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올 한해도 감사했습니다 😍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원고를 마무리하면서 올해 마지막 레터의 인사를 쓰고 있는 이 시점,
몇 시간 후면 공항에서 두 에디터는 함께 만나게 되는데요.
직업인으로서의 책임과 에디터로서의 사명을 동시에 어깨에 짊어진
2025년이 바쁘기는 했어도 여전히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건 구독자 님이 매주 목요일 메일을 열어 주신 그 마음 덕분일 겁니다.
그럼, 한 해의 여운을 안고 저희는 여행지로 떠나보겠습니다.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내년에 뵙겠습니다 ✨🫂
P.S 다음주(12/25)와 다다음주 목요일(1/1)에는 시소레터가 잠시 쉬어갑니다.
2026년 새해를 맞이하고 나서, 1/8에 뵙겠습니다. 그때까지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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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시간 순으로 본 콘텐츠들을 나열하다 보면,
그것과 제 일상이 연결되는 걸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슬펐을 땐 위로가 되는 작품을,
화가 났을 땐 제 감정을 쏟아낼 수 있는 작품을
저도 모르게 챙겨보고 있었더라고요.
올해도 어떤 콘텐츠들과 함께했는지 톺아보며,
두 에디터가 그 중 몇 가지를 꼽아
작은 시상식을 열어봤습니다.
구독자님의 2025년에는 어떤 콘텐츠들이 함께했나요?
그 중 최고의 작품은 무엇이었는지 여기에서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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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 살 수도 없고
👉 작가 : 소노 아야코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고, 또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홀로 여행을 갔다가 서점에서 구매했던 책이었는데, 읽으면서 정신이 정말 바짝 들었습니다. 일본 작가 소노 아야코가 인생을 살면서 자신이 겪고, 또 느낀 바를 적은 에세이인데요. 제가 읽은 것 중 가장 ‘차가운’ 에세이였습니다.
“타인과 외부 세계에 대한 감각의 부재에서 미숙한 어른이 태어난다.”
“인생은 인간보다 정직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고 어른들이 한 번쯤은 말로 했을 잔소리 같기도 한데, 그걸 잘 정리된 문장으로 읽는 건 또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다 놓고 도망치고 숨고만 싶었던 순간에 딱 필요했던 문장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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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 인사이트 - 인재전쟁
세상은 넓다는데 마음은 점점 협소해집니다. 그건 당장 주어진 하루하루를 충실히 쓰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만, 어릴 적 지구본을 돌리며 전 세계를 누빌 생각을 한 때도 분명 있었는데 말이죠. 비록 지금은 스카이스캐너의 가격표가 부담스러워졌다 해도 걱정 없습니다. 제게는 견문을 높여줄 좋은 콘텐츠들이 있으니까요. 다큐 <인재전쟁>은 마치 구글 맵을 손가락으로 좁히고 좁히는 듯한 경험을 전달하는데요. 다시금 시야가 세계로 향할 때, 우리의 생각은 새로운 곳으로 다다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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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기 일주일 전
👉 출연 : 김민하, 공명 외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인이라면 몰입하지 않을 수 없는 설정 투성이입니다. 학창시절 친하지도 않은 친구와 주고받은 만우절 장난을 시작으로 인연이 되어 절친이 되고, 불의의 사고로 친구를 잃었지만 저승사자로 다시 만나게 되는 것까지. 제가 올해 본 드라마 중에선 가장 한국적이어서일까요. 이 작품을 볼 땐 마치 제가 희완이가 된 듯,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마냥 웃다가 울고, 또 웃었습니다. 홀로 남겨진 희완이 곁을 지켜준 홍석이도, 다시금 벼랑 끝에 서있지 않도록 붙잡은 영현선배도 아마 제 주변 누군가이겠지요. 고맙다는 말,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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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분명 행복이겠죠 (それもきっとしあわせ)
👉 노래 : 키린지 (KIRINJI)
올해는 어른으로서의 일들이 덮쳐왔습니다. 조물주의 시각으로는 참 미시적이었을 텐데 저는 그 앞에서 참 무력해졌습니다. 그럴 때마다 당장 주어진 일에 감사하라는 말은 얼마나 덧없게 들리던지요. 씁쓸해진 마음을 달래주는 건 오직 이 노래뿐이었습니다. 차가운 새벽 공기를 맞는 듯한 가사와 멜로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운을 차리게 하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이상하고 차분한 저의 이 곡을 지면을 빌어 구독자 님에게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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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삼촌 조성우
👉 이넉살
이제는 <쇼미더머니>보다 <놀라운토요일>이 더 잘 어울리는 넉살의 개인 유튜브를 알고 계신가요? 올해 유튜브를 개설해서 제법 많은 영상들을 올렸는데요. 저는 바로 이 영상, 'OO의 틈' 시리즈들을 보고 구독했습니다. 그의 블로그와 함께 보면 재미가 2배였거든요. 지인과 함께 하루를 보내면서, 사진을 찍어주고 또 그걸 영상과 글로 기록하는 게 여느 유튜버/블로거와 다를 바가 없는 내용이지만 넉살만의 유머와 재치가 돋보였습니다. 작정하고 치는 개그가 아니라, 툭툭 내뱉는 단어와 문장이 때로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오기도하고, 또 어느 순간엔 너무나 핵심을 쿡 찔러서 빵 터지게 되기도 했는데요. 다음에 함께할 지인은 누구일지 또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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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OG] 타.우
👉 명예영국인 world
아무리 좋아졌다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어쩔 수 없는 타우(타투에서 t를 묵음한 발음)에 대한 인식이 있는데요. 저도 여러 개를 소유하고 있는 터라, 그에 대한 여러 의견들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 동물 다큐멘터리처럼 지금 영국에서는 … 이라는 내레이션이 깔리는 듯한 이 영상 저를 깔깔 웃게 해주었답니다. 그래서인가요. 사람 자체가 유쾌한 명예 영국인 채널의 모든 영상이 좋지만, 기분이 울적해지면 자꾸만 이곳으로 회귀하게 되는 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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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폴 : 디렉터스 컷
👉 감독 : 타셈 싱
👉 출연 : 리 페이스, 카틴카 언타루 외
올해 유일하게 영화관에서 2번이나 관람한 작품이에요. 처음 볼 땐 압도적인 스케일의 풍경과 색감에 눈을 뗄 수가 없었는데, 두 번째 볼 땐 로이와 알렉산드리아의 따뜻한 우정에 온 신경을 집중하게 됐습니다. 비록 병실에 꼼짝없이 누워 있지만, 세상을 무대로 활약하는 상상 속의 로이는 그 누구보다 멋진 사람인 것을 알아주는 알렉산드리아의 마음이, 그리고 그 마음을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는 로이의 마음이 너무 좋아서 자꾸만 곱씹게 되는 이야기였어요. 영화를 단순히 허구의 이야기로 치부하기에는, 그게 얼마나 현실에서 큰 힘이 되는지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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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콘텐츠로 무언가를 꼽는다는 건, N년차 에디터가 아니더라도 참 심사숙고 하게 되는 일 같습니다. 유튜브 뮤직 리캡을 누르기 전 살짝 상기되는 그 마음처럼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 자율 신경계를 잠식한 이 노래를 빼고는 그 모든 고민이 의미 없을 것 같더군요. 한번 듣고 난 이상, 특유의 빠바바밤 하는 멜로디를 흥얼거리지 않았던 날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인류애적인 사랑을 노래하는 가사도 일품이지만, 원초적으로 좋다는 감각을 일깨워 준 찬혁씨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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