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어디까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인스타 알고리즘이란 게 묘한 것 같습니다.
쏟아지는 양산형 릴스에 정신없다가도,
갑자기 뜬 글귀에 잠깐 멈춰 갈 수 있는 걸 보면요.
<6시 저녁 바람 김창완입니다>의 라디오 오프닝이
요즘 갑자기 제 피드에 뜨기 시작했어요.
읽는 것만으로도 DJ 김창완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는데요.
가볍게 말 거는 안부 같다가도,
몇 줄 안되는 그 글이 하루의 여운을 남기더라고요.
5월 1일 휴일을 하루 앞둔 지금,
저희 레터도 이처럼 잠깐 멈춰갈 수 있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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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학원 숙제를 너무 하기 싫어하던 제게
부모님은 늘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며
제가 좋아하는 간식을 보상으로 주곤 하셨는데요.
이제는 다 커서 간식 정도는 셀프로 사 먹을 수 있는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하기 싫은 것들을 해야만 한다는 사실에
한숨이 푹푹 나오곤 합니다.
사회생활 연차가 쌓이고 있지만,
포커페이스에는 늘 실패한 상태로
꾸역꾸역 해내고 있는 나... 이게 맞을까요?
이번 주는 '싫어도 해야 할 때' 볼 콘텐츠들입니다.
그래서 뭐 어디까지 해야 하냐고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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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 출연 : 줄리아 로버츠, 오웬 윌슨 외
👉 감독 : 스티븐 크보스키
“옳음과 친절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친절함을 택하라”
자석에 이끌리는 당연함처럼 종종 이 명대사가 떠오르는 순간이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체력의 한계로 옳음과 친절함 그 어떤 토끼도 잡지 못하고 있을 때는요. 쉽사리 미소도 잘 지어지지 않는 하루를 보내고 난 저녁에는 그렇게 제 스스로가 불만스러울 수 없습니다.
나의 세계가 <원더>의 세계를 닮아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영화의 주인공 어기는 안면기형을 가지고 태어나 5학년이 되기까지 계속 홈스쿨링만 받았는데요. 살면서 처음으로 등교를 하게 된 날, 역시 상상처럼 호락호락하지는 않습니다. 힐끔힐끔 쳐다보는 노골적인 시선 속에 숨기 위해 그는 헬멧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부터 모두가 어기에게 친절한 마법은 영화 속에 없습니다. 다만 주인공뿐만 아니라 등장인물 각자의 고군분투에게 한없이 따뜻한 시선을 보내죠. 우리가 인생에서 가져가야 하는 태도는 오직 ‘친절’ 뿐이라는 메시지를 담고서요. 여기까지가 영화의 역할이었다면, 이제 아무리 힘들어도 그만 툴툴대고 모두에게 미소를 지어주는 건 제 몫이겠죠? 선택지는 주어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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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마음
👉 가수 : 9와 숫자들
중국어를 요즘 취미로 배우는 데, 재미있는 표현이 하나 있습니다. ‘화가 나다(생기, 生氣)’인데요. 우리나라로 치면 생생한 기운쯤이 되겠지만 국경 하나 넘었다고 이렇게 뜻이 달라지는 게 참 신기한데요. 속에서 짜증이 자연스레 올라올 때, ‘이래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죽어도 하기 싫어서 화가 치솟는 순간, 가벼운 이유부터 하나씩 후후 불어보면 결국 나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마지막에 무겁게 남습니다. 상사의 말도 안되는 지시를 수행하고 싶지 않고, 명절 날 괜히 이상한 말을 건네는 친척 어른을 만나고 싶지 않고, … 이런저런 싫은 것들은 왜 이리 많은지.
학교 다닐 때 배운 교과서처럼 세상이 합리와 이성으로 이뤄졌다면 제가 덜 피곤했을 텐데요. 부당함과 어이없음으로 똘똘 뭉친 현실에 제 안의 마음은 자꾸자꾸 깎여 나갑니다. 분명히 마음의 키가 높았던 것 같은데 저라는 사람을 만나 얘는 이게 뭔 수난일까요?
"높은 마음으로 살아야지 낮은 몸에 갇혀있대도
평범함에 짓눌린 일상이 사실은 나의 일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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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의 <겨울비> 작품을 오마주한 첫 장면에서부터, 잿빛의 도시와 그저 그런 사무실에 까만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건물 계단에도, 엘리베이터에도 꽉꽉 들어찬 이 정장을 입은 사람들은 눈, 코, 입에 표정이 없는데요. 그런 그들 앞에, 어디선가 나타난 화려한 꽃을 든 82MAJOR 멤버들이 나타납니다. 마치 총처럼, 줄기로 손잡이를 만든 이 꽃다발을 다시 한번 잿빛 신문지에 감싸 들고 사무실 내부로 침투한 이들은 사람들에게 하트 총알을 쏘기 시작합니다.
이 독특한 뮤직비디오를 다 보고 나서 생각해 보니, 이 모든 상징들이 결국 큐피드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보통 큐피드라는 소재를 가져다 쓰면, 분홍빛에, 예쁜 날개나, 화려한 화살 같은 것들만 생각이 낫던 터라 이 모든 은유들이 조금 낯설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곡의 무드나 전체적인 색감이 화려하지도 않고, 되려 반대로 너무 차분해서이기도 하고요.
신화 속 아기 천사였던 큐피드가, 현대 사회에서 성인이 되면 이런 느낌이려나요. 하나의 직업이라고 생각하면 우리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이 모습이 맞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게나 중요하고 멋진 일을 하는 사람인데도, 겉으로 보기엔 무엇 하나 즐거울 것 없어 보일지도요. 사랑을 연결해 주는 애정의 신도 어느 날은 일하기 싫을 텐데, 수 백, 수 천년을 일하고 있다 생각하면 뭐... 저도 꼭 필요한 일은 싫어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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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
👉 작가 : 성해나
건축학과 학생인 재서는 방학을 맞이하고 '문 교수'의 서머스쿨에 참여하게 됩니다. 캐드와 스케치업 같은 3D 프로그램은 전혀 쓰지 않고, 8~90년대처럼 연필 제도를 쓸 것을 고집하는 문 교수는 두 사람에게 이번에도 작업을 할 건물을 실측하고 연필로 제도해 올 것을 권했는데요. 학교에서 우수 학생으로 손꼽히는 동기 이본은 재서에게 자연스럽게 도면을 참고해 프로그램으로 작업을 하자고 하고, 이본은 교수님의 말이 신경이 쓰이지만 시간에 쫓겨 결국 그에 동조하고 맙니다. 그러자 지난 학기 손으로 한 땀 한 땀 등고선을 그려 A플러스를 받은 재서의 결과물을 은근히 기대했을 문 교수는 두 사람에게 실망스럽다며, 다시 해올 것을 지시합니다.
소설은 결국 두 사람이 화면 속 편의가 아닌, 실제로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을 만나고, 또 경주라는 지역 사회를 탐방하면서 진정한 건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요. 저는 이상하게 이 앞부분, 재서의 고민을 더욱 곱씹어 보게 되더라고요. 일을 하면서, 정말 해서는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느껴지는 불편감이 뭔지 너무 공감이 됐습니다. 그런 순간이 오면, 늘 이걸 해야만 할까 수 차례 고민하거든요. 물론 늘 고민 끝에는 그 불편한 마음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결국 싫어도 그 일을 하고야 맙니다.
아마 어렸을 때 부모님이 해주신 말씀에는 싫어도 하고 나면, 적어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고, 또 언젠간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진다는 좀 더 먼 미래의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문 교수의 말을 듣고 의뢰인들과 소통하고, 지역사회의 곳곳을 체험하며 얻은 재서의 지식과 경험은 언젠간 잘 쓰일 테니까요. 음... 이렇게 또 글로 문장을 쓰고 있자니, 이성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또 막상 그 순간이 오면 한없이 감정적으로 굴 제 자신이 눈에 선합니다. 어쩌면 이건 정말 평생을 안고 갈 숙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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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한중커플ㅣ🇨🇳여기 중국 맞아요..! 8주년 기념으로 떠난 이색 국내여행 vlogㅣ묘족체험하기📸ㅣ개존맛 음식천국..💫ㅣ여루의 벌레먹방🦗ㅣ🌴장화신고 아마존 투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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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_한_나라에_몇개국이_있는건지
중국에 무비자로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몇 차례 중국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언어적 소통에는 물론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중국 음식들을 현지에서 먹으니 더욱 좋았고, 또 그동안 자주 갔던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는 다른 중국만의 문화나 지역콘텐츠가 흥미롭고 새롭게 느껴졌어요. 한 번 관심을 갖기 시작하니, 최근엔 친구들과 여행지 이야기를 할 때면 중국이 빠지지 않습니다.
중국 항저우에 살고 있는 이 유튜버의 브이로그를 통해 많이들 가고 있는 상해나 칭다오 같은 도시 외에, 이색적인 지역을 또 하나 알게 되었는데요. 바로 중국 남부, 윈난 성 최남단에 위치한 '시솽반나'라는 지역입니다. 소수민족인 타이루족이 거주하고 있다고 하는데, 라오스와 미얀마와 국경선이 인접해 있는 지역이라 중국이지만 동남아시아 같은 느낌이 물씬 든다고 하더라고요. 열대우림이 발달해 있어서 '중국의 아마존'이라고도 불린다고 해요.
비록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장거리 여행은 좀 부담스러워졌지만, 중국은 그래도 멀지 않아 가볼 만한 것 같더라고요. 이색적인 곳에 여행 가기를 좋아하신다면, 참고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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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기기기 - 동시대와 시대착오>
구매처 : 서울 일민미술관
가격 : ₩9,000
#저번주에_본_살목지보다_사실_더_기이함
서울시 미술관을 통틀어 가장 과감하고 재미있는 전시를 하는 곳, 저는 일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다른 곳이 더 있다면 후기에서 꼭 말씀해 주세요. 구경가고 싶어요.) 미술관 옆 청계천은 봄 기운을 창창하게 뿜고 있는데, 까맣다 못해 잘못 인쇄된 것 같은 침침한 포스터를 걸고 전시가 시작되었더라고요. 무려 주제는 ‘기이함’이래요.
전시는 환한 광화문 한 가운데서 침침한 분위기로 서서 우리를 맞이하는데요. AI부터 수술, 철학까지 작품 각각의 오브제는 달라도, 관람객으로 하여금 반사적인 불쾌함을 일으켰습니다. 이들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기이함에 젖다 보니, 시대와 장소까지 잠깐 잊게 되는 집중력이 무엇이었나 다시 경험하게 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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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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