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표현 하기는 진짜 어려운데 해볼게요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벌써 날이 많이 추워졌는데요.
인스타그램을 넘겨보다 벌써 백화점들에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습니다.
아직 체감 상 과장 살짝 더해서 추석이 지난 것 같거든요.
이렇게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에 꼭 감기 조심하시고 ☺️,
길가다 맛있는 붕어빵 집을 만나는 계절이 되시기 바라요.
그리고, 오늘 레터에는 구독자 님을 위해 준비한 게 있습니다.
꼬옥 레터 마지막까지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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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 또래에게 가장 쓰이고 있는 말은
역시 ‘느낌 좋다(줄여서 느좋)’가 아닐까 싶어요
사실 어느 상황에서나 붙일 수 있는 말이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어느 한구석에는
내 취향이 닿아 있어야 쓸 수 있는 말이기도 한데요.
그만큼 ‘좋음’의 이유를 설명하는 일은
아주 오묘하고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저희가 왜 콘텐츠 큐레이션 에디터겠어요.
이번 주는 에디터 픽! 좋음을 생각하게 하는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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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온
👉 극본 : 박시현
👉 출연 : 신세경, 임시완 외
“섬세하고 다정한 사람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어, 상냥한 사람들을 바보 취급 안 했으면 좋겠어.”
정치적, 윤리적 이념이라는 건 생각보다 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한 부분이죠. PC주의(정치적 올바름)가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사회가 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디어 속에서 이를 마주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어떤 작품이든 이를 다루는 방식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시청자에게 불편을 줄 수 있으니, 제작하는 입장에서 더욱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겠죠.
이 작품은 뜯어보면 하나하나가 다 그런 대사와 상황의 연속인데, 그런 불편함이 단번에 느껴지지 않아 참 신기하고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육상 선수 선겸(임시완 분)이 늘 소수자로 살아온 기억뿐인 영화번역가 미주(신세경 분)를 만나게 되는데요. 앞만 보고 달려와도 아무 문제가 없던 선겸과, 매일 되감기하며 지나온 자리를 되돌아봐야만 했던 미주. 서로가 너무나 달라서, 둘의 대화는 대부분 서로의 세상을 소개하고 받아들이는 내용이었어요. 그 속에 정치, 사회적 이념이 꽤나 녹여져 있었음에도 불편하지 않았던 건, 그 대사들이 그저 표면에서 겉도는 것이 아니라 그 기저에 깔린 마음을 잘 담아내서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단순히 재벌과 소시민의 사랑이 아닌, 서로가 같은 언어를 하는 사람임을 받아들이는 사랑을 하는 이 작품은 당시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종영한 지 3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곳곳에서 좋은 작품으로 회자되고 있더라고요. 매콤한 미주의 대사, 여리지만 단단한 선겸이의 태도가 눈에 띄면, 저도 모르게 미소를 띠게 됩니다. 세상에 많은 ‘다정’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되거든요.
🍋 다정한 대사들이 많아서 참 좋았던 작품 (드라마 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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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2
👉 감독 : 류승완
👉 출연 : 황정민, 정해인 외
다양한 장르의 영화 중에서도, 아마 남녀노소 불문하고 가볍게 접근하고, 많이 보게 되는 건 액션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긴 대사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야 할 필요도, 유머 코드가 맞아야 할 필요도 없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정말 ‘몸으로 하는 대화’가 돋보이는 장르잖아요. 대부분의 액션 영화가 주제의식으로 ‘권선징악’을 가져오고 있기도 하니, 특별히 깊게 생각해봐야 할 것도 없고요.
천만 영화로 기록을 쓴 영화 <베테랑>의 후속작으로, 이 영화 역시 700만이 넘는 스코어를 기록했는데요. 영화를 보기 전엔 아무 생각 없었고, 보는 동안은 즐거웠지만 끝나고 난 뒤엔 뭔가 찝찝한 아쉬움이 남았어요. 통쾌한 액션이었고, 단순한 권선징악을 넘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던지며 생각해 볼거리를 만들어주기도 했는데도 말이에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마 제 마음속에 있는, 어떤 선을 넘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렇더라고요. 15세 관람가였는데, 빌런이 저지르는 행위들의 수위가 상상했던 그 이상으로 잔인하고 폭력적이었거든요. 영화 후기에서 이를 보고 ‘멋있다’고 감탄하는 대중들의 반응을 보고 난 뒤 더 기분이 이상했었어요. 빌런에게 동정심을 갖지 않도록 서사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대세가 되고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는 그에 이입하게 된다는 걸 실감해서요.
물론 무엇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을 테고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모두 다르겠지만, 전 그래도 무의식 속에 가지고 있는 선은 사람이라면 다 엇비슷할 거라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하나하나 따지고 들면 끝이 없겠지만, 최대한 그 선을 넘어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자꾸만 선을 건드리다 보면, 결국 끊어지고 말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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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ul Leiter Foundation
사울 레이터: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 (전시 종료)
이미 전시가 종료되어 다시 볼 수 없지만 그래도 꺼내온 것은, 그만큼 제게 충격을 남겨줬었기 때문인데요. 본문의 이미지처럼 흐리고 불투명하게 사물을 담는 게 사울 레이터 특유의 스타일입니다. 어떤 사진은 경계가 불분명해 두 눈을 크게 뜨고 힘을 줘야, 그 너머 무엇이 있었는지 간신히 알아볼 수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시가 몇 년 동안 제 불굴의 ‘느좋’ 전시가 된 건, 단순히 그의 사진이 ‘충분히’ 감성적이어서 여만은 아니었는데요.
꼭 높고 강한 톤의 목소리여야만 스토리를 잘 전달할 수 있는 건 아닌 것처럼, 작가의 이야기는 자꾸만 귀를 기울이게 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내가 단번에 캐치하지 못한 것은 무엇일지 계속 작품을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었어요. 쩌렁쩌렁하고 분명하게 어필해야 한다 외치는 시대에 제게 어떤 안도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스펙트럼으로 따지면 그렇지 않은 쪽의 전시가 이렇게 여운을 준다면 저도 그래도 된다는 것처럼 들렸거든요. 차창 너머의 사람들을 알아 보려고 작품 마다 한동안씩 서있던 그 날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사진은 흐렸지만 제가 받은 토닥임은 아주 분명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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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 My Rhythm' Recording Behind
👉 레드벨벳 (Red Velvet)
클래식을 샘플링해 대중 가요를 만드는 것은 이미 익숙해진 변주법 중 하나지만, 그중에서도 손 꼽히게 좋았던 건 <Feel My Rhythm>이었어요. 차분한 바흐의 원곡을, 레드벨벳만의 스타일로 경쾌하게 풀어낸 게 아주 인상적이었거든요. 한 폭의 유화를 보는 듯한 뮤직 비디오도 오래 오래 돌려 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고요. 한동안 챌린지로 유행했던 ‘꽃가루를 날려’ 파트를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좋아했던 곡이었습니다.
그래서 레드벨벳의 녹음 비하인드까지 찾아가게 만들었는데요. 겹겹히 쌓이는 패스츄리처럼 쌓이는 웬디의 화음을 듣고서 느꼈습니다. 사람들이 꽃을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없듯이, 아름다운 소리를 좇는 데는 이유가 딱히 없을 수도 있겠구나라고요. 어떤 좋음은 느낌이라는 단어처럼 알아 채지도 못하게 우리 맘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그걸 꼭 언어로 풀어 내지 않아도 좋을 만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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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독자 초대 이벤트 💚
위에서 예고한 내용이 무엇일지 궁금하셨죠?
이번 주에는 구독자님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제 59회 동아연극상 수상자 배해률이
DAC Artist*로서 연극 <시차>를 선보입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병실,
윤재는 같은 방 희영이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20년 후 어느 장례식장
장례지도사 세민은 꿈에서 한 망자를 만나게 됩니다.
1994년과 2014년, 각기 다른 시간을 배경으로
연극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20년의 시차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요?
*40세 이하 젊은 예술가를 발굴, 지원하는 두산아트센터의 프로그램
<시차> 공연에서 그 답을 알고 싶은 분은 아래 링크를 통해 이벤트를 신청해 주세요.
추첨을 통해 다섯 분을 공연에 초대합니다. .🙌
📌공연 초대일 : 11월 13일 (수) 오후 7시 30분 (1인 2매) 📌 공연 장소 : 두산아트센터 📌이벤트 신청 : 11월 7일 (목) ~ 11월 11일 (월) 자정까지 📌 당첨 발표 : 11월 12일 (화) 중 ※ 당첨 발표 후, 이벤트 상세 안내는 별도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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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성진(SUNGJIN) "Check Pattern" M/V>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기대를_저버리지_않는
우린 어쩌면 서로 엇갈린 수많은 선들 위를 걷는 건 아닐까
너를 만난 건 우연이 맞닿은 것 그뿐이었단 생각을 하면 이별은 견딜만할지도
Life's like walking on a check pattern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가수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차트에 상주하는 밴드 데이식스의 맏형, 성진이 드디어 솔로앨범을 발매했어요. JYP에서 성진을 데뷔시키고 싶어, 밴드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물론 단체곡에서도 그 이유는 충분히 납득이 갔지만) 솔로가 더욱 기대가 되는 멤버였는데요.
앨범명처럼 '30(서른)'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아 10곡을 만들었는데, 그중에서도 타이틀곡인 이 <Check Pattern>이 이 앨범의 제목과 정말 딱 맞더라고요. 나이를 먹을수록 인간관계에 대해서 참 많이 생각하게 되잖아요. 세상 누구보다 가장 친했던 사람도 떠나가기도 하고, 나와 정말 안 맞을 것만 같았던 사람과 가까워지기도 하고. 그렇게 서로의 삶을 교차하며 점으로, 선으로 남는 관계들을 ‘체크 패턴’으로 비유한 이 곡의 가사들이 참 와닿았습니다.
다른 9곡도 타이틀곡에 밀리지 않을 만큼 참 좋았어요. 극적이지 않은 심심한 맛이지만, 자꾸만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이 계절에도 잘 어울리니, 전곡을 한 번 들어보시길 추천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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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루나파크 블로그 | 말다운 말을 하자>
구매처 : 네이버 블로그
가격 : ₩ 0
#저도_비정제_창작자로_남고_싶어요
이번 주는 조금 진지한 이야기 하나 해도 될까요? 루나파크 블로그를 보다 창작자 선배로서의 경험을 들으니 마음이 쿵 해져서요. 바로 창작자의 솔직함에 대한 것인데요. 시소레터의 연차를 가뿐히 넘은 작가는 콘텐츠에서 느끼해지는 것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스스로가 ‘정제 창작가’가 된 것은 아닌가에 대해서요.
사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꼭 시간이 흐른다고 더 솔직해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어떤 관계는 너무 소중해 내 자신을 살짝 포장하기도 하는데, 저도 창작자와 독자의 관계가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구독자 님과는 더 오래가고 싶어 예쁘고 좋은 이야기만 담고 싶었던 적이 저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글쟁이로서 제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은 아직은 ‘솔직함’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친한 친구에게 털어놓듯이 제가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들을 담백하게 전달하고 싶어요. 물론 그 시간 동안 어떤 때는 숨기고 싶고, 어떤 때는 자기 검열을 종종 하겠지만요. 저도 구독자 님을 향한 의리로 비정제 창작자가 되어 보겠다 다짐할게요!
🍋 루나파크가 말하는 '정제 창작자' 가 뭐냐면요 (블로그 전문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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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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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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