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과 겸손 사이, 답은 어디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봄이 되니까 여기 저기서 즐거운 문화행사들이 많이 열리는 중인데요.
'컴백홈(Come Back Home)'이라는 주제로 무려 5년만에 다시 열리는 것이라는데요.
전시 뿐만 아니라 영화 상영, 아티스트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하루 정도 가볍게 봄 나들이로도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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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기방에서 아슬아슬하게 출구 위에 걸쳐져 있는 인형을 보면
조금만 하면 될 것 같은 마음에
천 원을 한장씩 넣으며 계속 시도하다가
몇 번의 실패 후에서야 꽤나 큰 돈을 날렸다는 걸 깨닫고
그 자리를 벗어나고야 마는데요.
살다보면 이상하게 욕심을 부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영 아닌 것 같을 때도요.
그렇게 성공과 실패를 오가고 나면,
그 적정선이 어디인지, 늘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이번주는 적당한 욕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될 때 볼 콘텐츠를 가져와봤어요.
구독자님에겐 어디까지가 용인 가능한 욕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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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n Bieber - SPEED DEMON - Live at Coachella 2026
얼마 전 코첼라에서 한 가지 이슈가 있었는데요. 이제는 꽤나 옛 가수가 된, 저스틴 비버의 무대에 "성의가 없다"는 논란이었어요. 코첼라 헤드라이너로 메인스테이지에 오른 비버는 텅 빈 광장 같은 무대에서 후드를 뒤집어쓴 채로 수십 분에 달하는 무대를 선보였는데요. '꿈의 무대'라고 불릴 만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코첼라 공연이니만큼, 다른 가수들은 정말로 온갖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것과 상반된 행보였습니다. 특히나, 같은 무대에서 노래를 한 사브리나 카펜터의 경우, 의상을 5회 교체하고 수십 명의 댄서들과 함께 퍼포먼스를 선보인 바 더욱 비교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오랜만에 선보이는 무대이고, 심지어 헤드라이너로서 참석한 것이니만큼 화려하게 준비하는 것도 좋았겠지만 그런 무대가 필수라는 법을 정해둔 것은 아니잖아요. 종일 공연이 이어진 후, 현지 시간으로 밤 11시에 보여주는 것이니 만큼 앞선 화려한 무대들과 상반된 방식을 택하고, 자신의 주 무기인 보컬에 집중도를 높인 것이 전략적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수로서 무대에 욕심을 내는 것이 당연하잖아요. 아마 그가 부린 욕심은, 누구보다 화려하고 멋진 것을 선보이겠다기 보단,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시대를 풍미한 아이콘으로서의 무대를 보여주는 게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는 것, 그게 적당한 욕심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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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 단어는 사실 함께할 수 없는 것일지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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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 작가 : 한강
잔인한 꿈을 꾸고 일어난 영혜는 그날부터 육식을 거부합니다. 고기는 물론이고 단 하나의 단백질도 섭취하지 않으려는 그녀를 둘러싸고 가족들은 그에게 뭐라도 먹이기 위해 애를 쓰는데요. '나이 든 엄마를 봐서라도', '화가 잔뜩 난 너희 아버지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라도' 조금만 먹어보라는 가족들의 요구는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남편의 시선에서 묘사된 동명의 첫 장에서 가족들의 요구는 어찌 보면 정당한 욕심 같기도 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내 딸이, 동생이 갑작스레 채식을 하고 그 뒤로 피골이 상접해 가는 모습을 보며 어느 누가 그저 지켜만 볼 수 있겠어요. 하지만 소설이 중반부를 넘어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그 생각은 희미해졌습니다. 온몸과 마음을 다해 거부하는 그에게 똑같이 온몸과 마음을 다해 강요하는 주변인들을 보는 것이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그 상황들을 영혜의 입장에서 쓰인 것이 아니라, 남편-형부-언니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것조차 힘들더라고요.
영혜가 갑자기 돌변한 것이 이기적이라 욕하고, 영혜는 그저 가족들의 요구에 입을 꾹 닫은 채 응답하지 않고 맞서는 그 상황이 갑작스레 일어난 것일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욕심과 욕심이 충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아마 영혜의 채식주의자 선언은, 평생을 경험해 온 사회의 욕심에 짓눌려 방출될 수밖에 없었던 포효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속에서 적정선이라는 건 당연히 존재하지 않았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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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외부의 규칙은 무모한 의지 앞에서는 무너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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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
👉 작가 : 박세미
👉 수록 : 시집 <내가 나일 확률>
“처음 보게 될 아이의 눈동자를 그리워했다
나는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아이는 나일 것이다 (후략)”
외국에서 어떤 폭포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물줄기가 크게 세 개로 흘러 각각 건강운이나 학문운 따위를 상징하는데, 소원을 두 개 이상 욕심내어 마시면 오히려 효과가 줄어든다는 곳이었어요. 지금은 시간이 꽤 흘러 그 당시 제가 몇 가지 물을 마셨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 하지만 미처 인터넷에서 찾아보지 않았다면 영영 몰랐을 그 규칙은 괜히 섬뜩하게 느껴지는데요.
욕심이나 제 자리라는 게 어떤 때는 그곳의 폭포같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흐르는 물을 내 손아귀에 쥐어 보려는 것처럼, 단순하지만 당장은 깨닫지 못하는 규칙일 수도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하지만, 그런 건 하면 안 된다는 욕심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요?
화자는 알지만 또 모르는 눈동자를 찾고 있습니다. 시 속의 ‘해보지 않은 나’는 마치 마법학교의 흰 부엉이처럼 아직 도착하지 않고 상공을 헤매이고 있습니다. 또, 시 속의 ‘해보지 않은 나’는 아무리 나이가 들었어도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의지와 미래를 동시에 뜻하는 단어 <will>을 품은 채, 흐리고 불분명할지는 몰라도 단단합니다. 낯선 땅의 규칙 따위는 모르는 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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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다는 건 뭘까 대충 하는 걸까 마음이 전해지는 건 뭘까 생각이 옮겨지는 걸까
진심이 전해지는 건 뭘까 눈물이 옮겨지는 걸까 놓치면 안 되는 건 뭘까"
이번 주에 저를 지켜준 노래가 있습니다. 일을 하면서 쉽지 않은 상황과 마음이 생기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그게 쉬워지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로 가야 편안함과 욕심을 적당하게 지켜가는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나와 주변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는 않은데, 또 무르게 대충 하고 싶지는 않은 거죠.
노래는 계속 질문형으로 이어집니다. 비슷한 가삿말이 꼬리를 물며 돌림 노래처럼 반복되죠. 답 없이 흘러가는 건 지금의 저와 닮아 있지만, 이진아의 따뜻한 목소리에서는 괜한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계속 노래를 재생해서 들어 보았습니다. 답이 없어도 일은 해야 하고, 시간은 흘러가는 것처럼요. 적당하다는 건 뭐고 그럴 수 있는 감각은 뭘까요? 해답을 아시는 분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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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첫눈에 반한 여자와 4일을 함께했다 | 포포 : 죽어도 사랑해 | SAPPORO.1>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지구가_멸망한면 #당장_사랑할_수_있을까
지난해 영화 같은 연출과 현실적인 서사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연애프로그램(이하 연프) <72시간 소개팅>을 기획했던 원의 독백 임승원과 연출한 유규선이 다시금 새로운 연프로 돌아왔습니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지구가 멸망하기까지 나흘이 남았다는 설정을 가진 이번 프로그램 <포포 : 죽어도 사랑해>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만남과 사랑에 대한 소중함을 더 소중하고 특별하게 느끼도록 하는데요. 지난번엔 서로에 대한 소개를 적은 책자를 가지고도 나이와 직업 등 주요한 정보들은 천천히 오픈했지만, 이번엔 설정상 시간이 없어서인지(?) 처음부터 바로 이야기를 하고, 그보단 서로가 작성한 버킷리스트를 함께 하나씩 지워내려 가는 데이트를 하기 시작합니다. 중간중간 만화책의 한 페이지처럼 편집된 장면이나, 버킷리스트에 적힌 ‘눈 덮인 곳에서 웨딩스냅 찍기’, ‘케이크 한 판 다 먹기’ 같은, 평범하지 않아 재미난 희망 사항들을 함께 하는 그 과정이 또 한 번 낭만을 느끼게 해서 좋았습니다.
예고편에서 공개된 이 프로그램의 설정을 보고, 다소 무리한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이건 또 이것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작을 처음 봤을 때처럼 충격적인 신선함은 아닐지언정, 남자가 여자를 보고 난 후 “지구가 멸망하지 않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부분에선 어쩐지 마음이 울렁였거든요. 어린 시절 머릿속으로만 그려본 사랑이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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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힌드의 목소리>
구매처 : 영화관
가격 : ₩15,000
#영화가_도끼가_되어줄_수_있을까
몇 년 전 레터에서 <다음 소희>라는 작품을 소개하며 영화도 우리에게 도끼가 되어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호기롭게 이야기했었습니다. 하지만 잇따른 소식에도 여전히 글로벌 브랜드의 커피를 편하게 마시고, 주가와 미리 끊어둔 비행기표 정도만 안락하게 걱정하는 저였습니다. 원고를 쓰는 이 시점에도 영화를 보기 전후 제 스스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소개해 드릴 것이 없어 부끄러운데요.
<힌드의 목소리>는 그럼에도 화면 밖 저를 실컷 담금질하는 영화였습니다. 푹신하고 포근한 관객석에 채 등을 붙이고 있지 못하게요. 24년의 어느 날, 가자 지구의 점령 지대에서 홀로 살아남았다는 아이의 구조 요청 전화가 접수됩니다. 적신월사의 자원봉사자들은 8분 거리면 닿을 ‘힌드’를 구조하기 위해, 5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요. 벨 소리가 걸려오고 실제 통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순간, 극장 속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차갑고 착잡해졌습니다.
힌드를 안전하게 구조하고, 헤어진 가족들은 다시 만나고, … 너무도 당연한 수순과 이유들은 전쟁이라는 단어 앞에 무력하게 해체되는데요. 전장의 아이와 그를 구출하기 위한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 관객석의 저는 무의미한 중립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러닝 타임이 끝나고 저는 또 일상을 살아갑니다. 이렇게 제 자리를 지키며 가끔 영화를 본다는 게 저와 이 세계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8분이면 구할 수 있던 힌드의 이야기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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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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