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 당연히 쌓이는 이것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최근에 어쩌다보니 보드게임 카페를 자주 방문했습니다.
학교 다닐 때 친구들과 수업이 끝나면 가끔 가긴 했는데,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어쩐지 딱히 갈 일이 없었는데요.
핸드폰 한 번 들여다 보지 않고 몇 시간을 즐겁게 보낸 경험이 오랜만이기도 했는데,
저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부장님부터, 0n년생 후배들까지 함께 신나게 웃고 떠들며
룰을 잘 알면 아는대로, 모르면 모르는대로 또 재미있게 놀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이 게임 하나에 이렇게 즐거울 수 있는 것을 보면
누구나 마음 한 켠에는 어린아이가 살고 있다는 말이 정말 맞나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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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말 연휴를 끼고 짧게 바다를 보고 왔습니다.
외지에서 이름 없이 떠돌다, 여행지의 사람들을 마주치면
그 모든 이들이 삶을 살아간다는 게 참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저기 저 해변를 가득 메운 사람들만 해도,
각기 이름도 성격도 다를테니
살아가면서 우리가 부딪히고 또 갈등하는 건 당연하겠죠?
그러면서 인간관계에서 자연스레 생기는 게 오해와 평가인듯해요.
이번 주는 오해에 대한 콘텐츠를 모아 생각해 봤어요.
가장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인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펼치고 있을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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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ora Hills
👉 노래 : 도자 캣 (Doja Cat)
Whether they like it or not
I wanna show you off
I wanna show you off
(그들이 좋아하든 말든 널 세상에 드러내고 싶어)
도자 캣의 이 노래가 좋은 점은 로우파이의 매력적인 음성 뿐만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온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는 달달한 고백이었다가도, 한순간에 네가 어떤 사람인지 모두가 좀 알아야 한다는 냉소로 들릴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인데요. 세상 사람들에게 내가 아는 네 진면모를 밝히고 싶다는 반협박이 되는 거죠.
사실 저는 누구를 판단하고 또 충돌하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래서 늘 손에 익은 말랑이 같은 관계로 돌아가는 편입니다. 내 판단을 믿어 줄, 아니 그냥 날 이해해 줄 사람에게로요. 그들에겐 타인에 대한 감상을 솔직하게 털어 놓습니다. 내 생각을 납득 받고 싶은 도자 캣 같은 마음에서요.
언젠가 또 비슷한 대화를 나누던 저와 친구는, 누군가에 대한 평가는 살아온 가치관에 따른 거라 쉽게 무를 수 없다고 떠들었어요. 어쩌면 객관이라는 게 존재할 수 없는 인간 관계에서 오해란 필수 불가결한 조건값일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오해가 내 삶의 증명이라면 뻔뻔할지라도 권리처럼 누려보려 해요. 기꺼이 판단하기로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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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 감독 : 나홍진
👉 출연 :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외
7, 80년 즈음 한국 시골 마을에 괴생명체가 발견됩니다. 순식간에 마을은 쑥대밭이 되고, 주인공들은 그들을 좇아 고군분투하는데요. 갑작스러운 외부인을 마주하게 된 저 역시 영화 속 인물 마냥 새롭고 낯설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의미를 더듬거려야 할지 모르는 어려움을 안고서요.
똑같은 땅에 두 발을 디디고 서있더라도,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호포리 마을 사람들과 외계인, 심지어 이 영화를 본 관객들 간에도요. 영화 <호프>를 두고 세간에 벌어지는 설왕설래에 평론가 이동진은 이런 말을 남겼더라고요. ‘의견은 사실이 아닙니다.’
살다 보면 외계인도 아닌데 나와 정말 다른 이들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다르면 곧 틀린 거라고 신경을 곤두세우던 제게 평론가의 저 문장이 자꾸 맴돌더라고요. 오해를 성큼성큼 앞장 세우기 전에 쿨하게 인정부터 했었어야 했었습니다. ‘지금부터 내가 말한 건 개인적인 의견이긴 한데, …’
🍋 영화에 대한 평가는 뭐니 뭐니해도 직접 보고 결정하시길 (예고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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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한 연애
👉 연출 : 이민수
늦은 밤 산기슭에서 살해당한 시체의 핸드폰을 찾고 기뻐하는 여자, 그리고 그 핸드폰을 찾으러 온 남자가 만납니다. 첫 만남부터 오해로 점철될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은 만날 때마다 그 오해가 더 켜켜이 쌓여가는데요. 그렇게지만 상대에게 애써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해명을 하지 않습니다. 마주친 순간에만 잠시 호기심이 일다가도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굳이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두 사람의 태도가 이상하거나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건,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할 것 같아서였습니다. 내 일을 하기도 바쁜데, 내 말과 행동에 대해, 한 번 보고 지나갈 인연일지도 모르는 타인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으니까요. 나를 오해하는 것이 불쾌하고 찝찝해서, 마음 속 혼잣말로 변명하다가도 알아차리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오해를 할 권리가 있는 것과 동시에, 그걸 다시 이해하려고 생각해 볼 것까지도 그의 권리라는 것을요. 오해를 풀기 위해, 내 말을 들어달라 상대를 붙잡는 것도 무례한 일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또 그렇게 오해를 하고, 또 풀고, 또 하는 게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 크고 작은 갈등을 조금씩 풀어가며 더불어 살아가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 그렇게 돌고 도는 게 당연해서, 어쩌면 처음부터 꼭 모든 것을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귀신을 보는 재벌 상속녀와 귀신을 가장 무서워하는 열혈 검사가 서로에 대한 오해를 하나씩 풀어가며 '오싹한 연애'를 하게 될 것을 예상 가능하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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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 이미지를 클릭하면 영상으로 연결됩니다.)
인생은 기세야
👉 불레따리 형님 (@_bulletaappeal)
2000년대 초, Y2K 느낌을 그대로 재현하는 불레따리 형님을 보신 적이 있을까요? SNS에 헤드폰과 선글라스를 끼고, 가방 하나 없이 맨 몸으로 음악에 몸을 맡긴 채 자유롭게 걸으며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을 시리즈로 올리는 크리에이터인데요. 런던이라는 대도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그 거리에서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 참 인상적입니다. 제가 최근에 본 그 어느 것보다도 인위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데, 왜 그게 싫지가 않고 이렇게 재미있을까요.
사회가 복잡해선지, 사는 게 힘들어선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자꾸만 생각의 스위치를 꺼두고 싶어 집니다. 가장 힘든 것은 타인을 볼 때, 자꾸만 그 기저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야 할 때인데요. 팀장님이 던진 말 한마디, 동료가 한 행동... 있는 그대로 보면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그게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닐 때가 많잖아요. 그래서 위에선 이 영상이 인위적이라고 했지만, 사실 컨셉이든, 실제든 그 행동에 대해 그 누구도 의미를 해석할 필요도, 당사자도 그걸 바라지 않아서 오히려 자연스럽고 편안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거워할 수 있으니까요.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더라고요. 내가 굳이 애써서 해석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 좋으면 좋은 대로, 싫으면 싫은 대로 곧이곧대로 표현하고 또 받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할 때 가장 즐겁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아아, 그래서 자꾸만 제 인간관계가 좁아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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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영수증은 뮤지컬 <헬스키친>를 소개합니다.
1990년대 뉴욕과 2020년대의 서울. 비록 시간과 공간은 다를지라도, 가슴 뛰는 이들을 위한 누군가의 무대라는 공통점이 존재하는데요.
7월 초, 두 에디터가 특별한 초대를 받아 뮤지컬 <헬스키친> 팝업스토어를 찾았습니다. 성수동임을 잊을 정도로 스트릿한 뉴욕 분위기를 느끼고 있던 찰나, CD 플레이어 넘어 '앨리샤 키스'의 익숙한 음악이 들려왔습니다.
가수 앨리샤 키스는 그래미상을 무려 17번이나 수상한 전설적인 아티스트이자, <Empire State of Mind>, <If I Ain't Got You> 등 수많은 명곡을 보유한 말 그대로 리빙 레전드입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아직 가수라는 타이틀이 어색했던 처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처음을 함께한 곳이 바로 뉴욕 맨해튼의 뒷골목 '헬스키친'이었죠. 열정 가득한 그곳에서 앨리와 이웃들은 자신만의 꿈을 펼쳐 나가게 됩니다.
언제나 그렇듯 서툴지만 진실한 '꿈' 이야기는 우리를 설레게 하는데요. 잠깐 헬스키친을 들린 두 에디터에게도 앨리의 뜨거운 온도가 전해질 정도니,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만나볼 그가 어떨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브로드웨이를 뒤집어 놓은 화제작 뮤지컬 <헬스키친>, 마침내 전세계 최초로 서울에서 앨리샤 키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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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상 17번 수상에 빛나는 리빙 레전드, '앨리샤 키스' 그가 선사하는 사랑과 음악 그리고 뉴욕에 대한 눈부신 찬사"
공연장소📍 서울 GS아트센터
공연기간📍 2026년 7월 24일(금) – 11월 8일(일)
앨리 역 | 손승연 김수하 박지원 저지 역 | 박혜나 최현선 미스 라이자 제인 역 | 정영주 김영주 데이비스 역 | 케이윌 테이 넉 역 | 박광선 한승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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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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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구독자님에게 온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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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해도 하루가 다 가고 진이 빠지는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컨텐츠들을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 (리코🥨) : 짧은 답장이지만 많은 것이 느껴지는 문장이었습니다.. 😂 구독자님 말씀처럼 저희 에디터들도 종종 "본업에 치여 콘텐츠를 볼 시간이 없다"고 푸념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지칠 땐, 사실 콘텐츠를 아예 안 본다기 보단 다른 종류의 콘텐츠를 보게 됩니다. 예를 들면 집중해서 보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킬링타임용 콘텐츠나,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힐링 콘텐츠 같은 것들이요. 콘텐츠를 보는 데 쓰는 에너지가 단순히 소모된다고 느껴지지는 않더라고요. 오히려 그 시간이 마음의 양식이 되고, 새로운 지식을 얻는 시간이 되고, 어떤 형태로든 다시 제게 돌아오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많은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제 답변과는 별개로, 답장에서 일에 많이 지쳐 계신 기색이 느껴지는데... 이번 주는 지난주보다 조금은 더 나은 한 주가 되고 계실까요?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Team 사회인, 모두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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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읽히지 않을 나의 문장 숲으로` 에서 첫문단 특히 `혼자서도 의미를 끌어안아 자생하는 게 글이니까요` 부분이 지난 과거를 돌아보게 해주고, 이후에 글을 쓸 때의 부담도 많이 덜어주게 만들어 준거 같습니다.
문득 다시 생각이 나서 이렇게 레터 후기를 처음 남기러 올 수 있을 정도로요!
→ (👴 흥선) :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매주 목요일마다 꼬박 꼬박 글을 써온 저로서도, 그리고 종종 저 조차도 써 놓고 까먹어 버리는 일기를 쓰는 저로서도 글쓰기는 늘 쉽지는 않습니다. 공백의 흰 화면에 첫 글자를 두들기기 전까지, 얼마 간의 망설임은 항상 있는 편이에요. 하지만 명료한 걸작을 쓰지 않아도 우리의 글은 의미가 있으니까요. (저는 늘 제가 박경리나 한강 작가가 아니라 일개 에디터 흥선임을 주지합니다. 😆) 솔직한 감상만 담아내더라도 참 신기하게 의미를 찾아 숨을 쉬더랍니다. 다시 글 쓸 마음이 생기신 구독자 분을 응원하며 마음에 드는 문장이 생기시면 꼭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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