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아자 화이팅!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2025년이 오십 여일 남았다는 SNS 게시물을 보고 화들짝 놀라는 요즘입니다.
나이가 한 살 먹는다는 건 사실 별로 신경 쓰지도 않지만,
괜히 그래도 또 잘 정리하고 싶다는 욕심은 스멀스멀 드는데요.
올 한 해 내가 먹고 본 것 중에 만족스러웠던 건 뭔지, 알 수 없이 좋았던 건 뭔지, 그리고 또 누굴 새로 만났는지 이런 질문들을 아이폰 메모에 속절없이 적어 내려가고 있습니다. 연말쯤이 되면 이 질문 하나하나에 꼬리표를 달아 나가 보려고요.
구독자 님도 조급함보다는 평안함과 설렘으로
저와 같이 질문들을 써내려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우리의 한 해를 기념하고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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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에 표기된 빨간 날은 아니지만,
전 국민이 알고 있는 그 날, 바로 수능이 벌써 오늘입니다.
매주 목요일에 레터를 보내고 있어서
매년 수능을 언급하고 있는데요,
그 때마다 제가 당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시절의 저로 돌아간 것처럼 떨리고 또 설레더라고요.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오늘은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때 볼 콘텐츠를 가져왔어요.
응원의 마음을 가득 담아서,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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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것들 (Simple Joys)
👉 노래 : 도경수(D.O.)
내게는 의미조차 없었던 길가의 작은 꽃들도 달라진 건 없지만 왠지 예뻐 보이는 맘
무언가를 끝내고 마무리 짓고 새로운 챕터에 한 걸음 내딛는 그 순간엔 후련한 감정이 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섭섭하거나 아쉬운 감정이 들기도 하는 것 같아요. 순간적으로 지나간 일들에 미련을 갖게 되기도 하고, 후회스러운 마음들을 더 크게 느낄 때도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새롭게 시작하는 것의 좋은 점들을 생각해 보는 게 도움이 될 거예요.
새로운 것을 시작하게 되면, 일단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시야의 확장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제까지 보이지 않은 것들이 보이게 되는 거죠.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접점이 생겨 다르게 보이게 되기도 하고요, 같은 것도 새롭게 배우거나 알게 된 것들을 투영해서 다르게 보게 됩니다. 아마 그 재미가 과거의 미련과 아쉬움을 잊게 할 만큼 크기에 다들 새로운 시작을 좋아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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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도리
👉 작가 : 신해욱
👉 수록 : 시집 <생물성>
머릿속에서 나쁜 냄새가 났다.
그렇지만 코를 막고 환기를 시키는 일은 너무 어려웠고
나는 분홍색과 주황색이
실과 머리카락이
구분되지 않았다.
수능이 마치 어떤 인생의 디데이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사실 수능은 어떤 상징에 불과하기도 합니다. 입시라는 건, 수능을 기준으로 하기도 하지만 수시와 정시로, 그리고 그 안의 수많은 분류로 또 나눠지니까요. 이미 서류와 면접으로 어느 정도의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고, 수능은 그저 시작일 뿐 그 후에 거쳐야 할 과정들이 더 많은 입시생들도 있겠지요. 그 애매모호한 선에 걸쳐져 있다가 얼렁뚱땅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기도, 지나고 보니 남들보다 더 늦게 시작을 하기도 합니다. 사실 수능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일이 그런 거 같습니다. 뚝 끊어서 끝과 시작을 구분할 수 있는 일들이 잘 없더라고요.
그렇게 명쾌하지 않은 시작을 맞이하게 되면 더 생각이 많아집니다. 몸은 새로운 무언가를 하고 있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한 거죠. '이게 맞나?', '지금 이 상황이 나에게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혹은 '다시 리셋버튼을 누르는 게 나을까?' 등 여러 가지 고민들이 듭니다. 그렇게 복잡할수록, 천천히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마치 뜨개질을 하듯이요. 어떤 날은 세 단만 뜰 때도 있고, 어떤 날은 열 단을 뜰 때도 있겠죠.* 그렇게 천천히 생각과 생각을 이어나가다 보면 곧 그로부터 조금 자유롭게 될 거예요. 그러니 내가 새로운 시작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 못 해도 조급해하지 맙시다. 시간이 필요할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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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
👉 감독 : 김보라
👉 출연 : 박지후, 김새벽 외
은희야 힘들고 우울할 땐 손가락을 봐
그리고 한 손가락 한 손가락 움직여
그건 참 신비롭게 느껴진다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데 손가락은 움직일 수 있어
그 해를 떠올리면 손 때를 묻어가는 문제집에도 확신을 얻지 못하고, 한 뼘 남짓한 책상은 너무 작아 보여서 종종 화장실에 가 있곤 했습니다. 주먹 하나 빠져나갈 수 있을까 하는 창문 밖에는 바깥임을 알 수 있는 정도의 하늘만 보이곤 했는데요. 그게 이상한 평안을 주고는 했습니다.
아무것도 바꾸지 못할 것 같아도 우리에겐 끝끝내 해낼 힘을 가졌다는걸. 선생님의 말을 듣고 하나 하나 손가락을 움직이는 은희처럼, 창문을 마주 선 열아홉의 저는 그걸 그렇게 알아갔던 것 같습니다. 나는 나를 먹여 살리려고 한 평짜리 하늘을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요.
시작을 준비하는 수험생, 혹은 누군가에게 무슨 말을 써야 할지 사실 키보드를 앞에 두고 한참 고민했습니다. 대단한 약속을 걸지는 못해도, 이 말은 늘 전하고 싶었습니다. 손가락, 창문, 그 무엇이라도 우리가 나아갈 것이라는 작은 힌트가 주어졌을 테니 너무 깜깜할 땐 다시 그걸 기억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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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soloz29
방금이라도 분리수거장에서 가져온 건가 싶은 재료들과 주차장 배경. 엉성해 보이는 그들의 손끝에서 나오는 음악은 첫인상과 사뭇 다른데요. 완벽한 리듬감과 멜로디로로 에반게리온 OST인 <잔혹한 천사의 테제>를 연주합니다.
일상의 물건들로 연주하는 pdsoloz29에게서 괜한 겉치레는 중요하지 않단 걸 한 번 더 느끼게 되는데요. 오히려 그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은 오직 하나, 다음엔 무슨 음악이 나올지입니다. 처음을 시작하는 우리가 가져갈 것도 결국 이런 태도 아닐까요? 우리의 행색이 미약하더라도 결국 끝끝내 창대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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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연준 (YEONJUN) 'NO LABELS: PART 01' Official MV>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자유분방한_음악과_영상 #저는_호입니다
지난해 파격적이었던 믹스테잎 <GGUM>으로 솔로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준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멤버 연준이 정식으로 솔로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기존에 그룹이 가지고 있는 색깔과 전혀 다른 이미지를 보여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파격적이라 놀랐습니다.
타이틀곡 <Talk to ㅛ=You>를 음원 사이트에서 먼저 들었는데, 생각지 못한 하드 록 장르를 가져왔더라고요. 드럼 비트도 좋고, 기타리프와 보컬도 너무 잘 어울려서 뮤직비디오를 찾았는데요. 타이틀곡만으로 찍은 뮤직비디오가 아니라, 앨범에 수록된 노래 3곡을 이어서 옴니버스로 보여주는 형식이 새로웠습니다. 힙합 장르의 노래 <Coma>로 시작해, 캣츠아이 멤버 다니엘라와 함께한 <Let Me Tell You>로 잠시 쉬었다가, <Talk to You>로 방점을 찍는 구성입니다. 고화질에, CG를 가득 넣은 짱짱한 아이돌 뮤직비디오 느낌이 아니라,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건물 옥상에서, 주차장에서... 그야말로 스트릿한 느낌을 가득 담아서 만들었더라고요. 되려 저화질로 볼 때 더 느낌이 살 것 같달까요? 제법 긴 6분짜리 영상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Part1으로 공개된 영상이니, 아마 Part2도 나올 것 같아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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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a!ka - Coffee (Official Lyric Video)>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절대_인생에서_못_끊는_이것
쌀쌀해지니까 괜히 더 입맛이 씁쓸한 걸 찾는 걸까요. 연초에는 간신히 디카페인으로 맞춰뒀었는데, 지금은 커피를 하루에도 두 세잔을 찾습니다. 특히 제 요즘 모닝 루틴이 된 게 이 노래를 들으며 출근길에 커피를 주문하는 건데요. 어차피 오후에 마실 것 같다는 생각에 살짝 죄책감 들려는 기분을 산뜻하게 돋워주더라고요.
달콤하지만 무겁지는 않은 카푸치노 같은 보컬에, 인생사 통틀어 질린 적이 없는 커피에 대한 찬사 같은 가사까지. 이 노래가 싫을래야 싫을 수가 없어서 요새는 계속 듣고 있어요. 그래서 요새 더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아 맞다, 저는 무조건 아이스 아메리카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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