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내가 변치 않았으면 해서 💌 구독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시소레터입니다.
주말에 모르는 독립서점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책 한 권을 사니 제게 가짜 동전을 하나 건네주셨는데요.
“인생을 바꾸는 한 문장” 뽑기를 할 수 있는 동전이었습니다.
레버를 돌리는 데, 오늘의 운세를 눌러보기 전처럼 살짝 떨리더라고요.
어떤 책의 어떤 글이 튀어나올까 싶어서요. 그래서 제가 뽑은 문장은 아래 사진과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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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구독자님만의 "한 문장"이 있다면 여기에서 말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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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후배들을 만날 일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몇 년 일찍 태어났다고 받은 질문 중에
“언니는 앞으로 무슨 일하고 싶냐”가 있었는데요.
글쎄요. 그 당신엔 제가 뭐라 답했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지금의 나와 몇 년 뒤의 내가
똑같이 좋아하고 소중히 여길 일을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구독자 님은 시간이 흘러도 지키고 싶은 나와의 약속이 있으신가요?
이번 주는 미래의 나를 떠올리게 하는 콘텐츠를 모아봤어요.
함께 이 질문에 생각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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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타투
👉 작가 : 오희라
타투는 아직까지 사람마다 생각이 분분한 분야죠. 그래도 요즘은 분위기가 좀 바뀌어서 주변에서 종종 타투인을 발견하곤 합니다. (제 자신도 포함이고요 😊) 오늘은 어려운 문제는 잠깐 차치하고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아무튼> 시리즈는 한 가지 주제에 애정을 가진 필자들이 쓰는 에세이 시리즈인데요. 작가는 타투를 사랑해서, 그리고 사랑하는 것들을 사랑해서 타투로 남기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넘치는 그 마음을 원고로 표현해 <아무튼, 타투>까지 세상에 나오게 했죠. 몸처럼 시간에 솔직한 게 없는데, 그 몸에다 변하지 않는 걸 남길 수 있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고 매력적이지 않나요?
작가가 가진 스무 여개의 타투 이야기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친구들과 새겼다던 첫 번째 타투였습니다. 3인방을 전구, 연필, 음표로 표현해 남겼다는 문장을 보고 솔직히 많이 놀랐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우정과 각자의 꿈 모두 변치 않을 거란 확신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니까요. 그리고 작가는 시간이 흘러 세 친구 모두 꿈을 이뤘다는 멋진 후일담을 들려주었습니다. 요 근래 본 것 중 가장 동화 같은 이야기였죠.
지키고 싶은걸, 그리고 지킬 수 있는 걸 골라 본다면 나는 무얼 타투로 남기게 될까요? 작가처럼 할 수 있다고 단언하기엔 조금 많이 용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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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사진을 재인용
👉 인터뷰어 : 박돈규 기자
👉 인터뷰이 : 허준이 교수
“종이에 적으면 그 지식이 영원할 거라는, 소유하는 듯한 착각을 줍니다.
칠판은 달라요. 뭘 쓰더라도 이해하고 소화한 만큼만 내 것이고 지우는 순간 영원히 안녕입니다. (후략)"
타투가 영구적이라면, 그 반대 선상에는 ‘칠판’이 있습니다. 얼마나 정성 들여 썼는지 따위는 상관없이 지우개로 한번 쓱 밀어버리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죠. 그래서 허 교수의 말에 따르면, 칠판은 온전히 이해하지 않은 걸 깨닫게 해주는 차가운 도구라고 합니다.
아무튼, 이번 주 시소에서도 소개했던 “몇년 뒤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면서 제 마음은 영 편치 않았습니다. 순간 순간에 초점을 맞추며 사는 내가 한 가지 목표로 달려가는 후배들보다 못난 건 아닌가 싶어서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원고를 쓰는 지금까지 “저만의 장래희망”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허준이 교수의 인터뷰를 보고 나니 그 불편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렸습니다. 어차피 내게 아닌 약속들은 칠판에만 쓰인 것처럼 금방 날아가 버리지 않을까 싶어서요. 멋모르고 세운 방학 계획표처럼 깨지고 무너지다 보면, 진짜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만 남겠죠. 앞으로도 나 스스로와 약속하고 싶은 건 결국 단 하나였습니다.
“지금처럼 좋아하는 일에 솔직하고 아껴두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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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 : 코린 베일리 래(Corinne Bailey Rae)
고등학교 3학년,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공부해야 할 시기에 공연을 보기 시작했던 제가 지금 이 나이까지도 매년 문화비에 nnn만원을 지출하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저도 확인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기는 해요. 내가 올해도 이렇게나 많이 썼나, 과한 거 아닌가 생각해보기도 하고요.
근데 그와 동시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해서 지켜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안 그래도 팍팍한 세상에 이런 것마저 하지 않으면 무슨 재미로 사나 하는 퍽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기도 한데요. 이렇게 틈틈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면, 진짜 ‘나’를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고도 생각합니다. 내 취향의 음악, 영화, 운동, 그림…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잘 살 자신은 없는 것들이 나를 나답게 지켜내는 것에 큰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네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이야기해 줘’라고 속삭이는 이 노래 가사처럼, 저와 제 주변 사람들의 취향도 지켜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잃지 않도록 꽉 붙잡으면서요. 먼 미래엔 더 많은 걸 경험하고 느낀 만큼 좋아하는 것도 아마 더 많아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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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검증구역 : 더 커뮤니티
👉 연출 : 권성민
열렬한 반응과 함께 역주행 중이라는 이 예능, 혹시 보셨을까요? 현대 사회에서 좀처럼 터놓고 이야기하기 힘든 정치, 사회, 문화와 관련하여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12명의 구성원들이 작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프로그램인데요.
처음에 각 인물들의 사상검증 테스트 결과를 보고는 정 반대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친해지기 어려울 거라 예상했는데 프로그램을 보니 의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보수와 진보, 양 극단에 있는 두 정치인이 “저는 백곰님이 민주당인 거 빼고 다 좋아합니다”, “오빠랑 나는 말이 통하잖아” 등 친밀하게 연대하는 건 충격적이기도 했고요. 가치관의 대립이 꼭 인간으로서의 대립과 같지는 않음을 알게 됐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지만, 정말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모두가 결국 이타적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자신의 돈을 나누어주기도 하고, 목숨을 구제해주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면서요. 비록 그게 어떤 위선처럼 보일지언정, 그런 노력들이 결코 헛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먼 미래의 저도 지금의 이 깨달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사람이길 바란다는 뜻이에요!
🍋 시청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장면중 하나로 꼽히는 하마의 빈곤에 관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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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S PICK <사랑은 낙엽을 타고>
구매처 : 웨이브(개별구매)
가격 : ₩ 7,700
#진부하지만 #사랑을_일으키는_사랑
디지털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아날로그적인 낭만을 느끼게 하는 이 영화, 포스터부터 꽤나 감성적이죠. 제목부터 사랑과 낙엽이라니, 분명 진부할 거라 예상했고, 예상이 맞았지만 좋았습니다. 실시간 검색과 숏폼으로 뒤엉킨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따뜻함이 있었거든요.
첫눈에 시선을 뺏겼지만 또 한 번의 만남까지 기다렸다가 조심스럽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홀라파의 진정성도, 혼잣말로 낱말퍼즐을 풀며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의 곁을 지키는 안사의 꿋꿋함도 모두 사랑스러웠습니다. 쉽게 만나고 떠나는 인연이 아니라, 온 정성을 다해 노력하고, 아끼지 않고 마음을 주는 인연이라서요.
블루칼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아래 계층의 노동자로 가난하게 살아갈 두 사람에게 사랑은 잠시라도 웃게 해주는 힘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사랑엔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힘들고 지칠 땐, 우리 주변의 사랑을 떠올려 봐요. 아마 생각보다 더 큰 사랑들이 곳곳에 있을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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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S PICK <노폴레터>
구매처 : 이메일
가격 : ₩ 0
#디자인은_인스타그래머블만_중요한_게_아니니까
구독자님은 디자인에 대한 조예가 있으신가요? 사실 저는 전시 보는 것도 좋아하고 관심이 아예 없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은 “디자인”이라고 하면 좀 거리감이 느껴지는데요. 오로지 “디자이너”만의 것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러던 중에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인스타그램을 비활성 하면서 제게 말해주더라고요. 자기만의 온전한 취향이 없으니 인스타그램 게시물 하나에도 너무 쉽게 흔들린다고요. 저도 그 말을 들으니 쿵 심장이 내려 앉았습니다. 저야말로 좋아 보이는 것들이라면 금방 소비하고 가져야만 할 것 같았으니까요.
그래서 찾아본 게 디자이너 플랫폼 노트폴리오에서 발행하고 있는 노폴레터였어요. 꼭 업계 사람들이 아니라도 유용할 디자인 소식을 전해주거든요. 가장 제가 유용하게 보고 있는 전시회 소식 말고도, 디자인이 제품을 넘어 브랜드, 도시에도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소개해주고 있어 매우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조금씩이라도 이렇게 알아간다면 나만의 시각을 가지는 데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
미리 예고를 하자면 다음 주에는 노폴레터에서 알려준 전시회를 보고 영수증을 쓸지도요? 그럼 흥선은 무슨 전시를 보고 왔을지 기대 많이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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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콘텐츠 TPO 큐레이션 뉴스레터입니다.
시소레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매주 목요일, 시소레터가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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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레터는 답장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30초가 흥선과 리코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 시소레터는 어떠셨나요?
어디가 좋고, 어디가 아쉬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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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고서 bogoseo.biz@gmail.com아쉽지만 수신거부 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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