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봄 안부를 전하고 싶다면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지난 주말 29CM, 포인트오브뷰에서 주최한 '인벤타리오: 2025 문구 페어'를 다녀왔어요.
'문구인의 취향 저장소'라는 소개 문구를 보고 문구류를 많이 기대했는데,
리빙 브랜드나, Yes24같은 플랫폼 등 그 외 브랜드의 비중이 높아
일러스트페어와 리빙페어, 도서전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올해 처음 하는 거라 그랬는지, 대기 줄도 상상 이상으로 길고, 여러모로 문제가 많았다고 하지만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도 사진도 찍고, 제품도 구경하며 결국 또 지갑을 털리고 돌아왔습니다.
지갑아 늘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
|
|
얼어붙던 날씨도 점차 풀리고,
길거리에 활짝 핀 벚꽃을 보니
괜스레 마음도 몽글몽글해지는데요,
주말 비 소식에 꽃잎은 지더라도
우리의 봄은 계속되어야 하니
오랜만에 펜을 들어봅니다.
네모난 편지지에 넘치게
애정을 담을 준비가 된 당신께.
이 계절의 따뜻함을 담아,
봄 안부를 묻는 마음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모아봤습니다.
|
|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작가 : 알랭 드 보통
당신이 안녕한지 안부를 묻는 건, 앞으로도 우리가 함께이고 싶다는 이기심에서 비롯된 걸지도 모르겠어요. 새하얀 편지지에 채워 나가기 전에, 우리가 오래오래 봤으면 좋겠다는 그 욕심을 잠깐 펼쳐봅니다. 그리고 우리의 처음-지금-미래를 잠깐 복기해 보죠.
마치 짧지만 강렬한 그 시간이 이 책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서 주인공은 연인인 클로이와의 시간을 따라가며, 내밀한 감정과 사고를 솔직하게 이야기 합니다. 결국엔 제목에서 묻는 질문에 나름의 답도 내리게 되는데요.
왜 나는 당신께 안부를 묻는 걸까요, 결국에 왜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걸까요. 만약, 조금 더 그 복기의 시간을 오래 가지고 싶다면 이 책을 일독하시길 추천 드려요. 어설픔이 덜어진 안부가 상대에게 더 성숙하게 와 닿아질 테니까요.
|
|
|
내가 죽기 일주일 전
👉 출연 : 김민하, 공명, 오우리, 정건주 외
고등학교 시절 4월 1일 만우절, 람우(공명 분)와 희완(김민하 분)이의 반은 서로 이름표를 바꿔 달고 이제 막 부임한 교생 선생님을 속이는 장난을 칩니다. 다른 반 친구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람우는 내향적인 모범생이고, 희완이는 세상 둘째가라면 서러울 말괄량이 사고뭉치라는 점? 그렇게 이름을 바꾼 덕에 두 사람은 남들보다 조금 더 특별한 관계가 되는데요. 졸업 후, 발랄했던 그 시절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혼자가 된 희완이의 삶에 다시 람우가 찾아옵니다. 오랜만에 마주한 친구가 반가울 법도 한데, 희완이는 소스라치게 놀라죠. 람우는 죽었거든요.
학창 시절 전학생이라, 모범생이라 반 친구들과 친하지 않았던 람우가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게 된 것은 희완이 덕분이었습니다. 도서관에 책을 신청하며 람우의 이름을 써서, 일진들에게 당하던 학생을 구해주며 람우의 이름표를 떨궈서... 희완이는 세상과 람우를 연결하는 다리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정반대가 되죠. '네가 일주일 뒤에 죽을 거라는 사실을 알려주려 왔다'며 반가움을 표하는 저승사자가 된 람우에게 희완은 벽을 칩니다. 그리고 람우는 그 벽의 틈새로 내 버킷리스트를 함께 해달라며, 희완이를 동굴에서 꺼내려 애씁니다.
안부를 묻고, 서로의 삶을 자꾸만 두드리고, 그 안에 스며들려고 하는 그 모습을 보며 뻔한 말이 떠오르더라고요. 역시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가는 거라고. 성가시고, 귀찮고, 번거로울지라도 그 기저에 깔린 애정을 생각하면 이 모든 것들이 서로를 살게 하는 힘이 되는 거겠죠. 꽁꽁 얼어붙은 람우, 아니 희완이의 마음에도 봄이 올까요? 그 봄이 정말 일주일이면 끝이 날까요?
|
|
|
내가 아직 쓰지 않은 것 (문학동네 시인의 말 모음집)
누군가가 그러더라고요. 시는 불분명해서 싫다고요. 시를 좋아하는 저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 어떤 말은 너무 사소해 단박에 알아 채기 어려웠고, 어떤 말은 미술관에 걸린 그림처럼 제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기도 했죠. 하지만, 시인의 말을 읽는 순간 저는 시어의 베일이 살짝 걷히는 듯한 경험을 한 적도 많습니다.
우리가 봄 편지에 이왕 말을 담는다면, 둘 중에 후자가 조금 더 좋겠죠. 계절과 사건과 시간을 나열하는 데도 칸수가 모자랄 수는 있지만, 조금 더 친절하게 나는 왜 이 펜을 들게 되었는지를 말해준다면 우리 마음을 분명하게 전할 수 있을 거예요.
문학동네의 <내가 아직 쓰지 않은 것>은 동 출판사에서 출간된 <시인선> 시리즈 내 작가의 말을 옮긴 책인데요. 총 199편의 마음이 담겨 있는, 얇지만 단단한 서적이기도 합니다. 내 마음이 모호하게 전해질까 걱정이 된다면, 과연 시인들은 어떻게 마음을 전하는지 엿보아도 좋겠습니다. 내 편지를 읽는 그가, ‘내가 아직 쓰지 않은 것’까지 알아챌 수 있게요.
|
|
|
알았음 해
👉 노래 : 위수(Wisue)
니가 좋은 사람이란 걸 알았음 해
너의 웃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우리가 주고 받은 말에
얼마나 많은 사랑이 존재하는지
니가 알게 했으니까
기나긴 겨울을 보내주고, 봄을 맞이하고 나니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날씨 하나로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니 싶더라고요. 하루 종일 사무실에 틀어박혀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다가도, 점심시간에 잠깐이라도 햇빛을 쬐면 답답하던 속도 조금 뚫리는 것도 같고요. 퇴근 시간은 그대로인데, 어두컴컴한 하늘이 아니라 밝은 해 아래, 혹은 노을을 보며 집에 가는 것도 즐겁습니다.
기분뿐이겠어요, 제 말과 행동도 조금은 달라졌음을 느끼곤 합니다. 우중충한 하늘, 추운 날씨에 저도 모르게 마음의 셔터를 내리고 날 선 말을 내뱉기 일쑤였는데, 요샌 그보단 온화하고 부드럽게 대하게 되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들 하는데, 그동안 제가 그러지 못했음에도 다정하게 대해주었던 사람들이 떠올랐습니다. 다정에 다정으로 답하지 못했던 못난 저를 따스하게 비춘 '봄날의 햇살'이라 해야 할까요? 그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겠지만, 그 마음에 답장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좀 늦었지만, 당신이 참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요.
|
|
|
🥨 리코'S PICK <얘들아 MT는 이렇게 하는거다 (골드버튼 근접 기념 9시간 코스요리)>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아저씨들이_노는거_이렇게_봐도돼요?
아이돌만 자체 콘텐츠 찍는 건 줄 알았는데, K-힙합 그룹도 자체 콘텐츠가 있었습니다. (아, 사실 아이돌이라서 찍으신 것일 수도...?) 올해 초 SNS에서 에픽하이가 관악산에서 30살인 등산객 동료(?)에게 '애기네 애기', '부모님 없이 혼자 이렇게 돌아다녀도 되냐'고 혼내던 장면을 보긴 했었는데, 그게 자체 콘텐츠일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21년을 함께해, 서로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으니 그 케미스트리가 보기 좋더라고요. 서로를 놀리고 장난치는 것이 자연스럽고, 그게 팀에 어떤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을 이미 시청하는 입장에서도 알고 있어서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즐겁게 웃으며 볼 수 있고요. 구독자수가 100만이 되지 않았는데, 골드버튼 '근접'을 기념하며 여행을 떠난 것도 황당하지만, 오히려 그게 또 재미니까요. 서로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드립을 치며 헐뜯고 비난할지라도, 미쓰라의 요리실력을 치켜세우고 함께하는 스탭들을 챙기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합니다. 팬이 아니지만 콘텐츠를 챙겨보게 만드는 이 마성의 아저씨들... 역시 오래가는 팀에는 다 이유가 있네요.
|
|
|
👴 흥선'S PICK <애인 발견>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바보같다_생각했어_너를_처음_봤을_때
어쩌다 보니 봄을 제대로 즐기고 있는 게 오늘 레터에서 티가 나는 것 같은데요. 늘 그렇듯 베스트 송즈를 찾아 무작위로 플레이리스트를 넘기던 와중에, 오랜만에 잡힌 이 곡이 2025년의 봄 노래로 자리 잡았습니다.
첫눈에 빠지는 뿌링클 같은 사랑보다 슴슴하게 빠져드는 평양냉면 같은 사랑이 무서운 걸 아는 분이라면, 이 곡의 매력도 금세 눈치채실 수 있을 텐데요. 3분이 넘는 시간 동안, 남들은 널 수수하게 보더라도 너는 내 애인감이라고 당돌하게 말하는 이 노래가 참 좋아요.
어쩌면, 서로 조심스럽다 못해 손해 보지 않으려는 게 이상적인 사랑법이 된 요즘에 이런 접근은 쉽사리 찾아볼 수 없어서일까요? 패션은 닮았어도 사랑은 다른 듯한 90년대의 자우림에게서 채 살아 보지도 못한 노스텔지아를 느끼고 있습니다.
구독자님은 어떠세요? 누군가가 가사처럼 다가온다면, 그 사랑에 승낙하실 것 같으세요? 나를 바보처럼 봤다는 말에 헛웃음이 날지는 몰라도, 이 봄 날씨와 함께라면 왠지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겠단 생각이 드는데요.
🍋 기타와 목소리 단 둘로 이뤄지는 이 커버도 참 좋아요
|
|
|
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
|
📥 이번 주 구독자님에게 온 답장
→ 알고리즘은 편리하지만, 그 세계 속에 갇힌 것 같아 아쉬울 때가 있죠.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하거나, 재미있는 콘텐츠를 마주할 때면 구독자분들께 얼른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얼른 레터를 쓰고 싶어지곤 하는데요, 그 보람을 느끼게 하는 답장 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발빠르게 재미있는 콘텐츠 소식들 계속 가져오겠습니다! (. ❛ ᴗ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