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힘으로 오늘도 버텨봐야겠죠...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원고를 마무리 지으며 캘린더를 보다가, 벌써 26일인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설 연휴 끝나고 다시 만났을 뿐인데 시간이 3월로 향하더군요.
생각해 보면 점심 먹으러 나갈 때 기온이 사뭇 따뜻해진 것 같기도 하고요.
물론 아직까지 쌀쌀하니 옷매무새 잘 살펴보셔야 합니다.
하고픈 말이 많아 조금 횡설수설했는데요. 지난 주 잘 쉬었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구독자님 다시 만나 반가워요. 잘 지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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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연속적인 거라고 하죠.
지금 이 순간도 1초만 지나면 과거가 되지만,
때로는 그 짧은 순간이 되려 다른 기나긴 시간보다도,
머릿속에 더 강렬하게 남아 있더라고요.
지친 퇴근길 창밖으로 멋진 노을을 보았을 때나,
친구가 건넨 응원 한 마디를 들었을 때?
우리는 사실 그런 어떤 잠깐의 기억들로
삶을 살아나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주는 이렇게 '순간의 힘을 실감하게 될 때'
보면 좋을 콘텐츠들을 가져와 보았습니다.
시소레터를 읽는 이 순간도, 구독자님께 오랫동안 간직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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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미쓰홍
👉 출연 : 박신혜, 고경표, 하윤경, 조한결 외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했나요, 뛰어난 머리 덕에 누구에게도 고개 숙이지 않고 최고/최초 타이틀을 차례로 걸며 살아온 홍금보. 증권사 말단 사원으로 언더커버를 하게 되며, 복잡하고도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았던 그는 딸을 지키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한 룸메이트 미숙의 유서를 읽고 눈물을 쏟는데요. 9년 전, 첫 직장에서 서류에 커피를 쏟은 제게 무안은 줄지언정, 상사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저를 모른 체하지 않고 맞서 싸워 지켜주었던 금보를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다시 만난 그의 정체를 알면서도 미숙은 조용히, 사연이 있겠지 싶어 남몰래 자신을 도와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며 몇 번이고 마주쳤을 텐데도 금보의 기억 속엔 미숙이 없었지만, 미숙의 머릿속엔 오래도록 닮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었어요.
나에겐 별 것 아니었던 순간도, 누군가에겐 10년 가까이, 혹은 평생을 간직하게 될 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로 허투루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완벽할 순 없겠지만, 이 중요한 사실을 잊지 않고 되새기면서 살다 보면, 또 모르죠. 금보처럼 그 순간이 먼 길을 돌아 다시 나에게 돌아올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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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ody
👉 노래 : 김동률
Melody 한마디 말보다 진실한 맘을 전하는 메시지 아련한 기억의 조각들 어제처럼 되살리는 마치 마술 같은 힘
제가 공연을 보는 걸 좋아하는 이유는, 그 공연장에서 받는 에너지와 행복도 분명히 있지만 다시 돌아와 일상을 보내면서 그 공연에서 들었던 노래를 들으면 마치 제가 바로 그 공연장에 다시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이기도 합니다. 커다란 공연장을 울리는 목소리와 악기 소리, 울림, 관객들의 환호, 폭죽 등 그때 보았던 장면이 생생하게 눈앞에 그려질 때가 있어요. 공연을 보기 전까진 잘 와닿지 않던 가사도, 다녀오고 나면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볼 만큼 좋아지기도 하고요.
우연히 친구의 권유로 다녀온 김동률의 콘서트에서는 이 곡이 제게 그런 노래였어요. 공연의 엔딩곡이었던 만큼 그 여운이 진하게 남아서도 있고, 가수의 자전적인 내용을 담았다는 가사가 정말 좋았어요. 첫마디만 들어도 갑자기 마술을 부린 것처럼 기억을 되살려주는 '멜로디'의 힘을, 가수로 평생을 살아온 입장에서는 더욱 크게 느꼈을 거라 생각이 되더라고요.
2시간 남짓 되는 공연을 단 3분의 곡으로, 또 그걸 곡의 첫마디 3초로 추억하게 되는 이 '순간'의 마법이 참 좋습니다. 고단한 일상에, 그 짧은 순간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몰라요. 구독자님께도 그런 순간이 꼭 있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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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자리
👉 작가 : 김화진
👉 수록 : 책 <겨울연습>
바짝 잘 마른 이불처럼 햇빛이 나를 감싸는 경험 다들 해보셨을 텐데요. 뜻밖의 장소에서도 반짝이는 그것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점심 먹고 난 후의 사무실처럼요. 직업인으로서의 소명을 잠깐 잊게 되고 우리 모두 인간이니 당연히 잠이 꾸벅꾸벅 옵니다.
따뜻함, 기분 좋음, 볕 같은 단순한 단어로 나열하기 쉬운 그때. 소설은 주욱 길게 펼쳐 몇 줄로 서술하는데요. 그 활자에서도 온도가 느껴지는 듯해서, 그 문단을 왔다 갔다 하며 한참 반복했습니다.
인생 참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가도, 찾아오는 순간, 문장, 그리고 우연함. 겨울의 추운 날씨를 부디 잘 견디었으면 했다는 소설의 기획의도처럼요, 잠깐잠깐 볕처럼 찾아오는 이 순간들이 우리를 웅크리지 않게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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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겹씩 쌓이는 중독의 맛, 라벨 볼레로
👉 연주 : KBS 교향악단
👉 지휘 : 마르쿠스 슈텐츠
몇 안 되는 빅 이벤트, 예를 들어 졸업이나 결혼 같은 경우는 당연히 기억에 오래 남지만요. 두고두고 곱씹게 되는, 그리고 한 번 더 만나고 싶은 순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인생을 더 잘 살아 보게 하는 마음은 일상의 토막에서 피어나죠.
이번 주만 해도 저를 단단히 붙잡은 순간을 떠올려 보면 시답지 않은 커피 타임이나 엄마의 당부 어린 잔소리부터 생각나니까요. 이래서 이 세계의 시간도 연속적인 걸까요. 겹겹이 페이스트리같이 아름다운 순간을 쌓아 올리라고요.
여기까지 생각이 와닿았을 때, 스네어 드럼의 일정한 리듬이 전체를 지탱하는 이 곡이 떠올랐습니다. 차근이 쌓아 올린 박자가 결국 벅차 오르는 클라이막스를 완성하는 <볼레로>처럼, 우리의 인생도 결국 홑장이 아니라 아름다운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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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방과후 태리쌤>
구매처 : 티빙
가격 : ₩ 5,500
#좋은_어른이_될게요
경상북도 문경, 1학년이 입학하지 않아 폐교 위기에 놓인 한 초등학교에 방과 후 연극반이 생겼습니다. 어쩌면 머지않은 미래에 아이들의 기억 속에만 자리하고 있을 학교에서, 보다 더 좋은 추억들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선생님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어요. 연극반 선생님이 된 배우 김태리는, 대학 때 처음으로 연기를 시작했다며 더 어렸을 때 접해보았으면 좋았겠다고 늘 생각해 왔던 터라, 이번 기회를 더욱 소중하게 여기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처음엔 김태리의 전 출연작인 <리틀 포레스트>처럼, 웃으며 힐링하는 느낌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어느 시점부턴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안타까운 학교의 상황과 대조되는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이 슬퍼서도, 김태리가 감정이 올라와서 울어서도 아니었어요. 어린 시절의 '처음'은 다 어른들이 만들어주는 거잖아요. 연기에 대한 첫 경험을, 기억을 최대한 즐겁게 남겨주고 싶어하는 김태리의 모습을 보면서 그 따뜻함에 마음이 동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가르치는 일이 처음이라 서투른 그의 모습이, 첫 수업을 잘 마치고 나서도 아쉽고 속상한 마음을 뱉어내는 말들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저도 처음이면서, 누군가의 처음을 잘 만들어주려 애쓰는 그 모습에 어떻게 울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오랜만에 좋은 예능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연극을 멋지게 완성할 수 있길 바라며 지켜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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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제1회 부부동반 노래 대회>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넉살_본업_현장_귀하네요 #진*면_순한맛_유튜브
이제는 래퍼보다는 유튜버나 예능인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넉살인데요. 얼마 전 올라온 이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동안의 타이틀을 내려놓고 본업 모먼트가 등장하겠구나 싶어서요.
사실 그의 채널에서 음악이 등장하는 건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요. 심지어 이 콘텐츠는 매번 1회씩만 진행하고 끝나 버리곤 합니다.* 명절을 맞이해 노래 특집을 한다는데 다음에도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부부동반> 시리즈에서는 본인 부부와 소꿉친구인 목사 부부, 그리고 아무 사이도 아닌 게스트 2인이 함께 모이는 게 특징인데요. 순한 것 같다가도 견제와 비난이 당연한 분위기라, 넉살 본인이 결코 ‘랩’에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대신 잇따라 시작되는 다음 곡들에서 출연진들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는 맛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 대회의 우승자는요…
*그래서 이번 콘텐츠도 제1회 노래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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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구독자님에게 온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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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패스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더 나은 문화인이 될 수 있겠어요 으하하→ (흥선 👴) 경기도민이 아니라 사실 저는 해당 없지만, 그래도 알뜰살뜰하게 쓰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구독자님은 컬처패스로 무얼 보시려고 생각 중이신지 궁금합니다. 영화는 어떨까요? 뭐 볼지 고민이 되신다면, 후기 한 번 더 남겨 주세요. 저랑 한번 머리 맞대고 고민해 보아요. 음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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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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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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