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마 할머니가 되어도 꿈을 꿀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어디 내놓기는 뭐 해도 소중한 내 새끼,
창작자들에게도 꼭 하나씩은 있나 봐요.
못났다는 의미의 밈 ‘밤티’를 내세운
밤티 영화제가 한예종에서 열린다고 해요.
포스터부터 범상치 않은데요.
출품과 관람 모두 자유롭게 가능하다고 하니,
세상에 살짝 숨겨질 뻔한 작품을 발굴하고 싶으시다면
한번 놀러 가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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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사회의 일원으로,
대체로 안정된 삶을 살고 있지만
여전히 뭔가 석연찮을 때가 있습니다.
얼렁뚱땅 굴러가는 지금 이 일상이 맞는지 모르겠어서?
어렸을 적 생각했던 내 모습과는 달라서?
장래희망 칸에 꾹꾹 눌러 적었던 진로,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로 나눈 버킷리스트가
이따금씩 눈 앞에 어른거리더라고요.
이번주는 이렇게 이젠 제법 나이를 먹었는데도,
여전히 꿈을 꾸게 될 때 볼 콘텐츠를 가져왔어요.
구독자님의 꿈은 무엇이었나요? 아니, 무엇인가요?
그 꿈은 지금 어디쯤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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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tender
👉 노래 : 오피셜히게단디즘(Official髭男dism)
몇 년, 아니 성인이 되고 어딘가의 소속되려고 꾸준히 도전한 일이 있습니다. 내 자신의 노력보다는 온 우주가 합세해서 도와줘야 하는 일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운과 기세, 노력 모두 어딘가 조금씩 부족했나 봅니다. 번번이 낙방하는 결과를 보면서 그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도 기분이 나아질 수 없다는 걸 어른으로서 알아갔습니다.
한두 번이야 다음을 기약하지 접어 가는 손가락이 늘어갔음에도 제 소속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은 어떤 긍정적인 사람이 만든 걸까요. 그럴 땐 <Pretender>를 들었습니다. 이루어지지 않는 짝사랑처럼 여겨지는 그것이 너무 아쉽고 갖고 싶어서요. 엉엉.
지금은 그 일에 도전하지 않지만, 자꾸 한 눈을 팔게 됩니다. 그때의 내가 바라던 일을 이루었으면 어땠을까. 단박에 갖는 건 기대도 안 했지만 그래도 한 번엔 내 손에 쥐여주지. 여전히 아름다운 그것이 너무 아른거려서 나는 공전하는 별처럼 영영 맴돌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중력이 탁 풀려 닿을 일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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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 원작 : 송희구
왜 이 나이 먹고도 여전히 꿈을 꾸는 건지, 한해 한해 갈수록 왜 꿈이 더 생각나는 건지. 단순하게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아직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아서가 그 이유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면 그 꿈이 대체 뭐길래 왜 나는 이 꿈을 계속 버리지 못하고 꼭 쥐고 있는 걸까 싶더라고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제목만 봐도 어쩐지 현대 사회의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을 그대로 담아낸 것 같았습니다. 김 부장도 꿈을 꿉니다. 임원이 되는 꿈을요. 그의 꿈은 어린 시절 형에 대한 열등감으로부터 시작 됐습니다. 반장도 아니고 부반장을 자랑하러 뛰어왔냐며 코웃음을 치는 형의 모습에 임명장을 구겨쥐며, 그의 꿈은 ‘인정받는 것’이 되었습니다. 한편 그의 아내의 꿈은 안정입니다. 남편의 은퇴 후 삶을 위해 강의를 듣고, 무작정 서점에 가 자격증 코너를 찾습니다. 그리고는 덜컥 공인중개서 자격증 준비를 시작합니다. 일단 뭐라도 해야겠어서요. 아들은 부모님 말마따나 착실히 공부해, 좋은 대학에 진학했지만 현실을 답답하게 느낍니다. 대기업에서 하는 대외활동에 아버지 빽으로 합격하는 게 아니라, 내 힘으로 다른 일을 시작하고 싶은 꿈을 키우게 됩니다.
나이와 관계없이 그 형태가 모두 다른, 어떤 꿈을 계속 계속 꾸고 있더라고요. 제가 회사에서 매일 마주치는 부장님도, 분리수거할 때마다 만나는 옆집 아주머니도 모두 나름의 꿈을 계속 가지고 살아가고 계시겠죠. 꿈은 삶을 살아가게 하는 동력이 되는 것,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아마 우리는 평생 꿈을 꾸는가 봅니다. 답답하고 앞이 잘 보이지 않는 현실만 보는 게 아니라, 이룰 수 없을지언정 나를 앞으로 달려 가게 하는 힘을 얻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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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의 영어 캠프 - 조나단 편
생각해 보면 막상 어렸을 때는 꿈에 큰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도, 명절에 방문한 친척집에서도, 누가 물어보면 대충 아무렇게나 둘러대기 바빴던 거 같은데 왜 갑자기 나이가 먹고 나니 이렇게 꿈에 집착 비슷한 곳을 하게 되는지.
데이식스 영케이가 운영하는 개인 채널에 올라오는 시리즈, <브라이언의 영어 캠프> 이번 화를 보고 왜 그런 건지 알 것도 같았습니다. 게스트로 출연 한 조나단은 프랑스어와 한국어를 할 줄 아는, 2개 국어 가능자입니다. 어떻게 보면 딱히 사는데 별로 불편함도 없고 오히려 한국어로만 소통할 수 있는 이들보다는 더 능력이 있는 사람인 거죠. 그래서인지 프로그램에서 광고로 소개되는 어플로 단어 몇 개를 반복 학습 하더니 그 후 노래 가사를 쓰며 앞에서 배운 단어를 쏙 넣어서 응용된 문장을 만들어냅니다. ‘invite(초대하다)’로 ‘The chance will invite you(기회가 널 초대할 거야)’라는 멋진 은유적 표현을요.
우리가 지금에서야 꿈을 자꾸만 생각하는 건, 그 무엇도 딱히 내 인생에서 이룬 게 없었던 어렸을 적보단, 당연히 지금이 조금 더 뭔가 그럴듯하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제로 베이스가 아니라 1, 2 혹은 5 정도 되는 능력이 이미 있기 때문에 이 정도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분야에서도 이만큼 할 수 있지 않을까, 혹은 이 이상 10, 아니 20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일종의 희망 회로를 돌려 보는 거죠. 물론 그 과정이 쉽지 않은 건 알고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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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 모든 순간이 흐르기 위한 힘점이었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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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 작가 : 조던 스콧
말 소리 내는 걸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흐르는 강을 보여주며 너도 그렇게 말한다는 아버지. 두 사람을 꿀렁 거리며 흘러 가는 강물 소리가 채웁니다. 소리와 이미지가 나를 메울 때 한 가지 사실이 다가옵니다. 내 주변 누구도 그런 말을 건넨 적도, 설령 나 자신도 그렇게 말해본 적도 없다는 걸요.
또 다른 모습을 고민하는 순간에 이런 지지를 받아봐도 좋았을 텐데. 타자를 두드리는 지금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어제의 고단함을 못 본 척하고 계속 아쉬움이 남는 나에게, 그냥 너는 강물 같은 사람이구나 한 마디 들으면 그 꿀렁 거리는 마음이 다시 잠잠해졌을지도 모릅니다.
손가락 사이에 끼어둔 페이지 같은 꿈이 자꾸 따끔거려도, 뭣 모르는 사람의 몇 마디가 신경 쓰여도 우리는 소년의 아버지처럼 스스로에게 말해줘야 합니다. 남들 눈에는 어쩔 줄 몰라도 나아가려고 노력한 힘의 점들을 안다고. 그렇게 나는 강물처럼 흘러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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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해수부 이전은 두 세계관의 충돌이다? 서울 중심주의를 바라보는 네 가지 시선 (w. 충주맨, 김시덕, 전은환, 안톤 숄츠) | 토킹 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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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_아니면_안되는게_뭔데
저는 수도권이라고 통칭되는 경기도의 한 도시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지방에서 올라와 일을 하고 이곳에 자리를 잡으셨고요. 사실상 저는 대학을 가기 전까지 딱히 서울에 갈 일도 없었고, 서울과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닌 사람이었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그렇게 서울에 가고 싶었어요. 단순히 서울이 우리나라의 수도라서라기보단, 그냥 서울에 가면 무언가가 다른 것이 기다리고 있다고 상상했던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이 서울에 대한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아마 대한민국에 참 많을 거 같은 데요. 이 영상을 보면서 그런 환상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그 환상들이 얼마나 무용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우리가 서울에서만 주어진다고 생각하는 어떤 특별한 기회들, 어떤 조건들이 사실은 그렇게까지 큰 의미가 있었는지를. 그리고 나는 서울에 사는 사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내가 친구를 만나러 서울에 가는 것은 당연하고, 친구가 나를 만나러 내가 사는 곳으로 오는 것은 왜 고마워했는지를요. 저 역시 서울중심주의를 가지고 있던 사람으로서 조금은 반성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제2의 서울은 없을 것이고, 서울은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을 뿐이며, 교통이 편리해진다고 해서 서울 인구가 지방으로 고르게 분배되지 않을 거라는 확신에 찬 발언을 하신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님의 말씀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모든 것을 서울을 중심으로 자리 잡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과연 뭘까, 하는 고민도 되고 그 속에서 나는 어디서 어떻게 자리를 잡아서 살아갈 것인가 또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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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세계의 주인>
구매처 : 영화관
가격 : ₩ 15,000
#The_World_of_Love
저는 서울 2호선을 탑니다. 한 칸 한 칸 사람으로 가득 메우지 못해 안달인 출퇴근 시간에 보통 타지요. 거의 대부분 짜증이 나지만 가끔씩 기묘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 모든 인파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우주를 형성해 각자의 세계를 갖고 있다는 걸 떠오를 때가 말이죠. 그 누구 하나, 심지어 나 자신도 모른 채 살다가는 게 인생일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들>, <우리집>에 이어 오랜만에 영화를 제작한 윤가은 감독은 그 질문에 이 영화로 대답합니다. 그의 작품들은 주로 청소년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성장 영화’로만 볼 수 없는 한 끗이 있는 게 특징인데요. 이번 <세계의 주인>도 고등학생 주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부디 영화에 대한 어떤 정보도 모르고 극장에 찾아 달라는 감독의 당부를 무시하지 않고, 영수증도 에디터 개인의 소감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지금 나를 억누르는 삶이 누구의 것인지 모를 것 같다면. 거울을 보는 순간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세계를 다시 품고 싶다면 극장에서 기다리는 주인이를 만나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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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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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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