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렴 뭘 봐도 행복하긴 할거에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플랫폼 ‘오디오클립’이 올해 연말까지만 운영한다고 해요.
시소레터의 전신인 팟캐스트를 운영할 때, 같이 업로드하던 플랫폼이라 더욱 씁쓸한데요.
전시회 오디오 가이드를 듣기 위해서도 종종 이용하던 경험이 있곤 했어요.
많은 이들이 숏폼 비디오 콘텐츠의 인기를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청각 콘텐츠만이 주는 낭만과 매력은 분명한데, 역시 <Video Kills the Radio Star> 려나요?
구독자 님은 마지막으로 들었던 오디오 콘텐츠가 무엇이세요?
*추석 연휴를 맞아 다음주 시소레터 (10/9 목요일)은 쉬어 갑니다.
다다음주에 다시 메일함에서 찾아뵐게요.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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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SNS에 떠돌던 바로 그 '황금연휴'가
벌써 코 앞으로 훌쩍 다가왔습니다.
평소엔 하루하루 시간이 부족해서 허둥대느라 바빴다면,
당분간은 그런 일 없이 여유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되려 시간이 너무 남아서, 할 일이 없어서 고민일 것 같다면
이번 레터가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이번주는 연휴 특집이라고나 할까요?
황금연휴를 기념해, 몰아보기 좋은 콘텐츠들을 가져왔습니다.
그럼 모두들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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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 우먼 킬
👉 극본 : 마크 체리
<부부의 세계>도 순한맛으로 만든다는 이 드라마, 혹시 들어보셨을까요? 2020년 왓챠 익스클루시브로 국내에 들어온 이후 한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며 시즌 1, 2 모두 엄청나게 사랑을 받았는데요.
한 집을 중심으로 각 시대별로 세 명의 여자가 등장하고, 그 여자가 저지른 살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요. 남편에게 헌신하는 삶을 사는 1960년대 가정주부 베스, 부의 아름다움을 좇으며 3번이나 결혼을 한 1980년대의 사교계 퀸 시몬, 오픈리한 관계로 결혼생활을 하기로 약속한 2010년대의 변호사 테일러가 그 주인공들입니다. 소재 자체도 신선했지만, 시대별로 그 때의 문화나 가치관이 잘 녹아져있는 캐릭터라 신기하고 재미있더라고요. 한 편, 한 편 보수록 '어떻게', '왜' 살인을 했는지가 궁금해져서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살인이 이혼보다 쉽다'고 외치는 이 여자들의 광기어린 결혼생활, 아무래도 가족들과 함께 보긴 좀 애매하겠지만 평소 막장드라마나 추리물이 취향이셨다면 분명 좋아하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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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임씬 제로
👉 연출 : 윤현준
👉 출연 : 장진, 박지윤, 장동민, 김지훈, 안유진
아마 대한민국 추리/게임 예능 역사의 발자취를 그대로 다 쫓아오셨다면 아마 높은 확률로 이것을 보셨겠죠? 혼자 봐도, 함께 봐도 재미있는 추리 예능의 레전드 시리즈 <크라임씬>이 다시 한번 새 시즌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해에는 티빙에서 <크라임씬 리턴즈>로 무려 6년 만에 돌아왔었는데, 올해는 다행히도 그 텀이 길지 않게 바로 새 시즌이 나왔더라고요. 플랫폼을 바꾼 건 아무래도 제작비 때문이었을까 싶을 만큼 더욱 화려하고 큰 세트장을 볼 수 있었는데요. 단순히 방과 방을 오가는 평면적인 구조가 아니라, 건물을 세워두고 그 안을 계단과 엘리베이터로 오가기도 하고, 보트를 타고 강을 건너가기도 합니다. 스케일은 더 커졌지만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한결같이 유지해 오는 요소들이 많았습니다. 과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원년멤버, 배우 김지훈이 재합류하면서 출연진들 간의 케미도 익숙한 그것(?)이라, 몰입하기 좋았고요. 시즌이 아무리 바뀌어도, 변치 않는 조잡한 합성 사진들과, 코믹한 네이밍, 내레이션 목소리와 진행 방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외치게 되더라고요.
오늘까지 8화가 공개되었고, 연휴 중 남은 9화와 10화가 공개 예정이니, 그동안 천천히 보면서 새 에피소드를 기다려봐도 좋을 거예요. 아직 미공개된 에피소드가 있으니, 함께 보는 사람들과 범인을 맞추는 내기를 해도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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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lous Type
👉 노래 : 도자 캣 (Doja Cat)
👉 수록 : <Vie>
앨범 하나를 통째로 듣는 경험이 이제는 귀해졌습니다. 예전에 믿고 듣던 가수들이 지구상에서 없어진 건 아닐 테니, 3분도 안되는 곡들을 모아 놓았는데도 가만히 듣지 못하는 제 조급한 성미가 문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이번 추석에는 꼭 전곡을 반복 재생하고 싶은 앨범이 생겼습니다. 바로 <Vie>입니다. 프랑스어로 ‘인생’을 의미하는 만큼 다양한 서사와 사랑을 담아냈다고 하는데요. 도자 캣하면 화려한 퍼포먼스와 중독적인 음색이 바로 떠오르는 가수긴 했었지만, 매력적인 곡들이 풍성하게 담긴 이번 앨범을 들으며 ‘아티스트’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특히,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선공개한 <Jealous Type>을 추천하고 싶은데요. 레트로 무드를 사랑하는 저로서는 (I love 7080) 이미 전주만 듣고도 합격 목걸이를 드렸습니다. 노래와 랩 뭐 하나 빠짐없이 쫄깃하게 해내는 건 물론인데다, 꽉꽉 눌러 담았는데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여유로움까지 담겨 있어서 당분간은 요 앨범 아주 오래오래 들을 것 같아요.
🍋 이번에 그가 드디어 서울에 온다는데, 제 자리는 왜 없지요? (예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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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 작가 : 양귀자
연휴란 무엇인가*. 밀린 독서 채무를 할 좋은 타이밍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동안 언젠가 읽겠지라는 마음에서 지적 허영과 지름신 그 어디쯤에 가까운 구매를 일삼았는데 참 잘 되었죠. 우리에게 10일 가까운 쉬는 시간이 생겼으니까요.
몇 년 전 꺼내 들었던 이 책을 다시 읽으려고 합니다. 소설은 세상을 무심하고 서늘하게 바라보는 주인공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시끌벅적하게 여기는 일에도 조소를 보내는 그가 부지런히 움직이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인기 남배우를 납치하고 조종하는 일입니다. 독자는 나르시시스트적인 주인공의 시선에 스며 들어가며, 어느새 그 폭력을 관망하게 됩니다.
소설이 출간된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은 아직도 스토리가 파격적이이라 이야기합니다. 그만큼 시대가 흘러가고만 있는 건 아닌가 아쉬움이 드는데요. 폭력이란 키워드로 요약하기엔 책에서 흘러오는 감상이 적지 않은데 말이죠. 이번 연휴에는 그동안 일상에 밀려 살짝 책갈피를 끼워 두었던 페이지를 다시금 열어 보려 합니다. 남는 시간 만큼 그동안 말줄임표에 가려 놓았던 제 생각은 펼쳐 보게요.
*작가 김영민의 사설에서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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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신인감독 김연경>
구매처 : 웨이브
가격 : ₩ 5,500
#이래서_선수출신_감독을_쓰는건가
국가대표 김연경이 은퇴 후 돌아온 곳이 예능이라니, MBC는 대체 어떤 마법을 부린 건가 궁금해지는 <신인감독 김연경>이 이번 주 첫 방송을 했습니다. 좋은 실무자가 좋은 리더가 되라는 법은 없음을 사실 평소에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탓에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보게 됐는데요. 첫 화를 보고 나니 걱정은 조금 사그라들고 기대가 커졌습니다. 이래서 선수 출신 감독을 쓰는 건가,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 만큼이요.
프로팀에서 방출된 선수, 프로팀이 꿈인 실업팀 선수, 은퇴한 선수 등 배구계에서 대우받는 좋은 선수들이 아닌 이들이 모여, 신생 배구단 '필승 원더독스'의 첫 시작은 다소 자극적이긴 했습니다. 배구 전문가들의 혹평과, 연봉 등급평가라는 현실을 눈앞에서 마주하며, 의지가 한 풀 꺾이고 울적해졌을 것만 같더라고요. 하지만 이내 김연경 감독의 섬세한 맞춤형 지도로 열심히 훈련한 결과, 고등배구 최강팀과의 경기에서 꽤나 멋진 실력을 보여줬습니다. 특히나 첫 시작에서 다 좋은데 너무 느려서 문제라는 평을 들었던 문명화 선수가 감독의 맞춤형 지도로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며 득점에 연속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막 희열이 느껴졌습니다.
사실 배구는 정말 국가대표 경기가 아니면 볼 일이 없던 스포츠라, 이번 기회로 경기의 룰과 그 재미를 알아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원더독스의 앞으로의 경기도 정말 응원하는 마음으로 챙겨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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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어쩔 수가 없다>
구매처 : 영화관
가격 : ₩ 15,000
#만수만수만만수 #가장하는_가장
박찬욱 감독의 신작을 보고 왔습니다. 개봉 첫날이 지나자 슬금 슬금 떨어지는 에그 지수를 보자 하니, 평일의 금쪽같은 시간과 티켓값을 내어주어야 할 것인지 고민이 들었는데요. 죄송 감독님. 막상 보고 오니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 값을 제대로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영화적인) 재미도 있었고요.
25년 동안 아버지로서, 그리고 직업인으로서 성실하게 살아온 주인공 만수는 AI와 자동화의 역풍을 맞아 그만 해고되고 맙니다. 그에게는 대출 할부와 가족, 두 마리의 강아지가 지켜보고 있는데 말이죠. 결국 그는 동종 업계의 라이벌을 불러 모아 그들을 해치우기로 결심합니다. ‘어쩔 수가 없다’면서요.
페이퍼 컴퍼니를 세워 재취업에 성공하겠다는 만수의 계획이 처음엔 ‘미친 거 아닌가’ 싶었지만요. 그에게 찾아 들기 시작하는 삶의 무게를 보고선 입꼬리가 다시 내려갔습니다. IMF와 코로나를 겪은 우리가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들이었으니까요. 결국 무기를 쥐는 만수의 마음을 모르지는 않으면서도, 왠지 모르게 ‘추태’처럼 느껴지는 건 제 자리가 스크린 안이 아니라 밖이어서일지도 모릅니다.
‘위태’로운 가장의 모습을 보는 게 관객들이 추석에 하고 싶은 일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만, 시소레터 구독자시라면 조금 다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만수를 저지할지 아니면 그의 땀을 닦아 줄지 구독자 님의 선택은요?
🍋 찝찝함에서도 의미를 찾아내는 것, 박찬욱 감독이 제일 잘하는 장르죠 (예고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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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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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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