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처럼만은 안 살아야지! 생각하신 적 있다면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저번 주에 이어 한강 작가님 소식을 쪼오금 더 해보려고요.
오랜만에 책 붐이 와서 신난 에디터니까 이해해 주실 거죠?
교보문고에서 지역 상권과의 상생을 위해
일시적으로 도서 판매를 제한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마음에 쿵 기분 좋은 울림이 들더라고요.
어디 여행을 갔을 때 종종 독립 서점을 들르곤 하지만,
이번에도 저는 대형 서점을 1순위로 두고 책을 구매했었거든요.
이런 결정을 응원하는 마음에서라도,
주말에 한번 동네에 어떤 서점이 있는지 찾아보려고요.
책은 읽을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사둔 책에서 읽는 거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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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향기로운 사람만 주위에 있으면 좋으련만,
어느 날에는 누군가의 닮지도 담고 싶지도 않은 말들이
내 주위를 계속 맴도는 것 같은 날이 있죠.
싫은 사람을 마주하고 나면
‘내가 왜 이렇게 불쾌한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나쁜 감정만 내 마음을 뒤덮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인 게 왜겠어요
‘그런 사람만큼은 되지 않아야지’
반면교사를 할 수 있어서가 아니겠어요?
이번 주는 닮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떠오르게 한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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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 원작 : 장강명
👉 감독 : 장건재
👉 출연 : 고아성, 주종혁 외
제목 그대로 ‘한국이 싫어서’ 떠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주인공을 지치게 하는 직장 생활 때문이었는데요. 인천에서 환승에 환승을 거쳐 2시간 만에 도착한 그곳에선 매일 진을 푹푹 빠지게 하는 일 투성입니다. 살기 위해 꾸역 꾸역 넣는 맘에 들지 않은 점심 메뉴와 아무런 의미를 모르겠는 업무들까지.. 누군가에게 월요병이란 말을 설명하려면 이 영화를 보여주는 게 어떨까 싶은데요.
그중에서도 사표를 던지게 한 원인은 ‘센스’라는 이름 하에 계나를 괴롭혔던 직장 상사입니다. 정해진 대로 행한 업무를 융통성이 없다면서 잔뜩 나무라다가, 그럴 거면 그만두겠다는 말에는 또 꼬리를 잔뜩 내리는 인물이죠. (물론 어느 정도 유연함은 중요하겠지만, 정말 중요한 일이었다면 손바닥 뒤집히듯 태도가 바뀌지는 않겠죠?)
그를 정말 닮고 싶지 않은 건, 사람을 설득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가장 간단하지만 나쁜 방식을 선택했다는 점입니다. 우아하게 논리로 이해시키는 것이 귀찮아 사람을 몰아 세우는 일, 우리 주변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빌런 ‘짓’인데요. 그들은 가족 빼고 하루 중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장소에서 ‘사회 생활’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위험하고 불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계나는 쿨하고 깔끔하게 한국을 뜨는 방식으로 해결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영화 밖에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영 좋지 않습니다. '한국이 싫어도' 한국에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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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세일즈
👉 연출 : 조웅
👉 출연 : 김소연, 김성령 외
욕망과 도전이란 건 묻어 두고 산 90년대 여성들이 은밀한 ‘방문판매’에 뛰어들게 되는 <정숙한 세일즈>. 이름마저도 참 참한 정숙(김소연 분)이 전투적으로 세일즈를 시작한 것도, 가족이란 이름의 빌런 때문입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번번이 화를 참지 못하고 직장 상사를 들이 받는 데다가, 한 방이라는 이유로 월세까지 손을 대고 마는 남편 성수(최재림 분)인데요.
듣기만 해도 어질어질한 그를 보니 이 말이 떠오르더라고요. ‘가족끼리 왜 이래!’ 서로 보듬어주고 배려해 줘도 시간이 아까운데, 괜한 자존심을 부리는 것은 기본이고요. 본인 때문에 시작한 사업을 엄한 단어를 붙여 폄하하기 바쁩니다. 웬만하면 가장으로서 부담감이 막중해서겠지라고 생각하려 했지만, 입으로 매를 버는 모습에 그런 마음이 쏙 들어가더라고요.
물론 저도 가족에게 짜증과 투정을 종종 뱉곤 합니다만, 당장 범죄를 저지르는 게 아니라면 가족이 하는 일은 응원을 해주는 게 맞지 않나 생각이 드는데요. 콘텐츠에 나오는 어마어마한 악인보다 저는 성수같이 소소하지만 절대 넘길 수 없는 인물들이 더 짜증이 나더라고요. 가장 가까운 데서 괴롭히는 손톱 거스러미 같아서요. 😵💫 💅
🍋 그 시대 월 수입 50을 보장하는 세일즈 품목이 뭐냐면요? (하이라이트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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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 (Villain)
👉 노래 : 스텔라 장
I'm a villain 왜 아닐 거라 생각해 아주 못돼먹은 작은 악마 같은 나인걸 몰라 You're a villain 왜 아닐 거라 생각해 미처 몰랐던 악마가 네 안에 숨 쉬고 있어
살면서 만난 수많은 유형의 '빌런'들을 떠올리며, 이를 가는 것도 잠시. 가끔은 나조차도 누군가에게 빌런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폭언이나 성희롱 등이 아니더라도,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은 참 다양하더라고요. 일에 예민해져서 날카롭게 변한 말투, 답답한 마음에 내뱉는 한숨.... 평소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정말 무의식적으로 할 수도 있는 사소한 말과 행동들이요. 그래서 더욱 빌런이 되지 않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내가 힘들어했던 그런 반응들은 당연히 상대도 그렇게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말인데, 아마 제일 최고로 끔찍한 건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 아닐까요? 자신은 누군가를 마구 욕하면서, 자신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비슷한 행동, 혹은 다른 나쁜 행동을 하고 있을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지도 않은 사람이요. 이 노래의 가사처럼, 누구는 검은색, 누구는 하얀색이 아니라 사실은 다 양면이 다른 회색 인간들일 텐데 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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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 극본 : 김은숙
👉 출연 :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외
한 사람만 꼽을 수 없을 만큼 정말 다채로운(?) 악역이 많이 등장하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우리 현실 속에 있을 법해서 더욱 불쾌했던 캐릭터가 하나 있어요. 바로 주인공 동은(송혜교 분)이 근무하는 초등학교의 동료 교사, 추정호 선생(허동원 분)입니다.
아무 근거도 없는 얘기를 사실인 양 이야기하고, 남의 사생활을 거리낌 없이 물어보는 추 선생은 사실 굳이 찾아보려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머릿속에 떠오를 만큼 흔한 인물이었는데요. 불쑥 시비를 걸고 비아냥거리다가도 '농담'이라는 단어로 장난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을 동은이 똑같이 되갚아주며 조금이나마 속이 시원해지지만, 굴하지 않고 '여자인 걸 다행히 여기라'며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사람을 무시하고, 갈구는 그의 태도는 계속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듭니다.
결국 그는 재준(박성훈 분)의 손에 응징을 당하지만, 그가 저지른 범죄 사실이 아니었다면 아마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겠죠. 그 미묘한 불쾌감은 어떻게 입증, 혹은 설명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이 불편한 진실에 기운이 쭉 빠져버리기도 하지만, 그럴 때면 마음속으로 조용히 저주를 걸어봅니다. "넌 정말 너 같은 사람 만나서 나만큼, 아니 나보다 더 힘들어 봐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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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처 : 호암미술관
가격 : ₩ 14,000
#그야말로_한정판_전시회
따사로운 햇살에 서서히 단풍이 들고 약간은 서늘해졌던 지난 주말, 근교 나들이를 하는 기분으로 용인 에버랜드 옆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에 다녀왔어요. 보통은 특정 작가가 궁금해서, 아니면 그 전시의 주제가 흥미로워서 미술관을 방문할 때가 많았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아서 큰 기대가 없었는데요. 오히려 그렇게 보게 된 전시회들보다 더 가볍게 재미있게 보고 왔어요.
니콜라스 파티는 스위스의 현대미술 작가로, 주로 파스텔화 작품을 선보이는데요. 과일이 포개진, 누군가의 집에서 한 번쯤 보았을 법한 정물화부터 판타지 소설이 생각나는 독특한 초상화까지, 정말 다양한 그림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한국의 고미술품과 함께 어우러진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청동으로 된 유물이 중앙에 전시되어 있고, 그 뒤로 커다란 풍경화를 그려두었다던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상징과 인물이 한 프레임 안에 그려진 그림이라던지 하는 식으로 동서양의 조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방마다 다른 색으로, 미로같이 구성된 전시실의 아치형 문 사이로 다음 전시실을 엿보면 또 다른 시선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그것 또한 재미있었어요.
이 전시의 제목이 왜 ‘더스트(Dust)’인가 싶었는데, 전시를 다 보고 나와서 생각해 보니 정말 ‘먼지’처럼 사라질 전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로지 이번 전시를 위해 그려지고, 만들어진 것들이 많았으니까요. 심지어는 1층과 2층 전시관 로비에, 작가가 직접 그림을 그린 것도 있어서 그건 정말 이 전시가 끝나면 다신 볼 수 없는 작품이더라고요.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이 전시만큼 기획자의 영향력(?)이 강하게 느껴진 적이 또 없는 것 같아요. 미술에 대해 잘 모르시더라도, 재미있게 보고 나올 수 있는 전시이니 관심 있으시다면 추천할게요. 내년 1월 19일까지라고 하니, 시간 나실 때 천천히 다녀오셔도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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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ROSÉ & Bruno Mars - APT>
구매처 : 유튜브
가격 : ₩ 0
#아파r트먼트_아니고_아파트
‘채영이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 대학시절 각종 흑역사를 소집하게 되는 강렬한 도입구부터, 무시할 수 없는 중독적인 멜로디를 가진 이 노래가 이번 주 제 플레이리스트를 장악했는데요. 출퇴근을 할 때, 작업을 할 때, 심지어 가장 중요한 설거지를 할 때까지요. 꿈에서도 생각치 못한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조합도 신선했지만, 더 좋았던 건 한국식 발음을 잔뜩 살린 ‘아파트’란 단어였어요. apartment라는 미국식 발음으로 노래가 흘러갔다면, 각종 차트를 뒤덮었단 소식에 이렇게까지 마음이 붕 뜨진 않았을 것 같거든요.
한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었는데요. 외국에서는 사회 초년생이나 학생 때 거주하게 되는 공간이 아파트라, 마치 독립을 처음 해 신나는 마음을 담은 것 같이 노래가 들린다는 거였어요. 인정하긴 싫지만, 한국에서는 ‘아파트’라는 공간을 마련한 단 건 사회적으로 안정되었단 증거처럼 여겨지잖아요. 양쪽의 공간성이 이렇게나 다르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어찌 됐든 내 집 마련의 신남을 담았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걸까요?
🍋 수많은 커버 영상들도 쏟아지고 있지만, 다른 버전 하나만 들으라면 전 이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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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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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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