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쉬움 어떻게 달래면 좋을까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얼마 전 세탁기가 갑작스레 고장이 나, 젖은 이불을 들고 코인 빨래방을 찾아 전전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먹은 솜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 정도로 무겁고,
또 헨젤과 그레텔처럼 아스팔트를 물들이는 것도 참 부끄러웠는데요.
그 덕분에 마주친 동네 신장개업 이벤트에서 무려 에어프라이어가 당첨되었답니다.
정말 기묘하고 한 치 앞을 알 수 없던 순간이었어요.
말도 안 되는 사건이 겹친 그날처럼, 오늘 하루도 구독자 님께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행운이 찾아오면 좋겠어요. 인생 또 모르잖아요?
(그리고 지금은 그 에어프라이어로 구운 고구마를 먹으며 원고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 뇸뇸)
|
|
|
연말이 되니 틈틈이 올 한해를 되짚어 볼 일이 참 많습니다.
회사에서 계획했던 업무도,
개인적으로 목표를 세웠던 것들도요.
제가 올해 초 세웠던 목표 중 하나는
친한 사람들을 더 많이 살펴보는 것이었는데,
역시나 바쁘다는 핑계로 저 끝에 미뤄두다
이제서야 약속을 몰아잡고 있어요.
계획은 계획일 뿐이라지만,
이렇게 생각대로 되지 않은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마음에 아쉬움이 가득할 뿐입니다.
그래서 이번주는 연말을 맞이하며,
이렇게 '아쉬움이 느껴질 때' 볼 콘텐츠를 가져와 보았습니다.
올 한 해 구독자님의 가장 큰 아쉬움은 무엇인가요?
|
|
|
다 이루어질지니
👉 작가 : 김은숙
👉 출연 : 수지, 김우빈, 노상현, 안은진 외
인간의 소원 3가지를 들어준다는 램프의 요정 지니. 극 중 주인공인 가영이는 램프를 문질러 지니의 주인이 되지만, 가영이만 소원을 3가지 빌지는 않는데요. 지니와 내기를 해서, 지니는 가영이 말고도 5명의 소원을 들어주게 됩니다. 각각 3개씩이요.
가영이를 질투했던 동창인 은행원부터, 동네에서 마주친 똥강아지까지. 성별도, 나이도, 모두 다른 이들이 빈 3가지 소원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 소원은 자신이 오랫동안 바라왔던 욕망을, 두 번째 소원은 그 욕망을 더 강화하고 지지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욕망을 실현하기 시작하지만, 종래에 세 번째 소원은 이 두 소원을 수습하기 위해 사용하고 맙니다. 그것이 불러일으킨, 예상하지 못한 나비효과를 경험하게 되면서 그저 아무 일도 없었던 태초의 상태로 가고 싶어 하는 거죠.
아쉬움의 사전적 의미가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 미련이 남아 서운함을 의미한다는 것을 읽으면 부정적인 것에 가까워 보이는데요. 어떤 아쉬움은 필요하다고도 생각이 들더라고요. 적당한 아쉬움은 스스로를 망치지 않게 하는 울타리가 되고, 또 다음을 더 기약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니까요.
|
|
|
Young Again
👉 노래 : CXM (SEVENTEEN)
Now's already over
계절이 돌고 돌아도
지금은 다시 오지 않아
어두운 나의 기억에 수놓은 은하수
한 해가 끝나간다는 것은 나이가 먹는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물론 이제는 법적으로 만 나이로 따지니까, 생일이 기점이 된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이맘때가 되면 싱숭생숭합니다. '나의 nn살은 어땠지?', '잘 보낸 건가?' 생각하면서요.
지난해 이맘때의 나의 모습과, 지금의 나의 모습을 비교해 볼까요. 작년의 좋았던 순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지금의 나의 모습으로 시간만 되돌린다고 그때와 똑같은 좋음을 느낄 수는 없을 겁니다. 매 순간 쌓이는 경험과 생각들이 나를 계속해서 변화시키고 있는 걸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건, 그 기억으로 내가 되돌아가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새로운 기억으로 쌓이는 거잖아요. 그렇게 하나씩 머릿속에 수놓으며, 앞을 보고 나아가는 거겠죠. 내일을 나를 기대하면서요!
|
|
|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연극 공연 썰
👉 큐새
한 해 동안의 일을 회상하면 제 스스로가 무대 위 배우 같단 생각이 듭니다. 나는 각각의 역할 모두를 잘 해내고픈 마음만 앞섰던 초보였어요. NG가 나도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고 더 열심히 허우적거렸습니다. 어느 날에는 관객 석에 사랑하는 사람이 앉아 있었고, 어느 날에는 아무도 없어서 나도 날 외면한 적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날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지켜보기도 했었죠. 매일의 무대가 모여 저의 2025년이 되었습니다.
샤프의 <연극이 끝난 후> 같은 감상에만 젖어 있다, 이 인스타툰 덕분에 웃픈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비록 할아버지 단역으로 밀려났지만, 무대에서는 진심이었던 작가님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어요. 손짓 발짓 최선을 다하려던 그 마음을 또 다른 결로서 이해하니까요. 그제야 제 자신에게 너그러워져 봅니다. 백 스테이지의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여유가 없었던 거겠죠. 귀여운 이 흑역사처럼 저도 절 끌어안아 봐야겠어요. 그래도 대사 까먹는 건 좀 너무 했다 (?)
|
|
|
바람의 노래
👉 노래 : 조용필
올 한 해를 이제 남은 이십 여일 동안 서서히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자꾸 이상합니다. 이제는 만 나이로 불리니, 제 나이에 한 살 더 바로 더해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결국엔 호들갑을 떨며 주변 사람들에게 줄 송년 카드와 작은 선물 몇 가지를 황급히 주문해 보았습니다. 이게 제가 2025년을 마무리하는 나름의 최선인데요.
연말마다 찾아오는 후련한 것도, 그렇다고 마냥 아쉬운 것도 아닌 이 마음은 언제쯤 달라질까요? 제 나이의 곱절을 산 엄마는 참 담담하시던데요. 그 비결을 물어봐도 시원한 대답이 돌아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보다 더 오래 산 사람에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언제쯤 괜찮아지는지, 어떻게 살아야 아쉬움은 없냐고 묻는 질문에 가수 조용필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 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그제야 알았습니다. 연말마다 찾아오는 이 기묘한 기분의 이유를요. 그건 아마도 올해를 꼬박 낭비한 고민이 다시는 안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어서일지도요. 그건 아마도 올해를 꼬박 낭비한 사랑 하나 없었기 때문일지도요. 1년이라는 귀하게 주어진 그 시간, 해답이 얼핏 무엇인지 알면서도 피해 갔습니다. 그렇다면 제게 다시금 돌아올 365일, 이제는 사랑을 실천하라고 감사히 돌아오는 거겠죠?
|
|
|
🥨 리코'S PICK <주토피아2>
구매처 : 영화관
가격 : ₩ 15,000
#대체_어떻게_이런_상상을
시즌2가 1보다 재밌을 수가 있나… 하는 마음으로 친구들의 손에 이끌려서 보러 갔는데 말입니다. 이게 웬일인지 너무 재밌게 보고 나왔습니다. 식상하다? 절대 그럴 수가 없고…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올 만큼 새로웠습니다.
대형 사건을 해결하고 함께 경찰 수사 콤비가 된 닉과 주디가, 이번엔 또 다른 사건의 실마리를 발견합니다. 주토피아 1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포유류 외 다른 종의 동물들을 왜 우리는 본 적이 없었는지, 어떤 나라든 존재할 수밖에 없는 정치/경제/사회적 이슈들을 곁들여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요. 그 와중에 너무나 사랑스러운 두 주인공, 닉과 주디의 애정싸움에 슬며시 웃음이 새어나왔습니다.
허를 찌르는 상상력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들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봤습니다. 저는 자막으로 관람했는데, 더빙으로 보면 또 다른 재미가 있다고 해서 또 보러가려고요. 🐰
|
|
|
👴 흥선'S PICK <히로인>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이_겨울_함께_들어요 #올_캐롤은_이거다
가수 성시경의 한 일본 프로그램 출연으로 <히로인>이 다시금 부상했는데요. 완성도 있고 여유로운 그의 버전보다 저는 더 매력 있게 느껴지더라고요. 코끝까지 시린 이 겨울의 공기와 더 닮아 있어서 그런가 봐요. 물론 두 버전을 퐁당 퐁당하며 듣는 재미도 있지만요.
듣다 보면 이 계절을 닮은 사람 한 명쯤 생각나는 가사도 참 좋더라고요. 풋풋하고 어딘가 다듬어지지 않은 보컬 덕분에 그 회상의 농도는 더 짙어지는데요. ⛄ 눈이 폭닥하게 쌓인 어느 날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마음만은 여기가 강원도인 것처럼요.)
요새는 구분하는 의미가 없을 정도로 어느 계절은 쌩하고 지나가지만, 그래도 봄 여름 가을 겨울 맞춰 노래 듣는 게 참 재미인 것 같아요. 만약, 한 계절만 주구장창 있는 나라에 태어났다면 제 플레이리스트는 좀 심심했을 수도요?
|
|
|
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