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끝자락에서, 흥선&리코 드림😘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원래 연말이 되면 불안한 마음에 샤머니즘을 찾곤 했었는데요.
올해는 TCI 검사라는 걸 해보았습니다. 장족의 발전이죠?
물론 이것도 유료고요.
불확실한 예언보다는 분명한 과학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선천적인 기질과 후천적인 성격을 나뉘어 얘기를 해주는데,
내가 아는 나와 모르는 나가 각각 나와서 재밌더라고요.
내년도를 준비하고 계시다면, 참고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나를 일단 알아야 어떤 상황에서도 잘 대처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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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자를 쓰면서 어색해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곧 '5'를 써야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네요.
시소레터 한 편, 한 편 쓸 때는 몰랐는데
벌써 연말결산을 쓸 때가 되었다는 사실에
두 에디터 모두 놀랐지 뭐에요.
그 전에!
이번 주는 한 해동안 함께해주신 구독자님께
편지를 하나 써볼까 합니다.
조금은 오글거리고 어색해도,
꾹꾹 눌러담은 저희의 진심을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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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4년도, 2025년도 모두 주인공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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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의 세포들
👉 원작 : 이동건
👉 출연 : 김고은, 안보현 외
키보드에 손을 얹고 있는 지금. 어떤 말을 써야 구독자 님에게 잘 전달이 될까 고민되는데요. 이번 연도에만 수십 통의 레터를 쓰고 콘텐츠를 언급했음에도, 오늘만큼은 꼭 진짜배기를 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불현듯 제 마음에 <유미의 세포들>의 한 신이 떠올랐어요. 이별을 고민하고 있던 유미는 꿈속에서 한 세포를 만나는데요. 유미는 “그가 남자 주인공이길 바란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세포는 대답합니다. “남자 주인공은 따로 없어. 오직 주인공은 한 명뿐”이라고요.
한 드라마 안에서 진짜 사랑을 찾는 서사는 많았지만, 시즌이 지나며 기존 인물과는 헤어지고 새 인물과 만난다는 점이 참 신선했는데요. 이 장면에서 드라마의 메시지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났던 것 같아요. 우리 인생의 주인공은 결국 우리 스스로고, 그 모든 일들은 오로지 성장을 위한 사건이었을 뿐이라고요.
드라마에서는 남자친구가, 우리의 올해에는 또 다른 모습이었겠죠? 하지만 진심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 모든 건 인생의 에피소드이지 주인공은 되지 못할 거라고요. 그리고 내년은 그만큼 성장한 우리가 맞이할 또 다른 시즌이 될 거라고요. <유미의 세포들>처럼요.
*원작과 드라마에서는, 유미라는 주인공 안의 여러 세포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활동하는지 보여 줍니다. 귀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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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거야
👉 감독 : 아리안루이스-시즈플루트
👉 출연 : 사라 몽페티, 팰릭스 안토인베나 외
시소레터를 처음 시작할 때, "가늘고 길게 가자!"라고 입을 모아 외쳤지만, 사실 이렇게 오랫동안 글을 쓸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두 사람 모두 다른 일을 하고 있고, 빼곡히 채워진 일상에 끼워 넣은 또 다른 스케줄이기 때문에 때로는 외줄 타기를 하는 것처럼 아슬아슬하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야근에 지쳐 겨우 마감하고 발송에 성공했을 때, 심지어는 그 레터에 대한 반응이 좋을 때에는 진짜 그 피곤함이 싹 사라졌어요. 에너지가 확 채워지는 기분이랄까.
송곳니가 나지 않아 사냥을 못하는 사샤(사라 몽페티 분)는 자살 예방 모임에 나갈 정도로 죽음을 갈망하는 폴(팰릭스 안토인베나 분)과 우연하 계기로 만나, 짝을 이루게 되는데요. 사샤에게는 피를 줄 인간이 필요하고, 폴은 자신을 죽여줄 뱀파이어가 필요하니 서로에게 딱 필요하다고 생각한 거죠. 하지만 사샤는 배고픔 이전에 동정심을 느끼고, 폴은 이대로 죽어버리기엔 자신을 괴롭힌 아이들에게 분노를 느낍니다. 둘은 처음의 목적은 잃어버린 채 한 쌍의 콤비가 되어 상황을 해결해 나가는데요. 괴롭히는 무리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어떻게든 생계를 유지하려 애쓰며 서로는 목표가 아닌, 동반자가 됩니다.
올 한 해도, 사샤처럼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주셔서, 폴처럼 다정하게 다독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구독자님의 일상 속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해 드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늘 힘이 되어드리려고 노력할게요. 그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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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네 인생, 체스보드 게임 같잖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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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ssboard
👉 노래 : 오피셜히게단디즘 (Official髭男dism)
얼마 전 밴드의 내한 콘서트를 다녀왔는데요. 대표곡으로 꼽히는 <Pretender>가 가장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었는데, 웬걸요. 인생을 체스 게임에 비유한 이 곡이 지금까지 계속 맴돌더라고요. 규칙과 역할도 모른 채 태어나, 행복과 슬픔으로 짜진 체스 판의 무늬 위를 거닌다는 말을 곱씹으면서요.
재생 시간이 5분을 넘어가면, 점점 곡의 멜로디는 고조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사는 여전히 위치도 방향도 알지 못한 우리에게 머물러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어디에 있냐며 끝이 나는 노랫말이 씁쓸하면서도 또 좋았는데요. 허황된 희망이나 과장 없이, 한 해를 담담하게 인정해 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어려운 게임 속에서 우리 참 분주하지 않았냐고 물으면서요.
한 해의 수고로움이 어땠는지 제가 감히 상상할 수는 없지만요. 우리 모두 체스판 위 말로서 누비고 있었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아무도 게임의 룰을 모른다는 이 룰은 내년에도 동일하겠죠? 하지만, 그래도, 우리 함께 네모 판 안에서 잘 살아남아 보아요. 부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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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Next Page)
👉 노래 : 아이브(IVE)
Baby 우리 마음이 마음이 만난 다음 이어질 다음 얘긴 뭘까?
바라볼 수록 깊어지기를 어떤 바람 어떤 파도 앞에 있어도 내일이 아닌 먼 미래가 더 기대 할 수 기다릴 수 있게 해줘
요새는 어떤 콘텐츠든 ‘반전’이 있는 것들이 인기가 많더라고요. 뜻밖의 캐릭터, 의외의 사건, 숨겨져 있던 해석 등 원래 알고 있던 것과 다른 차별점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는 거죠. 익숙한 것의 틀을 깨는 건 언제 봐도 짜릿하고 즐거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때때로, 사실은 대체로, 우리는 익숙하고 진부한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낯선 요소들은 자칫하면 어색하기도, 더 나아가 불쾌하기도 하거든요. 열린 결말보단 꽉 닫힌 해피엔딩이어야 안심하고 볼 수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즐기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아서요.
그런 의미에서, 시소레터 앞에 펼쳐질 이야기들도 이왕이면 반전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꾸준히 늘어난, 그리고 늘어날 구독자 분들과 함께,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어요. 구독자님, 계속 같이 있어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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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번역 : 황석희>
구매처 : 서점
가격 : ₩ 16,800
#경계에_서있는_직업인이란
‘영화 번역가’라는, 아마 장래희망 칸에서 볼 수 있을 확률이 1%도 안 될 것 같은 이 낯선 직업이 아마 이분 덕분에 제법 알려졌을 텐데요. 마블사의 <데드풀>, <스파이더맨> 번역가로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된 번역가 황석희가 쓴 에세이를 읽어봤어요. 평소 인스타그램 게시글을 많이 접해서, 친숙하기도 했고요.
역시나 저는 직업인으로서의 고민들에 눈길이 많이 갔는데요. 영화 번역이라는 건 귀로 들리는 원어도 있고, 그 영화의 분위기와 뉘앙스를 관객들이 함께 느끼고 있는데 그걸 깨지 않게 잘 어울리게 하는 게 참 어렵겠다고 늘 생각했거든요. 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원어 그대로, 정말 번역가가 없는 듯하게 ‘투명한 번역’을 한다고 해서 잘하는 것도, 남녀노소 누구나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어려운 단어는 쓰지 않는다고 해서 잘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스크린 속의 세계와, 현실세계를 연결하는 역할로서 번역가의 이런저런 고충들을 보며 흥미롭기도,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하게 된 직업이지만, 애정을 갖고 임하는 모습이 멋지기도 했는데요. 평소 영화를 좋아하거나, 이 직업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분명 재밌게 읽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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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2024 PEPPERTONES CONCERT TWENTY>
구매처 : 인터파크 티켓
가격 : R석 ₩ 132,000
#3주_연속_콘서트_영수증_이해해주세요
어쩌다 보니 3주 연속 콘서트 후기로만 영수증을 찾아뵙게 되네요. 오피셜히게단디즘, 두아 리파에 이어서 페퍼톤스라니.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날뛰는 저의 취향에 깜짝 놀라실 수도 있고, 올해 도대체 페퍼톤스를 몇 번 언급하는 거냐 물으실 수도 있겠는데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게 에디터로서의 유일한 장점이기에 그래도 적어 봅니다.
저도 리코와 함께 몇 년간 다부지게 콘텐츠 발행을 해내고 있지만, 같은 일을 그것도 둘이서 20년을 해내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인데요. 이번 콘서트는 카세트테이프의 되감기 버튼 처럼, 가장 최근부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 세월을 되짚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추억의 객원 보컬부터 후배 가수와의 콜라보 무대까지 준비되어 있어, 여러모로 풍성하게 준비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공연이었습니다.
원고를 쓰며 살펴보니 딱 10년 전, 10주년 콘서트에도 제가 자리하고 있었던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음악에 미쳐있던 청소년 기에는 한 앨범을 통틀어 듣고, 조금 더 좋아하면 한 아티스트의 모든 곡을 섭렵하곤 했었습니다. 제게 이제는 그런 일이 참 희귀한 경우가 되었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든 노래를 알고 있는 가수가 있다는 게 참 심적으로 든든하게 느껴졌습니다. 또, 그동안 계속 해서 새 앨범을 내더라도 그 곡들이 모두 제 마음에 안착할 수 있었다는 것도 놀랍기도 하고요. 구독자 님도 꼭 이런 가수가 플레이 리스트에 있기를 바라며, 어떤 가수인지 여기 에서 말씀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또 모르잖아요. 우리가 취향이 통할 수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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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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