법에 마음을 주기 시작하니까 이제 짧은 호흡은 가짜 사랑 같습니다…
그 두 가지 테마를 모두 담은 드라마가 <열두 통의 편지>인데요. 갑자기 사라져 버린 아버지를 찾는 딸 위녠의 시점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아버지가 마지막까지 붙잡고 있던 폐 우체통, 위녠은 그곳에서 편지를 한 통 줍게 됩니다. 비슷한 시기 어머니를 찾고 있던 선청까지 합류하게 되면서 사실 그 편지가 삼십 여년을 건너왔다는 사실을 발견하는데요.
하루에 딱 한번 자정, 편지지 한 장으로만 두 시대는 연결되고 이야기는 다시 90년대로 흘러 갑니다. 위녠과 선청이 찾고 있던 부모님이 사실 답장을 주고 있던 과거의 소년 소녀였던 건데요. 아무런 연관성도 없어 보였던 인연들이 한 줄 한 줄 쌓일 때마다 이어지고,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던 저도 그 편지 한 통 한 통에 간절히 과몰입하게 됩니다.
중드 판에서 “연기 좀 하는구만” 하고 눈도장 찍어 놨던 배우들이 나온 만큼, 판타지에 개연성을 더하는 연기력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90년대의 광둥 배경이 맘 아픈 서사를 잠깐 흐리게 할 만큼 매력적입니다. 주인공들이 주고받는 편지의 개수와 똑 닮은 12편으로 끝나는 만큼 이번 연휴에 한 번 그 우체통을 들여다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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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클럽에 대한 반응이 궁금했어요 → (리코 🥨) : 아무래도 요즘 가장 핫한 유튜브 컨텐츠 답게 주변에서도 많은 친구들이 제 후기를 물어보곤 했는데, 역시 구독자님도 궁금해해주셨군요😆 때마침 레터에 게재해서 궁금증을 해소해드린 것 같아 다행입니다. 구독자님은 어떻게 보셨나요? 친구들과 우정의 다른 말은 '애증'이라며 우스갯소리로 떠들기만 했는데, 그걸 실제로 눈 앞에서 보는 건 또 다른 일이더군요. 여러모로 제 자신과, 주변관계들을 돌아보게 되기도 하는 기회였던 것 같아요. 다른 콘텐츠도 에디터들의 반응이 궁금하시다면 언제든 얘기해주세요. 늘 챙겨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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