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동안 우리 정말 더, 그리고 잘 살고 싶었잖아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연휴가 끝나니, 저처럼 마음이 허한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되는데요.
이럴 땐 다음 연휴에는 또 어떤 재밌는 일을 해볼지 계획해보는 건 어떨까요?
6월 연휴에 특별한 계획이 없으시다면, <2026 무주산골영화제>가 있더라고요.
덕유산 자락 아래 산골에서 진행되어 자연과 음악, 영화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축제인 만큼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딱 가보기 좋은 곳이 아닐까 싶어요.
바로 오늘 (5/7) 전체 프로그램과 상영작이 공개될 예정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여기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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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휴 잠깐 길을 걷는데,
살아 있다는 감각이 생생하게 전해왔습니다.
장난기 어리지만 따뜻한 내 친구의 말투나,
튀어나올 듯한 봄 날씨의 청계천
시간이 지나면 잊힐 것들이었지만
평일에는 분명 눈치채지 못하는 것들이었어요.
무엇이 우리를 살고 싶어 하게 만들까요,
아니면 무엇이 우리를 더 잘 살아내게 할까요
이 물음을 가지고 이번 주는 콘텐츠를 모아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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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름, 완주
👉 작가 : 김금희
몇 년을 함께한 룸메이트에게 돈을 받지 못한 채, 보증금만 다달이 까먹으며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열매는 떼인 돈을 받기 위해 룸메이트 언니의 고향, 완주마을로 향합니다. 언니는 없었지만, 어쩌다 보니 그곳에서 잠시간 머무르며 언니의 어머니가 하는 매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요.
새로이 시작된 완주군에서의 삶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데요. 산기슭에 살며 이리저리 동네 사람들을 도와주는 미스터리한 어저귀씨, 매일 아침 친구들과 학교를 가네 마네 씨름하는 옆집 사는 양미... 낯선 동네, 처음 보는 사람들 틈에서 정신없이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이전엔 일에서도, 일상에서도 이리저리 치이며 우울감을 떨쳐내지 못해 병원을 가도 매번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고만 했는데, 오랜만에 가니 갑작스레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며, 이대로만 가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서울에서 그를 둘러싸고 있던 여러 불편들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완주군에서의 삶은, 아마 열매를 '룸메이트에게 사기당한 피해자', '아무도 찾지 않는 성우'라는 프레임을 내려놓게 했을 겁니다. 대신, 자연과 함께, 사람들과 함께 완주군에 사는 동네 주민으로 살게 된 것이 그 이유이지 않을까요? 매일매일의 사건 사고들에 머리가 아파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라도, 그게 '사람답게' 사는 것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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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여인들과 1건의 살인
👉 감독 : 알레산드로 제노베시
장모, 아내, 처제, 큰 딸, 작은 딸, 내연녀, 가정부까지. 거대한 저택에 살고 있는 남자 마르첼로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망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7명의 여인들은 범인이 누구인지 서로를 의심하며 살인 동기를 찾아내기 시작하는데요. 돈 때문일지, 사랑 때문일지, 그것도 아니면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때문일지 추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여인들은 자신은 '그 정도로'까지 남자를 죽이고 싶진 않았다며 손사래를 칩니다. 그리고 반대로, 혹시나 그 살인범이 자신까지 죽이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저택을 나가려고 시도하기도 하죠.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건, 반대로 누구보다도 살고 싶다는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미워하는 누군가가 없는 세상이라면 지금보다 나아졌을 것 같아서. 그곳에서 조금 더 편하게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으니까요. 어떤 이유에서든 살인이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진짜 삶'에 대한 절박한 심정만큼은 어쩐지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이 7명의 여인들 중에선, 어떤 이의 절박함이 가장 컸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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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위를 달리는 소녀
이번 주 레터 주제를 정하자마자 떠오른 건, 우리 마음을 꿈틀거리게 하는 두 글자 ‘좋다’가 있어서란 생각이었어요. 자연스럽게 우리를 움직이는 그 무언가. 아무리 작은 마음이라도 우리를 조금 더 살아보고 싶게 만들잖아요. 심지어 영영 무뎌져 갈 것 같다가도 좋은 마음은 또 생겨나게 되기도 하고요.
생각만 해도 입꼬리와 두 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 코트 위의 소녀들에게도 마찬가지인데요. 영상은 꿈을 키워가는 부산 지역의 두 선수를 취재한 다큐멘터리입니다. 또래 동급생들은 펜을 드는 시간에도 열심히 코트를 누비는 두 사람의 눈빛은 누구보다 진지하고, 또 또렷합니다.
하지만 모든 프로로의 길이 그렇듯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은데요. 직업, 대학, 그리고 심지어 신체 조건까지. 시간이 흐르면서 주어지는 것들은 마음 졸이게 만드는 단어들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소녀들은 코트로 나갑니다. 부정적인 이유가 아무리 골똘히 생각난데도, 그 앞에 놓이는 건 당연하게도 ‘좋다’는 마음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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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동안 찾았는데.. 틱톡 올린지 24시간만에 엄마 찾았어요
👉 Doydly
무심코 한 작은 행동이 시간을 만나 큰 의미를 갖게 될 때가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Doydly는 금방 묻힐 거라고만 생각하고 엄마를 찾는 틱톡을 하나 올립니다. 그리고 24시간이 채 되기도 전, 답글로 오래 전 헤어진 엄마의 행방을 찾게 되는데요.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이 역시 대단하다고 해야 하는지, 혹은 인연을 다시 찾아주게 하고 싶은 사람들의 선의가 아직은 따뜻하다고 해야 하는지 …
어제의 내가 아무리 사주나 타로로 점 쳐보더라도 인생은 알 수 없고 또 변해 갑니다. 주어지는 삶에 숨이 가빠 오더라도 또다른 내일을 꿈꾸게 되는 건 은연 중에 우리는 이 진리를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요. 완성되기 전까지는 제대로 알 수 없는 도미노처럼 인생은 흘러가야만 아는 것들이 존재합니다. 가늠할 수 없는 그 흐름이 서늘해질 때도 있지만, 결국 아는 체할 필요가 없다면 살아 봅시다. 더 살고 싶어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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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Billlie | 'WORK' Performance Video>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이런_이미지_변신은_환영이에요
걸그룹 빌리(Billlie)가 데뷔 4년만에 첫 정규앨범을 발매했습니다. <GingaMingaYo> 활동 당시 멤버 츠키의 귀여운 직캠의 이미지를 생각하신다면 깜짝 놀랄만큼 이미지 변신을 했는데요. 타이틀곡이 공개되기 전 선공개된 이 곡의 퍼포먼스 비디오를 보고 주변 케이팝 팬들이 다 충격적(p)이라고 하더라고요.
썸네일부터 남다른 칼각을 보고, 뭔가 다르다 싶었는데요. 아무것도 없는 백색 배경에서, 부츠컷 청바지를 입고 세련된 비트에 맞춰 안무를 추는데, 눈빛까지도 멋져서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음악도 비트만 강하게 찍어낸 단순한 느낌인데 어쩐지 화려한 공작새같은 느낌이 듭니다.
오랜 상처도 대놓고 twist. 깨지고 다칠수록 단단해져 like a jewel.
이 곡의 핵심은 자기 부정이 아닌 자기 인식이다.
단점이라고 불러왔던 것들이 사실은 나를 구성해온 소스였다는 것, 그 자각이 WORK의 출발점이다.
영상 하단에 적힌 곡 설명마저 멋있어서, 자꾸만 반복 재생하게 됩니다. 왠지 이 곡을 들으면 저도 단단하고 멋진 사람이 된 것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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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안녕하세요, 맞춤법 때문에 전화했습니다>
구매처 : 서점
가격 : ₩ 17,000
#맞춤법_전화로도_물을_수_있었어?
원고를 쓸 때마다 꼭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기계의 도움이긴 해도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고, 완벽하진 않아도 제 입맛엔 적어도 술술 읽히도록 속으로 여러 번 읽어보는 것인데요. 이 정도면 저 우리말과 글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봐도 되겠죠? 학창 시절, 남들은 괴랄하다고 싫어한 문법 수업도 곧잘 좋아하는 국어 소녀였답니다. 이정도면 ‘국립국어원’ 노동자의 에세이집에 끌리는 건 당연지사죠.
작가는 우리에게 약간은 생소한 국어원 상담 연구원*이란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채팅 혹은 전화로 수시로 들어오는 다양한 국어 문의를 응대하는 일을 하신대요. 하지만 그 질문들은 어린 시절 받아쓰기처럼 답이 정해져 있지만은 않습니다. 단순히 띄어쓰기 한 칸 혹은 철자 하나 사이엔 미묘함이 스며 들어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배드민턴 취미반 선생님이 나를 'OO 씨'라고 부르는 게 적합한지 질문이 들어왔다고 생각해 볼게요. 구독자 님이라면 어떻게 대답할 것 같으세요?
이처럼 우리 말에 숨어져 있는 미묘한 가치와 의도, 그 사이를 줄다리기 해야 하는 이 직업.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떤 땐 같은 국어연구원이라 할지라도, 각자마다 답이 다른 경우도 존재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질문까지 꼼꼼하게 끌어 안는 작가의 말에서, 어쩌면 국어를 사랑하는 건 제 생각보다 더더더 범위가 큰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말 어문, 문법 등 국어 생활 전반의 규범에 답을 해주신대요. 예를 들어 여기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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