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님은 프로 딴짓러세요?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지난 주말 부산에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경상도 부모님 밑에서 자라 사투리가 익숙한 저와 다른 친구는
가게 주인분이 토박인지 아닌지까지 단박에 알아채는 반면,
친구들은 가게 주인분이나 택시 기사님의 사투리를 들을 때마다
드라마나 영화 속 인물들을 연상하며 즐거워하더라고요.
평소 아무 생각 없이 하던 대화도 주의 깊게 듣게 되니,
이게 사투리의 맛인걸까나요...? 🤭
P.S 오랜만에 스폰서드 레터를 보내 드리게 되었는데요.
모두 구독자 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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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용산의 모 카페에서 마신 진짜 커피 두 잔입니다.
레터를 보시는 오늘,
하루가 꼬박 통째로 주어진다면 무얼 하실 건가요?
설마 밀린 청소와 병원, 은행 투어를 가야지 맘 먹으신 건 아니겠죠?
저는 우선 ‘진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시간을 맘껏 누려 보렵니다.
그런데 막상 저도 본업이 아닌 일을 하라고 시간을 주면
잠을 자거나 릴스로 무의식을 때우는 일을 택할 것 같아요.
제대로 된 딴짓하기가 쉽지 않다고 느끼는 분들을 위해,
이번 주는 딴짓 특집으로 준비했어요.
벌써 시간이 흘러 4월이니 우리 더 부지런하게 딴짓 해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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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우챠우 -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 보려 해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
👉 노래 : 델리스파이스(Deli Spice)
잠깐의 여유가 주어졌을 때 무얼 하면 좋을지 모르는 날들도 있죠. 그냥 하염없이 쉬고 싶다면 너무 지쳤다는 뜻이겠고, 누굴 만나야 할지 모르겠다면 스스로와 시간을 보내도 좋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그러므로 완벽한 딴짓을 위해선 내 마음의 소리를 천천히 들어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 목소리는 어떤 때는 선명하고 지독하게, 어떤 때는 개미보다도 작게 들리는데요. 지금 상황이 후자라도 마음을 재촉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다 영영 놓쳐버릴지도 모르니까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빛나는 이 명곡을 반복해 보는 건 어떨까요? 단 두 문장으로 반복되는 <챠우챠우>는 본질을 찌르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결코 목소리를 벗어날 수 없고, 그 목소리는 들리기 마련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너의 목소리가 들려"
본업을 잘 하는 것도 멋있지만, 딴짓이 주는 재미와 감동은 따라오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생에서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알고 행해야 겠죠. 시시프스처럼 우리가 일만 하려고 이 세상에 난 건 아니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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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의 계절
👉 작가 : 김민주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밈에 자연스레 대답을 할 수 있을 만큼 미디어에 중독된 사람이라면 …? 아마 이 책에 약간은 흥미가 있으셨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 평소엔 잘 듣지 않는 장르더라도 가끔 한 번씩 생각나는 날이 있잖아요. 그럴 때면 유튜브에 재즈 플레이리스트를 검색해서 듣고는 하지만, 또 내가 듣는 게 어떤 가수의 어떤 곡인지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 책은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채널 <JAZZ IS EVERYWHERE>의 운영자가 직접 쓴 책이기도 한데요. ‘재즈알못’인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유명 CF에 삽입된 곡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재즈 연주자가 주인공인 영화에 담긴 재미있는 역사 같은 것들, 어디 가서 재즈 좀 안다고 슬쩍 뽐낼 수 있는 잡다한 지식들을 담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소개된 곡을 함께 들어보는 딴짓 계획, 제법 알차지 않나요?
🍋 지금 날씨와 잘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 하나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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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여유 시간이 날 때면, 자연스레 SNS를 열고 엄지로 스크롤 내려가며 숏폼 콘텐츠만 주야장천 보고 있는 한 사람인데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으니, 그럼 그중에서도 뭔가 더 그럴듯한 것(?)을 보아야겠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퇴근하면 펜을 쥐고 책상 앞에 앉아있질 않기에, 회사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조차도 공부할 마음을 먹기 쉽지 않더라고요. 그중에서도 특히 언어는 더욱이요. 인강도, 학습지도 잘 나온다지만 쉽사리 손이 가지 않습니다.
영국에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 준비를 하는 크리에이터 Nia cho는 카페에서 손님들을 응대하는 영상을 짧게 찍어 올리곤 하는데요. 영국 발음뿐만 아니라, 실제로 카페에서 음료나 간식을 주문하는 일상적인 소재와 발음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어 자주 보고 있습니다. 이제 실전 연습을 할 차례가 된 것 같은데… 휴가는 언제 쓸 수 있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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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원작에서 이미지 인용
(이미지를 누르면 링크로 이어집니다)
신선한 상상력에도 레벨이 있다면, <급양만와>는 측정 불가 정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마도 작가는 일상에서 마주한 모든 것들에게 이야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사람인 듯해요. 하루살이가 장거리 연애를 한다거나, 여우와 호랑이는 왜 비가 오는 날에 결혼을 하는지에 대해 만화로 그려 내니까요. 그 스토리텔링 덕분에 그림판으로 그려낸 듯한 울퉁불퉁한 선까지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반대로 나는 그처럼 일상에서 마주하는 것들의 이야기를 알아챈 적이 있었나? 하면 한참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게 언젠지도 잘 떠오르지 않은데요. 제게 상상은 로또를 살 때나, 자기소개서를 쓸 나 하는 일로 여겨졌습니다.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일단 마음을 닫고 보는 걸 어른의 미덕이라 믿고요. MBTI가 나오고 나서부턴 S*라는 이름 뒤에 숨어서 지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명확하게 나누어떨어지는 것만으로 마음을 채우고 싶지는 않아졌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좀 칙칙하게 느껴졌거든요. 약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린 시절처럼 하늘을 보고 구름을 감상하거나 지나가는 고양이의 묘생을 떠올릴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0과 1 사이 그 무엇이 잔뜩 들어올 수 있게요.
*MBTI의 분류 중, 상상과 비유에 강한 직관형(N)과 대비되는 관찰 가능한 사실에 집중하는 감각형(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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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흥선과 리코가 같이 본 콘텐츠 <뮤지컬 파과> 에 대해 소개합니다.
👴 콘텐츠를 사랑하는 사람에겐 어울리지 않는 질문 같지만, 구독자님은 평소에 무얼 할 때 쓸모 있음에 대해 신경 쓰는 편이신가요? 먹고 입고 심지어 자는 일에도 우리의 주관은 스미게 마련인데요. 그런 행위에는 기꺼이 여유와 무모함을 내어 주어도, 오히려 저는 스스로에게는 좀 박한 편입니다. 나는 이 조직에서, 이 사회에서 쓸모 있는 사람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거죠. 쓸모 있음으로 사람을 줄 세운다면 나이가 지긋하게 든 노년의 킬러는 몇 번째 정도에 서있을까요?
🥨 피도 눈물도 없이 냉정한 살인청부업자, '조각'은 60대가 된 후 자꾸만 삶에 대해 생각합니다. 소중한 이들을 잃고, "지켜야 할 것은 만들지 말자"라고 다짐해 왔지만 어느새 그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죠. 버려진 늙은 '무용'을 곁에 두며 자신도 모르게 그와 닮은 것들에 신경을 쓰고, 타인의 희로애락을 보며 연민과 설렘을 느낍니다. 차지연 배우가 직접 쓴 곡 <흔적만 남은 칠판>에서 조각의 이런 복잡 미묘한 감정이 너무나 와닿았어요.
👴 그런 조각을 십 수년 동안 기다린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조각을 찾아내겠다는 일념으로 자기 자신도 살인청부업자가 된 '투우'인데요. 그가 마침내 조각을 발견했던 그 순간부터 극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던 것 같아요. 만약 넷플릭스였다면, 잠깐 멈추고 숨을 골랐을 만큼 떨렸습니다. 극이 끝나고 난 후에도 계속 마음에 신경 쓰이는 쪽은 개인적으로 투우였어요.
🥨 알약을 못 먹는 자신을 위해 매번 가루로 빻아주던 다정한 킬러에게 자신을 기억하느냐 자꾸만 묻는 그를 보며, 복수의 칼날이 과연 무엇을 향해 있는지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아버지를 죽인 것에 대한 복수일까, 아니면 자신을 남겨두고 간 것에 대한 복수일까. 조각에게 자꾸만 말을 건네던 류처럼, 투우에게도 조각이 계속 함께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두운 밤 아슬아슬한 철제 난간 위에 앉은 뒷모습으로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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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창작 뮤지컬 <파과>
"아버지를 죽이고 사라진 살인자를 좇는 투우,
그 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나이가 든 킬러 조각
마침내 투우는 조각을 찾아내고,
단 한번의 빛나는 복수를 위해 두 사람은 마주한다"
장소📍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공연기간📍 2024년 3월 15일 ~ 5월 26일
공연시간📍평일 20시 / 토요일 15시, 19시
/ 일요일 및 공휴일 14시, 18시
조각 역 | 차지연 구원영
투우 역 | 신성록 김재욱 노윤
류, 강 박사 역 | 지현준 최재웅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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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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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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