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출근하라는 말은 제발 넣어두세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구독자님은 밈 좋아하세요?
저는 아직까진 유행에 뒤쳐지고 싶지 않아서,
어디서 신조어를 듣고 나면 꼭 활용법을 체크하곤 합니다.
아, 이렇게 되면 이미 트렌드 세터는 글른 것 같네요.
요근래에 ‘럭키비키’나 ‘붐이 온다’ 같은
긍정적인 어조의 유행어가 유행해 참 마음이 좋았는데요.
그 알수 없는 따뜻함을 사려 깊게 서술한 글이 있어,
오늘은 이걸로 레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열렬한 고백의 언어로 말하겠습니다.
구독자님의 붐은 온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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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나카 타츠야, 전시에서 에디터 직접 찍음
눈 뜨자마자 무거운 몸을 일으켜,
각자의 자리로 묵묵히 걸어가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 계신 구독자님,
소중한 하루에서 일부를 똑 떼어
저희 시소레터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아니 이번 주 내내 든 그 마음, 월요병.
저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주는 월요병을 이겨내는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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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 the world!!!
👉 노래 : Dayglow
휴일을 떠나보내고 눈을 떴을 때, 오늘이 월요일임을 자각하게 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월요병 증상들이 있습니다. 피로가 갑자기 몰려오고, 우울해지고, 스트레스를 받죠. 방어기제인지, 아님 저만의 극복 방법인지 모르겠지만, 전 대체로 정신을 좀 빼두는 편입니다. 아침에 눈 떠서 출근해서 사무실에 앉기까지의 과정에서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움직여서 몸을 제 자리에 갖다 두는 거죠. 그 후 업무를 시작하면 또 정신없이 하루가 흐르고, 오늘이 월요일이었다는 사실을 잠시 잊게 되더라고요.
저처럼 정신을 놓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 꽤 괜찮겠다 싶은 분들께 이 가수를 추천드립니다. 즐거운 멜로디에 심오하지 않은 가사, 가볍게 듣기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가수의 어딘가 나사 빠진 듯 이상한 뮤직비디오가 딱이거든요.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며 의미를 알 수 없는 이 요상한 영상을 보고 있다 보면 괴로운 현실은 잠시 잊을 수 있을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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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러브머신 블루스
👉 출연 : 고수, 아린, 오기광 외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했지만, 사법고시를 준비하다 고시가 폐지되고, 어렵게 취직한 무역회사는 망하고. 밀린 월급 대신 받아온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사장 이수는 우연히 옥상에서 수학으로 괴로워하는 재수생 드림을 만나, 드림의 수학과외 선생이 됩니다. 수학 빼곤 다 잘하는 똑 부러진 드림은 바깥세상과 담을 쌓고 방구석 외톨이가 된 이수를 세상 밖으로 점점 꺼내오는데요. 그렇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두 사람은 함께 성장해 나갑니다.
어른들도 애들이랑 똑같아. 똑같이 상처받고 불안하고 흔들리고. 근데 그냥 가는 거야. 왜냐면 다른 사람들도 똑같으니까. 알고도 가면 어른, 무서워서 못 가면 애. 그게 다지 뭐.
괜찮은 어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한 이수의 대답이 참 좋았습니다.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아니라, 내가 괴롭고 힘들 걸 알면서도 가는 게 어른이라고. 월요병이 회사 가기 싫은 사람들의 투정이라고들 하지만... 그걸 이겨내고 일터로 향하는 게 어른이 되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하면 좀 괜찮은 것 같기도 합니다. 매일 아침 피곤하고 짜증이 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가고 있잖아요. 휴, 어른 되기 참 힘들다. 그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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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 작가 : 성해나
회사 생활을 제아무리 오래 한 선배라도 가끔씩 얼굴에 그늘이 내비칠 때면, 경력과 월요병은 정말 아무 상관이 없구나 싶습니다. 시간이 꼭 모든 걸 해결해 주진 않는다는 씁쓸함을 삼키며 소설 하나를 추천해 볼게요.
일의 허무함은 어떤 직업이라도 찾아올 수 있습니다. 소설 <혼모노>는 수십 년차 무속 프로페셔널 aka 무당이 번아웃을 맞은 동시에 집 앞에 잘나가는 신입이 이사 오며 시작되는 이야기인데요.
본인 직업에서 가장 중요한 예언력도 점점 약해지는 것 같은 와중, 자신이 모시는 신 할멈의 이 말이 자꾸 맴돕니다. “너는 니세모노(가짜)다”. 같은 직업인으로서 울컥할 수밖에 없는 포인트죠. 그럼 혼모노(진짜)는 뭐냔 말입니까.
진짜와 가짜, 월요병과 커리어 사이에서 사이에 주인공은 굿판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신 할멈이 뭐든, 손님이 뭐든 신경 쓰지 않으면서요. 그가 뉘인 작두 끝이 서슬 퍼렇습니다. 우리의 월요병으로 갈팡질팡한 마음도 베어버릴 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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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고 네팔 사원에 들어간 이유 | EP1
👉 김독지
월요일에 가장 많이 드는 생각. 퇴사 아닐까요? 그다음에는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일로 끝말잇기를 시작합니다. 세계 일주 - 누워서 빈둥 대기 - 한가롭게 낮에 카페 가기 등등요. 그러다 보면 월세나 카드비 걱정이라는 결말을 맞이할 때, 우리의 발걸음도 회사 앞 엘리베이터에 다다릅니다.
최근에 퇴사 후 정말 눈에 띄는 경험을 하고 온 유튜버를 발견했습니다. 채널 주인인 김독지는 네팔의 한 사원에서 일주일 동안 머무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날 일 없는 시절 인연을 맺고, 평소에 상상치도 못한 삶의 모습을 그려 나가는데요.
새로운 선택지를 보여준 그의 브이로그에서 어떤 몸부림이 느껴졌습니다.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 행과 행 사이의 의미를 찾기 위한 노력이요. 우리의 월요병도 꼭 쉼을 향한 애타는 마음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유한한 인생에서 일과 나를 가로지르는 무언가를 찾고자 하는, 아니 찾아야 하는 우리의 숙명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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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가족계획>
구매처 : 쿠팡플레이
가격 : ₩ 7,890
#정신적으로_응징하는_초능력자까지_등장
분명 제목도 가족이고, 등장인물도 다 한 가족인데 보는 내내 가족같이 안 느껴지는 이 작품. 특수집단에서 탈출한 사람들이 모여 가짜로 가족 행세를 하는 것이었는데요. 고도의 최면 기술인 '브레인 해킹' 능력을 지닌 엄마 영수를 중심으로 해서, 신체적인 능력보단 정신적인 능력을 갖춘 이 가족의 구성원들 모두 흥미로웠습니다. 1화는 여학생의 사진을 허락 없이 찍고, 이를 음란물로 합성, 유포하고 협박하는 남학생들을 응징하는 이야기부터 시작하는데, 현실 범죄를 모티브로 한 사건들과 이를 특별한 능력으로 쉽게 해결해 내는 걸 보니 확 몰입도 되고 속이 시원하기도 하더라고요.
범죄자를 응징하는 것이나, 특별한 초능력을 가진 집단이나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소재들이긴 하지만 이 작품만의 분위기가 있어서 막상 볼 때 그 유사성이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캐릭터 설정도 그렇지만, 배두나 배우와 류승범 배우 특유의 느낌이 많이 녹아있어서 그런 듯하더라고요. 여태 한국 드라마에선 보지 못한 독특한 블랙 코미디 장르의 색깔이 강하기도 했고요. 캐릭터마다 설정이 촘촘하고 그 세계관의 일부만을 엿 본 기분이라,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시즌1 6부작은 이 세계를 한 번 '찍먹'한 느낌이랄까요? 다음 시즌이 얼른 나오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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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듀선생의 인생제반연구소>
구매처 : Dbpia / 인스타그램
가격 : ₩ 0
#이게_고학력자의_개그
모르는 삶의 모습을 들춰 볼 수 있다는 게 콘텐츠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콘텐츠도 제가 가닿지도 못한 인생사를 술술 펼쳐 내는데요. 가방끈이 길다는 시쳇말로 오늘 콘텐츠의 주인공 듀선생을 소개합니다. 닉값 아니 학위값처럼 무려 모 학술 정보 검색 시스템에서 연구자의 삶을 주제로 웹툰을 연재 중인데요.
이렇게 된 이상, 따분한 학문만 소개할 것 같은 인상이 있지만요. 익히 들어서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대학원의 길이 얼마나 험한지, 특유의 풍자와 회피력(?)으로 유머러스하게 펼쳐냅니다. 그리고 그 지난한 고난함 사이로 한 분야를 향한 애정이 얼마나 멋스러울 수도 있는지도 느껴지고요.
긴 연재 기간 동안 마침내 박사로 거듭난 그를 보며, 마침내 엔딩을 본 게임 플레이어가 된 듯한 기분도 잠시. 학위엔 졸업이 있어도, 학문과 연구에 끝이 없어서인지 에피소드는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 맞다. 진짜 대학원 생각 있는 분들은 굳이 안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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