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짚어낼 수 없는데 뭐라 해야할까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이번 주는 인스타그램에서 특별한 소식을 보고 업어 왔어요.
대학가에 종종 학교 간에 대결이 이뤄지는 건 봤지만, 이번에는 좀 특별합니다.
‘시’를 주제로 배틀이 벌어지거든요. 일명 대학교 시 배틀입니다.
문학에 관련된 학과에 소속된 이들이면 누구나 가능하고 (늙은이는 안된다?),
각 팀은 다른 대학에 속한 팀과 토너먼트 식으로 대결하게 된다는데요.
본격적인 시작은 8월 10일부터라고 하는데,
과연 지성과 문학으로 뭉친 학생들이 내놓는 시가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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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발견한 기묘한 상품명 그리고 표정...🧐
가끔, '싫다', '나쁘다'라는 표현으로 대체되지 않는
묘한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편하지 않은 감정이 드는 순간이요.
잘잘못을 가리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긍정하고 싶지는 않은 느낌이랄까요?
다르게 말하면, 빨리 벗어나고 싶은 순간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이번주는 이렇게 명료하게 단정지을 수 없는,
기묘한 불편에 대한 콘텐츠들을 가져와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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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 작가 : 김도미
친구가 갑자기 암에 걸렸다면 어떤 말을 하실 것 같으세요? 아마도 걱정이 많이 되겠죠. 맥주 한 잔이라도, 절대 술은 마시지 못하게 할 거고요.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을 한 김도미 작가는 이러한 주위의 염려에 대한 불편을 이야기합니다. 좋은 재료로 만든 식사를 삼시세끼 꼬박꼬박 먹고, 고된 일을 하지 않고, 휴식할 것. 말 그대로 절대안정을 취할 것을 권하는 것이 정석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아픈 입장에서 그것은 배려보단 통제로 느껴졌다고. 또 그 과정을 견뎌 낸 후에 듣는 사람들의 감상 - 존경스럽다, 대단하다 -라는 어떤 칭찬 역시 편치 않았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생각해 보면 제가 일상 속에서 느꼈던 어떤 불편함들은 타인과 공유, 공감되기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프지 않은 사람의 입장에서 환자에 대한 걱정과 위로는 상대를 불편하게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느껴졌다는 말이니까요.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그런 불편을 주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그 태도와 말에 정답이 있는 건 아니겠지만, 한 걸음 더 생각하고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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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이펙트
👉 극본 : 루시 프레블
👉 캐스트 : 이상희, 박훈, 김주연, 류경수 외
새로운 항우울제 임상 테스트에 참여한 코니와 트리스탄은 서로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자유분방한 매력을 가진 트리스탄, 그리고 그와 반대로 원리 원칙을 중시하는 코니는 함께 생활을 하면서 점점 서로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되는데요. 트리스탄은 그 감정이 진짜임을 확신하며 고백하지만 코니는 되려 이를 부정하고 불편해합니다. 바깥에 있는 자신의 일상, 그리고 자신들이 복용 중인 항우울제 등을 이유로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때 느꼈던 불편함은, 사실 진짜였던, 혹은 진짜이길 바랐던 자신의 감정을 애써 숨기려고 했던 것임을 깨닫게 되기도 하죠. 인간이라면 분명히 느껴 봤을 종류의 불편함이라 그런지 연극을 보는 내내 공감이 되는 대사들이 참 많았습니다.
제 인생에서 뭔가 불편했던 감정들을 느꼈던 순간을 되짚어 보니 나 스스로도 몰랐을 수도 있고, 아니면 숨기고 싶었을 수도 있던 내 모습이나 감정을 상대가 알아냈다고 느꼈을 때인 것 같아요. 어떤 때는 말하지 않아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또 어떤 순간에는 절대 알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한다니. 글을 쓰면서도 참 인간이란 참 어려운 존재라는 생각이 드네요.
P.S. 이 연극은 원작자의 허가를 받아, 세계 최초 '젠더 밴딩' 캐스팅으로 화제입니다. 그게 뭐냐면요...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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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 기획 : 조욱형, 김노은 외
👉 작가 : 정선영
어느 세계에서나 문법은 존재합니다. 글로 써져 있지 않은 규칙들은 초심자들을 괴롭게 하는데요. 특히, 모두가 익숙하게 소통하고 있는 와중에 나 혹은 타인이 그 문법을 따라가지 못하면 우리는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최근에 가장 잔인하게 그 문법을 느낀 순간이라 하면, 이 프로그램을 봤을 때인데요. 오롯이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게 연애라지만 알고 보니 그 나름의 형식과 절차(?)가 존재했음을 생생하게 깨달았습니다.
세계 밖에서는 삶을 잘 꾸려가고 있던 출연진들이, 모태솔로라는 이름으로 제주도에 모인 순간 뚱땅 거리는 모습을 과감 없이 보여주는데요. 어색함과 낯섦 사이 허우적대는 그 모습이 불편한 건, 어쩌면 지우고 싶은 처음이 떠올라서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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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런 데서 일할 사람이 아닌데
👉 작가 : 김동식 외
도발적인 제목 뒤로 보통 사람들의 일과 삶에 벌어지는 사건들을 현실적으로 그린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벌써 햇수로 3년 차가 된 앤솔로지 시리즈 <월급 사실주의>인데요.
때로는 웃음이 나올 정도로 공감하며, 때로는 답답해지는 가슴을 안은 채로 읽어 내리는 와중에 문득 제 마음을 불편하게 한 지점이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절대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겠지?’
가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평범한 삶에 대한 존중이 없는 이들을 마주합니다. 성실하게 혹은 비성실하게 노동해야 하는 이유를 공감하지 못하는 이들요. 그들의 부족한 상상력 -혹은 이걸 상상해야 하는 현실도 조금 가슴 아프네요- 과 이해력은 우리를 상처 입히는 데 말고는 무용합니다.
가장 공감받아야 할 이들이 공감을 갈구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하지만, 반대로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지 않을까 등줄기가 서늘해집니다. 다시 소설집으로 손을 뻗어 내 상상력에도 현실이란 재료를 퍼부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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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Smashing Concrete Visualizer>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까까머리에서_뽀글머리로 #락스피릿
군 공백기에 1700만 조회수의 영상을 탄생시키며 역주행 신화를 써 내린 가수 우즈(WOODZ)가 드디어 제대를 하고 활동을 재개하였습니다. 제대 전부터 온갖 페스티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을 보고 복귀하면 정말 그 인기에 힘입어 그 연장선상에 있는 대중적인 음악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제대 후 처음 공개한 노래는 의외의 선택이더라고요.
부서질 것 같아, 부딪혀 버린 회색 벽
고개를 들어보니 너무 높은 벽과의 조우
뚫어져라 보면 뭐가 바뀌어
이 커다란 놈도 결국엔 부서지게 돼 있어
애절한 사랑 노래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더니 그다음은 락스피릿을 이렇게 자극하는, 반항기 넘치는 노래로 돌아왔다니. 정말 감다살 천재임이 틀림없습니다. 커다란 벽 앞에서 몇 번이고 넘어지고 부서지더라도 계속해서 부딪히겠다는 가사가, 스스로의 경험에서 나온 것 같기도 해서 더 마음이 갔습니다. 온 힘을 다해 해낸 몇 차례의 데뷔가 아쉬운 결과로 이어지면서 겪었던 위기들을 잘 이겨내고, 결국엔 솔로로서 뚝심 있게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있거든요.
뽀글 머리를 하고 헤드뱅잉을 하는 이 락스타 보러, 하반기에는 페스티벌을 좀 기웃거려 봐야겠어요. 구독자님도 함께 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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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멸종위기사랑>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그래도_그중_제일은_사랑이라
믿음 소망 사랑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하게 돌아온 이찬혁, 그가 바라본 사랑의 오늘은 어떤 색깔일까요? 그의 신곡을 벌써 며칠째 빼놓지 않고 듣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대중 가요에선 듣기 힘든 가스펠을 주제로, 흥겨운 멜로디 속에서도 ‘멸종’을 노래하는 이 곡이 들을수록 서글퍼지거든요.
“왔다네 정말로 아무도 안 믿었던
사랑의 종말론 It's over tonight”
사랑의 말라감을 체감하는 우리라면, 내일이 오기 전에 사랑이 끝날 거란 이 가사에 절실히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멸종이 오는 날까지 인류를 구하는 어느 경전의 구도자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뭐라도 해봐야 하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이런 거까지 그의 큰 그림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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