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단합이 안 되는 건, 팀플이라서? 🌎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시소레터입니다.
레터를 쓰기 시작한 이래로 처음으로 가진 2주간의 휴식기였는데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이번 휴식기를 가지며 디데이 어플을 오랜만에 확인했는데,
무려 오늘이 시소레터를 처음 발송한 지 1009일이 되었더라고요.
지난 2주간 제가 뭔가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 드는 게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
잠시 쉬는 사이에 완연한 가을 날씨가 되어버렸더라고요.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니, 외투 꼭 잘 챙겨 다녀야겠어요.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 레터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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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선 에디터가 여행 중 직접 찍은 사진,
축제를 맞아 다같이 팀플을 하는 춤을 추는 모습입니다)
좋은 팀플을 만난 적 있으신가요?
몇 손가락 꼽을 수 있으니 운이 좋았던 것도 같으면서도,
최악의 팀플을 맛본 적도 있었습니다.
(새벽께까지 홀로 노트북을 붙잡다 눈가를 적시던 날들이여..)
성인이 되고 나서도 하게 되는 직장 생활도,
룸메와의 살림을 꾸리는 일도
사실 다 조별 과제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조원 모두가 잘 되고 싶어 노력해도,
팀플이 꼭 흥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게 또 팀플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팀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이번 주는 요모조모 생각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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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 기획 : 윤현준
👉 출연 : 백종원, 안성재 외
이미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이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시소레터에서도 언급하진 않으려고 했는데요. 네.. 그래도 이걸 보고선 얘기 안 하기가 어렵더라고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팀전 편인데요. 스타 셰프로 구성된 백수저 팀과 재야의 고수로 이뤄진 흑수저 팀이 같은 요리 재료를 활용해 대결을 펼친 에피소드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 장면이었습니다. 같은 고기를 주제로 한 백수저 팀이 여러 마찰을 겪은 것에 반해, 흑수저 팀은 일사불란하게 미션을 헤쳐나가는데요. 요리에 대한 열정이나 경력, 스킬이 뭐하나 빠지지 않는 인물들이 모였음에도, 과정이 우당탕탕 할수밖에 없는 이유는 뭐였을까요? 정녕 팀플은 과정부터 결과까지 아름답기란 쉽지 않은 걸까요?
어느 한 인물을 꼽아 원인으로 뽑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되돌아 보면 똑같은 사람인 ‘저’가 참여했던 수많은 팀플 중에서도 결과는 제각기 달랐으니까요. 오히려 그 순간에 몰입할 수 있었던 각자가 역할이 있었는지가 더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준비부터 조리까지 제 마다의 자리에서 해낸 흑수저팀의 팀플레이처럼요. 그렇다면 또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르는데요. 역할을 만드는 건 리더일까요? 아님 팀원일까요?
🍋 10화? 너무 길게 느껴지시면 26분짜리 요약이라도 (하말넘많 요약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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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산지직송
👉 출연 : 염정아, 박준면, 안은진, 덱스 외
앞서 언급된 <흑백요리사>에서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몇십 년 경력을 가진 대가도, 팀원이 된 이후론 그저 재료를 써는 단순 작업만 주어져도 군말 없이 그것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어렸을 적부터 팀을 꾸리라고 하면 제일 먼저 리더를 떠올렸는데, 점점 사회생활을 하며 여러 일을 겪다 보니 좋은 팔로워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끼고 있어요.
최근 재미있게 보고 있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비슷한 형식에 출연해 본 경험이 있는 염정아 님이 자연스레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데요. 다른 세 멤버 중 저는 특히 안은진 님의 모습을 보며 정말 좋은 팀원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지 먼저 탐색하고, 해봐도 될지 팀원들의 동의를 구하고, 또 맡은 바에 책임을 다하거든요. 게다가, 그렇게 맡게 된 일에서 실수를 저질렀을 때 감추지 않고 어떻게 해결하면 될지 먼저 고민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도 참 좋았습니다. 물론 방송이고, 너무 큰 일(?)이라서 숨겨지지는 않았겠지만,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애쓰는 모습은 정말로 누구든 본받을만한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매일의 끼니를 해결하는 정말 기본적인 포맷이지만 이런 좋은 팀워크가 이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보게 하는 좋은 요인이 됐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열정적인 리더와, 충직한 팔로워... 저도 꼭 한 번 만나보고 싶은 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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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톤스(PEPPERTONES)의 킬링보이스를 라이브로!
👉 딩고 뮤직 / dingo music
누군가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본 적 있으신가요? 상대는 애인, 단짝, 아니면 가족이 될 수도 있겠는데요. 단순히 좋은 감정과 추억을 나누는 것 이상으로 멋진 결과물까지 낸다면 그것이야말로 ‘팀플레이’의 이상향 아닐까요? 제가 생각한 그런 듀오가 있어 소개해 봅니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밴드 페퍼톤스인데요. 베이스 이장원과 기타 신재평으로 이뤄진 둘은, 레터에서도 몇 번 소개한 적 있어 이미 노래는 제법 아실 것 같아요. 긴가민가 하신다면 본 딩고 영상을 재생해 보시면 알 걸요? Superfantastic 부터 행운을 빌어요까지, 역시 밴드계의 원로가수 다운 명곡 릴레이입니다.
서로 앞서 나가지도 튀지도 않는 둘의 합주처럼, 각자가 도드라질 수 있는 부분을 양보하고 또 기다려주는 것. 이게 페퍼톤스에서 엿볼 수 있는 좋은 팀플의 조건인데요. 생각해 보면 ‘내’ 기준에서만 맘 상하고 초조했던 팀플보다, 각자의 능력치를 인정하고 즐길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왔었습니다. 한 명의 특출한 리더가 없어도, 서로가 서로를 탄탄히 받쳐주는 페퍼톤스의 팔로우십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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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 사라졌다
👉 출연 : 누미 라파스, 윌렘 대포, 글렌 클로즈 외
우리가 한 번도 원한 적은 없었지만, 돌이켜 보면 결국 모든 것이 팀플로 흘러가고 있는 게 참 재밌습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내가 독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순간들보다, 주변과 조화를 이뤄야만 하는 순간들이 훨씬 많다는 게요.
먼 미래, 1가구 1자녀라는 산아 제한법으로 인해 단 한 사람의 신원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는 7명의 ‘카렌 셋맨’들은 세상에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벗어날 수 없는 팀플을 부여받습니다. 전날 외출한 사람의 일상을 모두 공유받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같은 외양을 만들어 각자의 요일에 맞춰 출퇴근하지만, 사실은 성격도, 취향도 너무나 다른 자매들이라 여느 가족처럼 다 같이 모이기만 하면 투닥거리며 싸우기 일쑤인데요. 이렇게 잘 유지해 온 생활은 극의 제목처럼 ‘월요일이 사라지’며 무너지고, 되려 이 시점부터 진정한 팀플이 시작됩니다. 카메라로 사방을 살피고 귀를 기울이며 가야 할 길을 알려주고,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며 멋진 팀 플레이를 합니다. 매일 아침, 전날 외출한 이와 완벽하게 같은 외양으로 분장하고, 작은 이슈 하나도 외워 그야말로 퍼즐 맞추듯 살아온 그들의 인생처럼, 그렇게 차분히 제 역할을 찾아 목표를 향해 가죠.
결국 중요한 건 ‘조화’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균형을 맞춰가는 것. 내가 생각한 것과 달라 불만을 가질지언정, 그것을 지적만 하는 게 아니라 덮어주기도, 도려내어 맞추어주기도 하는 게 정말로 좋은 팀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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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SUB] 항주니의 모함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 고져스한 두 배우와 진대 타임이잔항 🥂ㅣ🐶🎬넌 감독이었어 EP.27ㅣ#송윤아 #김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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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_인연이?
요새는 정말 토크쇼 포맷이 유튜브의 고전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유튜브는 브이로그 아니면 토크쇼 둘 중 하나만 해도 반은 성공하는 느낌이랄까요? 그중에서도 장항준 감독의 <넌 감독이었어>는 어떤 요리나 술을 매개로 하는 것이 아닌, 정통 토크쇼에 가까운 프로그램인데요. 영화를 좋아하기로 유명한 장도연 님이 그가 좋아했던 감독/배우들과 만나 비영화인이 영화인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가는 초반의 회차들도 되게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회차는 최근 파친코 2가 릴리즈 되면서 김민하 배우에 다시금 관심이 가면서 보게 되었는데요. 썸네일을 보면서 이게 어떤 조합인가 궁금했는데, 놀랍게도 '이웃사촌' 조합이더라고요. 설경구 배우가 김민하 배우의 부모님과 지인이라, 송윤아 배우와 결혼하며 자연스레 알게 되었는데, 이후 바로 옆집으로 이사하면서 왕래가 정말 잦아졌다고. 연기를 시작하고, 준비하는 데에 조언을 하기도 했다고 하니 정말 인연이라는 건 다 도처에 있나 봅니다. 인생에 영화 같은 순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런 인연이야말로 정말 영화가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마 제 인생에도 이렇게 영화같은 인연이 있겠죠? 아니, 이미 만났는데 제가 모르는 것일지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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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존박 (John Park) - VISTA (feat.개코, TH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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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박_노래_계속_해줘요 #여행의_순간
2주 동안 쉬고 왔으니, 그동안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쉬면서도 저는 역시 콘텐츠와 함께였습니다만 그동안 본 것들에 대한 건 앞으로 찬찬히 이야기해 보고요. 그중에서도 여행을 하며 내내 잘 들었던 음악 하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파리에서는 <L’Amour, Les Baguettes, Paris>, 바르셀로나에서는 <Barcelona>를 뻔하게도 잘 들었지만요. 이 노래만큼은 아니었어요.
새틴 천을 하나 덧댄 듯한 몽환적인 사운드 사이로 들리는 존박의 목소리와 구석구석 잘 스며든 피쳐링도 좋고요. 지금 서울의 기온과 비슷했던 두 도시의 온도감을 살린 멜로디도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노래 자체가 여행을 주제로 하기도 했고요. 자의식 과잉 조금 보태서 이 노래가 나온 시점도 여행과 비슷했기에 정말 스스로가 운이 좋은 사람처럼 느껴졌어요.
우연히 만나는 기분 좋은 낯섦들과 그 안에서 안도하게 되는 친절함이 계속 지금까지 맴도는데요. 모르는 사람에게 건네는 안부와 길라잡이 같은 것들이 건네졌을 때, 내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살고 있구나를 느꼈던 것 같아요.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는 여행할 수가 없으니, 여행자로서 받은 따뜻함이라도 이어가보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그 여행을 까먹지 않게 이 노래를 틈틈이 들어봐야겠죠.
"딱 필요한 것만 챙겨 늘 꿈꿔왔던 travel
가지지 않아도 돼 굳이 모든 것이 rental"
🍋 같은 앨범에 수록된 이 노래도 추천입니다 (<NIGHTCRAWLER> 들으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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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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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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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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