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주입식 긍정 같은 거랄까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한주 쉬고 뵙는 건데, 그 사이 시간이 엄청 흐른 것 같아요.
구독자 님 잘 지내셨나요? 보고 싶었습니다. 😀
에디터 흥선은 온전히 집에서, 그리고 리코는 장기 여행을 떠나며 연휴를 보냈습니다.
서로 색깔은 달라도 각자 에너지를 보충하는 날들이었어요.
특히, 연휴 동안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기도 했는데요.
한강 작가의 수상이 엊그제였던 것 같은데 시간이 참 빨라요.
참고로, 올해는 헝가리 작가인 라슬로 크라스너호르커이가 선정되었습니다.
아직 주문한 책을 읽긴 전인데, 곧 레터에서 소개해 드릴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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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흉흉한 뉴스 소식에,
마음 같지 않은 날씨까지 더해지니
정말 ‘사는 게 뭘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제아무리 긍정의 명언을 되새기려고 해도 말이죠.
그럴 때 생각보다 시청각적인 위로가 도움이 될 때가 있더라고요.
으쌰으쌰 사는 주인공의 고군 분투가,
나뿐만 그런 게 아니라는 뻔한 가사도
곱씹다 보면 괜한 훈훈함이 퍼져 나가는 거죠.
이번 주는 우리의 꿈과 희망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최악은 오지 않았고 최선을 가까우니 더 좋은 날이 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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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
👉 노래 : 러브홀릭 (Loveholic)
주변 사람들에게 괜히 속에 있는 마음을 못하는 분 계시나요? 다 힘든데 뭐 굳이 나까지 그런 소리 하냐면서요. 저도 가족은커녕 가까운 친구에게 더 어려운 순간이 있는데요. 뭐 묵묵한 가장(?)이고 싶은 것도 아니고 입이 안 떨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이럴 때 제 기분을 눈치챈 건지 친구의 만나자는 한 마디가 참 고맙더라고요. 처음은 무거운 마음으로 약속 장소에 향해도,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이게 사는 맛인가 싶으니까요.
러브홀릭의 가삿말처럼, 시시덕거리고 의미 없는 말을 주고받는 친구와의 시간. 그리고 또 나를 먹여 살리는 그 재미가 계속될 거란 기대가 또 저를 움직이게 해요. 저한테 희망은 거창한 꿈이 아니라 이런 순간순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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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상사
👉 출연 : 이준호, 김민하 외
뉴스에 나올 만한 시대의 역풍이 한번 불고 나면, 개인으로서 과연 뭘 할 수 있나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단군 이래 경제가 좋은 적이 없고, AI니 뭐니 하면서 말이죠. 괜히 마음이 착잡해질 때, IMF 시절을 살던 태풍이(이준호 분)가 말을 걸더라고요. 지금부터 자기가 헤쳐나가는 거 잘 보라면서요.
<태풍상사>는 늘 따뜻한 처마 밑에서 살던 날라리 강태풍이, 하루 아침에 쓰러진 아버지를 대신해 회사를 경영하게 된 이야기입니다. 나라는 어지럽고 본인은 상사의 ㅅ도 모르는 상황에서요. 그럼에도 내 이름을 걸만큼 나를 사랑했던 아버지의 회사, 그걸 지키고 싶은 마음만은 충만합니다.
물론 주인공 혼자서만 모든 사건을 뚝딱 해치우면, 이 드라마 장르가 판타지였겠죠. 혼자라고 느껴진 순간에도 우리 곁을 누군가 지키고 있듯이, 태풍이 건네는 손을 기꺼이 악수하는 미선(김민하 분)이 있습니다. 시대물에서 흔히 그려지는 '경리' 역할에서 벗어나, 사건을 영리하게 반전 시키는 주역인데요. 드라마를 더 든든하고 기대되게 만드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막막하게만 보이는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풍상사>는 우리가 이겨 냈던 경험을 다시금 꺼내온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 아무리 바깥이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는 늘 이겨내 왔으니, 이걸 까먹지 말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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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 작가 : 정세랑
나이를 먹고, 노인이 되고… 내가 세상을 떠났을 때의 미래를 기대해 보신 적이 있나요? 내가 죽은 뒤의 세상이 나랑 무슨 상관이냐 할 수 있겠지만,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 순간이 왠지 궁금해지더라고요.
<시선으로부터>는 화가이자 작가였던, 시대를 앞서나간 멋진 여성이었던 심시선 여사가 죽고 난 뒤 그의 자손들이 10주기를 맞아 그를 기념하는 특별한 제사를 지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시선’으로부터 뻗어나간 아이들이 그를 추억하는데요. 제사를 지내지 말라는 유언에도 불구하고, 10년이 흐른 뒤에 맏딸 명혜가 그가 생전 삶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던 곳, 하와이에 다 함께 가서 제사를 지내자고 제안하고 이에 가족들이 따른 것은 아마 각자의 방식으로 언젠가 한 번은 꼭 그를 떠올리고 기리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팬케이크, 깃털, 목걸이, 돌멩이…. 그렇게 제사상 위에 놓인 물건들은 가족들이 한 사람을 제각기 다른 모양으로 기억했음을 보여주는 듯했는데요.
한 사람이 살면서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하니 그만큼 면면이 다 다른 모습이라고는 생각을 했지만, 죽고 난 뒤 나를 아는 사람들 역시 모두 다르게 기억할 거라는 사실은 이 이야기를 읽고 나서야 처음 실감이 나더라고요. 근데 뭔가 슬프기보단, 기대가 됐습니다. 과연 다들 제 제사상에 뭘 올려놓고 싶을지,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을지가요. 다 좋은 이야기들일 순 없겠지만, 그래도 다 재미는 있는 이야기였으면 좋겠네요. 한바탕 웃고 떠들 수 있도록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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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에 입문하게 해 준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 #우정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부정적인 뉴스들 틈에서, 소중하고 귀여운 우정 이야기를 한 편 찾았습니다. 62세 현주 선생님과 12살 지훈 어린이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두 사람은 격주로 만나 마라탕을 먹기도 하고, 함께 공연도 보고 전시회도 갑니다. 여름이면 계곡에 물놀이를 가고, 겨울엔 썰매를 타고요. 지훈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10년 정도 되는 긴 시간 동안 계속해서 동네친구로, 이렇게 여러 경험들을 하며 지낼 예정입니다. 어린 지훈이가 가족도, 또래도 아닌 50살이나 많은 할머니에게 속마음을 다 터놓을 정도로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 보는 내내 신기하면서도 애틋했는데요. 진심 어린 태도와 대화가 나이와 관계없이 정말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이유인 것 같았습니다.
고령화 사회를 사회적 문제로 대하며 대비해야 한다고 늘 이야기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좋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사회를 돌볼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겪어보지 못한 일들에 혼란을 겪는 것보다,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안정이 더 찾기 쉬워지는 시대가 될 수도 있겠죠. 그러다 보면 언젠간 영상 속 두 사람의 관계가 더 이상 신기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대를 불문하고, 가진 것을 나누고 함께하는 미래를 기대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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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DAYOUNG X JUNNY - number one rockstar>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음악도_영상도_미쳤어요(p)
아마 케이팝에 관심 좀 있으시다면, 최근 온 동네 알고리즘을 휩쓴 다영의 <Body>를 들어보시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우주소녀 그룹 활동 당시 깨발랄한 예능 캐릭터 정도로만 생각했던 다영이 이렇게나 멋진 솔로 가수로 성공적인 재데뷔를 하다니요. 더 놀라운 건 <Body>는 단지 그 시작이었을 뿐이라는 겁니다.
후속곡으로 선보인 <number one rockstar>을 들은 순간, 앨범 제목으로 쓴 문장, ‘gonna love me, right?(나 좋아할 거지, 맞지?)’에 고개를 절로 끄덕이며 ‘Yes!’를 외치게 됐습니다. 넌 날 사랑하게 될 거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락스타의 기개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거든요. 게다가, 이 노래의 프로모션 방식도 그야말로 ‘감다살’입니다. 팝 감성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방예담부터, 청량한 보컬을 자랑하는 몬스타엑스 기현, 감성 보컬 JUNNY까지 다영과 1, 2절을 나눠 부르는 커버 챌린지를 순차적으로 공개했습니다. 녹음실에서 맥북 포토부스를 활용해 촬영한 듯한 귀여운 감성을 가진 저화질의 영상으로요. 원곡은 원곡대로, 커버는 또 커버대로 그 맛이 있어서 요즘 계속 반복재생 중입니다.
데뷔한 지 10년,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 많이 두려울 법도 한데 과감한 컨셉으로 다시 무대에 선 다영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는데요. 그동안 쌓아온 실력에 좋은 컨셉이 함께하니 반응이 좋을 수밖에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넘버원 락스타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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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저스트 메이크업>
구매처 : 쿠팡 플레이
가격 : ₩ 7,890
#이런_세계가_또 #흑백_요리사의_아는_맛
사실 평소에 화장을 열심히 하는 타입은 아닌데요. 괜히 성별을 들먹 거리며 꼭 하라느니 했던 스무 살 남짓의 말들에 대한 반기랄까요. 그래서 내가 잘 모르는 데도 좋아할 수 있을까 긴가민가한 상태로 <저스트 메이크업>을 플레이했습니다.
그런데 왠걸, 참가자 60인이 각자 가장 자신 있는 메이크업을 뽐내는 1화부터 전문가들의 자부심과 화려한 테크닉에 시간 가는지 모르게 빠져들었습니다. 특히 제 가슴을 몽글 몽글하게 한 포인트는, 심사위원들이 단순히 좋은 메이크업 제품이나 화려한 연출을 박수 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오히려 겹겹이 쌓아 올린 화장 속에 배어 있는 탄탄한 기본기를 리스펙하죠. 긴 시간 동안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은 사람이 결국엔 다음 라운드로 올라가니,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더욱 납득이 가고 흥미 진진하더니까요.
매주 두 세화 짤막하게 공개되는 에피소드들이 아쉬울 정도로 다음 화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총 10부작 중 딱 절반 정도를 와있으니 남은 에피소드가 아깝게 느껴지기도 해요. 왠지 이 기분, 어쩐지 알 것 같았는데. <흑백 요리사>를 만든 스튜디오 슬램이 제작한 거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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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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