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간 어디쯤에 있다면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벚꽃이 또 만개했습니다.
슬픈 서울 시민은 늘 지하철로만 다녀서, 반박자 느리게 계절의 오고 감을 아는데요.
비슷비슷한 것 같지만 매일을 기록하며 꽃 사진도 찍어보고,
일정을 쪼개 한강 가는 시간도 잡아보았습니다. (청춘이죠?)
억지로 시간을 내는 게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마냥 바쁘고 정신 없이 일상을 보내곤 싶지 않아요.
봄이 왔으니까 봄을 느껴야죠.
오늘 집 가는 길에 꼭 구독자 님의 거리에도
적당한 벚꽃 나무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레터 시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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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두 에디터가 봄날을 맞이하며(?)
<보그 코리아>에서 진행한 한 행사를 다녀왔는데요.
은희경 작가님과 류성희 미술감독님의 이야기를 듣고
공통된 것들을 몇 가지 발견했어요.
그중 하나가 바로, '시대에 발맞춰 가는 것'이었습니다.
두 분 다 각자의 분야에서 수십 년을 일한 베테랑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또 그것들이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잖아요.
대표작이 된,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유연하게, 또 날카롭게 다음 챕터를 만드는 것이
그 분들이 오랫동안 업계에서 인정받는 리더가 된 이유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번주는 그렇게 '시대에 맞게 흘러가는 사람'이 되고플 때,
볼 콘텐츠들을 가져와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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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별, 봄 w. 문상훈 | 이소라의 첫봄 [ep.1]
👉 이 소 라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언제나 사랑받는 것들이 있습니다. 흔히들 ‘명작’이라 부르는 것들이요. 노래방에 가도 여전히 20년 전 노래들이 TOP5에 들어있잖아요. 가수 이소라 역시 그런 시대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노래들을 가진 가수인데요. 음악 프로그램 혹은 경연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으로 공중파 방송들에 출연하는 모습만 종종 볼 수 있었는데 최근 유튜브를 개설하고, ‘이소라의 첫봄’이라는 토크 예능을 진행하기 시작했어요.
워낙 경력도 오래되고, 그만큼 아는 지인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되어서 첫 게스트가 누구일지 궁금했는데, 예상외로 ‘빠더너스’의 문상훈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트렌드의 정점에 서있는 사람과, 시대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어떻게 보면 트렌드를 굳이 따라가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요. 서로 다른 시대에 태어나,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그 기저에 있는 어떤 감성들을 꺼내어 보이며 대화가 매끄럽게 이어졌습니다. 서로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한결같은 태도로요.
이소라라는 사람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람이 아니라, 좋은 음악인으로 계속해서 사랑받는 건 그가 이런 유연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대화 속에서 과거는 정말 잠시 지나갈 뿐, 모든 이야기가 현재와 미래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지 않고, 그대로 좇는 사람이라서, 그렇게 많은 곡들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닿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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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검매직컬
👉 출연 : 박보검, 이상이, 곽동연 외
이제는 잊을만하면 돌아오는 힐링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이 있습니다. 저 멀리 시골에 연예인들이 어느 날 가게를 열거나 그곳에 가서 살면서,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고, 그곳에 놀러 온 사람들과 대화하며 시간을 보내는... 제가 이 문장을 쓰면서도 벌써 몇몇 프로그램들이 떠오르는데요. 이 예능 역시 처음에 방송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뭔가 다를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었어요.
그런데 우연히 몇 편을 연달아 보고선, 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출연진들의 진정성이 다르더라고요. 이 프로그램을 '위해' 제작진이 만들어준 레시피를 달달 외워서, 세팅된 가게에서 예약된 스케줄에 맞춰 하루를 꾸려나가는 게 아니었어요. 이용사 자격증이 있던 박보검이, 그를 보조할 두 사람과 함께 미용실을 운영합니다. 어렸을 적에 갔던 동네 미용실처럼, 예약을 해야 하는 것도, 가게가 잘 세팅되어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머리를 자르기 싫어하는 어린 동생을 데리고 온 형도 있었고, 기부를 위해 머리를 곱게 길러와서 잘라달라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미용을 할 줄 아는 출연자의 실력 발휘가 아니라, 그곳에 정말로 필요한 것을 주려는 그 성의가 보기 좋았어요. 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손님들의 말을 듣고 또 맞춰가는 출연진들의 태도가 좋았습니다.
시대에 맞게 흘러가고자 한다면, 진정성만큼 중요한 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로 지금 필요한 게 무엇인지, 시대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어야 하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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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장
👉 작가 : 팡팡
시대에 맞게 산다는 말, 당연하고 멋진 말이지만 일개 개인으로서 왜 이렇게 무서울까요. 마지막으로 남겨진 모래알이 되어버리는 것도 싫지만, 태풍 같은 흐름에 올라탄 후도 쉽게 그려지지 않습니다. 매번 나에게 주어지는 이 정신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건 아니라서인가 봐요.
이 알 수 없는 공포는 긴 시간을 아우르고 난 후 오한처럼 몸속에 스며듭니다. <연매장>은 부모 - 자식의 시점을 오가며 중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소설인데요. 이야기는 주인공 우칭린이 마침내 집을 한 채 마련한 날부터 시작됩니다. 가족을 위해 늘 노력하던 그가 성공의 궤도에 오른 날, 어머니가 갑자기 넋이 나가 버리게 되는데요. 너무 늦어버렸지만, 그는 어머니에 대해 자신이 아는 게 몇 없다는 걸 깨닫습니다. 그리고는 왜 모두가 어머니에 대해 함구했는지 진실을 좇게 되고요.
그러면서 하나씩 벗겨지는 민낯은 시대가 얼마나 개인을 주무를 수 있는지 보여주는데요. 제아무리 위대한 개인이라도 우리는 이 흐름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따르거나, 따르지 않거나. 두 갈래로 나누어져 있다고 생각한 이 선택지도 어쩌면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시대는 이미 우리 앞에 답을 정해 놓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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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할 때는 적어도 너가 중간까지는 와줬으면 한다는 가사처럼, 저는 사랑도 시대 정신에서도 용기가 크지도 적지도 않은 편입니다. 그냥 적당히 가운데에서 만나고 있고, 또 앞으로도 그러고 싶어요. AI가 유행이라는 말을 들으면 쓱 어플을 깔아서 써본다거나, 화나는 일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행동은 못해도 주변 사람들에게 기사 링크를 돌리곤 하는 정도요.
어떤 때는 강렬한 활동가나 얼리어답터가 되지 못하는 제 모습이 소시민 같아서 쿡쿡 쑤실 때도 있고, 다른 어떤 이와 비교하면 조금은 앞서 나간다는 감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게 좋은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중간감 속에서 구독자 님도 살아가고 있나요? 그러시다면 이 느낌이 편안하신가요 아니면 저처럼 애매한 포지션에 좀이 쑤시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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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IRENE 아이린 'Biggest Fan'>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이렇게_말해주는_가수_또_없다
날 깨운 네 마음 반짝인 Confidence 서로를 비추는 Eyes
(중략)
“I’m your biggest fan” Yeah just say it 더 크게 사랑한다 외쳐 Babe
데뷔 13년차, 그룹 레드벨벳의 리더인 아이린이 솔로 정규 1집을 발매했습니다. 한 그룹이지만, 멤버들 각각의 색깔이 워낙 뚜렷해서 아이린이라는 사람의 음악적인 색깔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는데요. 10곡으로 꽉꽉 눌러 채운 이번 앨범이 그 답을 정확히 알려줬습니다.
다른 곡들도 수록곡 맛집, 레드벨벳 답게 좋았지만 타이틀곡이야말로 왜 이 곡이 타이틀인지 알겠더라고요. 화려한 의상을 잔뜩 갈아입으며 예쁜 얼굴을 뽐내는 뮤직비디오에 홀려 가사를 잘 못 봤는데, 천천히 다시 보니 팬이 아닌 저조차도 조금 울컥했습니다. 오랜 시간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당당히 나의 팬이라고 외쳐도 좋다고 노래하는 아이린의 모습이 정말 행복해보여서 좋았어요. 그룹을 지켜온 리더로서 또 하고 싶었던 말이었던 것 같기도 했고요.
이전에 아이린x슬기 유닛으로 텃팅을 보여줄 때도 선을 살린 안무가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곡도 후렴 안무가 팔을 이용한 것이더라고요. 무대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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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프로젝트 헤일메리>
구매처 : 영화관
가격 : ₩ 15,000
#헤일메리_좋음_좋음_좋음! #과학지식_없어도_됨
극장 나들이를 할 때면 ‘휴대폰 하는 사람이 없기를’ 얼마나 바라는 지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계산해 보곤 합니다. 700 페이지가 넘는 원작 소설을 다 읽을 자신이 없었던 만큼, ‘제발 이번에는 절대 없기를’ 바라는 기대감 최상의 상태였습니다.
처음에는 SF 장르라고 하면 응당 선사할 경험을 기대하고 갔습니다. 경이로운 우주의 광경과 과학 기술을 이뤄낸 인류에 대한 위대함 따위요. 저처럼 사전 탐색을 최소화하고 가면 좋은 영화는 더 좋고, 싫은 영화는 더 싫어할 수 있거든요. (이러면서 정작 저는 이미 두 번째 문단까지 소개 후기를 쓰고 있네요.)
하지만, 우주 방사선보다 더 강렬한 휴머니티와 감동에 제대로 관통 당하고 왔습니다. 이 넓고 광활한 우주 안에서 필연적인 외로움을 느끼는 우리에게, 그러면서도 또 의미를 좇아 관객 석에 앉아있는 우리에게 영화는 우리가 계속이 찾고 있던 말을 던지고 있더라고요. “좋은 좋음 좋음” 이라고!
🍋 2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 그래도 갈까 말까 고민하지 마시라 (예고편 보러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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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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