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안 지는 좀 되었는데, 인사가 늦었죠? 😅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구독자님, 앞으로 성큼 다가온 5월 연휴에
어떻게 보내실지 계획은 세우셨나요?
가족 친구들과의 약속부터, 혼자 떠나는 여행까지.
어떤 색깔로 또 짧지 않은 시간을 채워나가실 지 궁금한데요.
두 에디터는 이 시간 동안 잠깐 쉬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으로 돌아오는 2주 동안 쉬어간 후 (5/1, 5/8 휴재),
5/15 목요일에 다시 돌아올게요.
그동안 저희를 잊지 말아 주시고, 즐겁게 쉬다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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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줄리앙, 전시에서 에디터 직접 찍음
시소레터를 보내기 시작한지 어언 5년,
이제는 제법 많은 구독자 분들과 함께하고 있는데요.
최근엔 현생이 바빠 홍보에 많이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무한한 감사의 말씀과 더불어,
저희 두 에디터를 소개할 시간을 가질 타이밍이 된 것 같아
이번주는, 흥선과 리코의 ‘나를 이루는 것들’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레터 너머 새 친구의 자기소개를 듣는다는 기분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구독자님을 이루는 것들을 여기에서 알려주셔도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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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
👉 시리즈 : 블랙미러 시즌 7
👉 출연 : 크리스 오다우드, 라시다 존스
팔 벌려 뛰기를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남들보다 중력을 내가 더 거세게 받고 있는 건 아닌가란 의심이요. 사뿐사뿐 공중에 거니는 남들과 달리 제 두발은 땅에 훨씬 가깝습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이 미스터리는, 현실 감각에도 유효한가 봅니다.
제 모든 사고와 행동의 중심에는 한 가치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금 내가 너무 동떨어지지 않은지’ 지켜보며, 시시때때로 저를 현실로 잡아당기는 밧줄 같은 무언가가 있습니다. 근 미래를 기반으로 평범한 우리들의 일상을 그려낸 <보통 사람들>처럼, 낯설지 않은 기시감은 늘 저를 지배합니다.
사람의 장점은 단점이 되기도 하고, 둘은 또 엎치락뒤치락하잖아요. 제 이런 특성은 어디서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답니다. 가끔은 타인의 공중 제비 같은 가치관을 부러워할 때도 있지만 어쩌겠어요. 이게 제 두 발을 지탱하는 단단한 중력인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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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
👉출연 : 이치카와 미카코, 카쿠타 아키히로 외
👉극본 : 바카리즈무
매일 마주하던 옆자리 직장 동료가 외계인이면 어떨까요? 일상에 언제나 경외를 보내는 일본의 극작가, 바카리즈무가 써낸 새 드라마 <핫스팟>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주인공 키요미는 직장 선배의 기이한 도움을 받은 뒤로 그가 외계인이란 사실을 발견합니다.
에피소드 초반부, 동료를 의심하던 키요미가 친구들과 외계인에 대해 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아주 사소한 순간을 확대해 비춘 이 장면이 드라마 전체 중에서도 손에 꼽게 기억에 남습니다.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던 사람의 의외성을 딱 마주한 기분이랄까요. 주인공에게 외계인의 존재는 단순한 가십만의 존재는 아니었거든요.
일상을 반질반질하게 닦아 수작을 써 내려간 작가 덕분에, 엉뚱한 이 드라마에도 저를 비춰볼 수 있었습니다. 전체를 관장하는 루틴 속에서도 작은 변주를 주려는 제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직선의 일상과 통통통 튀는 스타카토, 두 균형 덕분에 빛나는 이 드라마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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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 작가 : 알랭 드 보통
우리의 ‘에고’나 자아상은 바람이 새는 풍선과 같아,
늘 외부의 사랑이라는 헬륨을 집어넣어 주어야 하고,
무시라는 아주 작은 바늘에 취약하기 짝이 없다.
갑자기 웬 불안인가 싶으실 수도 있지만, 저는 제 삶은 불안 위에 놓여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내가 처한 현실에 안정을 느끼지 못하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갖고… ‘불안’이라는 그 위태로운 감정을 헤집어 보는 것은 제 스스로를 더 알아가게 하고, 그건 결국 저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가더라고요.
살면서 가장 마음이 불안했던 시기에, 나를 괴롭히는 이 불안의 원인이 무엇인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요. 서점에서 인문철학 ‘에세이’로 분류되어 있긴 하지만, 다 읽고 나니 마치 비법서를 읽은 기분이었습니다. 현대인의 불안의 원인을 나누어 분석하고, 이를 해소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한지 쉬운 언어로 설명해 두었거든요. 책을 바탕으로 제 불안을 계속해서 파고들고 고민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불안은 나를 갉아먹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닫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함께 살면 더 좋은 친구를 잃을 뻔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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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아니한가
👉 노래 : 유다빈밴드
그래도 우린 좋지 아니한가
바람에 흐를 세월 속에
우리 같이 있지 않나
이렇게 우린 웃기지 않는가
울고 있었다면
다시 만날 수 없는 세상에
우린 태어났으니깐
매년 초, ‘긍정왕’이 되겠다며 여기저기 명함을 날리고 다닌 지 벌써 n년차입니다. 사람이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다지만, 해야 하는 일을 할 때면 왜 이렇게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 것만 같은지. 눈 크게 뜨고 좋은 점을 찾아내려 해도 쉽지가 않습니다. 퇴근 한 시간 전 긴급 업무 요청을 하는 유관부서나, 밥 먹는데 정치적 의견을 묻는 상사나... 이 틈을 비집고 내 안의 긍정의 힘을 끌어내는 건 정말 고난도 미션이 따로 없더라고요.
빼곡히 들어찬 지치고 힘든 일상 속에서 찾아낸 좋은 점 한 조각이 그 모든 고된 순간들을 잊게 해 줄 수는 없지만, 잠시 잊힐 뻔한 다른 여러 이유들을 떠올리게 해 주는데요. 손꼽아 기다리던 영화,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하는 산책, 시원하고 상쾌한 맥주 한잔 같은 소소한 것부터, 언제든 웃고 떠들 준비가 되어있는 친구들, 어떤 일이든 내 편이 되어줄 가족까지. 내 삶의 모든 좋은 것들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더라고요. 그러니, 어떤 일이 있더라도 열심히 찾을 거예요. 긍정 대왕이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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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대결! 팽봉팽봉>
구매처 : 티빙
가격 : ₩ 5,900
#웃긴데_진지하고_진지한데_웃겨
지난 해 <흑백요리사> 이후 다시금 요리 프로그램이 사랑받고 있는 이 시기에 또 새로운 요리 예능이 하나 시작했습니다. 연예인으로 산 세월보다 식당을 한 세월이 더 길다는 팽현숙과, 맛집 사장으로 바쁘게 일하고 있는 이봉원의 요리 대결인데요. 절친한 개그맨 동료이자 요식업계 경쟁자인 두 사람이 머나먼 태국의 한 섬에서 장사를 합니다.
1화에는 음식점을 하면서 방송에는 거의 두문불출했던 두 사람, 아니 두 부부를 섭외하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오랫동안 방송을 쉬셨다고 해도 프로그램의 포맷에 대해서 이런저런 조언을 하시는 모습이 정말 프로더라고요. 서울에서 설명을 듣고 각 메뉴를 구성하는 것에서부터요. 팽현숙은 국밥을, 이봉원은 짬뽕을 하고 있어 서로 분야도 다르니 각 음식점의 대표 메뉴부터 운영 방식까지 모든 게 다른데, 현지에 도착하니 또 두 분 다 요식업 사장님으로서 또 비슷한 생각을 하고, 그에 맞게 세팅하고 단계를 밟아나가시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현지에서 장사를 하는 예능은 이전에도 꽤 있었지만, 이렇게 한국에서 수차례 실패하고 보완해서 결국 맛집 사장님이 된 분들이 하는 걸 보니 또 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촬영용 레시피가 아닌 자신의 메뉴로 경쟁을 하니 자존심 싸움이기도 해서 더 진정성이 있더라고요. 직접 메뉴를 정하고, 시장조사를 통해 가격을 설정하고, 알바생들을 교육시키고... 진지한 사장님들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빠져들고 응원하게 됐습니다. 본격적으로 장사를 시작하면 그 진지함에 유쾌함까지 더해질테니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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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세문전 독서클럽 EP1>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사랑이_뭐라고_생각하세요
책 중에서도 유독 말맛이 좋아 술술 넘어가는 페이지 터너들이 있죠. 그걸 영상으로 옮기면 민음사 TV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별히 자극적인 맛도 없이 오로지 ‘말’과 ‘글’로 승부 보는 이들이 또 다른 롱폼 콘텐츠 시리즈를 펼쳐냈더라고요.
베스트셀러로 일컬어지는 세계문학 전집의 시리즈를 두고, 게스트와 주제를 두고 토크를 벌이는데요. 특별한 셀러브리티도 아닌 이들에게 귀를 쫑긋 열게 되는 이유는, 책에 대한 사랑과 인생에 대한 고찰이 풍성하게 담겨 있어선 것 같습니다.
첫번째 에피소드는 탄생 250주년을 맞은 제인 오스틴의 명작, <오만과 편견>을 두고 사랑에 대해 논하였는데요. 콘텐츠에서 지루할 만큼 다뤄지는 게 이 사랑인데, 막상 영상을 들으면서 펼쳐지는 각자의 ‘정의’들이 참 새롭고 좋았습니다. 아직도 전 사랑을 잘 모르나봐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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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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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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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구독자님에게 온 답장
→ 저희의 작은 노력을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넓디 넓은 게 콘텐츠 세상이라지만, 또 요즘은 알고리즘으로 일부만 바라보기도 쉽잖아요. 두 에디터와 구독자 분들의 시야를 넓히는 방향으로 매일 매일 콘텐츠를 보고 또 글을 쓰고 있답니다. 즐거운 일이 가득하시라는 말 잊지 않고 즐겁게 살게요. 구독자님도 행복하세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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