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재미가 뭐였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구독자 님은 콩국수와 냉면 중 어떤 파세요?
저는 불굴의 냉면 파입니다.
죄송하지만 콩국수 맛집 아시는 곳 있으면 알려주세요.
아직 그 맛에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조금 더 취향을 섬세하게 가르자면, 평양과 물 그 사이 어딘가인데요.
또 비빔냉면은 살 얼음이 없어서 국물 먹는 재미가 없더라고요.
오늘은 또 무엇을 드실까 고민이시면
제가 당당하게 냉면을 드시라 권해 드릴게요.
홍대의 을밀대도 좋고, 동대문의 오장동도 추천해요.
여름 맞이 냉면 게이지를 우리 차곡차곡 쌓아 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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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뭐 재밌는 일 없나...?"
낙엽 굴러가는 것만 봐도 깔깔 웃던 시기를 지나,
나이가 들어서인지, 사회생활에 지쳐서인지
뭔갈 보고 웃음이 터지고 즐겁다고 느끼는 순간의 빈도가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주는 잃어버린 '재미'의 감각에 관한 콘텐츠를 가져왔습니다.
구독자님은 어떤 걸 보면 재미를 느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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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유라 "눈치 보는 순간, 내 음악은 사라져요”
👉 인터뷰이 : 유라
재미라고 하는 것만큼 주관적인 영역이 있을까요. 한참 개그 프로그램이 유행하던 시절에 전국민을 웃긴다는 코너가 제 입꼬리를 조금도 움직이지 못했던 적이 있던 걸 보면 말이에요. 그러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웃음이 멈추지 못해서 혼자 있는 방 구석을 데굴 데굴 굴러 다녔던 기억도 있어요.
좋아 보이는 것이 너무 많은 세상이 휙휙 빠르게도 흘러갑니다. 어떤 때는 시간을 들여 보았는데 조금도 감동을 받지 못할 때가 있어요. 그러다 보면 전자처럼 입꼬리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상황인 거죠. ‘모두가 좋다는데, 도대체 뭐가 좋다는 거야?’라면서요.
그럴수록 지켜야 하는 게 ‘나만의’ 재미 추구 아닐까요? 싱어송라이터 유라는 인터뷰에서 당당하게 얘기합니다. “눈치 보는 순간 자신의 음악은 사라진다”고요. 무엇으로 비유될 수 없는 음악색이 이런 자세에서 나오는구나 싶었어요. 그가 말한 ‘음악’을 ‘재미’로도 대체해볼 수 있다 생각해요.
한 번뿐인 인생, 우리의 재미는 더 눈치 볼수록 희석되어가죠. 바쁜 우리의 일상은 모두를 따라가기에는 모자릅니다. 사람들이 좋다는 거 말고 내가 좋아하는 걸 찾아보아요. 우리, 유라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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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g Special
👉 노래 : 장연주
“사랑이란 때론 대담하게
what's gonna to the 쇼킹하게
새로운 만남을 시작해봐”
사랑을 노래하는 노래는 도통 제 스타일이 아닌데 요즘 이 노래를 자주 듣고 있습니다. 과감하고 통통 튀는 가사가 생기를 주거든요. 아침 출근길에 듣다 보면 ‘쇼킹한’ 일을 벌일 용기까지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바라는 재미의 속성도 이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일상에서 떨어져 도파민처럶 저를 과감하게 만드는 일들요. 여행지에서 시도해 보는 이름 모를 로컬의 음식이나, 갑자기 친구가 제안해서 만나게 되는 새로운 사람 같은 잔잔하지만 큰 도전들이 제 삶을 다채롭게 채워줍니다. 그리고 분명 그런 일들은 꽤 의미 있는 경험들로 이어지고요.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어떻게 일상을 매일 과감하게 채울지 고민해 보는데요. 그럴 땐 퇴근길 모르는 가게를 가보거나 새로운 노래를 시도해 보는 소소함으로 대체해 봅니다. 작은 도전이 언젠가 큰 불확실함을 마주하는 담대함으로 이어지리라 믿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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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따라가기] 한여름에 콩나물국밥 한그릇 때리고 낮3시에 호프집 오픈런ㅣ🍜🚶맛따라 멋따라 대명이따라
👉 채널십오야
비슷비슷한 일상에서 재미를 주는 건 결국 뜻밖의 순간들이 아닐까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튀어나온 무언가는 늘 좋은 느낌을 줍니다.
배우 김대명의 맛집을 따라가는,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따라> 시리즈가 이번엔 국내 지방 소도시 여행을 하는데요. 행선지를 정할 때 익산이라는 얘기를 듣고, 정말 거긴 누군가의 고향인 곳이 아니고서야 놀러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의외의 장소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도착해서 보니 정말 의외의 재미들을 많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기차역 앞에 독일의 지역명 혹은 단어를 차용한 호프집들이 즐비해있는 모습이 낯설면서도 재밌었고요. 그 호프집에서 말린 홍어와 오징어입 삼합 같은 난생처음 보는 안주를 발견할 땐 눈이 휘둥그레지고 웃음이 터졌습니다. 이렇게 우연히 맞닥뜨린 재미들은 차근차근 쌓여 결국 재미있는 하루를 완성해 주더라고요.
물론 이 우연들은 정말 갑작스럽게 일어나야만 재미라고 느껴진다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우리의 노잼 일상도 그러한 뜻밖의 순간들을 기다리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종의 '유잼 쿨타임' 같은 느낌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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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의 여자들
👉 감독 : 노에미 멜랑
👉 출연 : 노에미 멜랑, 수헤일라 야쿠브, 산다 코드레아누 외
요즘 제 삶의 몇 없는 재미를 느꼈던 순간 중에 하나는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였습니다. 꼭 오랜 시간 함께한 친구들이 아니더라도 내가 편하게 말하고 웃을 수 있는 친구들이요.
이 영화는 여자 친구들의 우정 이야기입니다. 마르세유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있는 루비와 니콜의 집에 파리에서 살고 있던 엘리즈가 갑작스레 찾아옵니다. 이들은 당황은 했지만, 그녀를 반갑게 맞이하고 함께 맛있는 것을 먹고 술을 마시고 시간을 즐깁니다. 아마 오래된 친구인 듯했지만, 세 사람은 과거 이야기를 추억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이웃 남자의 인사에 깔깔대며 웃으며 서로를 놀리기도 하죠. 어떻게 보면 영양가가 하나도 없는 이야기를 하는데도 너무나 행복해 보였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 역시 가장 재미를 느꼈던 순간은 별것도 아닌 순간이더라고요. 엄청나게 큰 이벤트가 있었다거나 축하할 만한 일이 있었다거나 새로운 일들이 펼쳐진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는 순간이요. 어쩌면 지금 제가 재미를 자주 느끼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그렇게 쓸데없는 시간, 흔히들 인생의 낭비라고 여기는 순간들을 자꾸만 인생에서 줄이려고 해서일 것 같습니다. 사실 그 순간들이 저를, 제 삶을 정말 '재미'있게 만들어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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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어느 아이 이야기>
구매처 : 서점
가격 : ₩ 18,000
#관찰자의_시점에선_처음이라서
<파친코>, <H마트에서 울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그리고 이 작품까지 우연하게도 제가 최근에 보게 된 해외 콘텐츠들이 비슷한 주제들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바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제게 정체성은 특별한 문제가 아니었지만 여러 문화권이 섞이고 있는 현대 사회에선 이 주제가 보편적인 주제로 탈바꿈하고 있는 자연스러운 과정에 놓여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작품의 흥미로운 점은 그런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있는 당사자의 입장보다도, 그것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에 주목했다는 점입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프란치스카는 오스트리아인과 한국인 사이에서 태어나, 평생을 유럽에서 산 인물인데요. 미국에서 여름학기를 보내게 되며 잠시동안 살게 된 집주인 조앤과 이야기를 하면서 그녀의 남편 댄이 흑인이고, 심리적으로 아픈 상황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조앤과의 대화가 깊어질수록, 프란치스카는 조앤이 자신에게 그 남편에 대해서 공감해 주기를 바라는, 아니 공감하고 있을 거라고 확신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남들과 다른 외형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을 것이며, 그들은 모두 같은 입장일 거라고 단정 짓는 것이었죠.
'자기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자는 가장 먼저 자기 안에 갇히게 된다'라는 문장이 적힌 띠지를 보고 사서 읽게 된 책인데, 다 읽고 나니 정말로 잘 짚어낸 한 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독일에서 자란 한국인 작가가 쓴 소설인 만큼, 이러한 부분들을 정말 섬세하고 날카롭게 짚어 냈더라고요. 앞으로 비슷한 주제를 만날 때마다 곱씹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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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프러포즈 2번 받고 결혼하지 않은 이유>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회피와_정면돌파_그_사이
문제를 마주한 순간에 구독자 님은 어떻게 해결하세요? 어린애처럼 살아온 저에게 최근 개인적으로 엄청 큰일이 생겨 버렸습니다. 걱정과 위로를 바라고 한 말은 아니라고 쿨하게 말하고 싶지만, 무조건적인 지지가 그리울 만큼 고민되고 작아지는 나날들이에요.
사실 인생을 돌이켜 보면 저는 정면 돌파보다는 회피하는 결정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나 상황이 있다면 최대한 맞춰 나가기보단 돌아 돌아 피해 가는 거죠. 그랬던 제 성향이 이번 일과 맞닿으니 시너지가 났습니다. 안 좋은 쪽으로요. (negative)
그러던 중 인생의 빅 이벤트를 앞두고 결정을 해야 하는 곽토리의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만나온 연인과 그를 반대하는 부모님, 그 사이에서 시간이 흘러가고 있던 차였죠. 해결하기 쉽지 않은 이 문제, 곽토리는 어떻게 해결할까요? 그는 이미 프러포즈까지 받은 상태라면요. 한 가지 힌트를 드리자면, 영상을 올릴 수 있을 만큼 상황이 좋아졌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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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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