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은 어떤 향을 좋아하세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
유튜브 인기급상승 동영상 보면 가끔 드라마를 10분 안에 요약해주는 영상이 뜨잖아요.
저는 정통 보수파라서 그런지, 정주행을 하면 했지 그런 리뷰 영상은 잘 안 보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점심시간에 스몰톡할 거리가 마땅치 않아서 그런거라도 봐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구독자님은 정주행파세요? 아니면 10분 요약파세요? 답장은 여기에서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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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을 자극하는 향기'라는 표현이 있는 이유는
후각이 인간의 오감 중 가장 강력한 인상을 남기는 감각이기 때문이래요.
니치향수가 인기를 끄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 같아요.
친구, 연인, 혹은 다른 누군가에게 나만의 향으로 기억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주 레터에는
이렇게 특유의 향기를 가진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물론 에디터들의 취향이 100% 반영되었으니,
같은 작품을 보시고 다른 향이 떠오르셨을 수도 있습니다😜
* 초록색 굵은글씨를 누르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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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쾌쾌한 🦟모기향이 진짜 여름의 향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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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 가사 해석이 포함된 영상이에요. 일본어를 몰라도 이해가능!
한 여름밤의 냄새가 나 (真夏の夜の匂いがする)
👉 노래 : 아이묭 (あいみょん)
어딘가 괴상한 신디사이저의 음과 사랑인지 모험인지 모를 수상한 가사까지. 제목을 보곤, 어떻게 이렇게 지었을까 하고 무릎을 쳤어요. 훅 하고 폐 속으로 들어오면 기분 나쁘지만, 반사적으로 여름을 떠오르게 하는 모기향이 느껴지는 노래라니. 사실 이제는 잘 피울 일도 없어서 코 끝에 기억으로만 남았지만요. 그 여름은 반쯤 열린 문 사이로 뜨거운 바람이 느껴지는 시골일 수도 있고, 생각보다 잠이 안 오는 불편한 캠핑장의 밤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흔히 콘텐츠 속 표현되는 여름 풍경은 푸르지만 축축하지는 않아요. 햇빛만 뜨겁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상상 속에만 존재할 수 있는 계절이죠. 우리가 겪는 여름은 습기와 모기와의 싸움인데 말이에요. 계절의 멋진 낭만을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 불편함을 떠오르게 하는 <한 여름밤의 냄새가 나> 같은 콘텐츠를 맛보면 더 짜릿해요. 마치 달콤한 걸 먹다가 소금을 찍어 먹는 기분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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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큼한 시트러스, 그 뒤엔 비릿한 물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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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 우리(2018)
👉 감독 : 유약영
아마 중화권 콘텐츠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보셨던 분들은 다 아실, 배우 저우둥위(주동우)와 정백연의 로맨스 영화입니다. 로맨스 영화를 정말 안 보고, 좋아하는 것도 드문 제가 여러 번 클립을 돌려볼 정도로 재미있게 본 작품이에요. 젠칭과 샤오샤오, 두 인물이 비행기에서 우연히 만나며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인데요. 10년 전 처음 만나 친구가, 연인이 되었다가 결국 이별을 맞이하는 순간들을 따라가며 전개됩니다. 이 작품을 시트러스, 그리고 그 뒤의 물향이라고 비유한 건 마치 향수를 뿌리는 그 순간부터 한참 후에 다시 그 향을 맡게 될 때의 느낌과 같았기 때문이에요.
예상하셨겠지만 과거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아는 중화권의 로맨스 영화처럼 상큼하고 발랄합니다. 고향을 떠나 멀리 베이징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동료로서, 그리고 친구이자 연인으로서 보는 저도 행복해지게 하는 장면들이 있어요. 때로는 다투기도 하지만 애정을 기반으로 한 싸움이라는 게 한눈에 보이거든요.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가 다 과거를 회상하는 것일 뿐이라는 걸 알아차릴 때, 향수를 막 뿌렸을 때의 그 좋은 향들이 다 날아가며 남기는 비릿한 물향이 느껴집니다. 특히나 흑백으로 연출된 현재 시점의 씬들은 그야말로 머리가 띵할 만큼이요.
만남과 사랑, 이별로 이어지는 로맨스의 현실을 잘 담아내서, 영화 끄트머리에 느꼈던 그 씁쓸함이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다 보고 나면 생각이 많아질 수도 있으니까(?) 혼자 맥주 한 캔 하면서 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이왕이면 레몬 맥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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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니가 보고 싶어
👉 작가: 정세랑
머스크는 기본적으로 달달하지만 묵직한 느낌을 주는 향이에요. 사향노루의 향낭에서 채취한 향기(지금은 보통 인공적으로 만들어 쓴다고 합니다)인 만큼, 이성을 유혹하는 페로몬을 담고 있기도 하고요. 플로럴이나 우디 향같이 식물에서 가져온 게 아니라서 그런지 공중에 분사해도 몸에 무겁게 내려앉는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제가 이 소설의 향을 머스크라고 생각하는 건, 바로 그 상반된 느낌이 바로 이 소설 전체에 흐르고 있기 때문이에요. 직장인이자 장르소설가인 주인공 재화는 매번 힘들 때면 그의 전 남자 친구, 용기를 떠올리고 그의 소설에는 꼭 용기를 닮은 인물을 만들곤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첫 소설집 출간을 위해 한 편씩 퇴고를 할 때마다 용기의 몸에는 그 인물들의 죽음의 순간이 문신처럼 새겨지기 시작합니다. 전 애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으로 그려낸 인물들이 왜 꼭 죽음을 맞이하고야 마는지, 그리고 그게 왜 용기에게 자꾸만 가닿았는지는 재화의 소설들과 동명의 소제목들을 따라가다 보니 알겠더라고요.
분명 로맨스를 기저에 두고 있고, 정세랑 작가 특유의 재치 있는 문장들에 설핏 웃을 때가 많았지만, 읽는 내내 용기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 한 사건과 아슬아슬한 재화의 심리에 긴장감을 놓칠 수가 없었어요. 매력적이지만 가볍지 않은, 기억에 오래 남을 향기를 가진 소설을 찾고 계시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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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더너스에서 인강 강사 컨셉의 ‘ 문쌤’이나 ‘ 군인 브이로그’ 말고, 다른 시리즈가 있는지 모르셨을 수도 있겠어요. ‘홈비디오’는 빠더너스 멤버들이 영상을 찍지 않을 때는 어떻게 노는지를 찍은 일종의 다큐멘터리예요. 험난한 유튜브 세상에서 자연스러운 ‘홈비디오’에서 잘 마른 🛏️이불 냄새가 느껴졌어요. 섬유유연제 냄새 말고, 건조된 빨래에서 느껴지는 그 향기요.
상대의 어색한 농담에 분위기가 싸해진 적이 있다면, 그만큼 유머가 어렵다는 점에 동의하실 거예요. 특히 요즘엔 ‘OO 하는 사람들 특징’ 류의 유튜브 영상들이 자주 보이던데, 저는 입꼬리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더라고요. 사회인이 되고 감정이 다 메마른 건 아닐까 했는데, 홈비디오를 보고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무슨 간증 같네요.)
처음엔 ‘이게 뭐야?’ 싶을 수는 있어요. 한 편 한 편 볼수록 멤버들의 성격과 관계성을 이해한 후에 자연스레 웃음이 나는 시리즈거든요. 과하지 않은 은은한 유머를 찾던 분들이라면, 점점 ASMR처럼 반복해서 틀어 놓고 있는 걸 발견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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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뜻밖의 여정>
구매처 : 티빙
가격 : ₩ 7,900
#여정쌤은_어떻게_이름도_여정이에요
여정쌤의 다큐멘터리라니, 도저히 안 보고는 못 배기겠더라고요. 첫 번째 화에서는 머나먼 미국 LA에서 <미나리> 이후 또 한 번의 대작, 애플TV+의 <파친코> 프로모션을 돌며 2022 아카데미 시상자로 참여하는 순간을 볼 수 있었어요.
이제는 배우보다는 예능인 같은 이서진과 함께 나PD 사단이 붙어 다니며 그들의 문법으로 촬영하고, 편집했다 보니 엄청나게 새롭거나 재미있는 건 아니었어요. 다큐멘터리라고 해서 다르진 않더라고요. 그렇지만 여정쌤의 가치관, 삶의 형태를 좀 더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좋았어요.
첫 방송이 된 후 인터넷을 보니, 온통 ‘할리우드 배우들과 차별, 드레스 협찬 못 받아’ 같이 자극적이고 한국스러운(?) 기사들만 가득하던데... 당연히 1시간 남짓되는 다큐멘터리에서 골라낼 최고의 순간이, 고작 그 이야기는 아니었겠죠. 아침부터 밤까지의 수많은 노력의 자취들을 지켜보며, 여정쌤 나이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한 젊은이 리꼬는 오늘도 또 반성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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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별똥별>
구매처 : TVING
가격 : ₩ 7,900
#세상에서_가장_쓸데없는_연예인_걱정하는_사람들
사랑에 빠진 이성경 배우의 연기가 왜 이렇게 좋을까요? 대학생 CC커플 이야기를 다룬 <역도요정 김복주>에선 진짜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어요 (안 본 사람 있으면 꼭 보세요!). 이성경=믿보배라고 맘속에 담고 있었는데, 이번 드라마도 똑같이 CC로 나온다고 하는 거예요. 그것도 캠퍼스 커플이자 컴퍼니 커플로! 그런데 한 명은 스타, 한 명은 엔터가 직장인 사람인 거죠.
극 중에 자주 반복되는 대사가 있는데, 바로 ‘연예인 걱정이 가장 쓸데없다는데 우린(엔터 업계 사람들) 그걸 하고 있다’예요. 연예인들이 가장 빛날 수 있도록, 낮밤 없이 일하는 본인들을 자조하는 대사인데요. 그래도 저는 어디서 돈이 떨어졌는지 모르게 펑펑 예쁘게 데이트하는 모습만 보는 것보단, 👩💻일도 하고 ❤️사랑도 잡는 모습이 더 흥미롭더라고요. 그게 더 사람 사는 얘기 같으니까요.
첫 화에서만 해도 한별(이성경 분)이 한밤중에 갑자기 전화를 받고 소개팅 자리를 뛰쳐나갈 정도로 고생해서 좀 안타깝긴 해요. 그렇다고 해서 주인공이 마냥 구르기만 하는 걸 보여주진 않죠. 같은 회사 최고의 스타인 공태성(김영대 분)이 한별에게 마음을 막 깨닫고 있으니깐요. 둘이 얽히는 모습이 코믹하게 그려지는 데다가, 여자 주인공이 똑 부러지는 게 <사내 맞선>을 떠오르게도 해요. 한동안 맘 편히 볼 만한 작품을 찾아 헤맨 분이라면 이번에 찍먹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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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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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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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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