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시소레터를 보는 당신 💚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디에디트'에서 처음으로 영화제를 개최한다는 소식!
스탠드업 코미디언 원소윤, 민음사 마케터 조아란, 배우 고경표 등 각기 다른 분야의 게스트가 직접 영화를 큐레이션해서 상영하고 토크를 할 예정인데요.
개인적으로 가장 시선을 끄는 건, 얼마 전 레터에서도 소개해드린 <72시간 소개팅> 시리즈를 제작한 유규선과 원의 독백이 '홋카이도 편' 특별편을 제작, 상영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여기에서 확인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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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맥컬럼, <240개의 대용물> @전시에서 직접 촬영
보여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아름다운 것에 1점이라도 더 얹어주게 되는 건,
아마도 사람의 본능이라 그런 것이겠지요.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아름다움을 높게 사는 것은
유구한 전통 같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시대마다, 나라마다
그 미(美)의 기준이 모두 달랐다는 점은
또 흥미롭게 느껴지는 점이기도 하고요.
이번주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될 때 볼 콘텐츠를 모아보았어요.
구독자님이 생각하는 최고로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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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오퍼
👉 감독 : 주세페 토르나토레
👉 출연 : 제프리 러쉬, 실비아 휙스, 짐 스터게스 외
고요한 강당, 수십 명의 사람들이 손짓 하나로 수백, 수천만 달러를 쓰기 시작합니다. 그곳에 울리는 건 오직 한 사람, 경매사 올드먼의 목소리인데요. 경매에서의 최고 제시액을 의미하는 '베스트 오퍼(Best Offer)'가 이 작품의 제목인 건 단순히 주인공이 경매사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오랜 세월 일에 몰두하며 살아있는 여성과는 담을 쌓고 지내면서, 아름다운 여성을 그린 초상화는 커다란 방을 가득 채울 만큼 소장하고 있는 그는 그야말로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감정사이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부모님의 유품들을 경매로 처분하고 싶으니 감정을 해달라는 한 의뢰인의 전화 한 통은 그런 그의 삶을 뒤집어 놓습니다. 그가 추구했던 미(美)의 완전체, 그야말로 인생의 베스트 오퍼를 마주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몇 세기 어떤 작가의 어떤 작품인지 한눈에 발견하는 눈을 가진, 평생을 진품과 가품을 구분하는 일을 해온 그가 예술작품과 달리 인간의 진실은 꾸며낼 수 있다는 점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다니. 평생 아름다움을 추구해 왔지만 그 아름다움에 손쉽게 속아버리는 모습을 보며 그것이 얼마나 일차원적이고 피상적인 것인가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 어떤 사람도 한없이 바보 같아지게 만드는 것, 그게 아름다움이 가진 힘인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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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 감독 : 이상일
👉 출연 : 요시자와 료, 요코하마 류세이 외
예술가의 마음은 무엇일까요? 콘텐츠를 제아무리 좋아해도, 그래서 그것들을 모아 뉴스레터로 펼쳐 내고 있어도. 직접 만드는 사람의 마음을 따라잡기는 정말 어렵겠구나 느낀 적이 있습니다. 잡아 먹을 듯한 기세로 떨어지는 폭포수 앞에서처럼, 나는 손가락 하나 찔러 넣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보>를 보면서도 느꼈습니다. 팔 하나, 날개죽지 한 쪽 제 맘대로 뻗으면 안되는 일이라니. 십 몇년을 쉬지도 못하고 부채로 맞아가야 하는 일이라니. 무슨 마음을 먹어야 저렇게 살 수 있나 상상이 가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제게 주어진 일이라곤 그들의 모습에 숨을 죽이는 것뿐이었습니다.
영화는 가문 대대로 예인으로 살고 있는 슌스케와 아버지를 잃고 거둬진 키쿠오를 필두로 펼쳐집니다. 각각 피와 재능을 무기로 두 사람은 첫 데뷔 무대에 올라 서는데요. 둘은 무서운 지 모르고 아름다움을 좇고, 아름다움은 그들의 시간을 잡아 먹으며 커져 갑니다. 마치 제가 세 시간이라는 러닝 타임을 느낄 새도 없었던 것처럼요. 영화처럼, 어쩌면 아름다움은 채 마음으로 느낄 새도 없이 빨려 들어가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 일본판 <패왕별희>라고요, 아뇨 <국보>입니다 (메인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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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금도 누군가는 아름다움을 향해 가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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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알게 된 한 디자이너 분이 있습니다. 저는 전혀 상관 없는 업을 해서 그런지, 딱 이런 것들이 궁금해지더라고요. 어렸을 때도 그림을 좋아했는지요. 그분이 말해주기를 석굴암과 금관의 도시에서 자라 어렸을 때부터 그것들을 따라 그리기를 좋아했다고 해요. 남의 고향에 배가 그리 아플 수가 없었습니다. 농담이고요. 그때부터 입시를 거쳐 현재에 도착한 그가 참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입시라는 것. 어떻게 보면 참 멋없고 천편일률적인 제도잖아요. 그 안에 아름다운 것이라곤 그걸 해내는 청춘들뿐이라고만 생각했는데요. 채널 진기명디의 해설을 듣고선 다르게 와닿았습니다. 그 안에도 분명한 문법들이 있었거든요. 균형과 변주를 오가는 섬세함이 있었고, 제 아무리 외부인이라 할지라도 무엇이 아름다운지가 와닿았어요.
물론, 영상에서 보여주는 일부 친구들의 엉뚱함도 참 귀엽습니다. 토끼를 보라색으로 그린다거나, 숟가락을 머리 위에 올려놓는 모양새 같은 것 말이에요. 한정된 틀 안에서 각자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방식이겠죠? 그만큼 쉽지 않은 시간이라는 뜻이기도 하겠지만, 마침내 원하는 아름다움에 모두가 다다르기를. 그래서 다 다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P.S 정답은 아닐 수 있지만, 보라색 토끼 저는 진짜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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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ney Princess Concert: Celebrating 70 Years of Disneyland
👉 Disney
아마도 전 세계인이 보고 자랐을 아름다움일 듯 한데요. 디즈니랜드 70주년을 맞이해 디즈니 프린세스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디즈니 영화의 OST를 불렀던 성우 및 가수들을 비롯해, 여러 인물들이 역대 공주들의 의상을 입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등장해요.
추억 속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좋았지만, 그 앞에 서서 보고 있는 관중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추억이 떠오른 듯 촉촉해진 눈으로 미소짓고 있는 엄마, 아빠도, 잘은 몰라도 아름답게 반짝이는 것들에 홀린듯 앞을 보는 아기도요. 실제로 눈 앞에 있는 사람들이 오똑한 코에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그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아니지만, 마치 그 모습이 투영된 듯 무대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에서, 겉으로 빛나는 아름다움 아래의 또 다른 무언가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각자의 마음 속에 들어온 빛나는 멋진 무언가가 꼭 오래오래 함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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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Tomorrow - E.R.E.R>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그래_바로_이거잖아
갑작스레 쏟아진 오디션 프로그램들에 매일같이 바쁘게 쫓아가고 있는 분들 계시려나요. <싱어게인4>, <우리들의 발라드>, <베일드 오디션> 등 모두 나름대로의 특색을 갖고 있어서 서로 다른 재미가 있더라고요. 그중에서도 전... 역시 이 프로그램 - <스틸하트클럽> - 을 가장 열심히 챙겨보고 있습니다. 아마 앞에 나열한 오디션 중 가장 장르가 특정돼서,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방송이 시작했는지도 모르신 분이 계시기도 할 것 같아요.
요즘 페스티벌 섭외 1순위라는 터치드, 유다빈밴드 등을 대중에게 알린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에 이어 엠넷이 오랜만에 가져온 밴드 서바이벌인데요. 기성 밴드들이 출연해 배틀을 하는 하는 건 아니고, 기타, 드럼, 베이스, 보컬 등 밴드 포지션을 두고 경쟁하는, 어떻게 보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밴드 버전이에요. 개인적으로 밴드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각 포지션별로 경쟁을 하니까 저 역시 그 악기 소리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되어 더욱 재미있더라고요. 같은 음악도 연주자가 어떻게 리듬을 쪼개고 사운드를 조절하는지에 따라 정말 다르게 들리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이 영상은 가장 최근에 반영된 6화 중 한 무대 영상인데요.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자작곡으로 경연을 했는데, 기존 곡을 커버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귀에 착 감기는 멜로디에 반했습니다. 처음으로 합을 맞춰본 멤버들인데도 불구하고 한 팀처럼 무대를 선보이는 것도 참 멋있고요. 주변에 보는 사람이 없어서 섭섭한 마음에 영업 좀 해봅니다. 밴드의 맛, 한 번 느껴보지 않으시렵니까? 😍
🍋 같은 구간인데 김은찬A는 시원하고 하기와는 드라마틱하고... 아무튼 다 좋긴 합니다!! (방송 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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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그뤠이스킴vs잭클린] 새벽 4시에 영통 걸은 잭클린>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잭클린_미친여자아니에요_슬픈여자예요
현대인의 슬픈 숙명으로 롱폼을 보지 못하는 몸이 되어 버린 지 어언 N 년. 책과 영화로 집중력을 내내 담금질하지만, 유튜브에서만큼은 맺고 끊음이 확실한데요. 그런 저를 이번 주에 정말 미치게 한 (p) 롱폼 시리즈가 있습니다.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은 보지 않았지만, 그 못지 않다고 자부할 수 있는 영상인데요.
20여 분이라는 길이감을 자랑하지만 제가 놓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새벽 4시부터 파스타를 끓여야겠다고 전화를 건 잭클린이나, 그런 그를 지긋 지긋해 하지만 살뜰히 챙기는 그레이스킴. 말 몇 마디만 들어도 각자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왔을지 그려지는 열연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두 사람의 대화가 정말 일품입니다.
어느새 제 마음은 자꾸 이 영상을 픽션이 아닌 다큐멘터리로 받아들이게 되는데요. 중년의 나이를 맞이하게 되면, 저는 누구와 그들 같은 우정을 나눌 수 있을까요? 형체도 맛도 온전치 않은 잭클린의 파스타처럼, 엉망이지만 의미 있는 관계가 한 명은 남아 있길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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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구독자님에게 온 답장
- (전략) 진심이 중요한거라 좋았다는 문장! 요즘 조금 엉성하게 살고 있었는데 이 말이 참 위로가 되네요. 앞으로도 오래오래 취향을 나눠주세요!
→ 구독자님의 다정한 피드백에 아침부터 눈물셀카를 찍어보내며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에디터들의 취향이 잔뜩 묻어난 글들이 때로는 너무 일방적일까봐 걱정스럽기도 했는데, 위로가 되셨다니 정말 기뻐요. 앞으로도 섬세한 문장들로 따뜻하게 다가가는 에디터들이 되겠습니다. 😘
→ 마지막에 남겨주신 이모지에 두 에디터들도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답니다. 글로써 서로가 이어질 수 있다는 건 참 신기한 일이에요. 읽고 싶으신 주제도 천천히 준비해서 적당한 타이밍에 전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구독자님이 잘 읽으실 수 있는 레터로 찾아갈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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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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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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