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이 궁금한 거 여기에 있을 수도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요즘 드라마는 작품 방영 전후로 이런저런 이색적인 캠페인들을 하는 편인데요.
얼마 전 전 세대를 울고 웃게 만든 <폭싹 속았수다>는 애순과 관식의 결혼식 에피소드에서 착안한 '천하제일 웃픈 결혼 사진대회'를, <미지의 서울>은 제목처럼 서울의 다양한 매력을 담은 사진을 올리는 '나의 서울, 미지의 서울' 스냅사진 콘테스트를 개최했었고요. 지금 방영 중인 <서초동>은 작품의 제목이자 배경이 되는 곳에서 하는 '서초동 산책 챌린지'를 진행하더라고요.
드라마 홍보 차원에서 하는 것이지만, 시청자들이 작품을 더 재미있게 즐기고 기억하는 방법인 것 같기도 해요.
마지막에 소개드린 이벤트는 아직 진행 중이니, 서초동 근처를 자주 방문하신다면 참여해보셔도 좋겠습니다.
혹시 당첨되시면 꼭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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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크든 작든 질문을 품고 삽니다.
어쩌면 인생의 본질은 물음을 던지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아주 쉽게 답을 얻을 때도 있고,
인생 전체에 걸쳐 천천히 깨달아 가기도 합니다.
또, 그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음을 청하기도 하지만,
꼭 우리는 유형의 존재에게만 기대지도 않습니다.
사실 콘텐츠처럼 좋은 지식인이 또 있을까요.
물음에서 답변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살려,
이번 주는 에디터들의 물음과 콘텐츠의 답변을 모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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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다음
👉 작가 : 희정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채워 주는 평범함에 감사하다가도, 가끔은 제 인생을 제대로 색칠해 봐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바로 우리의 삶이 한 번뿐이란 진리를 마주할 때인데요. 죽음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물음이 들 때,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죽은 다음>은 기록으로 활동하는 작가가 장례 노동에 직접 뛰어들어, 사례와 인터뷰를 엮어 만든 르포 서적입니다. 사흘에서 수 십분 짧게만 머문 제 경험과 업으로 그곳을 지키는 그의 경험은 비슷하면서도 달랐습니다. 현장에서의 죽음은 삶과 납작하게 붙어있는 생동감 있는 무언가였습니다.
“죽음에 대해 물었는데 살아온 이야기를 한다. 그것을 듣는다.
결국 사는 일 가운데서 죽는 일을 들을 수밖에 없다.”
팔딱 팔딱 뛰는 죽음을 마주하자, 제 안의 편견은 무너졌습니다. 공포스럽고 차분하던 그것을 종결로만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삶과 죽음을 이분법으로 나뉘어, 삶도 이래야 한다 죽음은 이래야 한다고 우매하게 정의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 모든 것이 처음과 끝도 아닌 연속의 일부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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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레스크
👉 작곡 : 안토닌 드보르자크
👉 연주 : 김다미
주말을 한껏 즐기다 남겨둔 걱정 거리가 갑자기 끼어드는 경험 한 번쯤 있으셨을 텐데요. 가끔씩 운 나쁘게 당하는 사고처럼 내 의지와도 무관하게 우울은 찾아옵니다. 잘 벼른 칼날 같은 그것이 내 행복을 베어 나갈 때, 저는 <유모레스크>의 곡조가 떠오릅니다.
아마 이 곡 자체는 구독자 님도 익숙하게 알고 계실 텐데요. 따뜻한 봄볕을 닮은 멜로디가 펼쳐지다가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는 순간엔, 이미 세상을 떠난 작곡가를 붙잡아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묻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도 대답하겠죠? 당신의 우울과 나의 단조는 사실 같은 것이라고요.
하지만 <유모레스크>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것도 바로 이 지점입니다. 뛰어난 기교와 예술적인 의미로는 (에디터의 한계로) 설명할 수 없다 해도, 즐거움과 고통 혹은 장조와 단조의 변주는 제게는 참 아름답게 들려옵니다. 드보르자크가 남기고 싶었던 것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게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그 모든 우울의 끼어듦도 우리의 아름다운 일부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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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세상의 기쁜 말
👉 작가 : 정혜윤
한동안 즐거운 일이 하나도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회사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고, 뉴스를 봐도, 주위를 둘러봐도 좋은 것보단 슬프거나 화가 나는 소식들 뿐이라 점점 제가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더라고요.
정혜윤 작가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만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자유롭기 위해 자유를 지키는 어부, 배움을 갈망하며 유달리 듣기를 좋아하던 75세의 학생, 삶의 무게를 알기에 ‘무게 제로’ 찌를 만들어 선물하는 낚시꾼….
이 세상에 이렇게나 좋은 사람들이, 삶이 많다는 사실을 읽으며, 미간 사이 주름이 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가 있는 현실의 곳곳에도 이 소박해보이지만 단단하고 깊은 이야기들이 존재할 테니까요. 그리고 속이 답답하고, 지칠 때면 되려 눈을 크게 뜨고 꼿꼿이 앉아 조금 더 잘 듣고, 잘 보려고 합니다. 곳곳에 존재할 작은 기쁨들은 한껏 찌푸린 눈으로는 발견하지 못할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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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 출연 : 로버트 드 니로, 앤 해서웨이 외
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시작하고 나니 인생의 과업을 하나씩 해내고 있는 기분에 뿌듯하다가도,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제 어렸을 때처럼 꿈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앞으로 평생 이렇게 살까.
많은 사람들의 인생 영화로 꼽힌다는 이 작품을 한참 늦게 보게 된 건, 시놉시스만 봐도 유추되는 뻔한 이야기에 큰 기대가 없었기 때문이었는데요.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흘러갔지만 딱 하나, 엔딩 장면만큼은 제가 생각한 게 아니더라고요.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마친 줄스가 벤을 찾았을 때, 벤은 공원에서 그가 입사 전부터 해왔던 운동을 하고 있었고, 함께하는 사람들 틈에 줄스도 조심스레 합류해 그의 일상을 함께하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가 되는데요. 그게 삶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동치는 감정을, 지친 마음을, 흥분을 가라앉히고 중심을 잡고 다시금 일상으로 나를 지탱하는 것. 아마도 몇 번, 아니 수십 번의 그런 선택을 해왔을 벤의 조언같이 느껴졌습니다.
평생 이렇게 살 수 있나, 생각했을 때의 ‘이렇게’는 그저 출퇴근을 반복하는 루틴한 삶을 생각했는데, 사실 그 사이사이 있었을, 앞으로 찾아올 크고 작은 이벤트들을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나를 나로 존재하게 하려면 매일이 바쁘겠는걸요. 일단, 오늘 하루도 나를 잃지 않고 무사히 보내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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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축) 지효 이십돌잔치🎂 (후략)>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회사는_못_다녀도_시소레터는_합니다
‘이십 돌잔치’라니 데뷔 20주년인가, 했는데 소속사인 JYP에 입사한 지 20년이 된 걸 기념하는 자리였습니다. 데뷔 당시에도 장기연습생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재계약을 하면서 그렇게나 오래 한 회사에 있게 된 거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직장인들도 10년, 20년 장기근속을 하면 상패나 선물을 받잖아요요. 계약직(?)인 소속 연예인에게는 할 필요 없는 일이겠지만, 축하와 감사를 표하며 친한 사람들과의 자리를 콘텐츠로 만든 기획이 신박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행사 중 등장한 서프라이즈 이벤트였는데요. 소속사 대표의 축하영상은 예상했던 바였지만, 그 뒤에 이어진 빼곡히 작성된 편지 두장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부모님의 편지였냐고요? 아니요, 무려 지효를 가수로 데뷔하게 만들어준, 캐스팅매니저의 편지였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 기억도 잘 나지 않을 순간부터 함께한, 사회생활의 부모님 같았을 분의 소회와 축하에 저 역시 울컥하게 되더라고요. 지효와 마찬가지로 이곳에 입사한 지 20년이 되셨다는 마지막 멘트에, 또 한 번 입이 떡 벌어지기도 했고요. (JYP는 장기근속 전문 회사인가요..?)
시소레터도 2021년에 시작해 벌써 5년째인데요. 한 번씩 초창기 레터들을 읽어보면 아쉬운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라고요. 그 시기를 잘 견디고(?) 오늘 이 레터까지 함께해 주신 분들께는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무럭무럭 성장해 보겠습니다. 지효와 JYP처럼 저희도 20주년. 가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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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감미롭고 간절한>
구매처 : 서점
가격 : ₩ 13,000
#나의_시절_인연이여 #떠오르면_무슨_맛일까
주말에 속초로 며칠 짜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꼭 여행을 가면 저는 서점에서 책 한두 권은 들고 오는데요. 여행지에서 읽는 것도 좋지만,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그걸로 추억을 남기는 것도 제법 즐거워서입니다. 이번에는 같이 간 일행이 이 책을 선물해 주어 해 좋은 바닷가에서 모래에 발 묻고 독서를 즐겼습니다.
“‘여행은 날씨가 반’이라는 말을 기준으로 한다면 이번 여행은 이미 절반쯤 성공한 셈이었다.”라는 첫 문장을 읽고 책이 더 좋았습니다. 나와 닮아 보이는 존재를 만난다는 건 참 반가운 일이니까요. 심지어 책에서 떠난 여행지도 똑같은 강원도였다니까요. 참 신기한 우연이었어요.
사실 이번 여행은 만난 지 얼마 안 된 두 사람과 그 둘을 이어준 중간 다리인 제가 우겨서 간 여행이었는데요. 소설에서는 반대로 아주 오래된 친구와 함께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주인공 민주는 워킹 홀리데이에서 돌아온 하은을 만나, 과거로 돌아가 옛 인연인 훈을 떠올립니다.
현재와 과거, 춘천과 알바하던 메모리즈를 교차하며 소설은 인연의 의미를 반추합니다. 인간관계를 오래도록 가져 가는데 별로 재주가 없는 저도 덕분에 그 모든 시간들을 기억의 바다에서 건져낼 수 있었습니다. 춘천 여행의 끝에서 끝난 인연과 이어지는 인연은 누구일까요? 민주의 회상에서 저도 인연 그, 감미롭고 간절한 맛을 절절히 느꼈습니다. 그때 제 속초 여행도 끝이 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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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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