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강뷰가 아니어도 좋으니까요 😌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마음이 붕붕 뜨고 있어요.
이미 마음은 일상을 떠나 휴가를 즐기고 있거든요.
저번 주에 예고했듯이, 에디터 흥선이
사회생활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장기 휴가를 떠나게 되었는데요.
(결혼 아님, 리코는 추석만 쉼)
겸사 겸사 그로 인해 시소레터는 사상 최초
다가오는 2주 동안 (9/19, 9/26) 휴재할 예정입니다.
저희가 보고 싶더라도 조금만 참아주세요~
시소레터는 10/3 목요일에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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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트위터 현 X에서
내가 살고 싶은 집을 그리는 게 반짝 트렌드였었는데요.
위에 보이는 그림 빈칸에
내가 좋아하는 가게, 이웃, 자연들을
마음대로 채워 공유하는 귀여운 유행이었습니다.
저는 걷거나 자전거 타기 좋은 내천가
내가 보고 싶을 때 상영하는 영화관,
있을 책은 다 있는 서점을 적어 보았는데요.
구독자 님이시라면
어떤 동네, 어떤 집에서 살고 싶으신가요?
오늘은 이 생각을 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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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음의 양식, 가까이 해야 하지 않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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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역사
👉 작가 : 신형철
독서를 통해 지식의 품격을 느낀 적은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이후로 두 번째였습니다. 이 책은 작가가 직접 번역한 시와 그에 자신의 생각을 곁들인 시화집인데요. 시만 단독으로 읽었다면 나 자신의 감상으로 끝났을 것을, 더 넓게 뻗쳐 나가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책이에요. 만약, 제가 살 수 있는 동네를 마음 대로 정할 수 있다면 꼭 그곳에는 이 책 같은 서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 종일 머무르며 구경만 해도 행복한 대형 서점도 좋고, 큐레이션이 돋보이는 독립 서점도 좋지만요. 제 상상 속에 있는 곳은 ‘제 작은 세상을 조금 더 넓혀 줄 수 있는’ 서점이었으면 좋겠어요. 이 책처럼 제가 발견하지 못한 지점을 툭툭 짚어주는 주인이 있어도 좋겠고요. 그러면 우리 동네는 크지 않아도 제가 갈 수 있는 곳은 더 넓고 멀어질 수 있을 거예요. 혹시, 여기까지 듣고 어떤 서점이 생각나신 곳이 있다면, 여기에서 꼭 공유해 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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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난이도 극악(?) 초원에서 쾌변하는 몽골여행 브이로그1편
👉 좋은희Joeunhee
제가 꿈꾸는 제 1의 조건은 역시 실바니안 같은 친구들과 함께 사는 것인데요. 실바니안을 모르실 수도 있을 것 같아, 잠깐 설명드리자면 아기 동물 모양새를 한 피규어이자 제가 돈만 있으면 사 모으는 그것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그만큼 순하고 보들보들한(?) 친구들을 이웃으로 함께하고 싶다는 게 제 꿈인데요. 직주근접 및 서울 월세 등등의 현실적인 이유에 부딪혀 지금은 동서남북 곳곳에 찢어져 있지만요. 언젠가 꼭 같은 동네에서 땅콩집을 지어 함께 살고 싶어요.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을 활활 타오르게 한 건, 최근에 유튜버 좋은희의 몽골 여행 영상을 보고 나서인데요. 해외 여행 중에서도 난이도 상이라는 몽골인데, 큰 소리 한번 내지 않고 친구들과 하하호호 즐기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서 가져와봤습니다. 이 채널이 좋은게 주변 사람들에게 늘 배려하고 따뜻한 모습 때문인데요. 시종일관 매콤한 제 태도와는 사뭇 다릅니다. (친구들아 미안해) 언젠가 "내살집"을 하게 된다면 꼭 이렇게 순한맛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아차차, 그럼 일단 제가 실바니안 같은 태도를 갖춰야겠네요...
🍋 본문에서 계속 언급되는 실바니안이 뭐냐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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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와 감자탕
👉 출연 : 박규영, 김민재, 권율 외
서울 밖에 살면서 가장 아쉬운 것 중 하나는, 문화생활을 즐기기가 어렵다는 점이에요. 단순히 양뿐만 아니라 질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보고 싶었던 독립 영화나 예술 영화가 개봉해도 상영관이 집 근처에 없어 실망한 게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어렸을 적을 생각해 보면, 저 역시 서울에 오가지 않았다면 이런 것들에 대해 알 수 조차 없었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 드라마는 어렸을 적부터 장사로 ‘돈 되는 것’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겨온 무학(김민재 분)이, 현실감각은 없지만 지식과 교양은 가득 찬 달리(박규영 분)를 우연히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양 극단에 있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점점 가까워지며, 자신의 무지 - 지적인 소양의 부족함, 혹은 세상 물정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과거 - 를 자책하는 모습을 보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잘 드러났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는 것이 힘’이라고들 하지만, 먹고살기 바쁜 와중에 미술에, 음악에, 외국어에… 현실에는 그럴만한 여유가 없죠.
그렇지만 만약 내 집 가까이에 그런 문화시설이 있다면 지금과는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아주 오랫동안 탐색하며 나만의 취향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어느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게, 풍요로운 삶을 꾸려나가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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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기 좋은 날
👉 작가 : 오한기
어렸을 땐 잘 몰랐는데, 점점 크면서 왜 그렇게 사람들이 집 근처에 공원이 있는지 확인하고, ‘OO천’까지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인지 확인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삭막한 회색 건물들만 보다가, 잠깐이라도 초록초록한 나무들이 우거진 길을 산책하면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오한기의 수필인 듯 소설인 듯 장르를 알 수 없는 재미있는 이 책을 읽으며 또 한 번 산책의 힘을 느꼈었는데요. 코로나의 여파로 재택근무를 하는 주인공은 공포영화를 기획해 보라는 팀장님의 지시에, 딱히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매일 퇴근 후 산책을 합니다. 묵동에서 월계동, 학동 … 중랑천을 따라 행정구역을 넘어, 매일 다른 풍경과 다른 사람들을 마주하며 생각한 것들을 의식의 흐름대로 적은 듯한 이 글을 읽으며 공감이 많이 됐습니다. 끝을 정해두지 않고 하염없이 걸으며 상념에 빠져본 경험, 다들 있지 않으신가요?
산책이란 건, 다른 특별한 목표를 두지 않아도 좋은 최고의 행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저 계속 걷고, 또 생각하고, 혹은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아도 문제없는 그 시간의 행복이란… 집 근처에 맘 편히 매일 산책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아마 제 최애 장소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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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전문중적진천천>
구매처 : 넷플릭스/티빙
가격 : ₩ 5,500
#눈_떠보니_내_글에_내가_주인공
내가 작가인데, 잠깐 잠에 들었다 깨어보니 내가 쓴 글 속 인물이 되어있다면...?
배우 조로사의 코믹 연기가 일품이라는 얘길 듣고 보게 된 판타지 고장극인데요, 설정부터 독특해서 꽤나 재미있게 보고 있는 작품입니다. 드라마 작가인 진소천(조로사 분)이 자신이 쓰고 있던 대본 속 인물, 그것도 2화에서 남주인공에게 살해당하는 망나니 셋째 공주 진천천으로 눈을 뜨게 되는데요. 이 세계에서 죽으면 현실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 한숴(정우혜 분)의 독살 계획에 최대한 협조하려 하지만, 이상하게 실패하게 되고 결국 자신이 쓴 극본과 다르게 이야기를 만들어가게 됩니다.
원래 글과 달라지면서, 그걸 바로잡기 위해 애쓰는 진소천, 아니 진천천과 여주인공 둘째 공주가 아닌 그녀에 사랑에 빠져버린 남주인공 한숴의 좌충우돌에 절로 웃음이 나더라고요. 이 세계가 모계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이색적인 데다가 극 중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때면, 진소천이 자신이 만들어낸 인물의 설정과 배경, 그의 역할까지 줄줄이 읊는 것도 재미있고요. 과연 이 드라마 속에서 진소천은 무사히 빠져나와 현실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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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룩백>
구매처 : 영화관 (메가박스 한정)
가격 : ₩15,000
#너와_내가_그린_이야기
어렸을 때 교실 구석에서 자기만의 세상을 자꾸 그리는 아이 한 명쯤 있었잖아요. 중학교에 가기 전 그만두라는 어머니의 불호령에 저는 그림과 작별했지만, 주인공 후지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자신의 꿈을 키워내 결국 만화가가 되었는데요. 그 뒤에는 든든한 어시스턴트이자, 아무도 모르게 라이벌로 여기는 쿄모토가 있었습니다.
언제나 함께일 것 같은 두 사람은 시간이 흐르자 한 사건을 기점으로 각자의 길을 가게 되는데요. 앞만 보고 꿈을 향해 달리던 후지노는 잠시 둘이 걸어온 시간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두 소녀의 성장과 변화를 지켜보는 일은 참 뭉클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일이었어요. 연필로 그린 것 같은 삐죽한 그림체처럼, 혹은 단편 만화를 그리고 또 그려 데뷔를 노리는 일처럼, 인생을 사는 일은 매끄럽지도 완벽하지도 않으니까요.
제목인 '룩백'은 영화 곳곳에 그 의미가 숨어 있는데요. 한 시간도 안 되는 러닝타임에서 숨바꼭질하듯 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은, 어쩌면 관객 자신의 삶을 회상하게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름을 밴드 오아시스의 <Don't look back in anger>에서 따왔다고 하니, 우리가 영화를 보고 나서 인생을 '뒤돌아 볼지 아닐지'를 결정하면 되겠죠?
🍋 꿈이 있던 사람도, 친구와 멀어진 적 있는 사람에게 추천! (영화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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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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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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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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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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