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맞이해주고 싶은 이 진심이 느껴질까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유튜브의 유명 플레이리스트 시리즈, '로파이 걸(Lo-fi Girl)'을 기억하시나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밤낮으로 열심히 함께 '느좋' 음악을 들으며 함께 공부했는데요,
지난주 드디어 열심히 공부한 끝에 졸업을 했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긴 했는데, 도대체 뭘 배웠는지 모르겠어' 라는, 우리네 마음을 대변하는 말과 함께요.
시원 섭섭한 마음을 안고, 그의 끝인사를 지켜보며 이 다음은 무엇일까 궁금했는데요,
어제 올라온 영상은 졸업을 끝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하는 모습이네요.
로파이 걸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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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장소에 가서 받는 환대 느껴보신 적 있으세요?
최근 같이 일한 동료가 퇴사 전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먼저 일하던 사람으로서
저는 환대를 제대로 했었는지 고민되더라고요.
환대의 사전적 의미는 “기쁜 마음으로 맞이함”을 뜻한다고 해요.
이렇게 찾아보니까 가볍게 행할 수도 있을 것 같으면서,
마냥 훌훌 마음만 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주는 ‘환대’의 말뜻을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모아 봤어요.
어느 시간과 장소에서도 그럴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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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국왕재동면
👉 출연 : 린이, 우서흔 외
'환대'는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말이긴 하지만, 기억을 곰곰이 되짚어 보면 제가 환대를 해준 기억보단 받은 기억이 훨씬 더 선명하게 남아 있더라고요. 상대가 나를 반가워하고 챙겨주는 모습 말이에요.
이 작품은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던 중 모종의 이유로 좌절했지만,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자극이 되어주며 다시 일어나 도전을 하게 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이들이 우연히 만나게 되는 그 첫 순간은, 서로의 기억 속에 다르게 자리 잡고 있어요. 산충은 여동생 부탁으로 찾아간 행사장에서 작은 부스에서 팬아트 굿즈를 팔고 있던 웨이즈가 그를 반갑게 맞이해준 모습을 선명히 기억하고요. 웨이즈는 그 순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혼자 스키장을 돌아다니다 불편을 겪었던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산충을 기억하고 친구에게 자랑하기도 합니다. 훗날 그 사람이 이 남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더욱 기뻐하고요. 두 사람 모두 자신에게는 익숙한 장소와 상황에서, 타인에게 베푼 친절과 인사라 그저 스쳐가는 한 순간이었지만, 그걸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 특히나 낯선 공간과 상황이라 긴장하고 있었기에 - 더욱 고맙게 느끼고 기억할 수밖에 없었던 거겠죠.
나에게는 잠깐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의 머릿속에는 제법 오랫동안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 환대의 순간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평생동안 기억할 수도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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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해지는 법
👉 노래 : POW (파우)
아직 어려워 다정해지는 법 Oh oh oh oh oh oh 순해 보이는 눈빛으로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티 안 나게 배려하는 법까지 연습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개인주의적인 문화가 익숙해진 우리에게 낯선 사람을 반갑게 맞이해 준다는 건 사실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세상이 워낙 흉흉하잖아요. 어렸을 때처럼 자주 마주치는 이웃과 말을 트고 인사를 주고받는 것이나, 단골 가게 사장님과 친해지는 것이나 흔치 않은 일이 됐죠. 이젠 바로 옆집에 사는 이웃인데도 서로 모르는 게 당연하고, 이사를 가기 전까지 한 번도 인사를 나누지 않아도 이상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새로운 사람을 환영해야 할 일이 있을 때마다 뚝딱이는 제 모습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새로운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것도, 그를 대하는 것도 제 스스로가 어색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조금은 더 자연스럽게 다정하게 맞이해주고 싶은데 말이에요. 새로운 사람에게도 가이드가 필요하겠지만, 맞이하는 사람에게도 가이드가 필요하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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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종 - 깨끔발의 기도
👉 작가 : 여세실
👉 수록 : 시집 <화살기도>
“나의 이름은 가장 낮은 곳에 드리우게 하시고
사람들 안의 사랑을 일깨워 드높게 하세요.”
아파트 문 앞 그것을 들여다봅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이름도 몰랐지만, 키를 덧댈 수 있는 비밀번호 판 앞의 그것이요. 누가 오고 가든지는 상관 없이 자신을 내주어 줍니다. 성자의 마음과 그의 맞아주는 마음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짧은 시구에도 내가 몰랐던 이치가 들어 있습니다.
개의치 않고 지나가던 물건에도 환대의 마음이 숨어 있었는데, 나는 무심하다는 이유로 그것들을 냉큼 받아 먹고만 있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겨우 생각나는 얼굴들을 떠올려 봐도, 제대로 된 고마움을 전한 적도 없던 것 같습니다. 저도 모르게 나를 더 높게 드리우려고 깨끔발을 들던 이들이 몇이나 될까요. 어떤 환대는 시차를 두고 한 바퀴 더 오기도 하나 봅니다.
이제 나는 한 발부터 두 발을 반쯤 드는 연습을 살짝씩 해봅니다. 어릴 때 발레를 흉내 내던 모습처럼 우스꽝스러운 데다 자연스럽지도 않습니다. 누구를 들어 올리려면 이 정도는 해 볼 줄 알아야 하는데 영 익숙지 않습니다. 내가 받은 것처럼 이름도 모르게 하기는 멀었지만요. 뻐근해지는 발바닥이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네요. 깨끔발의 사랑이 우선 제 마음을 일깨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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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ing in the moonlight 👉노래 : Toploader
“사람들은 낯선 얼굴이지만 서로 다투지도 않고
그들은 흐느적 거리기도하며 긴장도 하면서 모두들 달빛 아래에서 춤을 추어요”
별이 쏟아질 듯 따뜻하고 달콤한 분위기, 환대를 노래도 펼쳐내면 저는 딱 이 풍경일 거라 생각이 듭니다. 가본 적도 없는 유럽의 크리스마스, 어릴 때 부모님과 친구들이 맞아주던 생일 파티, … 이런 것들이 코끝부터 돌게 되는 음악은 도대체 어떻게 쓰는 걸까요.
우리의 환대가 색깔을 덧입을 수 있다면, 그래서 세상이 원하는 대로 변할 수 있다면 딱 이 노래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머뭇 거리는 사람도 새삼 자연스러운 사람도 그저 분위기에 취해 자신의 리듬 대로 춤을 출 수 있는 곳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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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25>
구매처 : NOL티켓
가격 : ₩ 120,000 (1일권)
#온_몸으로_더위와_싸우며_음악을_즐겨
어렸을 때부터 밴드 음악을 즐겨 듣고 공연도 많이 보러 다녔지만, 인천까지 멀리 가야 하는 데다, 가장 더울 때 한다는 사실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 여태 한 번도 펜타포트 페스티벌을 가본 적이 없었는데요. 큰맘 먹고 지난 토요일에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올해 20주년을 맞이해서인지, 라인업이 아주 짱짱했어요. 아주 오랜만에 재결합한 밴드 바이바이배드맨의 무대를 즐기며 추억 팔이도 잠시 했고요, 글렌체크의 무대는 늘 그랬듯이 좋았고, 이번에도 타이거디스코를 따라 춤추며 신나게 즐겼어요. 무엇보다도 가장 기대했던, 혁오와 선셋 롤러코스터 두 밴드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AAA의 무대는 음원 보다도 사운드가 풍성해서 귀호강이 따로 없더라고요. 더위가 한 풀 꺾이고 노을 지는 풍경과 함께 보니 행복지수가 급상승했습니다. 공식적인 마지막 활동을 이렇게 함께할 수 있어 아쉬우면서도 좋았어요.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온 밴드답게 수트를 빼입고 등장한 PULP(펄프)의 무대를 끝으로, 공연장을 나오며 내년에도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을 바로 했습니다. 비록 땡볕에 고생도 많이 하고, 흙먼지에 온몸이 더러워졌지만 정말 행복했어요.
전반적으로 행사 운영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중독적인 신나는 노래와 함께 그나마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 LUSH부스를 비롯해 안전을 위한 여러 준비들을 잘해둔 덕분에 잘 즐기다 왔습니다. 아직 용기가 없어서 영상으로만 무대를 보고 계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내년은 함께 가보는 것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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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Video Killed The Radio Star>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세상은_계속_반복되고
요새 피부로 체감되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날이 갈수록 음악을 듣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디깅의 재미와 가오(?)로 살던 시기가 있었는데, 분명히 좋아하는 음악만 듣고 그것도 아주 가끔이 되었습니다. 물론 시간이 흐를수록 바빠진 데도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영상을 보는 데 더 재미를 느끼고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미 비디오의 시대에 태어나 라디오를 듣는 일이 희미한 세대였는데요. 그 사이클이 이렇게 다시 돌아오다뇨. 세상이 이렇게 반복되는 걸까요. 알고리즘이 나를 가둔 것 같아 플랫폼 사들에게 큰소리쳐 보지만, 에디터로서의 본분을 살짝 저버린 것도 사실입니다. 미뤄왔던 신보들도 듣고, 예전처럼 타이틀곡 말고도 앨범 전체를 톺아 수록곡까지 꼭꼭 씹어 먹어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잠깐만요. 지금 릴스에 재밌는 게 뜬 거 같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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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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