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딱 어린이날이 100주년이래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
얼마 전 레터에서도 영화관 취식 가능 소식을 알려드렸는데요.
알려드린 김에 바로 X가박스로 가서, 팝콘 반반과 핫도그와 제로콜라(..)까지 먹었답니다. 😋
이쯤되면 먹으러 영화관 간 거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구독자님은 영화관에서 어떤 메뉴 제일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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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없는 5월의 공휴일이라 더 반가운 오늘,
100년 전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를 존중하자는 의미로 선포한 어린이날입니다.
'O린이', '노키즈존' 같은 아동혐오가
만연한 요즘이라 더 의미 있게 느껴져요.
그래서 이번주는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마음 한 켠에 간직해 온 동심을 소환하는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책부터 그 때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까지,
오늘은 동시대를 살아온 어린이로서 재미를 느끼시길 바라요!
* 초록색 굵은글씨를 누르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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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시간여행 (Magic Tree House)
👉 작가: 메리 폽 어즈번
어렸을 때 도서관을 밥먹듯이 드나들던 어린이 리코의 대출 내역에 가장 많이 찍혀있는 책은 아마 이 시리즈일 거예요. 숲 속 나무 위 오두막집에 들어가 책을 펼치고, “이곳에 가고 싶다”라고 이야기만 하면 진짜 책 속의 그곳으로 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재미있어 보였는지. 분명 나처럼 그저 책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인데 언제 어디로든지 떠나는 잭과 애니가 부러워서, 내가 사는 곳에도 저런 오두막집이 없나 공원 근처를 기웃대곤 했답니다. 이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으니 아마 이웃 나라 어린이도 그렇게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때가 있었겠죠.
그래서 지금도 이 책 표지를 보면 몇 시간이고 상상 속에 푹 빠져있던 어린 시절의 제가 떠올라요. 그 시절엔 어떤 상상이더라도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라는 기대감을 품고 있었거든요. 여전히 틈만 나면 공상에 빠지는 N형 인간이지만, 지금은 어떤 상상을 해도 그 끝엔 ‘이런 일이 일어날 리 없겠지.’로 마무리짓곤 한다는 게 참 씁쓸합니다. 어른이 되고, 많은 것들을 경험하게 되며 점점 무언가를 부정하는 것도, 체념하는 것도 너무 쉬워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P.S. 그렇게 리코는 커서 자그마치 시즌10이 넘는 <닥터후>를 정주행하는 시간여행 덕후가 되었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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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만지: 새로운 세계(2017)
👉 감독 : 제이크 캐스던
👉 출연 : 잭 블랙, 드웨인 존슨, 케빈 하트, 카렌 길런 외
본 적은 없어도 제목은... 익숙하시죠? 레전드로 손꼽히는 가족 영화의 속편인 동시에, 국내에서도 인기 있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주연을 맡고, 당시 전 세계를 휩쓸고 무려 제작비의 10배에 달하는 수익을 벌어들이며 초대박을 터뜨렸거든요. 🤑
제게 이 작품이 동심을 불러일으켰던 이유는 이 영화의 소재가 바로 비디오 게임이기 때문이에요. 원작 그림책, 그리고 1995년 개봉한 전편에선 주사위를 굴리는 보드게임을 배경으로 하지만, 우린 ‘게임’이라고 하면 당연히 PC, 혹은 게임기로 하는 그 게임이 떠오르잖아요. 게임에 접속하면 제일 먼저 어떤 캐릭터를 할지 고르고, 스킬은 뭐가 있고, 목숨은 몇 개나 있는지 찾아봤죠. 남자지만 여자 캐릭터를 고르기도 하고, 실제론 싸움을 전혀 못해도 게임 속에선 전투만 했다 하면 승리를 거머쥐는 멋진 전사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게임에 푹 빠진 하루를 보내고 나면, 꿈에서도 또 그 캐릭터로 여러 NPC를 만나 퀘스트를 깨다가 잠에서 깨기도 했던 기억, 아마 있으시겠죠?
왜소하고 겁 많은 너드가 다른 사람에 빙의해, 현실에서 갖고 있던 두려움을 극복하고 한 단계 성장하는 스토리는 정말 흔하지만 그게 우리가 어렸을 때 실제로 경험했던 것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기에 다르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2시간 남짓한 러닝타임 동안, 학교가 마치면 집에 뛰어와서 데스크톱 전원부터 눌렀던 초등학생 때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거든요. 이건 정말 우리 세대만이 알 수 있는 ‘동심’일 거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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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배달부 키키 (2007)
👉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은 엄마 손잡고 극장에 보러 간 기억 때문인지, 지금은 예스럽게 느껴지는 셀 애니메이션 기법* 때문인지 내 마음의 한 지점을 쿡 누르게 만들어요. 작풍과 색감을 지켜만 봐도 그냥 마음이 푹 다정해지기도 하고요.
영화 속 주인공 키키는 마법 수행을 위해 부모님 곁을 떠나지만,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건 쉽지 않아요. 설상가상으로 마법 능력은 점차 약해지고요. 진정한 마녀의 길은 쉽지 않다는 걸 깨닫고 크게 좌절하기도 해요.
주인공의 이런 모험을 어릴 땐 넋 놓고 지켜봤는데, 재개봉을 맞아 다시 보니 더 이상 남 일 같이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위기 장면에서는 마음이 조마조마하다가, 능력을 잃어 곤란해졌을 땐 결국 눈물이 뚝뚝 흘렀어요. 제 모습과 정반대로, 제 옆좌석 어린이 관객은 의연하게 영화를 지켜보더라고요. 그 모습에 나의 감정 과잉이 부끄러웠다가, 어린 나와 잠깐 다시 만나는 착각이 들었어요. 몇 번을 떨어지더라도, 나는 순간에는 즐거움만 느낄 수 있는 그때의 나를요. 당연히 해피엔딩만을 믿던 마음이 잠깐 극장 스크린에 스쳐갔어요.
*작화가가 셀 위에 직접 그린 그림을 연속적으로 재생해 움직이게 만드는 애니메이션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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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가장 멀어지게 하는 방법이 어릴 때 강제로 책을 읽히게 하는 거 아니겠어요? 지금에야 활자 중독인 저지만, 초등학교 시절 골든벨을 빙자한 독서 퀴즈대회가 참 싫었어요. 그중에서도 선생님이 무척이나 강조했던 책이 있다면 바로 이 책이에요. 당시 애어른을 자처하던 때라 그런지 이야기가 새삼스럽지도 않고, 선생님의 강력 추천에 대한 반발감만 컸어요. 😤
그런데 그 선생님의 주문 아닌 주문이 지금 힘을 발휘하고 있나 봐요. 정말 <어린 왕자>의 이야기가 와닿고 있는 걸 보면요. 어떤 책을 읽고, 무슨 꽃을 좋아하는지는커녕 주식 종목이나 정치 성향에 대한 이러쿵저러쿵을 더 많이 듣게 된다는 걸 알게 되어서인가 봐요. 앞으로 점점 더 어린 왕자의 외로움을 몰랐던 때가 기억나질 않겠지만, 그래도 다행인 건 그 시절을 이 책에 담아둘 수 있다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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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오피스에서 뭐하Share?>
구매처 : 티빙
가격 : ₩ 7,900
#강남_위워크에서_이런_일이_일어난다면
구독자님은 단편 드라마, 즐겨보시나요? 전 호흡이 긴 드라마를 본방송으로 챙겨보는 걸 잘 못해서, 전개가 빠른 1-2화짜리 단막극을 즐겨보는 편이거든요. 이번주엔 tvN에서 드라마 프로젝트 ‘오프닝(O’PENing)’의 첫 작품으로 이 드라마가 방영해서 챙겨보게 됐어요.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인데 이렇게나 자극적인 걸 가져올 줄은 몰랐는데, 무려 19금...! 방영 시간도 새벽이었어요.
드라마 맛집 tvN답게, 소재가 굉장히 흥미롭고 트렌디했습니다. 이제는 제법 흔해진 ‘공유 오피스’에서의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생각해보니 한 층에도 프리랜서부터 규모가 큰 기업의 직원들까지 여러 산업, 각기 다른 직무의 사람들이 오고 가는 장소라는 점에서 새로운 로맨스 명소(?)라고 볼 수도 있겠더라고요.
물론 구남친과 새로운 썸남을 동시에 마주친다는 닳고 닳은 클리셰로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완전히 새롭게 느껴지진 않았지만, 이런 배경으로도 이야기를 생각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점에 새삼스럽게 놀랐습니다. 실제로 공유 오피스에 근무하고 계시다면, 익숙함 속 낯선 재미를 느끼실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정말 대사부터 🔞이었다는 점, 조심스럽게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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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구매처 : 서점
가격 : ₩ 13,000
#천국은_없다 #표지에_속았어요
파격적인 제목과 깜찍한 표지 뒤에 이런 글들이 숨어있을 줄이야. 👾도트 캐릭터가 뛰노는 책 표지를 보곤, 게임 같은 즐거움이 펼쳐질 거라고 기대하진 않으셨나요? 작가의 전작인 <더 셜리 클럽>은 리코가 먼저 읽고, 같은 이름으로 이어지는 따뜻한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라고 추천해 줬었거든요. 그래서 비슷한 이야기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했어요.
표제작에서는 외모와 게임 실력 때문에 아들이 왕따를 당하고, 그를 위해 고군분투 하는 내가 등장해요. 아들에게 도움이 될까 게임 과외를 받을 정도로요. 그런 모습을 내 부모님도 이렇겐 못해줬었다고 자조할 정도로 노력하지만, 어떤 걸로도 나와 아들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아요. 연이은 단편에서도 이런 진전도 해결도 안 되는 서사들이 반복되다 보니, ‘내가 왜 표지에 속아가지고!’ 란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박서련 작가는 왜 굳이 이런 구질한 것들을 글로 풀어냈을까. 그리고 난 그것들에 괴로워할까요. 책을 피기 전, 나는 나의 천국에 젖어 절대 그 삶들을 상상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게임 오버’가 되기 전까지 끝나지 않는 🎮게임처럼, 죽기 전까지 구질하고 처절한 문제들에 시달리는 게 인생이란 걸 까먹은 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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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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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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