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를 알아도 쉽게 고쳐지지 않긴 하지만...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한여름부터 가을까지 온 계절을 꽉 채운 페스티벌부터,
가수에게 오롯이 집중하게 하는 콘서트까지
공연은 제게 늘 생각만 해도 힘이 되는 존재인데요.
마냥 즐기기만 하던 제 생각이 전환되는 계기가 있었어요.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이었는데요.
일회용 생수병을 제한하고, 관객이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는
키네틱 플로어까지 설치했다는 말에
그동안 콘서트의 탄소 배출에 너무 무지했구나 싶더라고요.
마찬가지로 케이팝에서의 친환경 공연 문화를 꿈꾸는
케이팝 탄소 헌터스 청원이 진행 중입니다.
이 지구에서 더 오래 오래, 그리고 건강하게 공연을 즐기고 싶다면
꼬옥 같이 동참해봐도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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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이불킥 할 순간이 하나쯤은 다 있다지만
죽는 날까지 잊히지 않을 날이 하나 있습니다.
딱 시기도 지금 즈음, 빼빼로 데이를 맞이해
좋아하는 아이의 사물함에 포키 극세사 맛을
넣으려다 딱 마주친 순간인데요.
돌고 돌아 인연은 되었지만, 왜인지 모르게
그날은 마음을 숨기고 도망쳤습니다.
속내와는 맞지 않은 옷을 입는다는 게
어찌나 불편한 건지를 그때부터 생생히 깨친 것 같아요.
내 마음을 거스를 이유를 찾자면 수만 개지만
우리의 인생은 그리 길지만은 않다는 걸 왜 종종 까먹을까요.
그래서 이번 주는 반대로 행동하게 될 때에 대한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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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티리얼리스트
👉 감독 : 셀린 송
👉 출연 : 다코타 존슨, 크리스 에반스, 페드로 파스칼 외
‘173cm, 36세, 치과의사, 세전연봉 20만 달러’
몇 가지 단어로 사람을 분류하는 것에 익숙한 커플매니저 루시는 계산이 빠른 이성적인 사람입니다. 수많은 고객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세심하게 배려하며 마음을 움직이죠. 직업의 영향인지, 타고난 성격 때문인지 모르지만 이런 루시의 이상형은 부유한 사람입니다. 정말 걱정 없을 정도로 돈이 많은 사람이요.
어느 날 루시 앞에 정말로 그런 사람이 나타납니다. 단순히 돈만 많은 것이 아니라, 직업도, 외모도, 성격도 훌륭한, 업계에서는 유니콘이라 불릴만한 사람이죠. 그의 배려와 친절에 마음이 동해 그와 데이트를 하며, 곧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별을 고하게 되는데요. 그와 동시에 철옹성같이 높았던 마음의 벽은 어린 시절 만났던 존의 사랑에 단숨에 함락당합니다. “데이트는 어렵고, 사랑은 쉽다.” 던 루시의 말과 같이요.
무수히 많은 이유들을 손에 꼽으며 그 방향으로 걸어가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 어느 순간 아무런 의미가 없게 느껴진다면 그 길이 나와는 사실 정 반대에 있었기 때문일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울타리 하나 없는 평지를 앞에 두고 가지 않는 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이유가 나를 바꿀 만큼 중요한지는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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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호
👉 작가 : 윤가은
한 원고에서 직장인으로서 점심시간이 너무 소중하다는 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메뉴 하나하나 무심하게 넘기고 싶지 않다는 제 진심을 담아서요. 저 정말로, 먹는 일에 그만큼 진심이’었’던 사람이에요.
하지만 최근을 회상해 보면 당장의 식사는 김밥으로 때우기 마련이었네요.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쌓았던 식단들은 어제와 오늘이 엉켜 기억이 잘 나지도 않습니다. 탄단지는 온전히 못 챙겨도 한중일양은 고루 바구니에 나눠 담던 제가 왜 그렇게 된 걸까요. 글을 쓰면 쓸수록 속상합니다.
좋아하는 마음이 흐려지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그리고 멋없는 일이 어딨겠어요. 콘텐츠와 시소레터보다 사실은 조금 더 좋아했던 식도락을 되찾고 싶은 마음을 담아, <호호호>를 펼쳐보았습니다. 좋아하는 것이 많아 호불호가 아니라 호호호라는 귀여운 이름의 에세이를요.
얼마 전 영수증에서도 남긴 <세계의 주인>의 감독이 직접 쓴 책이기도 합니다. 친구들의 작은 대화부터 맛깔난 일상들의 면면을 어떻게 이리 담아냈을까 싶은데요. 별거 아닌 일들은 솔찬히 담아낸 글들을 읽다 보면, 결국 좋아하는 마음이란 게 엄청나게 큰 게 아니어도 된다는 진실을 마주하게 되더라고요.
너무 바쁘다 보면 제 본성을 거스르는 거겠죠? 그리고 알알이 참 작은 마음이라 무심코 넘겼겠거니 하고 저를 다독여 봅니다. 내가 사랑하는 이 순간들이 작지만 빛나고 있음을, 그리고 다정하고 예쁜 것들임을 호호호 하며 기억해야겠어요. 입맛아 다시 돌아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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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 유 씨 미 3
👉 감독 : 루벤 플레셔
👉 출연 : 제시 아이젠버그, 우디 헤럴슨 외
글 쓰는 재주가 대단치 않아 솔직하기라도 하자는 걸 제 신조로 삼고 있는데요. 하긴 오늘의 시소에서 고백 들킨 일도 쓴 사람인데, 이건 쓸까 말까 약간 고민했습니다. 저도 구독자 님한테는 좀 멀끔하게 좋은 사람이고 싶은가 봐요.
올해 엄마와 떠난 제주도 여행에서 있던 일인데요. 직접 번 돈으로 가는 여행이라는 뿌듯함도 잠시, 우리 두 사람 참 다르긴 하더라고요. 게다가 좋아 보이는 것들만 꼬박 담아 일정을 짰건만 별별 이유로 물거품이 되곤 했어요.
그런데 제일 속상한 건 나 좋으라고 가는 여행이 아님에도 자꾸 욕심나는 작은 제 그릇이더라고요. 매 순간 좀 웃으면서 다정히 대해보려도 툴툴거리게 되는 자신이 진짜 부끄럽고 속상했어요. 어찌저찌 시간을 흘러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자취방, 고마웠다는 엄마 카톡에 눈물이 핑 돌아도 시간은 돌릴 수도 없고요.
같이 있는 건만으로도 좋은데 잘 안되는 마음은 <나우 유 씨 미 3>에서 호스 맨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영광스러운 과거도 잠시, 그들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었는데요. 3편에서는 거대 다이아몬드를 훔친다는 임무로 다시금 뭉쳤습니다. 하지만, 너무 간만에 봐서 그런지 말들이 자꾸 헛나가는데요.
가야 할 길은 삼천 리인데 툴툴거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결국 숨 가쁜 일정과 빌런들의 방해 공작 속에 다시금 우정과 사랑을 확인하게 됩니다. 사실 전작에 비해 조금 엉성한 플롯과 개연성은 아쉽지만, 그래도 다 같이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저는 좋던데요? 참, 진심이 제일 중요한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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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 노래 : 넬(NELL)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과
네가 필요로 하는 나의 모습이 같지가 않다는 것
잘못된 건 아니지 않나요
미안할 일 아니지 않나요
개인을 드러내는 것이 나쁘게 비치지 않는 시대가 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종종 틀에 나를 끼워 맞추기도, 가면을 쓰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 시간이 때로는 짧지 않다는 것 아닐까 싶어요. 하루 몇 시간, 잠깐이 아니라 일주일, 한 달, 몇 년이 되다 보면 내가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필요에 의한 것이었는지, 아님 내가 원해서였는지 헷갈리기 시작하더라고요. 반대의 나로 살아가면서 원래의 나를 떠올리려 하면, 어쩐지 그건 잘못된 모습이었던 게 아닌지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기도 하고요.
내가 미안해해야 하는 대상이 누구일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는 곡입니다. 제목이 <한계>인 것마저, 제 마음을 읽은 것만 같아 울적해지기도 하는데요. 혹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이 가사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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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MMCA 과천 상설전 한국근현대미술Ⅰ·Ⅱ>
구매처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가격 : ₩ 3,000
#하루종일_있어도_좋을_곳이랄까요
아주 어렸을 적에 놀러 왔던 어린이 대공원과 현장체험학습으로 왔던 과학관 옆에 위치한, 마냥 낯설지만은 않은 그 미술관을 난생 처음 가봤습니다. 집에서는 더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왜인지 서울관으로만 매번 가게 됐었는데요. 앞으로는 이곳을 더욱 자주 방문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처음 이곳을 가고 싶다고 생각한 건, <MMCA 현대 명작 : 수련과 샹들리에> 때문이었는데요. 미술관이 소유한 해외 작품들을 그저 한데 모아둔 것 같은 느낌이라, 뭔가 뚜렷하게 마음에 남는 전시는 아니어서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기대없이 함께 보게 된 상설전이 정말 좋았어요.
제목 그대로 한국의 근현대미술을 주제로 한 전시인데요. 조선 후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외래문화를 받아들인 우리나라 미술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 같기도 했고, 그 시대 작가들의 인생이 작품에 녹아있는 것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전시를 많이 보는 편이라 현대로 오면서는 아는 작가들이 많아 반갑기도 했는데, 그 와중에도 새로운 좋은 작품들을 발견하게 되어 기뻤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시를 구성하는 게 딱히 좋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만큼은 정말 좋았어요. 작품의 수가 많아서 다 보지 못하고 나왔기 때문에 다음에 또 방문하려고 하는데요. 주변 경관도 정말 예쁘고 공기도 좋아서, 여유가 되신다면 반나절 정도 비워서 산책도 하고, 전시도 다 보고 오시길 추천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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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한류오디세이 2부>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한류_오디세이라는_제목이_딱 #2025년의_지금
다른 나라의 문화나 아티스트를 좋아한다는 건 글로벌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일같이 느껴지는데요. 지금 제 음악 앱을 살펴 보니까, 누가 어느 나라 출신인지 알지도 못한 채 듣는 일도 빈번하더라고요. 하긴, 좋은 콘텐츠에 국적이 뭐가 중요하겠어요?
하지만 그 범위를 일본으로 좁혀보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는데요.<로맨틱 어나니머스> 같은 합작 작품이 쏟아지고 있는 지금이 참 신기하다 싶긴 하더라고요. 몇 년 전만 해도 케이팝 가수들의 일본 진출이 화제가 되곤 했었으니까요. 그런 현시점에 딱 맞추어, KBS가 한일 양국의 문화교류를 다큐 멘터리로 톺아봤습니다.
한류를 연 동방신기부터 양국을 오가며 활발히 연기하고 있는 심은경 배우까지, 기반을 다지고 있는 아티스트의 인터뷰를 알차게 담아낸 것도 좋지만요. 한일의 두 국가의 관계를 단순하게만 담지 않으려는 시각이 느껴지는 지점도 좋았습니다. 수신료의 가치를 <인재 전쟁> 시리즈 이후로 이어나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칭찬합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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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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